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월 17일, 중국 신동방그룹의 초청으로 북경에 2박 3일 일정으로 다녀왔다. 6번째 맞는 자녀양육에 대한 전국 포럼으로서 상하이, 광저우 등 전국에서 2,000명이 넘는 자녀교육 전문가들과 고위 관료가 참석을 하였으며, 그 열기가 대단했다. 칭화대 교수의 자녀양육에 대한 역사적인 고찰과 전문가 토론, 자녀에게 독서를 가르치는 법 등이 이어졌으며, 필자는 ‘놀이는 창의성의 원천 동력이다’라는 주제로 강의를 했다. 그런데 의외로 폭팔적인 반응을 보이면서 장내의 참석자들이 박장대소를 하며 웃음바다로 변했다. 또한 강의 후, 100명 이상과 기념사진을 찍는 어려움(?)을 겪었다. 아마 자녀와의 놀이를 인생의 측면에서 해학적으로 보여주었기에 신선한 충격을 받은 듯 하다. 더구나 서너 곳에서 강의 요청이 와서 통역사가 애를 먹기도 했다. 중국어를 할 줄 몰랐지만 통역사가 있기에 별 불편함은 없었다.
한국에서는 이런 포럼의 경우, 정부의 기관이나 혹은 학계에서 주관하여 개최를 하는데 반하여 중국에서는 교육관련 기업에서 개최를 한다는 점이 신선했다. 더구나 오성급 호텔을 통째로 빌려서 참가자가 편안하게 묵을 수 있게 하고, 식사에 불편이 없게 하는 등 대국적, 적극적인 모습이었다.
*시범조가 단상에 나와서 재미있는 놀이 시범
*교육에 대하여 엄숙한 중국인들이 금방 박장대소를 하다..
이 글을 쓰는 이유는 무엇보다 중국의 자녀양육 현실에 대하여 독자들에게 정보를 주고, 선진화된 우리 교육과 양육 시스템이 중국에 진출하여 또 다른 카테고리로서의 한류를 형성시킬 수도 있다는 모멘텀을 기대한다.
먼저, 중국 자녀양육의 사회적인 환경을 보자. 정말 열악하기 그지없다. 무엇보다도 중국 북경에 도서관이 거의 없다는 사실에서 단박에 알 수 있다. 도서관이 없다는 말은 곧 아이들이 책을 읽을 기회가 현저하게 적음을 말한다. 또한 이는 인문학적인 사고방식의 매우 부족함을 의미한다. 하지만 이런 현재의 상황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1966년~1976까지 진행된 문화혁명을 이해해야 한다. 중국에서는 잃어버린 20년이라고 한다. 중국의 문화혁명이란 무엇인가? 모택동의 주도로 이루어진 이데오르기적인 사건이며, 한마디로 현대판 분서갱유(중국 진나라 때, 진시왕이 모든 책을 불살랐으며, 수많은 지식인들을 산채로 매장시켰던 사건)라고 보면 된다. 많은 지식인과 학자들이 전위대인 홍위병에 의하여 고문과 살해되었으며 시골로 이주되었다. 그 결과 중국의 기초 학문은 피폐해졌고, 훌륭한 문화와 전통들이 사라지고 단절되었다. 지금의 30~50대의 아빠들은 바로 그 영향을 받으면서 자란 세대들이다. 이는 마치 우리가 6.25전쟁 후의 삶을 상상하면 비슷할 것이다. 빈곤은 물론 교육과 문화의 혜택도 받지 못하고 자란 세대이다.
중국인들의 일상적인 생활을 보자. 우선 맞벌이가 많다는 점이다. 그리고 아이는 주로 1명이다. 한 명을 더 낳으면 천만원의 벌금을 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이 아이들이 바로 중국의 소황제라고 한다. 아이가 원하는 것이 있다면 부모가 모두 해주려고 한다. 그러므로 버릇이 없고, 이기적이며 훈육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리고 주거는 대가족이 함께 사는 형태이다. 이는 할머니와 할아버지가 주로 아이들을 돌본다는 사실이다. 좋은 점이 있다면 우리와 달리 저녁 식사의 경우, 아빠가 준비한다고 한다. 하지만 아빠와 아이와의 관계는 우리의 한 세대 전과 다름이 없다는 생각이다. 아빠가 아이를 사랑하지만 마음으로만, 속으로만 사랑하는 형태이다. 이는 곧 부자간에 대화가 현저히 적음을 알 수 있다. 또한 놀이 문화가 거의 없으며 부모가 자식에게 하는 말은 그저 공부를 열심히 하라는 말이 전부다. 그리고 중국에서 인기가 있는 직업은 1)공무원 2)군인 3)의사 4)변호사 순이란다. 공부원 중에서 가장 인기가 있는 곳은 바로 세무공무원이란다. 아마 부정과 부패, 비리로 인하여 많은 돈을 벌 수 있기에 그런 듯 하다.
중국의 정부 정책 중에서 2008년에는 ‘유아 교육은 놀이로 하라’라고 각 성에 지침을 내렸다고 한다. 그러나 이를 진행시킬 교육적인 인프라가 없기에 현장에서는 전혀 그렇게 하지 못한다고 한다. 중국의 책 관련 이야기를 해보자. 우리의 출판사들은 책을 출판 한 후에 판매 추이를 봐서 책을 추가로 발행한다. 그러나 중국은 1쇄를 발간하면 절판인 경우가 많다고 한다. 그러므로 책이 발간될 때 사지 않는다면 구매하기가 어렵다. 그곳에서 어린이 책도 여러 권을 살펴봤는데 우리보다 10년 정도 뒤지지 않았나 생각된다. 독서의 경우, 강사의 강의내용을 살펴봤는데 부모가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는 법 등의 초보 수준이었다.
‘놀이가 창의성이다’ 라고 필자가 주장하지만 아직 한국에서 조차 놀이의 중요성에 대하여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아이와 잘 놀아주는 아빠가 적다. 필자의 놀이 디베이스 속에는 총4,500개의 놀이가 있다. 그런데 이런 놀이야 말로 아이에게 창의성은 물론 16가지 인성을 형성시키고 발달시킬 수가 있다. 그 중에서 신문지로 1,000개의 놀이를 할 수 있으니 이것보다 더욱 창의적인 놀이는 없다.
모든 놀이는 재미가 있어야 한다.
모든 놀이는 쉽다.
모든 놀이는 돈도 들지 않는다.
더구나 놀이는 아빠와 아이를 행복하게 한다.
그러므로 놀이는 곧 가정의 행복을 만드는 미다스의 손이다.
우리는 행복하게 살기 위하여 이 땅에 태어났다.
*중국의 신동방그룹:한국의 재능교육, 대교 등과 유사한 중국 최대의 교육전문회사이며, 영유아부터 고등학교까지의 교육, 그리고 유학까지 담당하며 그 규모가 수 십 배의 크기이다.
글:권오진/아빠학교장, 인성발달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