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피부과 전문의 닥터더마 정성규입니다.
주말 다들 어떻게 보내셨나요? 저는 미세먼지 없는 맑은 하늘과 선선한 날씨를 확인하자마자 오랜만에 가족들과 함께 나들이를 다녀왔습니다.
» <사진 1> 맑은 하늘. 정성규 제공.
불과 5년 전만 해도 미세먼지에 대한 걱정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최근 들어 심각해진 미세먼지 때문에 아침에 일어나서 제일 먼저 하는 일이 창밖 먼 산이 잘 보이는지 확인하는 것입니다. 그 다음, 날씨 앱을 켜고 미세먼지 수치를 확인하는 것으로 일과를 시작합니다.
» <사진 2> 미세먼지. 정성규 제공.
이러다가 미세먼지로 인해 호흡기 질환이나, 심혈관 질환 등 큰 병이 걸리진 않을지 걱정이 되기도 합니다. 게다가, 안 그래도 돈 나갈 곳이 많은데 공기청정기, 마스크값에…. 공기청정기 필터 값은 덤이죠^^;
» <사진 3> 마스크와 공기 청정기. 사진 정성규 제공.
오늘 포스팅에서는 제 전문분야를 살려서 '미세먼지로 인한 피부염, 피부트러블' 이란 주제로 글을 써보려고 합니다.
이 글이 어찌 보면 당연한 말들을 써놓을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또 어떤 사람들에게 아주 소수에게라도 큰 도움을 줄 수 있을 거라 생각하며 다음과 같은 순서로 알려드리겠습니다.
1. 미세먼지와 피부트러블, 피부염과의 연관성
2. 미세먼지로 인한 피부염, 피부트러블 예방법
3. 병원에 가야 하는 상황
순으로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1. 미세먼지와 피부트러블, 피부염과의 연관성
실제로 미세먼지가 피부에 큰 영향을 주는지 의문을 가진 분들이 많습니다. 피부과 의사들도 고민을 해보지 않으신 분들은 관련이 없다고 생각하실 수도 있습니다.
왜냐하면, 사람의 피부는 생각보다 튼튼한 장벽으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입니다.
각질층에서 일차로 장벽을 형성하고 표피층은 벽돌과 시멘트를 이용해 담을 쌓은 것처럼 다양한 외부의 침입으로부터 피부 전체를 보호하고 있습니다.
» <이미지 1> 표피의 층. 출처 : 피부과학 제6판.
따라서, 일반적인 먼지들은 각질층, 표피층을 뚫지 못합니다.
하지만,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미세먼지는 피부트러블, 피부염을 악화시킵니다. 그 이유를 이해하기 쉽게 설명드립니다.
첫째, 미세먼지는 일반적인 먼지와 다릅니다.
미세먼지는 10μm보다 작고, 초미세먼지는 2.5μm보다 작기 때문이죠. 사람 모공의 크기는 사람마다 차이가 있지만 대략0.02~0.05mm(20~50μm)입니다.
» <이미지 2> 모공. 출처 : 피부과학 6판
모공 20~50μm > 미세먼지 10μm > 초미세먼지 2.5μm
이러한 이유로 지름이 모공 크기보다 작은 미세먼지들이 모공 속으로 침투하게 됩니다. 모공 속에 미세먼지 쌓여 염증을 일으키고 모낭과 연결된 피지 분지를 막아 염증을 일으킬 수도 있을 것입니다.
모공과 관련된 피부질환의 경우 미세먼지가 악화인 자로 작용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여드름, 모낭염 등이 미세먼지가 심한 날 악화될 수 있는 것이죠.
» <사진 4> 여드름. 정성규 제공.
두번째, 미세먼지는 다양한 성분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황산염, 질산염, 탄소류, 광물, 중금속 등....
그중에서도 중금속이나 환경호르몬이 함유된 미세먼지는 위에서 말씀드린 우리의 피부 장벽을 무너뜨리고 체내에 침투할 수 있습니다.
중금속에 의한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의 경우 미세먼지로 인해 알 수 없는 피부염, 가려움증 등이 생길 수도 있고, 자극으로 인한 피부염도 충분히 생길 수 있습니다.
또한, 아토피피부염, 지루성피부염 등이 미세먼지로 인해 악화될 수 있습니다.
» <사진 5> 아토피피부염. 정성규 제공.
세번째, 마스크로 인한 피부트러블, 피부염입니다.
이건 저도 겪은 부분이라 포스팅에 넣었는데요. 어떤 마스크는 코에 닿는 부분이 신경 쓰일 정도로 가렵습니다.
사람에 따라 제품의 종류에 따라 다르지만 드물게 마스크 닿는 부분에 자극으로 인한 피부염이 생길 수 있습니다.
또한, 마스크 안가 지나치게 습해져서 피부트러블이 생길 수 있습니다.
네번째, 미세먼지로 인한 정신적 스트레스가 피부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정신적 스트레스가 다양한 피부질환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얘기를 피부과 전공의 시절 귀가 아프도록 들었습니다.
미세먼지로 인해 과거에 앓았던 내 피부염이 재발되지는 않을지 아토피피부염 등이 악화되지 않을까 등의 걱정 자체가 피부염 악화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이상, 위에서 말씀드린 여러 가지 이유로 미세먼지는 피부트러블, 피부염을 악화시킬 수 있고 발생시킬 수도 있습니다.
2. 미세먼지로 인한 피부염 예방
미세먼지로 인한 피부염 예방의 경우 사실 모두 다 아는 부분을 실천으로 옮기느냐 마느냐가 제일 중요한 것 같습니다.
(1) 집에 오면 잘 씻기
외출 후 집에 들어오면 첫 번째로 해야 될 일이 손, 얼굴 등 노출부를 씻어내는 것입니다. 모공 속 노폐물과 미세먼지, 피부 표면의 미세먼지를 제거하는 방법 중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세안'이죠 ^^
» <사진 6> 세안. 픽사베이 제공
클렌징 방법은 평소와 같이하면 되나 다음과 같은 사항을 참고하시면 도움이 됩니다.
[청결한 세안 방법]
.손을 먼저 깨끗이 씻는다
.미지근하거나 따뜻한 물로 꼼꼼히 세안
(세안제 종류는 본인에게 맞는 걸 쓰시기 바랍니다. 온도는 15℃~35℃가 적당합니다.)
.여름이거나 얼굴이 화끈거리는 느낌이 있다면 시원한 물로 하시는 것도 좋습니다.
.이중 세안의 경우에 피부를 세게 문지르지 않기
.세안 후 보습제나 수분크림 바르기
(2) 미세먼지가 심한 날엔 야외활동 줄이기
너무도 당연한 얘기입니다. 실천이 어렵죠.
특히, 초미세먼지 예보가 나쁜 날에는 최대한 야외 활동은 삼가는 게 좋습니다.
(3) 물 많이 마시기
아무리 열심히 마스크로 가리고 공기청정기를 돌리고 야외활동을 제한하더라도 몸속에 들어오는 미세먼지를 100% 막을 순 없습니다.
들어온 미세먼지, 중금속들을 잘 배출하기 위해서는 일단 충분한 양의 물을 섭취하는 것이 좋습니다.
하루 2L 이상의 물을 권장하고 있으며, 해조류 등이 중금속의 배출을 도와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3. 병원에 가야 하는 상황
다음과 같은 상황이 1~2일 이상 지속한다면, 병변의 악순환을 막기 위해 피부과에 내원하여 치료받으시는 것이 좋습니다.
» <사진 7> 약. 픽사베이 제공.
[피부과에 내원해 치료 받아야 경우]
* 가려움증이 심해져 일상생활(수면 등)에 영향을 끼칠 때
* 붉은 발적, 튀어나온 붉은 구진 등이 생길 때
* 지루성피부염, 아토피피부염 등 기존의 피부질환이 갑자기 악화될 때
* 뾰루지, 피부트러블 등이 갑자기 생기거나 가라앉지 않을 때
오늘은 미세먼지와 피부염, 피부트러블, 피부관리에 대한 주제로 글을 써보았습니다.
조금은 당연한 내용이 많이 포함되어 있지만 아는 것을 실천으로 옮기는 것을 목표로 여러분께 조금의 자극이 되었으면 합니다.
더불어, 다 함께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한 노력을 하고 적절한 정책과 대책이 나와 우리와 우리 부모님들, 우리 아이들 모두 미세먼지에 대한 걱정을 조금이나마 덜 수 있는 날이 오길 간절히 바랍니다.
이상 피부과전문의 닥터더마 정성규 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