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별한다는 것-차별을 알면 다름이 보인다
권용선 글, 노석미 그림/너머학교·1만2000원
여성, 난민과 이주민, 장애인, 성소수자, 청소년…. 우리는 서로의 ‘다름’이 ‘차별’로 작동하는 세계 속에서 살고 있다. 그러나 정작 차별하는 사람조차도 자신의 행위가 차별이라는 것을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때론 차별하는 사람이 차별받고 있다고 주장하는 일까지 벌어진다. 우리는 차별의 문제를 어떻게 정리할 수 있을까?
<차별한다는 것>은 차별이 나타나는 원인과 그 작동 원리를 찬찬히 살펴보는 책이다. 지은이는 차별이 정상, 평균 등의 이름으로 ‘다른 것’을 배제하거나 동화시키려 할 때 나타난다고 짚는다. 그렇다면 정상과 평균이란 기준은 누가 어떻게 만들어낸 것인가? 왜 우리는 흑인보다 백인의 얼굴을 더 아름답다고 여기고, 부모와 자녀로 구성된 가족만을 ‘정상 가족’이라고 여기게 됐나?
지은이는 “권력이 된 다수가 ‘정상’의 옷을 입고, 권력의 시선으로 다수에서 벗어나 있는 소수의 존재들을 바라본다”고 말한다. 권력은 “누군가를 특정한 방식으로 움직이게 만드는 힘”이다. 주목해야 할 지점은, 다수가 곧 권력인 것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지구에는 인간보다 바퀴벌레의 숫자가 훨씬 더 많지만, 바퀴벌레의 생명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건 인간이다. 문제는 “다수가 권력이 되는 순간”이며, 바로 이 때에 권력의 기준으로 ‘다름’을 같게 만들려고 하는 차별이라는 ‘선’이 드러난다.
차별의 ‘선’을 넘어서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지은이는 “소수자-되기”를 통해 ‘같아지게 만드는 힘’에 맞서자고 제안한다. “소수자는 그들이 놓인 바로 그 불편한 위치 때문에, 다수자들이 보지 못하는 것을 보고, 다수자들과는 다른 방식의 삶을 만들어내며, 다수자들이 중심이 된 세계의 불의와 불편부당함을 드러낼 수 있는 가능성을 지닌 존재”다.
최원형 기자 circl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