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둣빛 들판에 여섯 명의 어린이들이 모여 있다. 초콜릿빛 피부의 아이, 붉은 머리에 주근깨가 귀여운 아이, 유치원 동무같이 친근한 검은 머리의 아이들. 아이들은 각자 팔을 머리 위로 쭉 뻗고 가슴을 열어 심호흡을 하고 풀밭에 앉아 두 손을 마주 모은 채 땅의 기운을 느낀다. 세계 곳곳에서 모인 듯한 아이들이 느긋하게 몸을 풀고 이제부터 무엇을 하려는 걸까? 바로 ‘요가’ 하며 동물 되기 놀이!
<안녕, 나마스테!>는 어린이들에게 요가의 기본 동작을 소개하는 그림책이다. 요가를 권할 때 흔히 사용되는 힐링이니 몸매관리니 건강이니 하는 어른들만 흥미 있는 단어들은 다 빼고 어린이의 시각에서 재미와 동심만 담았다. 사자 자세, 나비 자세, 강아지 자세, 뱀 자세, 개구리 자세, 고양이 자세, 산 자세 등 총 일곱 가지의 ‘동물 요가’ 자세를 그림과 함께 배울 수 있다. 본문 어디에도 ‘요가’ 같은 어린이가 ‘모르는 말’이나 ‘공부’ 같은 ‘따분한 말’은 나오지 않는다. “쪼그려 앉아서 땅을 짚었다가 폴짝! 뛰어오르기. 그러면 나는… 야무진 개구리!”와 같은 간결한 글과 그림을 따라가다 보면 아이들은 자연스레 ‘동물 자세’를 취하게 된다. 지은이 유태은씨는 미국에서 일러스트레이션을 공부하고 그림책 <마녀만 날 수 있어>(Only a Witch Can Fly)로 2009년 <뉴욕 타임스> 선정 ‘올해의 그림책’ 상을 수상한 작가다. 스스로도 요가를 배우고 있다고 한다. 책에 하늘색, 연두색, 노란색 등 밝고 따뜻한 색을 충분히 사용해 요가가 주는 평온함을 한가득 표현했다.표지 뒷면에 따로 떼낼 수 있는 낱장을 붙여놓았는데, 본문에 소개된 일곱 가지 동작이 일목요연하게 정리돼 있다. ‘산 자세’는 키가 크는 데 도움이 되고 ‘고양이 자세’는 척추를 부드럽게 해준다는 식으로 부모가 참조하면 좋을 각 자세의 효능이 함께 적혀 있다. 입말체로 쓰인 책 전체를 출판사 블로그(blog.naver.com/iyagikot)에서 지은이가 직접 한 장 한 장 읽어준다. 따스한 주말, 창문 활짝 열어 놓고 지은이의 목소리를 따라 온 가족이 함께 ‘동물’이 되어보는 것도 좋겠다. 유아부터.김효진 기자 july@hani.co.kr, 그림 이야기꽃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