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은 강아지와 같다. 그래서 매일, 충분히 뛰어놀아야 한다. 그러면 신체가 건강하며 다양한 인성은 저절로 형성된다. 또한 놀이를 통하여 세상의 모든 것을 배운다. 그러나 작금의 상황을 보면 아이들의 삶은 비참하다. 마음껏 뛰어놀 장소가 없다. 그래서 놀이가 없는 어린 시절을 보내고 있다. 부모 역시 아이와 놀아주기를 부담스러워한다. 이러한 사회적인 현상으로 부모들이 체감하는 피로감은 극심해졌고, 이로 인해 저출산의 원인이 되었다. 그래서 여가부에서 발을 벗고 나서서 일 가정양립을 핵심과제로 수행 중이다. 그런데도 역시 아이들이 마음껏 놀기란 어렵고, 부모들의 고단함은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왜, 아이를 키우기가 이렇게 힘이 드는 것일까? 부담 없이 아이를 키우는 방법은 없을까?
미래에는 커뮤니티로 키우자. 그러면 지금보다 훨씬 부담을 줄일 수 있다. 먼저 부모의 부담이 커진 역사적인 원인을 살펴보자. 그 이유는 골목길의 실종이 원인이다. 한 세대 전에는 아이들이 골목길에서 동네의 모든 아이가 모여서 놀았다. 형, 동생, 언니, 누나, 오빠가 함께 마음껏 놀았다. 동일한 장소에서 여자아이들은 공기나 줄넘기를 했고, 남자들은 축구, 야구, 비석 치기, 말타기 등을 했던 행복 공간, 놀이의 해방구였다. 거기서 수많은 놀이를 하면서 배려와 소통과 교감과 공감을 배웠으며, 자신감과 도전정신, 자유정신 등을 저절로 습득했다. 그야말로 골목길 인성의 전성시대였다. 하지만 아빠들은 그 근처에 얼씬도 하지 않았으며, 놀아주지 않아도 누구나 좋은 아빠가 되었던 ‘아빠의 전성시대’였다. 또한 어린아이가 놀이를 몰라도 걱정하지 않았다. 불사신이라고 일컬어지는 ‘깍두기 시스템’을 통하여 항상 참여가 가능했으며, 이로 인해 누구나 놀이 선생님이 없어도 놀이의 달인이 되었다.
» 대형 아파트 단지. 한겨레 자료 사진.
그러나 90년대 들어서 전국이 대형 아파트 단지를 짓기 시작하면서 골목길이 급격히 사라졌다. 또한 아이들도 사라졌다. 그 결과, 놀이의 짐은 전적으로 부모의 어깨에 짊어지게 되었다. 그러자 부모들은 고통의 외마디를 지르기 시작했다. 부모의 경우, 자신이 어린 시절에는 아빠가 놀아주지 않았지만, 부모가 되어보니 아이와 놀아주어야 하는 이상한 세계가 되어버린 것이다. 그리고 2000년 초반부터 저출산 문제가 급부상하기 시작했다. 이 시기는 분당과 일산 등에서 아파트 단지가 완공되고, 골목길이 급격하게 사라진 시기와 일치한다. 정부는 부랴부랴 저출산의 회복을 위하여 지난 10년간 100조원을 쏟아부었지만 2005년부터 합계출산율이 1.15를 넘지 못했다. 결국, 효과가 없는 헛돈을 쓴 꼴이 되었다. 하지만 정부는 본질적인 문제는 외면한 채, 지속해서 출산율의 저하가 인구절벽으로 이어지며 국가의 성장동력을 훼손한다며 아이를 많이 낳아달라고 호소한다. 그러나 젊은이들은 결혼과 출산에서 비롯되는 다양한 고통과 압박을 알기에 손사래를 치고, 냉소를 날리며 일갈을 한다.
“네가 내 입장이 되어봐. 아이를 낳고 싶은지….”
그동안 골목길을 쉽게 없앴지만, 단기적인 복원은 어렵다. 이제 차선책으로 미래에는 커뮤니티로 아이들을 키워보자. 이 시스템의 속성은 아프리카의 속담에서 ‘한 아이를 키우기 위해서는 한마을 사람이 모두 필요하다’라는 공동체 시스템이다. 아빠와 엄마가 내 아이만을 잘 키우려는 것이 아니라 동네 사람들이 함께 아이를 키우는 시스템이며, 따라서 부모가 아이와 덜 놀아주어도 되기에 효과적이다. 필자가 두 아이를 그렇게 키웠다. 아이가 4~5살 때, 아이 혼자 친구네 집에서 놀거나 혹은 아이의 친구가 우리 집에 놀러 와서 함께 놀았다. 이것이 이웃커뮤니티의 기본형이다. 만일, 이런 상황을 발전시키면 다음과 같다. 아이의 친구가 서너명이 있다면 월, 화, 수, 목, 금요일에 친구네 집에 로테이션으로 놀러 가거나 혹은 우리 집에 놀러 올 수 있다. 역시 놀이란 끼리끼리, 친구와 놀 때가 가장 재미가 있다는 사실이다.
필자의 커뮤니티 역사는 1996년부터 이웃커뮤니티를 시작했으며, 2005년에는 5,000가족의 커뮤니티가 만들어졌다. 물론 그 성격은 이웃커뮤니티에서 시작해서 여행커뮤니티와 캠핑 커뮤니티로 발달했다. 지금 22살인 아들의 경우, 아빠와 전국 여행을 한 횟수가 200번이 넘었을 정도로 많은 체험활동을 했다. 그런 아들의 성품을 볼 수 있는 2가지 사례가 있다. 아들이 고3 때 하는 말 ‘아빠가 저의 멘토예요’라고 했다. 그리고 군대에 입대한 후, 훈련소에서 옷과 편지가 집으로 우송되었다. 편지의 내용 중 “엄마, 군대가 장기 건강캠프에 온 것 같아요”라고 했다.
이제 앞으로의 칼럼은 아빠 학교에서 진행한 다양한 커뮤니티 사례를 소개하여 아이와 놀아주기가 어려운 부모들에게 도움이 되고자 한다.
<커뮤니티로 아이 키우기>
1. 이웃 커뮤니티
1) 이웃 커뮤니티 2) 동네 커뮤니티 3) 단지내 캠핑 커뮤니티
4) 여행 커뮤니티 5) 캠핑 커뮤니티 6) 이벤트 커뮤니티
7) 생활체육 커뮤니티 8) 정기모임 커뮤니티
2. 친척 커뮤니티
1) 친척커뮤니티 2) 정기모임 커뮤니티 3) 애경사 커뮤니티
4) 여행 커뮤니티 5) 캠프 커뮤니티
커뮤니티별 강점과 단점
1. 이웃커뮤니티
1-1. 이웃커뮤니티
.개념 : 내 아이의 이웃 친구와의 놀이
.강점 : 접근성이 좋으며 친한 관계에서 시작한다.
.단점 : 친한 아이라야 오래 지속할 수 있다.
.기회 : 아이들이 우리 집과 친구 집을 오가며 놀기에 부모의 놀이 참여시간이 줄어든다.
.대상 : 3~10세
<1-1 사진> 이웃 커뮤니티. 아빠학교 제공.
1-2 동네 커뮤니티
.개념 : 내 아이의 이웃 친구와의 놀이
.강점 : 가볍게 많은 친구와 첫 만남을 가진다.
.단점 : 친구가 되라고 서두르면 오히려 관계를 망칠 수 있다.
.기회 : 점점 내 아이와 친해지는 아이들이 많아진다.
.대상 : 3~10세
<1-2 사진> 동네 커뮤니티. 아빠학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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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사진> 동네 커뮤니티. 아빠학교 제공.
1-3 단지 내 캠핑 커뮤니티
.개념 : 아파트 단지에서 캠핑하기
.강점 : 자고 나면 이웃과 금방 친해진다.
.단점 : 캠핑장비의 준비와 단지에서 허락 여부
.기회 : 미래형이며 단지 커뮤니티가 활성화가 되면 가능
.대상 : 돌~초등학생
1-4 여행커뮤니티
.개념 : 이웃과 함께 목적형 여행하기
.강점 : 친한 관계라면 여행이 즐겁다.
.단점 : 인원이 너무 많거나 적으면 효과가 작다. 3~5가족이 적당하다.
.기회 : 아이가 오감으로 세상을 배울 수 있다.
.대상 : 5살~초등학교
<1-4 사진> 여행 커뮤니티. 아빠학교 제공.
1-5 캠핑 커뮤니티
.개념 : 야외에서 캠핑하기
.강점 : 이웃과 금방 친해진다.
.단점 : 리더가 있어서 쉽게 할 수 있으며, 과음, 고스톱 유의
.기회 : 짧은 시간에 아이들끼리 급격하게 친해질 수 있다.
.대상 : 돌~초등학생
1-6 이벤트 커뮤니티
.개념 : 구체적인 목적을 가지고 하는 행사
.강점 : 만족도가 매우 높다
.단점 : 리더가 있어야 한다.
.기회 : 사전에 내용을 알려주면 아이에게 다양한 동기부여가 된다.
.대상 : 3세~초등학교
<1-6 사진> 이벤트 커뮤니티. 아빠학교 제공.
1-7 생활체육 커뮤니티
.개념 : 부모의 생활체육에 아이들을 참여시킨다.
.강점 : 부모들끼리 친하므로 아이들도 금방 친해진다.
.단점 : 신규 진입이 어렵고 폐쇄적일 수 있다.
.기회 : 수년간 함께 할 수 있으므로 평생의 친구가 된다.
.대상 : 7세~초등학교
<1-7 사진> 생활체육 커뮤니티. 아빠학교 제공.
1-8 정기모임 이웃커뮤니티
.개념 : 고정 날짜를 정해서 1년에 6회, 12회를 만날 수 있다.
.강점 : 아이 중심의 모임이면 오래갈 수 있다.
.단점 : 부모 중심이며 오래가기 어렵다. 친해지면 과음 고스톱에 유의.
.기회 : 부모의 여행부담을 줄일 수 있으며, 테마컨셉이면 더욱 유익하다.
.대상 : 돌~초등학교
2. 친척 커뮤니티
2-1 친척 커뮤니티
.개념 : 친척 아이들끼리의 놀이
.강점 : 혈육이므로 만나면 자연스럽게 놀 수 있다.
.단점 : 접근성이 떨어지면 자주 만나기 어렵다. 나이 차이가 크면 놀기 어렵다.
.기회 : 부모들이 자주 만날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
<2-1 사진> 친척 커뮤니티. 아빠학교 제공.
2-2 정기모임 커뮤니티
.개념 : 고정 날짜를 정해서 정기적으로 만나는 테마형 만남
.강점 : 양육법을 쉽게 교류할 수 있다.
.단점 : 자주하면 부담스러울 수 있다.
.기회 : 동생들은 형, 누나, 오빠에게 다양한 인성의 영향을 받는다.
2-3 애경사 커뮤니티
.개념 : 생일, 결혼, 제사 등에 아이들을 자연스럽게 참여시킨다.
.강점 : 자주 참여하면 형제자매와 같은 관계가 된다.
.단점 : 부모가 챙기지 않으면 커뮤니티가 어렵다.
.기회 : 명절에 송편, 만두 만들기 등 다양한 생활놀이에 참여할 수 있다.
2-4 여행 친척 커뮤니티
.개념 : 친척과 함께 아이 중심의 목적형 여행
.강점 : 짧은 시간에 형제자매와 같은 관계가 형성된다.
.단점 : 일정 확정에 충분한 고려를 해야 한다.
.기회 : 창의성, 배려, 소통, 자신감 등이 향상된다.
2-5 캠프 친척 커뮤니티
.개념 : 친척들과 야외에서 캠핑으로 아이 위주의 프로그램
.강점 : 아이들은 형제자매 이상으로 친해진다.
.단점 : 캠핑을 싫어하는 친척도 있다. 과음 고스톱에 유의.
.기회 : 창의성, 배려, 소통, 자신감 등이 향상된다.
*사진 제공: 아빠학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