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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죽이는 ‘사(死)교육’을 버리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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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사교육의 문제는 해마다 거론되지만, 당장 그 해결책은 없어 보입니다. 그래도 희망은 있습니다. 오늘 부모교육에 참석하신 여러분들이 문제해결의 주인공이 될 수 있기 때문이죠. 사교육을 무시하고 그 대열에서 빠지려면, 무엇보다 개인적 용기가 필요하겠죠. 그 용기는 어디서 나올까요? 특히 취학 전까지 영유아기 자녀를 위해 투자하는 사(私)교육이 내 아이를 죽이는 `사(死)교육'임을 확실히 인식하면, 교육 열풍의 우리 현실은 달라질 것입니다. 자녀 교육은 언제 시작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생각하시나요? 빠를수록 좋다고 여기시나요? 영유아기 부터 일찍이 시작한 사교육 - 그 비용 지출은 한 마디로 말해 소금 위에 물 붓는 격입니다. 그 후유증을 생각해야 합니다. 예컨대 모래 위에 물을 부으면, 붓는 대로 쑥쑥 잘 빠져나가고 모래는 아무 변화 없이 그대로 있습니다. 콩나물 키우는 시루 위에 물을 부어도 역시 잘 흘러내립니다. 그 덕분에 콩나물은 아주 조금씩, 눈에 띄지 않게 서서히 자랍니다. 이와 다른 속성의 물질, 즉 소금 위에 물을 부으면 어떻게 되나요? 모래를 통과할 때 물은 별 다른 작용을 남기지 않는데 비해 콩나물 시루에는 긍정의 효과를 가져 옵니다. 그러나 소금을 통과할 때, 물은 소금 결정체를 빠르게 녹여버립니다." 

 

최근 한 어린이집에서 진행된 부모교육에서 제가 한 말입니다. 영유아 시기의 사교육이 얼마나 위험한 지 부모님께 알려드리고 싶었습니다.

 

 

05242937_P_0.JPG» 어린이집. 한겨레 자료 사진.

 

초중고생 사교육비의 증가 폭과 비교하여, 해마다 1~5살 영유아의 사교육비는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습니다. 결국 한국은 국내 총생산 (GDP) 2.2% 정도 영유아 사교육비를 지출하는 세계 유일의 나라가 되었습니다. 만2살 미만 영아 중, 이미 41.9% 정도가 사교육을 받고 있습니다. 초등생의 사교육 비율 88.9%와 비교하여, 만3살 이상 유아를 둔 가정 99.8%가 사교육을 시킵니다. 이것은 가정 방문과외 뿐 아니라, 유치원과 보육시설 등에서 특별활동을 통해 다양한 형태로 이루어집니다. 유아 1인당 월평균 교육비로 40만4천 원 정도를 (2012년 통계) 지출하는 현실적 상황에서 사교육비에 대한 지출 부담까지 생각하면 추가 출산을 포기한다는 가정이 많은 것도 당연해 보입니다.

 

자라나는 어린 아이들에게 이렇게 비정상적으로 쏟아 붓는 사교육비의 통계가 뉴스로 등장하면, 사람들은 잠시 주목하며 새삼 놀라는 반응을 보입니다. 며칠 지나면 이것은 어느새 시사성 없는 통계보고로 묻혀버립니다. 하지만 더 늦기 전에 우리 사회는 영유아의 사교육 열풍이 과연 무엇을 위한 것인지 되물어야 합니다. 과도한 '사교육의 물'이 아이에게 어떻게 작용하는지 심각하게 생각해 보아야 할 때입니다. 성장하는 어린 아이들의 개별성이 만들어지기도 전에 아이의 미래를 서서히 체계적으로 녹여버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를테면 어린 자녀에게 제공하는 조기 교육용 학습지나 여러 방식의 영어교육 등이 다양한 부작용을 가져올 수 있습니다. `배움의 적기'를 무시하고 조기교육을 너무 많이 받은 아이는 취학 후 언어능력, 창의성과 사회정서 면에서 부작용을 보입니다. 특히 선행학습 위주의 교육은 학습 스트레스, 주의 집중력 약화와 문제해결 능력 저하를 가져온다는 연구결과는 이미 잘 알려져 있습니다. (이기숙, 적기교육 2015.)

 

요컨대 부모의 불안증을 달래는 용도로 시작한 소소한 사(私)교육, 즉 어린 자녀에게 공부의 짐을 일찍부터, 무겁게 지우는 것이 마침내 아이의 개인적 특성을 죽이는 사(死)-교육이 될 수 있음을 인식해야 합니다. 젊은 부모 층은 “아이 존중”의 관점에서 새 질문을 던져야 합니다. 상업화된 사교육의 기존 흐름을 따르기보다, 내 아이 안에 들어있는 고유성과 잠재력을 믿고 기다리는 교육적 확신이 필요합니다. 특히 엄마의 입장에서 공부 잘 하는 아이로 키우려는 강박증을 버리고, 내 아이를 지켜주어야 합니다. 아이다운 호기심을 가지고 세상을 탐색하며 놀 때, 아이는 가장 편안하게 성장합니다. 나아가 저마다 다양하게 타고난 재능이 손상 없이 피어날 것입니다. 이것이 훗날 ‘파괴적 혁신’을 위한 저력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Q. 남편 이직으로 인해 두 아이를 데리고 지방으로 이사 왔습니다. 다행히 인근에 영아전담어린이집과 유치원도 있어서 육아 문제는 잘 해결되었습니다. 그런데 한 가지 고민이 있습니다. 서울에서 유치원 특별활동 프로그램이 너무 많아서 은근 불만이었는데, 시골인데도 아주 다양하게 진행되네요. 예를 들어 '놀이, 경험, 활동 중심의 교육'이라고 강조하면서 미술퍼포먼스, 영어, 가베, 유아체육, NIE활동, 구연동화, 아동미술, 도자기, 요리활동, 음악 등 대도시 서울만큼 많은 것 같아요. 비용 부담 뿐 아니라 매일 오후 두 서너 개 정도 프로그램을 돌리는 것이 큰 딸 아이에게 유익한 것인지 질문해 봅니다. 성격이 예민한 편이고 이사 때문에 좀 낯선 환경인데, 특별활동 선생님이 과목에 따라 자주 바뀌는 것이 아이에게 심적으로 부담될 것 같아요. 최근 정보에 의하면, 사교육 가짓수가 많을수록 아이들이 과잉행동, 신경질, 공격성이 많이 발견된다는 말도 들려서 걱정입니다. 원장님께서는 당연히 부모님의 선택이라고 친절하게 말씀하시지만, 신청을 거부하지는 못했어요. 집에서라도 실컷 놀게 하려고 맘먹었다가, 결국 내년 취학을 생각하여 학습지를 신청했네요.

 

A. 국공립 어린이집이건 민간 공공형 현장이건, 또는 사립 유치원 모두 특별활동 프로그램을 제공합니다. 활동의 종류, 횟수, 교재교구는 원마다 다르지만, 요즘 전국이 비슷합니다. 유아 현장에서는 직장 맘이나 초보 맘들의 요구에 따라 다양하게 제공하는 추세입니다. 그래도 필수 사항이 아니므로, 내 아이에게 무리라고 여기면 과감하게 선택을 안 하셔도 됩니다. 그 상황의 심각성을 이렇게 표현하는 교사도 있습니다. "유아 현장교사가 아이들과 직접 만나지 못하고, 특별활동을 위한 '관리인'역할을 하는 것 같다."이런 불평의 목소리를 우리는 새겨들어야 합니다. 그런데도 엄마들이 주말에 사교육을 더 시키거나 문화센터 프로그램을 참석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아이의 쉼을 위해 이것은 지양되어야 할 부분입니다.

 현명한 양육자라면, 여러 가지 특별활동 프로그램을 마치고 귀가한 내 아이가 정서적으로 얼마나 지쳐있는지 우선 살펴보아야 합니다. 그날마다 상황을 감안하여, 가정에서는 우선 아이가 심신을 회복할 수 있는 시간과 편안한 분위기를 만들어주어야 합니다. 즉, 집에서까지 학습지를 시키거나 자주 텔레비전을 보여주는 것은 가급적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아이의 휴식을 위해 엄마의 말 수를 줄이고, 그 대신 눈길로 교감해 보세요. 그리고 주말에는 아이가 충분히 몸을 움직일 수 있도록 가족 산책을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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