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여성정책연구원 보고서
결혼을 하고도 자녀를 두지 않는 무자녀 가정이 늘고 있는 가운데, 자녀를 둔 여성이 자녀를 두지 않은 여성보다 가사노동은 더 많이 하지만 주관적인 행복은 더 크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최인희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연구위원 등이 22일 발표한 ‘무자녀 부부가족의 증가와 가족정책적 함의’ 보고서를 보면, 자녀를 둔 여성은 자녀가 없는 여성에 견줘 집안일을 하루 평균 0.8시간가량 더 하고 가족을 돌보는 데 2.3시간을 추가로 쏟는다. 대신 자녀가 없는 여성은 자녀를 둔 여성보다 직장일은 1.9시간 더 많이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남성들에게선 자녀 유무에 따른 차이가 작게 나타난다. 가사노동 시간은 자녀가 있는 남성이 0.5시간, 자녀가 없는 남성이 0.7시간으로 0.2시간가량 차이가 난다. 돌봄노동에는 자녀가 없는 남성이 0.1시간, 자녀가 있는 남성이 0.6시간을 사용한다. 자녀를 둔 여성은 집안일을 하고 가족들을 돌보는 데 하루 평균 6시간을 쏟지만 자녀를 둔 남성은 1.1시간을 할애할 뿐이다.
하지만 네 집단 가운데 삶에 대한 만족이 가장 큰 쪽은 자녀를 둔 여성이다. 점수가 낮을수록 만족도가 높은 것으로 간주되는 ‘삶의 질’ 만족도 조사에서 유자녀 여성들은 2.66점을 준 데 반해 유자녀 남성은 2.73점, 무자녀 여성은 2.84점, 무자녀 남성은 2.85점을 줬다. ‘시간 사용’ 만족도에서도 유자녀 여성은 2.80점으로 가장 만족도가 높았고 유자녀 남성(2.83점), 무자녀 남성(2.95점), 무자녀 여성(2.97점) 순서로 파악됐다.자녀가 있는 부부는 그렇지 않은 부부보다 객관적 삶의 조건도 비교적 안정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에 따르면 자녀가 있는 부부의 자가 소유 비율은 59.3%인 데 견줘 자녀가 없는 부부는 36.3%만 자가이고 39.4%는 전세로 거주하고 월세 비율도 22.8%에 이른다.엄지원 기자 umkija@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