저출산·고령화 대책
난임부부 임신시술비 건보 적용
노인 포괄간호서비스 도입
“5년간 청년일자리 37만개”
“좋은 일자리 확보방안 내야” 지적
난임부부 임신시술비 건보 적용
노인 포괄간호서비스 도입
“5년간 청년일자리 37만개”
“좋은 일자리 확보방안 내야” 지적
정부가 저출산·고령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신혼부부, 젊은 부부에게 행복주택 13만5천호를 공급하고 청년 일자리 37만개를 창출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정부는 현재 진행중인 저출산 고령화 대책 예산 외에 추가로 34조원을 투입할 방침이다.10일 청와대에서 열린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위원장 대통령)에서는 이런 내용을 뼈대로 하는 제3차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이하 기본계획)을 심의 확정했다. 기혼 가구의 보육 부담을 줄어주는 것이 1·2차 저출산 대책의 핵심이었다면, 이번 대책은 일자리, 주거 등 청년층이 결혼을 늦게 하거나 하지 않는 근본원인을 해결하는 데 역점을 두었다고 정부는 설명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이날 회의에서 “만혼화 현상은 무엇보다 젊은이들이 제대로 된 일자리를 갖지 못하기 때문이다. 소득이 없고 고용이 불안하기 때문에 결혼을 엄두도 내지 못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출산율은 1.21명으로 세계 최저 수준이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인 1.7명에 크게 못 미친다.정부는 우선 “만혼이나 비혼의 주된 요인인 일자리 문제 해결을 위해 노동시장 전반에 대한 개혁을 바탕으로 앞으로 5년 동안 37만여개의 청년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며 “근로시간을 단축해 일자리 나누기를 확대하고 임금피크제를 확산시켜 청년 채용을 늘리겠다”고 밝혔다. 또 신혼부부의 주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신혼부부 전용인 전월세 임대주택 등을 앞으로 5년 동안 13만5천호 늘리기로 했다. 연 5% 이내로 임대료 인상을 제한하며 최장 8년 동안 거주가 가능한 민간임대주택도 현재 1만4천호에서 2017년에는 6만호까지 확대한다. 수도권 5개 지구에 아동양육시설이 잘 갖춰져 있는 신혼부부 특화단지도 조성할 계획이다.임신 및 출산에 대한 지원과 일·가정의 양립 정책도 강화된다. 우선 21만명에 이르는 난임부부에 대한 임신시술비에 대해 2017년부터 건강보험이 적용되고, 시술을 받을 때 3일 동안의 난임휴가(무급)를 쓸 수 있도록 했다. 산모 부담이 큰 초음파 검사, 1인실, 무통주사 등에 대해 내년부터 건강보험이 적용돼 출산 관련 전체 병원비의 5%만 산모가 내면 된다.남성의 육아 참여를 확대하기 위해 공공기관 평가에 남성육아휴직 사용률을 반영하기로 했고 대기업과 남성육아휴직 실천 협약을 체결할 계획이다. 아빠와 엄마가 육아를 분담하도록 부모가 교차로 육아휴직에 나설 경우 두번째 육아휴직자에게 인센티브를 지급하는 ‘아빠의 달’도 1개월에서 3개월로 확대하기로 했다.보건복지부 관계자는 “3차 기본계획의 재정 투자 규모는 올해 32조6천억원에서 해마다 6.5%씩 올려 2020년에는 44조5천억원으로 늘릴 예정”이라며 “특히 고용지원 사업, 주택 지원, 보육, 기초연금 등을 중심으로 기존 재정 투입에 추가로 앞으로 5년 동안 약 34조원을 투입할 방침”이라고 말했다.고령화 대책으로는 국민연금 사각지대 해소를 위해 전업주부 등 연금 적용 제외자를 현재 약 1050만명에서 5년 뒤에는 약 600만명으로 줄이기로 했다. 또 치매 환자를 돌보는 자원봉사가 가능한 인력을 현재 10만명에서 2020년에는 50만명으로 늘리고, 간병을 간호인력이 해 환자의 간병비 부담을 크게 줄이는 포괄간호서비스를 현재 95개 병원에서 모든 병원으로 확대하기로 했다.배규식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이번 계획은 일자리와 주택 문제 해결을 제시해 부분적인 진전이 있다. 하지만 청년들의 취업이 되지 않는 이유에 대해 더 주목해 양질의 청년 일자리 확보 방안을 내놓아야 저출산 문제가 근본적으로 해결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윤홍식 인하대 교수(사회복지학)는 “일부 진전된 내용이 없지 않으나 저출산 대책은 기본적으로 좋은 일자리를 많이 늘리고, 장시간 근로 관행을 제도적으로 완화시킬 수 있는 방향으로 나아갈 때 실효성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김양중 이창곤 기자 himtrai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