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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nnel: 베이비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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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맘껏 숨쉬며 살아갈 세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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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환경 소중함 일깨우는 그림책들
‘진짜’ 하늘 대신 ‘가짜’ 하늘 그림
인간 피해 숨는 가장 오래된 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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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아비/미카엘 엘 파티 글·그림, 권지현 옮김/머스트비·1만6000원
하늘을 만들다/무라오 고 글·그림, 김숙 옮김/스콜라·1만2000원

봄이 왔다. 그런데 아이가 있는 집은 매일 아침 실랑이가 벌어진다. 답답해하는 아이에게 억지로 미세먼지 마스크를 씌우려 하다가 아이도 양육자도 진땀을 빼기 때문이다. “아름다운 국토와 환경을 후손에게 물려주자.” 양육자들은 어린 시절 표어나 포스터에 써넣던 진부한 구호의 ‘참뜻’을 이제서야 절절하게 깨닫는다.

그림책 <하늘을 만들다>(초등1~2학년)와 <모아비>(8살 이상)는 아이에게서 “엄마아빠는 어렸을 때 마스크 안 썼어?”라는 질문이 나올 때 펼쳐보면 좋은 책인 듯 싶다.

<하늘을 만들다>의 주인공 원숭이 화가는 어릴 때부터 먼 산이나 계절마다 피는 꽃, 푸른 하늘을 그리기 좋아했다. 하지만 그가 자라는 동안 높은 건물이 하나둘씩 세워지며 산이나 하늘은 점점 시야에서 사라진다. 책 속 동물들이 한층 한층 건물을 높이는 이유는 ‘인간적’이다. 원숭이 화가의 질문에 강아지는 “맛있는 것을 쌓아놓고 싶어서”라고, 고양이는 ”여러가지 모자를 매일 쓰려면 집에다 쌓아놔야 하니까”라고 답한다. 평범한 욕망은 남은 공간을 뺏길까 앞다퉈 건물을 짓는 경쟁으로 바뀐다. 하지만 하늘이 보이지 않자 마을 동물들은 대책을 세운다. 원숭이 화가에게 건물 외벽에 진짜보다 더 진짜 같은 하늘을 그려달라는 부탁을 한다. 원숭이 화가는 하늘을 그리며 인기를 한몸에 받지만, 마음 한구석에 의문이 생겨나는데….
00503599_20180426.JPG» 머스트비 제공

00503598_20180426.JPG» 머스트비 제공
00503601_20180426.JPG» 머스트비 제공
<하늘을 만들다>가 동물에 빗대 인간의 욕망을 관찰한다면, <모아비>는 지구에서 가장 나이가 많은 나무인 ‘모아비’의 시선으로 환경과 인간의 관계를 성찰한다. 작은 씨앗에서 첫 줄기를 틔운 모아비를 시작으로 주변에는 풀과 꽃, 나무가 자란다. 새들이 나뭇가지에 앉아 지친 날개를 접고, 동물들은 모아비의 씨앗을 퍼뜨리며 생태계가 구성된다. 이 모든 것에 기뻐하고 뿌듯해하던 모아비는 수천 년 만에 두려움에 떤다. 인간이 등장해 불을 다루고, 나무를 베기 시작하면서 모아비는 눈에 띄지 않으려 쭉 뻗은 허리를 굽힌다.
두 책은 원숭이 화가와 모아비의 입을 빌려 평범하지만 중요한 메시지를 전한다. “잃어버리고 나서야 비로소 나는 알게 되었습니다.”(<하늘을 만들다>), “언젠가 인간이 나를 베어 내려는 것이 아니라 숲과 화해하려고 찾아오리라는 것을 믿어요.”(<모아비>)
00503597_20180426.JPG» 스콜라 제공
00503596_20180426.JPG» 스콜라 제공
두 책 모두 완성도 높은 그림이 돋보이는 책이기도 하다. 색연필과 수채 물감으로 풀잎 하나까지 정성스레 그린 <하늘을 만들다>는 환경과 인간을 다룬 유명한 일본 애니메이션들을 연상케 한다. 강렬한 원색으로 모든 페이지를 가득 메운 <모아비>의 그림은 ‘태초의 존재’들의 신비를 더욱 도드라지게 한다.

이승준 기자 gamja@hani.co.kr 그림 머스트비·스콜라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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