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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뚝딱 진료-비싼 검사’ 날로 심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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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ㅣ 대형병원 ‘3분 진료’ 그만!

외래진료 횟수 OECD 최고수준
의사 적고 MRI·CT 기기는 많아

“진찰받으려 30분에서 1시간은 기다리는데, 진료실 들어가면 의사와 제대로 눈 맞추기도 힘듭니다. 궁금한 걸 묻기는커녕 값비싼 영상촬영 등 검사 결과에 대한 설명도 듣기 힘들죠.” 서울의 한 대학병원(상급종합병원)에서 당뇨로 진료를 받아온 한 50대 남성 환자의 말이다. 그는 “집에서 병원까지 1시간은 걸리지만 그래도 대학병원 교수라 믿을 수 있기 때문에 찾는다”고 말했다.

“많을 때는 오전 4시간 동안 120명 넘게 외래진료를 봅니다. 꼭 확인해야 할 약물 부작용을 묻거나 필요한 검사에 대해 설명하기도 바쁠 정도로 빡빡합니다.”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 내과 진료를 하는 교수의 말이다. 그는 “상급종합병원에서 비싼 검사를 많이 한다는 비판이 있는데, 사실 짧은 진료 탓에 불안감을 느낀 환자가 이를 바라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상급종합병원의 ‘3분 진료’ 현실은 최근 들어 더 심해지고 있다. 대형병원에 환자들이 몰리면서 의사에게 충분한 설명은 듣지 못하고 각종 고가의 검사만 많이 받는 풍토가 굳어지고 있다.

10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오이시디) 보건의료통계 2014’를 보면, 우리나라의 경우 다른 회원국에 견줘 인구 규모 대비 의사 수는 적은데, 외래진찰은 많고 입원일수는 길다. 동시에 각종 고가의 검사장비는 오이시디 최고 수준이다.

당장 인구 1천명당 의사 수는 2012년 기준 우리나라가 2.1명으로 오이시디 평균인 3.2명의 66% 수준이다. 하지만 외래진료 횟수는 국민 한 사람당 한 해 14.3회로 오이시디 최고를 기록하고 있다.(오이시디 평균 6.9회) 입원일수 역시 우리나라가 환자 평균 16.1일로, 오이시디 평균(8.4일)보다 1.9배 길다. 자기공명영상촬영장치(MRI)는 인구 100만명당 23.5대로 오이시디 평균인 14대보다 9.5대 많고, 컴퓨터단층촬영장치(CT)는 37.1대로 평균치인 24.1대보다 13대나 많다. 의사 수는 적은데 병원을 찾는 횟수는 많다 보니 의사 설명을 들을 시간은 충분치 않고, 이에 따라 다른 의사를 다시 찾아다니거나 아니면 고가의 검사를 많이 받는 악순환이 계속되는 것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 통계 자료를 보면 상급종합병원의 건강보험 진료 전체 수입 가운데 외래 비중은 2003년 21.5%에서 2014년에는 31.3%로 늘었다. 반면 같은 기간 동네의원이 차지하는 비중은 45.5%에서 27.5%로 감소했다.

김양중 의료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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