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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nnel: 베이비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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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에도 ‘나만의 정체성’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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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가 알아야 할 디지털

 1401705532_01701149499_20140603.JPG» 고평석 사람과디지털연구소 객원연구원초등학교 3학년생이 친구 둘과 함께 인터넷에 카페를 만들었다. “세 명이 굳이 카페까지 만들 필요가 있냐”고 물으니 “우리들만의 공간이 필요해요”라고 말한다. “엄마 모르게 틈틈이 모일 수 있잖아요. 예쁜 사진도 공유할 수 있구요.” 요즘 초등생 얘기다.

예전에는 놀이터에서 만나던 아이들이 이제는 모바일에서 빠르고 쉽게 만난다. 또 고유의 언어로 자신들에게 유용한 것들을 공유한다. 자녀가 스스로의 온라인 생활에 대해 먼저 말하지 않는 이상 부모는 온라인 세상 자녀의 모습을 웬만해선 알기 어렵다.

“쓸모 있는 파일을 올려주는 친구의 블로그가 제일 인기 있어요”라고 이 초등생은 말했다. 아이들이 인터넷에 글을 올리거나 사진·파일을 올릴 일이 많아졌다. 하지만 무엇을 올리고, 올리지 말아야 하는지에 대한 자각이 낮다. 더욱이 어렸을 때의 글이 평생을 따라다닐 수 있다는 것도 이해하기 어렵다.

대학생 나이가 되면 다르다. 혈기만큼 판단력도 성숙했다. 대학생들에게 “인터넷에 글을 올릴 때 얼마나 주의하냐”고 물었다. “정치적 성향이 있는 사이트보다 대학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활동해요. 상식선을 지킬 수 있으니까요. 나름 안전한 거죠”라고 답변한다. 자신이 올리는 글의 파급효과를 생각하는 것이다. 인기 메시징서비스 스냅챗의 창업자인 에번 스피걸이 대학 시절 친구에게 보낸 낯뜨거운 메일로 곤욕을 치렀다는 종류의 뉴스들이 반면교사가 된 셈이다.

대체로 초등학교 고학년부터 활발하게 인터넷에서 활동하고, 소셜네트워크형 커뮤니티 사용 빈도가 올라간다. 인터넷에 올리는 글 하나 파일 하나가 자기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 알 필요가 있는 때인 셈이다. 자신의 글 하나하나가 모여 온라인 정체성(ID)이 되고, 남들이 자신을 평가하게 되는 온라인 자아가 된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완벽을 추구할 수 없고, 또 전혀 사용하지 않을 수도 없지만, 최소한의 것은 지켜야 한다는 사실이 중요하다.

우리 아이들이 ‘온라인상의 나’에 대해 고민해야 할 때가 왔다. 인터넷은 우리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 우리의 정체성까지 기록해가고 있다.

고평석 사람과디지털연구소 객원연구원

(*한겨레 신문 2014년 6월 17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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