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살 10년전 14%에서 8%로
모유수유·비만퇴치 캠페인 영향
‘렛츠무브’ 이끈 미셀 “감격스러워”
미국 사회가 40% 넘게 줄어든 어린이 비만율 소식에 환호하고 있다. 미국 현대사에서 처음으로 저연령층 비만율 증가세가 한풀 꺾였다는 낭보 덕분이다.
<뉴욕타임스> 등 외신은 25일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연구 결과를 토대로, 2004년 14%이던 미국 2~5살 어린이 비만율이 2012년 8%로 줄었다고 보도했다. 8년 만에 43%나 줄어든 수치다. 질병통제예방센터는 지난해 미국 일부 지역에서 2~4살 저소득층 어린이 비만율이 미미하게 낮아졌다고 발표했으나, 미국 전역에서 비만율 급감이 수치로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조사에 참여한 연구진들도 어린이 비만율이 급격히 줄어든 이유를 명확히 설명하지는 못하고 있다. 연구진은 지난 10여년간 소년과 소녀가 각각 7%와 4%씩 칼로리 섭취를 줄였다고 밝혔다. 하지만 <뉴욕타임스>는 “이 정도의 칼로리 섭취 감소로는 유의미한 체중 감소로 이어지지는 않는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을 덧붙였다. 이 때문에 1990년대 말에 비해 급격히 줄어든 설탕 음료 섭취율과 모유수유 확대 등이 비만율 감소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으리라 추정할 뿐이다.
미국 퍼스트레이디 미셸 오바마의 ‘렛츠 무브’ 캠페인 등 연방정부와 주정부 등이 주도한 비만퇴치 프로그램의 영향력도 빼놓을 수 없다. 미셸 오바마는 어린이의 음식물 섭취와 운동 습관 개선 캠페인은 물론, 미국 전역에서 1000개의 어린이센터 건립을 주도했다. 이런 프로그램들이 실제 효과를 거뒀는지는 아직 확인하기 어렵지만, “광범위한 정책들이 (체중 감소를 이끈) 행동 변화에 영향을 끼쳤을 수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짚었다. 미셸 오바마는 “어린이 비만율 감소에 진전을 이뤄낸 것이 감격스럽다”는 소감을 밝혔다.
이번 연구에서 성인과 청소년의 비만율은 각각 35%와 17%로 별다른 변동이 없었다. 하지만 연구를 이끈 질병통제예방센터의 신시아 옥덴 연구원은 “저연령 인구에서 비만율이 낮아진 것은 미래를 위한 좋은 징조”라고 평가했다. 최근 연구자료를 보면, 3~5살 때 비만이면 성인이 됐을 때 비만 또는 과체중이 될 확률이 다섯배나 높아진다.
전정윤 기자 ggum@hani.co.kr
(*한겨레 신문 2014년 2월 2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