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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지 않기 위해 쓰고 그린 42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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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11294696_00513655201_20140922.JPG세월호 이야기
한뼘작가들 지음
별숲·1만2000원

“수영을 할 수도 있었어요/ 바다로 뛰어들 수도 있었어요/ 가슴엔 이루고 싶은 꿈들이 많았어요/ 살고 싶어/ 세상을 믿고 기다렸어요/ 그런데 나 죽었나요?/ (…) / 우리 가족은 왜 아직 울고 있나요?….”(정유경 <왜>)

봄에 떠난 아이들을 가을이 다 되도록 보내주지 못하고 있다. 애끊는 부정은 40일이 넘도록 곡기를 끊었다. 사무친 모정이 길바닥에서 보낸 나날도 한달에 다가선다. 잔인한 세월이다.

“바다를 그리고/ 배를 그리고/ 부디 돌아와 줘 기다릴게/ 염원을 담은 글을 남겼지/ 바다를 그리고/ 배를 그리고/ 부디 고통 없는 세상에서/ 편히 쉬라고 글을 남겼지/ (…) / 가슴 치며 오열하고/ 분노하며/ 죄인처럼/ 우린 지금 이러고 있지.”(김리라 <우린 지금 이러고 있지>)

1411294685_00513655101_20140922.JPG» 그림 별숲 제공
참사의 원인은 낱낱이 밝혀져야 한다. 동시인·동화작가 38명과 그림작가 27명이 ‘한뼘작가들’이란 이름으로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린 이유다. 애초 펼침막 천에 인쇄해 광화문 광장에 내걸었던 작품 42편을 한권 책으로 묶었다. 무엇보다, 잊지 않기 위해서다. 인세 전액과 책값의 10%(1권당 2400원)는 세월호 희생자 추모사업에 기부한다.

“너무 일찍 떠나서 죄송해요/ 다녀오겠다고 하고 돌아가지 못해 죄송해요/ (…) / 우리는 다시 만날 거예요/ 아주 먼 훗날에요/ 그때 제게 행복한 기억들 많이 들려주셔야 해요/ 저는 그거면 돼요/ 다 잘될 거예요/ 힘내세요/ 사랑해요, 엄마/ 사랑해요, 아빠.”(오시은 <하늘에서 온 편지>)

정인환 기자 inhwan@hani.co.kr, 그림 별숲 제공

(*한겨레 신문사 2014년 9월 22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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