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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부족함을 느낄 때 어른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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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빠는 어른인 척
강경수 글·그림/꿈꾸는초승달·1만2000원

태웅이가 사는 동네에선, 아이들이 다들 머리에 노란 왕관을 쓰고 있다. 왕관은 열살 즈음에야 자연스럽게 없어지는데, 그건 더 이상 ‘꼬맹이’가 아니라는 신호라고 한다. 이제 열살이 된 태웅이는 여전히 머리에 왕관을 쓰고 있으니 아직까진 ‘꼬맹이’인 셈. “난 이미 다 컸다”며 아무리 머리에 달린 왕관을 떼내려 해도, 왕관은 장난꾸러기인 태웅에게 “넌 아직 꼬맹이야”라고 말하듯 꿈쩍도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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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가 어른이 됐다는 걸 보여주고 싶어 안달이 난 태웅이는 어느 날 동네 아이들의 부추김을 받고 “진짜 진짜 용감한 일”을 해보기로 결심한다. 그것은 바로 한밤중에 무시무시한 폐가에 다녀오는 것. 어린 동생인 소리와 민우를 데리고 폐가를 찾은 태웅이는 잔뜩 겁을 먹은 상태에서도 ‘폐가에 다녀왔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무언가를 챙겨 가려 하는데…. 그 순간 유령 같은 무언가를 보고 소스라치게 놀라, 동생들을 데리고 걸음아 날 살려라 폐가에서 도망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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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503865_20180125.JPG 태웅이는 “너희 둘이 하도 난리 치는 바람에 나까지 뛰었다”며 끝까지 ‘허세’를 부리지만, 너무 놀라서 바지에 ‘실례’를 한 흔적은 감출 수가 없는 법. “창피해. 동생들 앞에서 이게 무슨 꼴이람.” 태웅이는 얼굴이 새빨개진 채 고개를 푹 숙인다. “그동안 혼자 다 큰 어른인 척 행세한 것이 너무 부끄러워진” 그 순간, 놀라운 일이 벌어진다. 머리 위에 단단하게 붙어 있던 노란 왕관이 점점 희미해지더니 이내 사라져 버린 것! 어른인 척할 때에는 절대 떨어지지 않던 왕관이, 스스로 어른이 되기에 아직 부족하다고 깨닫는 순간에야 비로소 사라졌다. ‘진짜 어른’이 되고 싶다면, 먼저 스스로를 돌아볼 줄 알아야 한다고 말해준다. 7살 이상.

최원형 기자 circle@hani.co.kr, 그림 꿈꾸는초승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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