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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nnel: 베이비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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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을 위한 요리, 감자전병과 라이스페이퍼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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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이 두 번째 휴가를 나왔다. 경험자들 말로는 앞으로는 너무 자주 나와 지겨워질 거라던데, 나는 아직까지다. 건장하고 씩씩한 청년 하나가 현관문을 열고 들어온다. 

 

“ 충성!!! ”

 

아이가 어려서는 사는 게 너무 정신없었다. 먹고 사는 일도 그러했거니와, 정신줄을 너무 팽팽히 잡고 살았다고 해야하나, 어쨌든 여유가 많이 없었다. 자의식이 강한 부모 밑에서 자라며 녀석도 맘고생이 참 많았겠다 싶은 생각이 든 것도 요즘 들어서다. 군대를 보내고나니 이것저것 다 눈에 밟혔다. 한약국 오시는 분들과 이야기 나누다보면 누구나 첫 아이는 정신없이 키운다고 한다. 아이가 아이를 키우는 격이라 삐거덕거리는 서랍장을 겨우 짜맞춰 닫아도 왠지 자꾸 열릴 것 같은 불안을 떨쳐낼 수 없다는 거다. 그러다가 둘째를 낳으면 첫 아이때 얻은 경험으로 조금 잘할 수 있겠지 싶겠지만 동생한테 엄마를 뺏긴 첫 애가 투정을 부리고, 둘째는 한쪽에서 울어대면서, 그나마 하나였을 때가 나았다는 생각이 들기 일쑤. 그렇게 얼렁뚱땅 애들이 커간다고 한다. 정작 아이가 그립고 애틋해지려면, 손주손녀가 태어날 때 즈음이다. 혹은 늦둥이를 보는 경우다. 


하지만, 우리가 인생을 사는동안 딱 들어맞는 기분으로 썩 맘에 들게 사는 적이 얼마나 있을까? 늘 이게 좀 찼다 싶으면 저게 좀 부족하고, 저걸 신경쓰다보면 다른 게 또 절룩거리는 게 어쩌면 더 자연스럽지 않나 싶다. 우리 부모님들도 사정은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그래서 다들 그러는가 보다. 자식을 낳아봐야 부모 마음 안다고. 


어쨌든, 정신이 조금이라도 들었으니 이제라도 맛난 거 많이 해 먹이고 싶은 마음에 부산을 떨며 아침부터 요리를 했다. 기왕이면 정성이 많이 들어간 요리가 좋겠다 싶어 선택한 게 바로 감자전병과 라이스페이퍼쌈이다. 다행히 맛있게 먹어줘서 이쁘고 고마웠다.




[ 기린의 채식레시피 ] 

감자전병과 라이스페이퍼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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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자전병반죽 재료 : 감자 2개, 양파 1/4개, 통밀가루 조금, 강황(울금)가루, 녹차가루, 소금

채소재료 : 당근, 호박, 두부(또는 콩햄), 우엉, 양파, 파프리카

소스재료 : 간장, 겨자, 레몬청(또는 매실청) , 현미식초, 고수 (또는 파슬리가루) , 통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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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드는법] 


1. 반죽에 물을 부어 믹서로 잘 섞는다. 강황가루와 녹차가루를 각각 따로 반죽한다.

2. 당근, 호박, 두부는 기름, 소금을 넣어 살짝 볶고, 우엉은 간장, 조청, 후추가루, 참기름을 넣어 졸인다. 양파와 파프리카는 가늘게 채썰어 그대로 넣어도 좋고, 살짝 볶아도 좋다.

3. 라이스페이퍼는 미지근한 물에 불렸다가 한 장씩 펴서 야채를 넣고 쌈을 싼다.

4. 소스를 만들어 곁들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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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48719_737170422980743_189342273_o.jpg» 밥상 위의 시스루룩, 라이스페이퍼쌈. 당근싹으로 장식하고 고수가루를 뿌려주었다.






전병이란 떡처럼 둥글게 전을 부친 것으로 밀전병이나 메밀전병 또는 진달래꽃을 찹쌀가루에 넣어 부친 화전을 많이 요리한다. 감자는 특유의 부드러움과 아삭거림 때문에 야채속 없이 전 만으로도 맛이 좋다. 통밀가루를 조금 섞으면 잘 부쳐진다. 강황은 보통 울금과 통용되는데, 생김새는 강황이 보다 동그랗다. 한방에서는 어혈을 풀어주고, 기를 내리면 혈뇨를 다스리는 약으로 사용된다. 특히 가슴이 아픈 증상을 고치는데, 그것은 울금이 기를 순환시키는 작용을 하여, 피도 잘 흐르게 하고, 감정도 잘 흐르게 하기 때문이다. 특히 여자들은 기가 막히는 일을 자주 겪으면 피가 뭉쳐서 생리불순이나 생리통이 심해지고, 우울증이 생기기 쉬운데, 이럴 때 울금이 아주 좋은 약이다. 카레의 원료이기도 한 울금은 소화기능을 돕는 작용도 탁월하다. 또한 담즙분비를 촉진시키고 간기능을 개선시켜주는데, 담석증이나 신장결석에도 좋다. 강황을 가루내어, 전을 부칠때난 야채를 볶을 때 넣으면 밥상 위에 고스란히 보약을 올리는 셈이다. 



 


 10156825_733903536640765_1518800203_n.jpg» 채소를 곁들이지 않고, 통밀가루를 넣은 감자전 만으로도 아삭거리고 맛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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