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상자 “용도제한으로 현실과 안 맞아”
군산시 “지역경제 활성화 위해서 추진”
“단지 10만원의 돈이 아닙니다. 아동수당이 나오자마자 아이 앞으로 적금들어주려고 조금이라도 이율높은 곳에 발품판 엄마들, 인터넷 뒤적여 아이 옷, 기저귀, 분유 사는데 도움되리라 기꺼워 하시는 엄마들, 학습지나 태권도나 피아노라도 하나 가르칠 수 있겠다며 좋아하는 엄마들에게는 더 없이 소중한 돈입니다.”(11월14일 군산시청 누리집)
전북 군산시가 아동수당을 일종의 지역화폐인 군산사랑상품권으로 지급하는 방안을 추진하자 대상자들이 반대하고 있다.
군산시는 20일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아동수당을 현금 대신 군산사랑상품권으로 변경하는 안을 검토하고 있다. 시행하게 되면 카드형 지역화폐로 지급하는 성남시에 이어 전국에서 두번째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아동수당은 건강한 성장을 돕기 위해 만 6살 미만 아동에게 월 10만원씩 지급하는 제도다. 지난 9월부터 전국적으로 시행했고, 군산시의 경우 10월 기준으로 1만2645명에게 13억2635만원을 지급했으며, 내년에는 147억여원을 지급할 예정이다. 현 아동수당법은 해당 지방자치단체가 발행하는 상품권으로 지급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지난 17일 전북 군산시 예술의전당에서 아동수당을 현금 대신 상품권으로 지급하는 방안을 놓고 공청회가 열렸다. 군산시 제공
그러나 아동수당 수혜자를 중심으로 불만의 목소리가 나온다. 사용 용도가 제한돼 육아 현실에 맞지 않다는 것이다. 지난 17일 열린 공청회에 참석한 전슬기씨는 “이번 공청회가 준비가 안 된 형식적인 자리여서 많이 실망했다. 실질적인 시뮬레이션이 필요한데 아동수당이 시행된 기간이 두 달이어서 너무 짧은 것 같다. 많은 문제들에 대한 보 완방법이 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군산시 관계자는 “아동수당을 상품권으로 지급하려면 조례제정과 함께, 시행 6개월 전까지 해당 지역 주민의 의견수렴 결과와 상품권 지급방법 등 사업계힉을 보건복지부 장관에서 제출해야 하는 등 시간이 많이 걸린다. 시민들의 충분한 의견을 듣고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7월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와 올해 5월 한국지엠(GM) 군산공장이 잇따라 폐쇄되면서 고용위기지역 및 산업위기특별지역으로 지정된 군산시는 지난 9월부터 군산사랑상품권 710억원어치를 발행했으며, 540억원어치(19일 기준)가 소비됐다.
박임근 기자 pik007@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