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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대선 ‘코앞’ 어른과 함께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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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왜 히틀러한테 투표했어요? 

디디에 데냉크스 지음·페프 그림, 정미애 옮김/봄나무·1만2000원


1933년 3월의 어느날, 엄마와 아빠가 다퉜다. 당시 다섯 살짜리 꼬마는 그 장면을 또렷이 기억한다고 했다. 아빠는 엄마를 설득하려 애쓰고 있었다. “여보, 히틀러만이 이 나라를 구할 수 있어. 반드시 히틀러를 뽑아야 해. 그가 독일 국민 모두에게 일자리를 줄 거라니까.”

그림책 <아빠, 왜 히틀러한테 투표했어요?>는 나치 정권 시절 한 독일 가정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야기는 1933년 3월5일 독일 총선 얘기부터 시작된다. 아빠는 나치당에 표를 던졌고, 히틀러는 선거에서 승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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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그 뒤로 이상한 일들이 이어졌다. 갈색 제복을 입은 아저씨들이 길에서 몽둥이를 휘두르고, 광장에서 책을 불태운다. 학교에선 피부색이 검은 편이었던 아이가 수영장에서 쫓겨났다. 물이 더러워진다는 이유였다. 1939년 9월, 폴란드를 점령했다는 말이 전해지자 아이들은 거리로 뛰쳐나가 “전쟁 만세”를 외친다. 그렇게 전쟁의 참혹함이 어린아이의 눈으로 담담하게 그려진다.

제2차 세계대전을 다룰 때 히틀러의 사악함에 초점을 맞추는 경우가 흔하다. 그러나 히틀러는 다른 독재자와 달리 무력으로 권력을 빼앗은 게 아니다. 독일인의 지지로 선거를 통해 집권했다. 그를 지지한 평범한 독일인들은 어떤 사람이었을까? 그림책의 주인공은 전쟁이 끝나고 폐허가 된 거리에서 우연히 히틀러의 초상화 하나를 찾아낸다. 그리고 군인으로 참전했다가 포로수용소에서 풀려나 집으로 돌아온 아빠한테 묻는다. “아빠, 왜 히틀러한테 투표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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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은 잘못된 투표가 사람들의 삶에 어떤 결과를 초래하는지 담담하게 보여준다. 어린이 독자는 본문의 큰 활자와 그림을 통해 세상을 배울 것이며, 어른들도 본문 밑의 설명문과 사진으로 과거사와 선거의 의미를 되새길 수 있다. 우리는 2017년 대선을 앞두고 있다.

안창현 기자 blue@hani.co.kr, 그림 봄나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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