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9791187439066.jpg x9791187439066.jpg](http://babytree.hani.co.kr/files/attach/images/72/064/483/x9791187439066.jpg)
강변 살자
박찬희 글·정림 그림/책고래·1만2000원
그림책을 펼치면 초록빛의 싱그러운 자연이 느껴진다. 아름다운 여강(남한강)을 따라 늪지대가 펼쳐져 있고, 아이들은 평화롭게 자전거를 탄다. 금가루 은가루를 뿌린 듯한 모래밭에서 아이들은 마음껏 뛰어다니고 강변에 모여 물장구도 친다. “엄마야 누나야 강변 살자”라던 김소월의 시가 절로 떠오른다. 책 제목은 <강변 살자>이다.
디자인을 전공하고 <안녕, 존> <어느 날> <빨간 머리 앤: 자작나무 숲을 지나>의 그림을 그린 정림 작가가 그림을 그렸다. 맑고 투명한 수채화에 오일 파스텔을 이용해 화사한 색감을 살린 그림은 한없이 서정적이고 목가적이다.
토목 공학을 공부하고 도로 설계일을 하는 작가 박찬희씨는 자연과 인간이 조화롭게 살던 옛 여강 모습이 어떻게 개발이라는 이름으로 파괴되었는지 한 아이의 시선으로 담담하게 풀어놓았다. 주인공 아이는 여강 주변에서 자연과 더불어 행복하게 살았다. 그런데 어느 날 낯선 사람들이 강을 살린다며 강바닥을 파고, 보를 만들었다. 2009년부터 시작된 4대강 사업이다. 강천보가 만들어진 뒤 갈대숲과 모래, 철새, 습지는 사라졌다. 외래종인 큰빗이끼벌레가 번식하면서 생태계가 파괴됐다. 강변에서 고기를 잡아 식당을 운영하던 아버지는 더 이상 고기가 잡히지 않아 삶의 터전을 떠나야 한다. 실제 우리 이웃 이야기를 그림과 이야기로 풀어내니 더 울림이 크다. 4대강 사업 이전의 여강 주변 사진을 구해 작가의 해설과 함께 맨 마지막에 실었다. 그림책을 읽고 아이들과 자연과 개발, 4대강 사업과 환경 파괴에 대해 얘기해봐도 좋겠다. 초등 1학년부터.
양선아 기자 anmadang@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