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봄철은 유독 건조한 것으로 유명하다. 이 때문에 각종 피부질환이 악화되기 쉬운데, 아토피 피부염도 마찬가지이다. 이 피부염은 피부가 벌겋게 변하면서 심한 가려움증이 주요 증상이다. 주로 영유아 등 어린 나이에 이 질환에 시달리지만, 요즘에는 성인 아토피 피부염 환자도 적지 않다. 최근에는 비만인 젊은 여성은 이 질환에 걸릴 위험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아토피 피부염의 증상 개선 및 관리법에 대해 관련 전문의들의 도움말로 알아본다.
성인 아토피 증상은 부위와 특징 달라
건조한 봄철, 피부 수분 유지가 중요
미지근한 물로 샤워하고 보습제 발라야
■ 나이에 따라 부위와 특징 달라져
아토피 피부염은 보통 생후 2~3개월쯤 시작돼 12~13살이 되면 증상이 거의 사라진다. 이 때문에 아토피 피부염은 아이들이 앓는 질환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사춘기나 성인기에도 아토피 피부염을 앓는 환자들이 적지 않다.
아토피 피부염은 나이에 따라서 나타나는 부위와 특징이 다소 다른데, 크게 영아기, 소아기, 사춘기 및 성인기로 구분한다. 영아기(생후 2개월~3살 미만)에는 주로 머리, 얼굴, 몸통에 붉은색이며 오톨도톨하고 딱지가 앉는 습진 형태로 생긴다. 소아기(3살~사춘기 이전)에는 팔다리의 피부가 접히는 부위가 다소 건조하고 비늘처럼 피부가 변하면서 두꺼워지는 특징이 있다. 또 소아기에는 눈 주위 피부가 붉어지고, 귓불이나 귓바퀴의 뒤와 윗부분의 피부가 갈라지기도 한다. 이에 견줘 사춘기 및 성인기에는 머리, 얼굴, 몸통, 팔다리 등의 피부가 건조해지면서, 오톨도톨하고 잔금이 많이 생기며, 색소가 침착되거나 또는 탈색되기도 한다.
■ 비만 여성이 아토피 위험 높아
성인 아토피 피부염은 원래 유전적 소인이 있지만 어릴 때 나타나지 않다가 성인이 되면서 스트레스나 다양한 환경적인 요인에 노출되면서 증상이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신적으로 피로가 심하거나 결벽증을 가진 사람들도 생기기 쉽다. 또 최근에는 비만인 젊은 여성이 아토피 피부염에 걸릴 위험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이지현 가톨릭대 의대 서울성모병원 피부과 교수팀이 2008~2010년 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를 바탕으로 19~40살 5202명을 조사한 결과, 몸무게(㎏)를 키(m)의 제곱으로 나눈 값인 체질량지수가 25 이상이면서 허리둘레가 80㎝ 이상인 여성은 이보다 아래인 여성보다 아토피 피부염 발병 위험이 3.3배 높았다. 또 여성의 체질량지수 30 이상이면 아토피 피부염 발병 위험은 4.1배, 허리둘레가 80㎝ 이상이면 2.1배 높아졌다. 남성의 경우에도 비만에 해당될수록 아토피 발병 위험은 다소라도 증가했다. 연구팀은 비만에 해당되면 우리 몸에서 염증 유발 물질 등이 많이 분비되고, 지방 조직에서 분비되는 호르몬 등으로 면역체계의 불균형을 불러일으켜 증상이 심해지는 것으로 추정했다.
■ 악화요인 피하고 피부 습기 보존해야
아토피 피부염의 치료 원칙은 악화 요인을 찾아 제거하거나 피하고, 피부가 수분을 빼앗기지 않도록 보존하는 것이다. 아토피 피부염은 보통 집먼지진드기, 동물의 털, 꽃가루, 곰팡이 등이 악화 요인이므로, 카펫을 치우고 실내에 화초나 화분, 털 인형 등을 놓지 않는 것이 좋다. 애완동물의 털이 원인인 경우 이 역시 기르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침대에 먼지가 쌓이면 집먼지진드기가 자라기 좋기 때문에 매트리스를 청결하게 유지하며, 면제품의 침구류를 쓰는 것이 좋다. 옷도 면제품이 낫고, 세탁할 때에는 세제 성분이 남지 않도록 충분히 헹궈줘야 한다. 아토피 피부염이 있으면 열감을 많이 느끼기 때문에 약간 서늘한 정도로 온도 조정을 해주면 좋다.
피부의 습기를 보존하기 위해서는 너무 뜨거운 물보다는 미지근한 물로 간단히 샤워하고, 세제는 저자극성을 쓰며, 때를 미는 행동은 삼가야 한다. 샤워 뒤 물기를 닦을 때에는 수건으로 문지르지 말고 찍어내듯이 닦아내고, 물기가 마르기 전에 로션 등 보습제를 바르는 것이 권고된다. 바르는 약을 사용할 때에는 약을 먼저 바르고 로션 등을 발라야 한다.
김양중 의료전문기자 himtrain@hani.co.kr
도움말: 가톨릭대 의대 서울성모병원 박영민(피부과)·이지현(피부과)·이승환(내분비내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