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폐렴구균은 인플루엔자처럼 전염성이 강해 만 5살 미만 영유아는 백신접종을 하는 것이 좋다. 이종근 기자 root2@hani.co.kr
[건강] 영유아 폐렴구균 예방접종
코·목 속에 있다 면역력 약해질 때
뇌수막염, 중이염 등 일으키는 세균
생후 15개월 이내 모두 4차례 맞혀야
처음 맞힌 것과 같은 종류로 접종을
이달부터 영유아가 맞는 폐렴구균 예방접종이 무료가 됐다. 기존에는 4차례에 모두 50만~60만원이나 드는 고가의 예방백신이었다. 이제 국가필수예방접종사업에 포함돼 만 5살 미만은 전국 7천여 지정의료기관에서 접종을 받을 수 있다. 폐렴구균은 폐렴이나 뇌수막염, 중이염 등을 일으키는 세균으로 예방접종을 받으면 이들 질환을 상당 부분 예방할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예방접종은 국내에 두 가지가 출시돼 있어 부모가 선택할 수 있다.
폐렴구균 예방접종을 챙겨야 하는 이유
폐렴구균은 우리 몸의 코와 목의 점막에 상주하는 세균이다. 평소에는 별다른 문제를 일으키지 않지만, 인플루엔자 감염과 같은 호흡기 질환으로 면역력이 약해진 틈을 타 뇌와 혈관, 귀로 침투할 수 있다. 폐렴구균에 감염돼 뇌수막염이나 패혈증 등에 걸리면 치료가 어렵다. 치료를 하더라도 장애를 남길 수 있다.
방지석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폐렴구균이 우리 몸에 침투하면 부위에 따라 수막염이나 급성중이염, 폐렴, 패혈증 등을 일으킬 수 있다. 인플루엔자처럼 전염성도 강하다”고 설명했다. 5살 미만 영유아의 사망 원인 가운데 백신으로 예방이 가능한 질환 1위가 폐렴구균성 질환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만 5살 미만 영유아는 폐렴구균성 질환에 걸리기 쉬우므로 백신 접종이 필요하다.
만 5살 미만이면 예방접종 대상
폐렴구균 백신은 정해진 접종 일정대로 맞춰야 예방 효과가 커진다. 접종 일정은 생후 2, 4, 6개월에 한번씩 3번을 접종한 뒤 돌 무렵인 12~15개월에 한번 더 접종을 해야 한다. 마지막 추가 접종은 면역력을 크게 올려주는 구실을 하므로 잊지 말고 맞혀야 한다. 질병관리본부의 예방접종도우미 사이트에 아이의 정보를 등록하면 접종 일정을 알려주므로, 예방접종을 빼먹지 않을 수 있다. 접종 시기를 놓친 아이들에게도 무료 혜택은 적용된다.
우선 한번도 접종하지 않은 만 2~5살은 한번만 접종을 해도 면역력이 생긴다. 생후 7~11개월에 시작하면 최소 한달 간격으로 두번 접종을 하고, 3차 접종은 만 1살이 지난 뒤 두번째 접종과는 최소 8주의 간격을 두고 하면 된다. 생후 12~23개월에 첫 접종을 시작한다면 최소 8주 간격으로 두번 맞히면 된다. 예방접종을 시작했으나 중간에 접종 일정을 완료하지 못했다가 이번 무료 혜택을 계기로 다시 맞히려고 한다면 총 접종 횟수는 다시 시작하는 나이에 따라 달라지므로 소아청소년과 의사와 상의하는 것이 권고된다.
폐렴구균 예방접종은 2가지
국내에서 사용되는 폐렴구균 예방백신은 몇 가지 종류의 폐렴구균을 예방할 수 있느냐에 따라 두 종류가 있다. 하나는 10가지의 폐렴구균을, 다른 하나는 13가지를 예방할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한 종류를 받기 시작하면 접종 일정대로 해당 종류를 계속 맞는 것이 권고된다. 대한소아과학회는 백신이 예방하는 폐렴구균의 수를 보라고 권장한다. 더 많은 종류를 포함하고 있는 백신이 더 넓은 범위로 폐렴구균 질환을 예방해 줄 수 있어서다.
다만 국내에서 최근 3년(2011년~2014년 초) 동안 전국 25개 병원에서 두 백신의 임상연구를 실시해보니 두 가지 백신 모두 중증 폐렴구균 감염 예방에 좋은 효과를 나타냈다. 강진한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폐렴구균의 한 종류인 19A균은 뇌수막염, 패혈증 등 심각한 질환을 잘 일으키며 항생제 내성이 강해 치료가 어렵다고 알려져 있다.
13가지 폐렴구균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는 백신만 19A균 항체를 만들어 낼 수 있도록 만들어져 10가지를 예방하는 백신이 이 균에 대한 방어 효과가 의문시됐으나, 실제 연구 결과에서는 10가지를 예방하는 백신을 접종받은 소아에게서도 19A균에 의한 중증 감염 발생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윤회수 경희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많은 종류를 예방하는 백신이 효과가 더 크다고 하지만 대부분 예방 비율은 비슷하다고 알려져 있다. 다만 예방백신이 도입된 지 얼마 되지 않아 효능·효과는 향후 좀더 관찰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양중 의료전문기자 himtrai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