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 경력단절여성 현황 등 조사
육아로 직장 그만둔 여성은 7천명 증가
<한겨레> 자료사진
최근 1년 새 회사에 다니다가 일을 그만둔 경력단절 여성은 줄었지만 양육을 이유로 직장을 그만둔 여성은 더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일과 가정의 양립이 어려운 현실이 반영된 결과다. 또 60살 이상 취업자는 늘었지만 고용보험 가입률은 떨어졌다.
29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7년 상반기 지역별 고용조사 경력단절여성 및 사회보험 가입현황’을 보면 지난 4월 기준 14∼54살 기혼여성은 905만3천명이며 이 중 실업자와 비경제활동인구를 합친 비취업 여성은 353만5천명으로 조사됐다. 비취업 여성 중 결혼, 임신·출산, 육아, 자녀교육, 가족 돌봄 등을 이유로 직장을 그만둔 경력단절 여성은 기혼여성의 20%인 181만2천명이었다. 이는 1년 전보다 9만4천명(4.9%) 줄어든 수치다.
경력단절 여성은 30∼39세가 92만8천명(51.2%)으로 절반을 차지했고, 40∼49세(32.6%), 15∼29세(8.1%), 50∼54세(8.1%) 등이 뒤를 이었다. 경력단절 사유별로 살펴보면 육아를 이유로 직장을 그만둔 여성은 7천명(1.3%) 증가했지만 결혼, 임신·출산, 결혼, 가족 돌봄, 자녀교육 등 나머지 사유는 5.6~10.2% 감소했다.
사회보험 가입률은 다소 개선됐다. 지난 4월 기준 임금노동자 1977만9천명의 고용보험 가입률은 71.9%였다. 이는 1년 전보다 0.8%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건강보험과 국민연금 가입률은 74.8%와 69.6%로 집계됐다. 성별로 보면, 남성 임금노동자의 사회보험 가입률이 여성보다 높았다. 남성 임금노동자는 국민연금에 73.6%, 건강보험에 79.5%, 고용보험에 76.4% 가입했지만 여성 임금노동자의 가입률은 각각 64.4%, 68.8%, 66.2%에 그쳤다.
연령별로는 60대 이상 가입률이 크게 떨어졌다. 30대 임금노동자의 국민연금, 건강보험, 고용보험 가입률은 85.2%, 85.9%, 84.6%였지만, 60대 이상 임금노동자의 가입률은 7.5%, 48.1%, 36.2%로 큰 차이를 보였다. 특히 1년 전과 비교하면 60대 이상 임금노동자의 국민연금 가입률은 13.8%포인트, 고용보험 가입률은 0.9%포인트 줄어들었다.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2016년 일자리 행정통계’를 보면, 60대 이상 일자리는 28만개 늘어 288만개로 나타났다. 결국, 60살 이상은 더 많이 일터로 뛰어들지만 사회안전망의 혜택은 받지 못하는 셈이다. 현행 고용보험법은 65살 이상이 신규 취업할 때 고용보험에 가입하지 못하도록 규정돼 있기 때문이다. 65살 이전부터 취업한 경우엔 고용보험 가입이 유지되지만, 파견업체에서 일해 고용승계를 받지 못하면 이 혜택도 받을 수 없다.
정은주 기자 ejung@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