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23일 새 그림책] 꿈꾸는 소녀 테주 외
[단신] `아빠가 만든 놀이터'다음달 5일부터 군포에서
세 아이의 아버지인 연출자가 자신의 경험을 살려 만든 가족 놀이터 <우당탕탕 아빠가 만든 놀이터>가 다음달 5일부터 군포 문화예술회관 제1전시실에서 전시된다. 이 체험전을 총연출한 엄철호씨는 <바투> <오물조물딱딱-이영란의 흙놀이> <가루야 가루야> 등의 조연출 및 제작 피디를 맡은 바 있다.
<아빠가 만든 놀이터>는 총 3개의 체험전으로 꾸며져 있다. 첫번째 놀이터는 <아빠 곰 캠핑장>으로 굵은 모래와 푹신한 잔디 위에 예쁜 텐트가 설치돼 있는 공간이다. 장작 쌓기, 꼬치구이 마ㄹ기, 솔방울 던지기, 곤충 가위바위보, 나무 블록 쌓기 등 감성 캠핑 놀이체험을 통해 아이와의 유대감을 강화할 수 있다.
두번째 놀이터는 <못말리는 세탁소>라는 공간으로 천장에 주렁주렁 걸려있는 옷들과 벽면에 대롱대롱 매달려 있는 실타래가 조화롭게 꾸며진 공간이다. 평소 아이들에게 못하게 했던 옷에 그림 그리기, 직접 만ㄷ르어서 가져갈 수 있는 양말 인형 만들기, 꼬마 코르크 마개와 예쁜 색 끈을 이용한 끈 그림 그리기 등을 할 수 있다. 이러한 체험은 아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하고 창의적 활동을 통한 예술적 감성을 키울 수 있다.
세번째 놀이터는 <장롱나라 놀이터>라는 공간이다. 입구 가운데 놓인 커다란 장롱은 마치 마법의 세계로 연결된 듯한 독특한 느낌을 준다. 장롱 문을 열고 미끄러져 들어가면 다양한 모양의 쿠션, 이불, 옷가지로 꾸며진 신나고 환상적인 놀이터가 펼쳐져 있다. 장롱 미끄럼틀, 폭신폭신 쿠션 쌓기, 스펀지 팝콘, 베개썰매, 아슬아슬 이불암벽 등 대근육 발달과 협동심을 기를 수 있는 놀이로 구성될 예정이다.
이 놀이터의 총 연출을 맡은 엄철호 작가는 “아이들은 놀이를 통해 몸과 마음과 머리가 조화롭고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다”며 “부모들이 이 체험전에서 아이들과 스킨쉽을 통해 유대를 강화하고 아이들의 신체 활동을 응원해 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체험전은 7월5일~8월24일동안 열리며, 월요일에는 쉰다. 체험 시간은 90분이며, 어린이와 어른 모두 1만8천원이다. 단체 가격은 1만원이다.
문의는 (02)548-5532, 548-5568.
양선아 기자 anmada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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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아와 신생아의 두뇌발달에 미치는 신체운동의 영향력
» 한겨레 사진 자료
운동을 두뇌를 발달시킨다
아기는 태내에서 빙글빙글 돌고, 발로 차고, 엄지손가락을 빠는 등 활발히 움직인다. 신생아 때는 머리를 옆으로 돌리고, 다리를 차고, 팔을 휘젓는 등 다양한 반사행동을 한다. 이러한 초기 행동들은 대뇌피질 밑의 뇌구조가 조절하지만, 생후 4개월에 이르면 아기의 운동은 대뇌피질에 의해 조절되기 시작해 자발적이고 조정된 동작들로 바뀐다. 아기의 움직임이 활발해지면아기의 심장박동이 증가하는데 그에 따라 산소와 피가 뇌에 더 많이 흐르게 된다. 이것은 아기의 집중력을 향상시키고 뇌처리속도를 빠르게 하며 활력이 넘치게 하고, 문제해결력을 끌어올린다. 반면에 자세를 잡고 천천히 이루어지는 운동은 보다 많은 소근육이 관여한다. 이는 전정기관과 전두엽을 의식적으로 활성화시켜 집중력을 향상시킨다. 이러한 자세와 균형은 주로 소뇌나 기저핵이 담당한다. 소뇌는 6개월에서 18개월 사이에 급속도로 성숙한다. 운동은 의식, 인지, 사고, 기억, 정서 등의 정신적인 현상을 자극한다. 운동은 뉴런 사이의 연결 뿐만 아니라, 뉴런의 수도 늘릴 수 있다. 어려운 동작도 일정기간 반복하면 그와 관련된 대뇌피질이 두꺼워지고, 반대로 중단하고 일정 기간이 지나면 그 부분이 다시 얇아진다. 고난도의 동작도 학습과 경험을 통해서 생겨나며 중단할 경우 퇴화하는 것은 뇌 가소성 때문이다. 운동도 꾸준히 하지 않으면 퇴화하는 것이다.
신경발달학자 제임스 프레스콧 박사는 운동이 소뇌를 자극하여 폭력성을 줄인다고 한다. 원숭이 실험에서 폭력성을 일으킨 소뇌의 이상부위를 제거하였더니 원숭이가 아주 온순한 상태가 되었다. 운동을 하면 기저핵, 소뇌 및 뇌량, 즉 뇌의 모든 주요 부위를 강하게 하고 뇌에 산소를 공급해주며 뉴런의 성장을 촉진하고 뉴런간의 더 많은 연결을 촉진하는 두뇌촉진인자 BDNF(Brain-derived neurotrophic factor)를 분비한다. 또 운동은 도파민 신경회로를 활성화시켜 기억력도 높이고 스트레스도 해소시킨다.
운동발달과 뇌성숙
아기가 밝은 빛을 볼 때 눈을 깜박거리거나 무릎을 가볍게 쳤을 때 발을 차는 것은 고의적이거나 계획된 자발행동이 아니다. 반사행동들을 통해 무의식적으로 반응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반사행동들은 출생이전이나 출생 시부터 나타나 아기의 생존을 돕는다. 그러나 대뇌피질에 의한 자발적인 운동이 들어나면 많은 반사행동들은 생후 12개월 이내에 사라진다. 예를 들면, 걷기반사는 4-8주에 없어지고, 놀람반사는 2-3개월에 사라지며, 헤엄치기 반사는 6개월에 없어지고, 빨기 반사는 9개월에 사라진다. 그러나 밝은 빛 앞에서 눈을 감는 반사, 눈 깜박이기, 하품, 기침, 구역질 또는 재채기와 같은 생존에 중요한 반사들은 사라지지 않는다.
자발적인 운동은 뇌의 성숙 정도에 따라 단계적으로 발달한다. 즉 아기들은 손 뻗는 법을 배우기 전에 머리와 얼굴 운동으로 제어하는 법부터 배우며 나중에 걷는 법을 배운다. 생후 3개월에는 반사운동과 눈운동을 억제할 수 있기 때문에 자세가 불안해지면 균형을 유지하는 반응이 일어나고, 원하는 물건을 향해 손을 뻗을 수 있게 머리와 눈의 협응이 발달한다. 4개월에는 뇌간의 발달로 고개를 가눌 수 있으며, 7개월에는 중뇌의 발달로 중력을 이길 수 있는 앉기, 기어가기가 가능하고, 10개월에는 대뇌피질과 소뇌의 발달로 서고 걷는 것이 특히 많이 발달한다. 특히 소뇌는 균형에 깨질 것 같으면 자세를 바로 잡는 등 미래의 사건을 예측하는 운동 제어가 가능하다.
» 한겨레 사진 자료
연습은 운동발달을 촉진시킨다
운동발달은 많은 부분이 뇌의 성숙에 의존하기는 하지만 환경과의 상호작용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아기는 뇌, 근육 그리고 골격이 충분히 성숙되어야 비로소 머리를 쳐들 수 있다. 아기가 고개를 가누는 것은 특별한 학습 없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지지만, 이 새로운 기술을 많이 연습하면 연습할수록 더 능숙해진다. 아기들은 새 기술을 익힐 때마다 그것에 사로잡힌다. 아기는 엎드린 채 머리를 쳐드는데 처음으로 성공하고 나면, 이 동작을 완전하게 해낼 수 있을 때까지 이 흥미로운 새 기술을 계속해서 연습한다. 이러한 집념이 또 다음 단계의 동작을 도전할 수 있도록 준비시켜준다. 아기는 이전의 단계의 동작들을 숙달하지 않고서는 다음 단계의 활동을 수행해 낼 수 없다.
촉각을 수없이 자극해 운동 기술을 연습시키는 문화권에서는 그렇지 않은 문화권에 비해 아기들이 몇 달 더 빨리 목 가누고 앉고 걷는 법을 배운다. 예를 들어 아프리카, 카리브해, 인도 문화권에서는 엄마들이 아기들을 목욕시키고 나서 마사지를 하거나 스트레칭을 해준다. 심지어 일상적으로 아기를 돌리거나 공중에 던지기도 한다. 또한 아기를 슬링에 넣어 안고 다니면서 아기가 엄마의 움직임에 적응하면서 근력과 협응력을 키울 수 있게 한다. 연구에 의하면 이러한 자극이 운동 발달을 촉진한다고 한다. 4주 이상 일주일에 두 번씩 20회 정도 360도 회전되는 의자에 아기를 앉혀 돌리거나, 다리를 수동적으로 움직이게 하는 것으로도 아기가 운동기술을 빨리 배울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에 의하면 기기를 연습한 아기들은 일찍 기어 다니기 시작하고, 걷기를 연습한 아기들은 일찍 걷기 시작한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움직임에 제한을 받으면 운동발달은 지연된다. 미국 덴버시에서 시행된 연구에 의하면 여름에 태어난 아기들이 겨울에 태어난 아기들보다 3주 정도 늦게 기어 다니기 시작했다. 여름에 태어난 아기들은 겨울에 기는 법을 배워야 하므로 날씨가 추워서 연습에 제한을 받기 때문이다.
::: 운동 발달을 돕는 효과적인 자극법 :::
첫째, 운동을 재미있는 것으로 만들자.
아기들은 운동을 통해 자연스럽게 새로운 방법이나 전략을 구상하게 되며 이런 과정에서 아이들의 사고력이 향상된다. 우선 어떤 움직임을 좋아하는지 파악하고 흥미를 붙일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아기들이 운동을 재미있어하고 즐겁게 참여하게 하여야 한다. 공을 굴리고 장난감을 흔들어 보고 아기의 행동을 따라해보자.
둘째, 엎어 키우자.
누워만 있을 때 아기가 얻을 수 있는 시각적 정보는 평면에 가깝다. 하지만 몸을 뒤집어 엎드린 자세를 취하는 순간 아기가 바라볼 수 있는 시야는 확연히 넓어진다. 3차원의 세계를 맛보게 되는 것이다. 그러다 스스로 허리를 세워 앉을 수 있게 되고, 서서 제 발로 이동할 수 있게 되면 이제 아이는 본격적인 3차원 세상을 마주하게 된다. 이제는 직접 만지고 물고 빨며 마음껏 탐색할 수 있는 입체적이고도 환상적인 세상이 맛볼 수 있다.
셋째, 도전정신을 키우자.
아기의 운동 발달과 뇌 발달은 서로 연관되어 있기 때문에 운동 발달을 촉진하기 위해서는 아기의 뇌 신경회로를 적절히 자극하는 것이 좋다. 발달 단계에 비해 약간 빠른 단계의 자극이 효과적인데, 신생아 때는 몸을 쭉쭉 눌러주면서 온몸을 자극하고, 고개를 가눌 무렵엔 가끔씩 아기를 엎어놓아 아기가 스스로 목과 머리를 조절할 수 있게 해주도록 하자. 또한 아기가 길 때는 아기 앞에 물건을 갖다 주어 길 수 있는 의욕을 만들어주고, 아기가 무언가 잡고 일어설 때는 낮은 책상이나 의자와 같이 잡을 수 있는 물건을 갖다주자.
넷째, 시행착오를 두려워하지 말자.
아기가 혼자서 걷기 위해서는 천 번 이상의 엉덩방아를 찧어 스스로 균형을 잡을 줄 알아야 한다. 그런데 이 때 엄마가 아기가 넘어지는 것을 두려워하거나 넘어지지 않도록 조치를 취하면 아기는 시행착오를 할 기회를 잃어버린다. 아기는 칭찬과 격려를 받게되면 ‘즐겁다’는 감정을 느낀 전두엽이 반복과 학습을 통해 또 칭찬받겠다는 의욕을 갖게 된다. 아기의 시행착오를 격려하고 칭찬을 통해 의욕을 갖게 하자.
캠핑, 아이의 야생 본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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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캠핑은 자연의 선물이다02 아이와 함께 캠핑 시작하기
03 우리 가족 캠핑장 고르기04 아이와 함께 할 때 필요한 준비물05 아이들이 좋아하는 베스트 캠핑장06 자연놀이 : 풀과 꽃으로 놀기07 자연놀이 : 돌쌓기, 무전기놀이, 소꿉놀이06 자연놀이 : 돋보기놀이, 망원경놀이07 여럿이 놀이 : 야외극장08 여럿이 놀이 : 볼링놀이, 병 맞히기09 여럿이 놀이 : 돌에 얼굴 그리기10 아빠 어릴적에 : 솔잎싸움11 아빠 어릴적에 : 놀이 산가지놀이12 아빠 어릴적에 : 비석치기, 사방치기
부모가 캠퍼(camper)면 아이도 캠퍼다. 아이와 함께 캠핑을 하기로 마음 먹었다면 떠나기 전부터 아이에게 어떤 임무를 맡길지 생각해두도록 한다. 현장에서 특별 임무를 부여받은 우리 집 아이들은 제법 진지하게 자기 역할을 수행해낸다. 무엇이든 척척 해내는 아빠처럼 자기들도 무언가 해냈다는 성취감이 큰 모양이다. 텐트를 치고 모닥불을 지피고 요리도 해보면서 어느덧 늠름한 캠퍼가 되어간다.
텐트 치기
캠핑장에 도착해 가장 먼저 하는 일은 텐트 치기다. 캠핑 기간 동안 우리 가족이 거주할 공간을 확보하고 집을 짓는 작업이기 때문에 가장 중요한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아빠 혼자 텐트를 치느라 땀을 뻘뻘 흘리기보다는 아이를 동참시켜 캠핑의 첫 과정부터 배우고 느끼게 하라고 권하고 싶다. 금요일 퇴근 후 밤늦은 시간 캠핑지에 도착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텐트 설치부터 캠핑이 끝나고 철수하는 작업까지 아이와 함께하도록 하자.
아이와 함께한 후엔 반드시 격려해주는 것도 잊지 않는다. 서툴고 어설프기 짝이 없는 솜씨지만 아빠를 도와줘서 고맙다는 이야기를 전하고, 협동해서 지어놓은 텐트 앞에서 멋지게 하이파이브도 한다. 텐트를 설치하는 데 한몫했다는 뿌듯함에 아이는 오래도록 이 시간을 기억할 것이다.
아이와 함께 텐트를 칠 때는 텐트를 설치하는 과정 자체에 목적을 두어서는 안 된다. 스스로 무언가를 이루며 캠핑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게 함과 동시에 추억을 남기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므로 다음의 몇 가지를 기억해두었으면 한다.
-아이에게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 지시하지 말자. 함께 이루어가는 공동작업임을 인정할 것!
- 텐트를 쳐본 경험이 있는 아이라면 주도적으로 설치하게 하고 아빠는 옆에서 보조 역할을 맡아보자.
- 서투르고 느리더라도 충분히 시간을 주고 기다린다. 텐트를 설치해가는 단계마다 아이가 성취감을 느낄 수 있도록 칭찬해주자.
- 각 단계별로 이 과정이 왜 필요한지 설명해주고, 다음 단계에는 무엇을 하게 될지 미리 알려주어 아이가 어려움을 느끼거나 흥미를 잃지 않도록 한다.
1. 그라운드시트 깔기
그라운드시트는 텐트를 치기 전 바닥에 까는 천으로, 바닥으로부터 올라오는 습기를 막아주는 역할을 한다. 널찍한 시트의 네 귀퉁이를 잡고 평평하게 깔아야 하므로 아이의 도움이 꼭 필요하다. 이때 땅을 고르는 방법, 비가 올 때 물길을 내는 방법 등도 함께 일러준다. 비가 오는 날 텐트를 잘못 설치해 낭패를 겪었던 아빠의 에피소드를 들려주면 재미있는 이야깃거리도 되거니와 ‘비 오는 날 텐트 치기’ 이상의 좋은 매뉴얼이 된다.
2. 폴 연결하기
텐트의 뼈대가 되는 폴을 연결하는 것은 마치 블록을 맞추는 것과 비슷해 아이들이 재미있어한다. 한창 블록이나 만들기 장난감을 가지고 놀 나이여서 오히려 아빠나 엄마보다 더 능숙한 솜씨를 발휘하기도 한다. 텐트의 종류에 따라 폴을 연결하는 방법이 까다롭거나 폴이 굉장히 길고 무거워 어려운 경우가 있다. 형제가 있다면 협동해서 해보도록 하고 아닌 경우 아빠가 함께하도록 한다. 연결된 폴을 이리저리 옮기다가 지나가는 사람을 다치게 하거나 걸려 넘어질 수도 있으므로 주의사항을 일러준다.
3. 텐트에 폴 연결하기
이제 본격적으로 텐트의 형태가 갖춰지는 단계다. 텐트에 폴을 연결하는데, 이때 대부분의 아이들은 가장 힘들어한다. 특히 이너텐트(안쪽 방이 되는 텐트)와 거실이 되는 공간이 분리된 큰 사이즈의 경우에는 훨씬 복잡하다. 아빠와 함께 설명서를 보면서 차근차근 설치하도록 하고, 혹시 폴을 잘못 끼우거나 중간에 폴이 빠져 다시 하게 되더라도 포기하지 말고 참을성있게 마무리하는 법을 배울 수 있도록 도와주자.
4. 팩 박기
텐트를 완성한 후 땅에 고정시키는 작업이다. 우리 집 아이들의 경우 팩 박는 단계를 가장 좋아한다. 팩을 망치로 두드려 땅에 박는 것이 재미있는 모양이다. 힘도 어찌나 센지 내가 박은 것 못지않게 제법 잘 박는다. 단, 항상 손이나 발을 다치지 않도록 주의를 준다.
한번은 아이와 함께 팩을 박다가 혹시 바람이 세게 불어 박아놓은 팩이 휙~ 빠지면 어떻게 될까 물은 적이 있다.
아이 말이, “도로시(〈오즈의 마법사〉에 나오는 주인공)가 토네이도에 휘말려 날아갔던 것처럼 우리도 텐트 타고 날아가면 되지!”란다. 아이 머릿속에선 텐트가 비행기가 됐다 배가 됐다 도로시의 집이 되기도 한다. 특히 캠핑지에서는 이런 아이의 상상력이 무한대가 되는 것 같다. 일상에서도 상상 속 세계에서처럼 풍부한 영감을 지니고 자랄 수 있게 해주고 싶은데, 참 마음 같지가 않아 늘 안타깝다.
잠시 다른 이야기를 했는데 다시 팩 박기로 돌아와, 팩을 박을 때는 땅과 비스듬한 각도로 박아야 한다는 것을 일러준다. 바람이 불어 팩이 빠지면서 텐트가 날아가는 날이면 현실은 절대 아이의 상상처럼 유쾌하지 않기 때문이다. 비바람 속에서 텐트를 다시 지어야 하는 일이 생길 수도 있고 자칫 아찔하게 위험한 상황에 직면할 수도 있다.
5. 타프 치기
타프는 쉽게 말해 그늘막이다. 낮에는 시원한 그늘을 만들어 햇빛을 가려주고 밤에는 이슬로부터 장비를 지켜준다. 캠핑 내내 편안하게 그늘 아래 앉아 있고 싶다면 아이의 도움을 받아 타프를 설치하도록 하자. 해가 드는 방향과 해가 지는 방향을 고려해서 타프의 각도를 어떻게 해야 할지 등을 이야기해보면 아이의 사고력이 얼마나 자랐는지도 새삼 느낄 수 있다.
6. 타프 스트링 팩 박기
타프를 고정시키기 위해서는 스트링 팩을 박아야 한다. 스트링 팩의 위치를 선정할 때는 제법 과학적인 원리를 적용해야 한다. 타프의 폴을 세우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아이와 함께 궁리해본다. 양쪽에서 알맞은 각도로 당겨 설치하는 단계에서는 협동 작업의 묘미를 자연스럽게 배울 수 있다. 팩에 연결하는 줄을 단단하게 고정시켜야 바람에 펄럭이지 않는다는 것도 잊지 말자.
7. 완성
드디어 집을 다 지었다. 텐트 치기가 끝나고 의자를 펴 각자 자리를 잡고 앉은 후엔 멋지게 아빠를 도와 텐트를 완성한 아이에게 시원한 음료수 한잔을 건네며 칭찬해주도록 하자. 앞으로 좋은 캠핑 파트너가 될 것을 다짐하는 순간이기도 하다.
화로에 불 피우기
아이나 어른이나 캠핑의 낭만을 이야기할 때 ‘모닥불’을 빼놓을 수 없다. 모닥불은 보통 화로에 지피는데, 땔감을 마련하는 것은 아이들이 즐겨하는 일이다. 캠핑장마다 장작을 판매하지만 캠퍼라면 한 번쯤은 캠핑장 주변의 떨어진 나뭇가지를 주워와 불을 피우는 즐거움을 누려봐야 한다.
아이들에게 작은 봉투를 하나씩 들려 보내 솔방울이나 잔가지들을 주워 오게 하면 누가 많이 줍나 내기를 하듯 열심히 임무를 완수한다. 땔감을 구해오지 못하면 모닥불을 피울 수 없다고 하면 더 열심히 찾아온다. 오늘의 하이라이트, 모닥불의 핵심 임무를 담당했다고 믿는 것이다. 아이들의 순수함 앞에 자꾸 웃음이 나니 내게 캠핑은 이렇게 작은 과정 하나하나가 소중한 활동이라고 강조할 수밖에 없다.
화로에 불을 피울 때는 반드시 안전 수칙을 일러주어야 한다. 불을 피울 때는 장작을 다루는 데 필요한 도끼나 톱 등의 도구를 사용하기 때문에 이런 도구는 아빠만 사용할 수 있으며 아이들이 장비를 만질 경우 얼마나 위험천만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는지 강조하고 또 강조하도록 한다. 단, 고학년 아이일 경 우 장작을 자르는 톱질을 해보고 싶어 하면 평소 아이의 성향(침착성, 섬세함 등)을 살펴 어른의 도움을 받아 해볼 기회를 주는 것도 좋다는 생각이다.
불을 피울 때 또 한 가지 기억할 점은 장작이 잘 말랐는가를 살피는 것이다. 장작이 바짝 마른 상태가 아니라면 불을 피우기가 쉽지 않다. 이럴 때는 장작을 미리 펼쳐두어 습기를 말린 후 사용하도록 한다. 습기 있는 장작을 태우면 불이 잘 붙지 않을 뿐 아니라 연기가 많이 발생해 괴로워진다.
화로에 불을 지폈으면 긴 꼬챙이에 옥수수나 소시지, 마시멜로 등을 꽂아구워보자. 아이들에게는 큰 재밋거리여서 이 시간을 기다리고 또 기다린다. 불에 너무 다가가거나 꼬챙이를 잘못 사용해 다치지 않도록 어른이 옆에서 지켜보는 것이 좋다.
요리하기
캠핑장에서는 식사 준비도 아빠와 아이의 몫으로 정해보자. 남편과 아이 챙기느라 평소 1인 3역쯤 거뜬히 해내야 하는 엄마에겐 휴식의 시간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쌀을 씻고 재료를 준비하는 과정에 아이를 참여시키면 의외로 참 재미있어한다. 캠핑을 계기로 집에서는 한 번도 해보지 않았던 요리에 입문하게 되는 것이다. 캠핑장에서만 맛볼 수 있는 아빠표 라면은 아이가 두고두고 기억하는 즐거운 이야깃거리가 된다.
캠핑을 떠나 야외에서 먹는 음식은 뭐든 맛있다. 장작을 이용한 바비큐나 자연의 재료를 활용해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요리와 같이 평소에 잘 해 먹지 못했던 요리도 마음 놓고 만들 수 있으니 캠핑장의 요리 시간은 캠핑의 ‘꽃’이라 불린다. 아이들도 이번 캠핑에선 어떤 별미 요리를 맛보게 될까 기대할 정도. 요즘은 장비가 워낙 좋아져 야외에서도 어떤 요리든 가능하다. 석쇠에 올려 고기만 구워 먹어도 맛있지만 이왕이면 한껏 기분을 내 캠핑 분위기를 돋워줄 근사한 요리에도 도전해보자. 감성 캠퍼가 되어보는 것도 낭만적이니까.
특히 캠핑장 주변에서 아이와 함께 쑥이나 진달래, 뽕잎 등을 따다가 요리를 만들거나 그 지역의 재래시장에 들러 산지의 고유 재료를 구해 요리를해볼 것을 권하고 싶다. 엄마 아빠에게는 어린 시절을 추억하는 시간이 되고, 아이는 자연을 온전히 느낄 수 있어 좋다.
1. 양념 가방 속 비밀 무기
어떤 요리를 할 것인지 정하고 필요한 양념을 종류별로 나누어 작은 밀폐용기에 담아간다. 캠핑장에서는 무엇보다 ‘간편함’이 우선시되어야 하기 때문에 가져가기에도 현지에서 요리를 하기에도 불편하지 않아야 한다.
특히 국물을 내는 재료는 바로 끓여 먹을 수 있도록 미리 준비하는 것이 좋은데, 집에서 미리 국물을 끓여 식혀 육수 팩에 한 번 분량씩 넣어 냉장 또는 냉동 보관하면 좋다. 한 번 먹을 것만 가져가지 말고 한두 번 더 먹을수 있는 분량을 준비하면 갑자기 뜨끈한 국물이 필요하거나 아이들 아침으로 간편한 떡국 등을 끓일 때 유용하다.
다진 마늘이나 마른 고추, 바질, 로즈메리 등의 허브는 종류대로 지퍼백에 담아 양념 가방 속에 넣어두도록 한다. 마른 재료이기 때문에 보관 기간이 길고 간편하니 번거롭더라도 꼭 챙기자. 요리의 맛을 확 돋우는 일등 공신 역할을 톡톡히 해낼 것이다. 남들이 챙기지 않는 재료를 준비해 가야 멋지게 솜씨를 발휘할 수 있다.
2. 활용도 만점! 지름 18cm 프라이팬을 준비하자
집에서도 야외에서도 편애하는 도구를 꼽으라면 지름 18cm 크기의 프라이팬을 고르겠다. 캠핑용 코펠에는 들어 있지 않은 사이즈이기 때문에 별도로 준비하도록 한다. 우묵하게 깊이가 있는 것이면 좋다. 라면 1인분을 끓이거나 달걀을 넣고 즉석에서 스크램블을 만들 때, 아이들이 좋아하는 팬케이크를 구울 때도 그만이다. 코펠을 빼고 이 프라이팬 하나만 가져간 적도 있다. 이것 한 가지면 안 되는 요리가 없을 정도다. 번거롭게 이것까지 가져가야 하느냐고 묻는 사람도 있지만 현장에서 이 프라이팬 하나로 웬만한 요리를 다 해내는 것을 보고는 주변 캠퍼들이 하나둘씩 이 요긴한 도구를 챙겨가기 시작했다. 이렇게 캠핑 전용 도구가 아닌, 평소 집에서 사용하던 도구
중에서 내 손에 익숙하고 요리 시간을 절약해주는 다용도 아이템 한 가지쯤은 정해두도록 하자. 캠핑의 고수가 되는 길은 이렇게 작은 데서 시작된다.
렌턴 켜기
자, 이제 캠핑장에 어둠이 내리기 시작했다. 캠핑의 밤을 밝혀줄 랜턴을 켜는 시간. 랜턴은 캠핑 장비 중에서 아이가 다루기 힘든 도구다. 랜턴의 종류에 따라 그냥, 심지어 불만 붙이면 되거나 배터리를 이용해 스위치를 켜기만 하면 되는 것도 있지만 등유를 사용하는 랜턴의 경우에는 불을 켜기 위한 몇 가지 단계를 아빠가 가르쳐주도록 하자. 사실 이 등유 랜턴이 진짜 랜턴답고 불 켜는 재미가 있기는 하다.
잠자리 정돈하기
저녁이 되면 텐트 안에 미리 잠자리를 펴둔다. 이때 자기 잠자리는 자기가 펴고 정리하는 것을 캠핑의 룰로 정하자. 습기나 냉기가 올라오는 것을 막기 위한 매트(발포매트, 자충매트 등)나 담요 등을 깔고 침낭을 편다. 겨울철에는 전기담요를 이용하기도 하고 침낭이 없을 때는 깔고 덮는 캠핑용 침구를 별도로 준비한다. 캠핑을 몇 번 해본 아이라면 능숙하게 잠자리를 마련하고 텐트 안에 수면램프까지 설치해 나름대로 아늑한 공간을 꾸민다.
텐트를 철수할 때도 마찬가지. 아침에 일어나면 잠자리부터 정돈하도록 일러둔다. 날씨가 좋다면 침낭을 펼쳐 텐트 위나 로프에 걸쳐서 햇볕에 살균 소독하는 것이 좋다. 보송보송하게 마른 침낭은 쾌적한 캠핑을 보장해주는 일등 공신이니까!
분리수거와 설거지
집으로 돌아가는 순간까지 아이에게 임무가 주어진다. 사실 전날 실컷 놀고 지쳐 쓰러졌던 아이에게 아침부터 도움을 청하는 것은 무리다. 늦잠에빠져 있거나 집에 가기 전에 조금이라도 더 놀기 위해 벌써 어디론가 사라졌을 것이다. 하지만 캠퍼가 되기로 마음먹었다면 마지막까지 깔끔하게 뒷정리하는 것을 가르쳐줘야 한다. 아빠가 먼저 모범을 보이는 것은 필수!
잔뜩 어질러진 쓰레기를 분리수거하고 요리했던 그릇을 설거지하는 것도 아이와 함께할 일이다. 나이가 어려도 할 수 있는 일이니 동참시키도록 하자. 깨끗하게 주변을 정리해 마무리하는 것이 진정한 캠퍼의 역할임을 꼭 알려준다.
한두 번의 캠핑을 마치고 나면 부쩍 달라진 아이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비록 야외에서만 의젓한 모습을 보일 뿐 집에서는 원래대로 돌아오더라도 말이다. 시작부터 끝까지 모든 과정에 동참했다면 이제 아이도 진정한 캠퍼라 부를 수 있지 않을까.
출처 : 아이가 즐거운 가족 캠핑의 모든 것 <아빠, 캠핑가요!>
앙증맞은 그림 그림책의 고전
부끄럼 많이 타는 아이를 위한 그림책
» 비룡소 그림 제공
서천석의 내가 사랑한 그림책
너무 부끄러워!
크리스틴 나우만 빌맹 글, 마리안 바르실롱 그림, 이경혜 옮김, 비룡소 펴냄(2012)
어떤 아이들은 부끄럼을 많이 타고 어떤 아이들은 행동에 거침이 없다. 부끄럼이 많은 아이들을 보고 있자면 부모도 답답하지만 정작 가장 답답한 건 바로 그 아이들이다. 부끄럼이 많다고 친구들과 어울리고 싶지 않은 것도 아니고, 할 말이 없는 것도 아니다. 재밌는 말로 아이들의 관심을 끌고 싶고, 신나게 운동장을 달리며 함께 뛰놀고 싶다. 하지만 말이 내키지 않고 발이 떨어지지 않는다.
그런데도 주변 사람들은 아이를 탓한다. 뭐가 그리 겁나냐고 다그치고, 한번 해보면 아무것도 아닌데 그런다며 비웃곤 한다. 물론 이런 말을 하는 사람은 다그치거나 비웃는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격려한다고, 충고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만약 아이가 이미 한두 번 해봤는데도 여전히 나서기가 두렵다면, 작은 일에도 자꾸 겁부터 난다면 아이는 느끼지 않을 수 없다. ‘그래 내가 못난 아이, 부족한 아이인가 보다’고. 그리고 이제 더 근거를 갖고 용기를 잃고 만다. 두려움이 커지지 않을 수 없다.
크리스틴 나우만 빌맹의 책 <너무 부끄러워!>는 부끄럼이 많은 레아의 이야기다. 레아는 수업 시간에 화장실에 가고 싶어도 부끄러워 선생님에게 말하지 못하고, 자신이 잘하는 것을 친구들에게 자랑하고 싶지만 부끄러워 아무것도 하지 못한다. 운동장에서 놀고 싶어도 아이들에게 밀려 미끄럼조차 타지 못하고 좋아하는 남자아이가 있어도 고백은커녕 멀리서 쳐다볼 뿐이다.
이 책의 가장 중요한 장치는 반전 그림에 있다. 마리안 바르실롱은 그림의 왼쪽 절반은 그대로 둔 채 오른쪽 절반을 이중으로 만들어 정반대 내용의 그림 두 개를 그려낸다. 그 그림 중 하나는 레아의 소망이고, 나머지 하나는 레아의 현실이다. 친구들 앞에서 나비춤을 추는 레아의 그림에서 반쪽을 펼치면 부끄러워 혼자 서 있는 레아가 나온다. 이러한 반전은 재미를 줄 뿐 아니라 자질구레한 설명 없이도 단번에 내용을 파악할 수 있게 도와준다.
책은 이제 레아와 비올레트의 이야기로 이어진다. 레아는 비올레트를 부러워한다. 비올레트는 무서움도 없고 뭐든 잘하는 것 같다. 장난도 잘 치고 웃긴 이야기도 많이 한다. 자신이 갖지 못한 것을 비올레트가 갖고 있기에 레아는 비올레트의 약점은 보지 못한다. 하지만 비올레트에게도 부족한 것이 있다. 조심성이 없기에 장난은 종종 엉망인 결과를 만든다. 차분하고 신중한 레아 덕분에 위기를 넘기기도 한다. 비올레트는 오히려 레아가 부럽다.
결국 부러움은 허상이다. 갖지 못한 것에 대한 열망일 뿐이다. 더 필요한 것은 자신이 가진 것을 소중히 여기는 태도다. 지금의 나를 사랑하지 않고, 지금의 나를 믿지 않으면서 자신감을 갖기란 어려운 일이다. 부끄러움이 많은 아이에게는 강요보다는 격려가 필요하다. 자신의 모습을 인정하고 좋아하게, 그리고 천천히 성장하도록 도와야 한다. 그래야 자신감을 가질 수 있다. 자신이 결코 부끄러운 존재가 아니라고 느끼게 도와주는 것. 그것이야말로 부끄러움이 많은 아이에게 주는 최고의 처방전이다.
소아정신과 의사, 그림 비룡소 제공
(*한겨레 신문 2014년 6월 30일자)
[6월 30일 새 그림책] 나무 늘보가 사는 숲에서 외
편하게 짜릿하게 여유롭게…취향따라 ‘첨벙첨벙’
[베이비트리] 여름 가족 물놀이장 어디로 갈까
» 서울 최고기온이 31도까지 오른 6월1일 서울 한강시민공원 여의도지구 물빛광장을 찾은 어린이들이 물놀이를 하며 더위를 식히고 있다. 이종근 기자 root2@hani.co.kr
무더운 날씨가 이어지자 아이들과 함께 물놀이를 즐기는 부모들이 늘고 있다. 그런데 같은 물놀이를 가더라도 아이의 연령이나 아이와 부모의 놀이 스타일을 고려해 놀이 장소를 선택하면 아이와 함께 하는 나들이를 더욱 재밌게 즐길 수 있다. 가족의 라이프 스타일별로 다양한 물놀이터에 관한 정보를 취합했다.
멀리 가기 싫은 ‘귀차니스트’는
한강 물빛광장 등 도심 놀이터로
활동적인 것 좋아하는 부모라면
교외 체험 프로나 워터파크로 ‘쓩’
돈 좀 들여 안락하게 즐기려면
시내 특급호텔 패키지상품에 ‘찜’
‘가깝고 편하게’ 도심 속 공공 물놀이터
“아빠~우리 놀러가요~”라고 하면 인상부터 쓰는 아빠가 있다. 꽉 막힌 도로에서 시간 낭비하기 싫고, 여행 가기 전 정보검색·예약·짐 챙기기·이동 등 모든 과정이 부담되고 귀찮은 사람들이다. 물론 이 과정에서 들어가는 경비도 스트레스 요인이다. 주머니 사정이 좋지 않거나, 지나친 격무로 몸과 마음이 만신창이가 돼 있거나, 장거리 여행을 할 수 없는 부모라면 아이와 함께 도심 속 물놀이터를 찾자. 공원이나 복합시설에 위치한 물놀이터나 바닥분수에서 노는 것만으로도 아이들은 충분히 즐거워한다.
도심 속 물놀이터로 각광받는 명소는 서울 여의도공원에 위치한 물빛광장이다. 지형을 이용한 낙차를 통해 물의 흐름을 시각·청각화한 물빛광장은 수심이 얕아 영유아를 동반한 가족들에게는 안성맞춤이다. 그늘막과 시원한 물을 비롯한 먹거리를 챙겨 이른 아침 서둘러 물가에만 자리를 잡으면 돈 한 푼 들이지 않고 물놀이를 맘껏 즐길 수 있다. 다만 자리 경쟁이 치열하므로 이른 아침이나 아예 늦은 오후에 가는 것이 좋다.서울 상암 월드컵 공원 내에 위치한 바닥분수 역시 가족들이 함께 즐길 만한 물놀이터다. 주위에 다양한 놀이시설과 편의시설이 갖춰져 있어 편리하다. 근처 노을공원 자연물놀이터는 자연 소재를 활용한 나무 도미노 게임, 목재 블록 쌓기, 나무 볼림 등 특색 있는 놀이공간이 있어 물놀이가 지겨워질 때쯤 들러 놀기에 좋다.
만약 이런 장소도 싫다면 여벌 옷 한 벌만 챙겨 복합시설에 위치한 바닥분수를 가볍게 즐기는 방법도 있다. 지하철 1, 2호선 신도림역에 위치한 디큐브파크 중앙에는 바닥분수가 설치돼 있다. 분수 주변엔 원목으로 만들어진 스탠드식 좌석과 선베드 형태의 좌석이 700석 규모로 마련돼 있다. 복합문화쇼핑센터 디큐브시티와 바로 연결돼 있어 외식도 즐길 수 있다.
활동적인 가족이라면 체험 프로그램을
활동적인 것을 좋아하거나 어렸을 때 물장구치고 논과 밭에서 뛰어놀아본 부모라면, 물놀이도 할 수 있고 각종 이색 체험을 할 수 있는 프로그램에 참여해보자.
경기도 양평에서는 농촌체험마을과 함께 하는 ‘양평 물놀이 축제 2014’를 진행하고 있다. 청운면 여물리체험마을 등 16개 마을에서 각 마을에 맞는 프로그램을 진행하는데, 보트타기, 뗏목타기, 송어잡기, 메기잡기 등의 체험과 감자, 옥수수 등 농산물 수확체험, 인절미 떡메치기, 꽃누름체험 등을 할 수 있다. 이 행사는 8월31일까지 진행되며 체험 하루 전날 오후 5시까지 온라인으로 예약하면 된다. 당일 프로그램은 약 5시간 걸리고 비용은 1만~2만원이다. 1박2일 프로그램도 있는데, 5만~11만원으로 가격은 다양하다. 문의 (031)774-5427, 5431.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에 있는 한국민속촌에서도 물놀이와 함께 각종 체험을 즐길 수 있다. ‘시골 외갓집의 여름’ 프로그램이 8월24일까지 진행되는데, 대나무를 이용한 잠자리채 만들기, 대나무 물총 만들기, 전통 부채 만들기, 천연염색 체험, 미니장승 만들기 등의 체험을 할 수 있다. 각 체험은 3000원 정도로 비싸지 않다. 한국민속촌 안에는 지곡천이라는 흐르는 물이 있는데 더우면 발을 담글 수 있다. 7월26일부터는 몸에 좋은 약재를 우린 얼음물로 발을 담그는 ‘얼음 탁족 체험’과 추억의 향수를 자극하는 시골식 ‘등목 체험’을 무료로 즐길 수 있다. 한국민속촌 입장권은 어린이는 1만원, 어른은 1만5000원이다. 문의 (031)288-2998.
자연친화적 체험보다 오락형 물놀이를 좋아한다면 워터파크로 떠나자. 국내 워터파크의 원조로는 캐리비안 베이가 있다. 18년간 축적된 노하우로 안전하고 재밌는 물놀이를 선사한다. 36개월 이하 어린이는 무료이고, 시즌별로 요금이 다르다. 6월28일~7월4일은 하이 시즌으로 대인 5만5000원, 소인 4만3000원이다. 7월5일~8월24은 골드 시즌으로 대인·청소년 7만원, 소인 5만5000원이다. 방수 기저귀를 챙기고, 아이의 몸무게가 15㎏ 이하라면 보행기 튜브나 팔목 튜브를 챙기도록 한다. 먹거리는 죽 형태의 이유식과 씨가 없는 과일 소량만 반입 가능하다. 문의 (032)320-5000.
충남 덕산의 리솜스파캐슬 천천향은 물 좋기로 소문난 워터파크다. 천천향에서는 전 업장에 49℃의 천연 게르마늄 온천수를 매일 공급하고 있어 건강한 물놀이를 즐길 수 있다. 게르마늄 온천수는 특히 아토피 피부를 가진 아이들에게 좋다. 각종 스파탕과 함께 아이들을 위한 유수풀, 키즈풀, 비치풀 등이 잘 갖추어져있다. 성수기인 8월31일까지는 어른 6만2000원, 어린이 4만2000원이며, 36개월 미만은 무료 입장 가능하다. 문의 (041)330-8000.
‘여유롭고 고급스럽게’ 호텔서 물놀이 즐기기
여름휴가 보너스가 두둑한데 사람 많고 복잡한 곳을 싫어하거나 호텔 주방장들이 선보이는 특별한 요리를 즐기고 싶다면 도심의 호텔 패키지를 이용해보는 것도 한 방법이다.
제이더블유(JW) 메리어트 호텔 서울은 아이들과 호텔 수영장에서 물놀이를 하는 여름 패키지를 7월1일~8월31일 선보인다. ‘바캉스 인 더 시티 패키지’는 슈피리어(superior) 룸에서 하루 자고 수영장과 피트니스 클럽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자체 제작한 비치백과 대형 비치타월이 선물로 제공된다. 이 호텔 수영장은 6개의 레인 풀과 아이들이 놀 수 있는 유아용 풀로 이뤄졌다. 물속 충격 완화 장치를 설치하고 피부에 유해한 성분을 차단했다. 가격은 23만9000원(세금 별도)부터다. 문의 (02)6282-6282.
하얏트 리젠시 인천은 7월23일부터 8월24일까지 ‘섬 앤 펀’ ‘섬 앤 풀’ 여름 패키지를 선보인다. 7월10일까지 예약하면 5만5000원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섬 앤 펀’ 패키지에는 객실 1박, 성인 2인 무료 조식, 놀이 교육 전문 브랜드 하바(HABA) 수업 참가, 수영장과 피트니스 센터, 사우나 등이 포함된다. 만 12살 이하 자녀 2명까지는 아침, 저녁 식사를 무료로 제공한다. 7월10일까지 예약하면 ‘섬 앤 펀’은 26만5000원(세금 별도)부터 이용 가능하다. 문의 (032)745-1234.
그랜드 힐튼 서울은 9월5일까지 가족 단위의 고객을 위해 주방장과 함께 하는 요리 교실과 키즈룸을 선보인다. 이 호텔의 수영장은 천장과 옆면이 유리로 돼 실내외의 장점을 살렸다는 것이 특징이다. 어린이 고객을 위한 전용 풀장도 따로 마련돼 있다. 요리 교실은 선착순 마감이라 서둘러야 한다. ‘쿠킹 및 베이킹 클래스’ 여름 패키지는 아파트형 그랜드 스위트에서 하루 자고, 뷔페 레스토랑에서 조식을 제공한다. 텀블러와 아이스크림 교환권 등도 준다. 가격은 20만5000원(세금 별도)부터다. 문의 (02) 2287-8400.
메이필드 호텔은 7월18일까지 ‘프리 서머 패키지’를, 7월19일부터 8월31일까지는 ‘숲 속을 걸어요’ 패키지를 선보인다. 이 패키지에는 슈피리어룸 1박, 성인 2인 조식, 이탈리아 수제 젤라토 2컵이 제공된다. 장난감과 놀이시설이 있는 키즈클럽과 함께 실내 수영장과 야외 유아풀도 이용할 수 있다. ‘프리 서머 패키지’에는 <과학심을 키워주는 종이접기 비행기> 도서를 주고, ‘숲속을 걸어요 패키지’에서는 숲 해설가와 함께 숲 견학 프로그램이 제공된다. 패키지 가격은 19만8000원(세금 별도)부터다. 문의 (02)2660-9000.
양선아 기자 anmadang@hani.co.kr아이들은 SNS에서 세상과 만난다
장난감은 아이에 독, 치워야 제대로 큰다
» 한겨레 사진 자료
"아이에겐 놀이를, 엄마에겐 휴식을"
"소중한 내 아이, 몸 짱으로 키우는 비법"
"신체발달과 정서발달을 촉진하는 놀이기구"
"아기의 오감을 자극하며 호기심을 충족시킵니다."
아이를 사랑하는 마음에서 양육자 누구라도 이런 광고 문구들에 지대한 관심을 쏟는 것은 자연스런 일입니다. 영유아기 자녀를 둔 가정에서, 특히 2030 엄마들과 황혼 육아를 맡고 있는 조부모들에게 육아용품과 놀이기구 한 가지씩은 당연히 비치되어 있습니다. 예컨대 바운서, 범보 의자, 스윙, 점퍼루, 쏘서, 러닝 부스터, 러닝 테이블, 놀이테이블 보행기(어라운드 위고), (멜로디)아기 체육관 등 가격도 천차만별입니다. 게다가 유아용 명품 전동차를 (Audi, BMW, Benz) 포함하여, 특정 기구들은 고가인데도 불구하고, 또 사회적 경제 불황에도 불구하고 유아용품 시장은 지속적인 호황을 누리고 있습니다. 이런 놀이기구들은 혼자서 아이 돌보기에 서툰 초보 엄마와 아빠에게 환영받고 있으며, 조부모의 육아 노동을 덜어드리기 위해서 과감하게 지출합니다. 또한 맞벌이 부모의 심정은 평소 아이랑 놀아주기에 소홀하여 생기는 미안함과 죄책감을 덜기 위해 장난감이 비싸도 쉽게 구입가기 때문에 불경기가 없습니다.
그런데 이런 놀이기구나 자동 장남감이 아이의 발달과정에 실제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꼼꼼히 따져보아야 합니다. 광고문구 만큼의 긍정적인 영향을 기대해도 좋을까요?
육아용품과 각종 전동 장난감은 대부분 아이 발달에 독으로 작용합니다. 특히 이런 것들은 영유아기의 안정적인 애착 형성과 움직임 발달에 방해 요소가 되기 때문에 아이의 외적 신체 발육과 내적 특성을 만들어 가는데 오히려 걸림돌이 된다는 뜻입니다.
첫째, 앉기를 도와준다는 범보 의자를 시작으로 점퍼루, 부스터, 쏘서 같은 것은 아이 스스로 활발하게 움직이는 기회를 제한하므로 근육과 골격 발달에 유익하지 않습니다.
둘째, 아이를 돌보고 달래준다는 바운서와 스윙 같은 소위 기능성 육아 제품은 양육자와 아이와의 직접적인 접촉이 줄어들게 되므로 애착 형성을 느슨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셋째, 걸음마를 도와주고 놀이를 풍성하게 한다는 신개념 놀이테이블 보행기는 아이의 체험을 제한적으로 만듭니다.
넷째, 장난감 테이블에 고정되어 여러 가지 소리를 내는 놀이감들은 아이의 정서 발달을 방해합니다. 특히 다양한 사운드가 동시에 울리는 것은 아이를 혼란스럽게 만듭니다.
이런 보조 기구 없이 아이는 "감각-운동 신경"의 발달을 통해 뒤집기를 시작하고 배밀이를 합니다. 또 기어 다니기를 스스로 하다가 그것에 익숙해지면, 어느 덧 앉기를 시도합니다. 이때 혼자 힘으로 아이는 바닥에 기어 다니다가 자기 눈에 신기한 사물을 발견하면, 대단한"모험"을 감행합니다. 알 수 없는 그것을 향해 자기가 원하는 속도를 조절하며 도달하며 커다란 성취감을 느낍니다. 끈기와 집념으로 무엇을 취한 것이므로 아이는 기쁨을 맛보게 되는 것입니다.
이렇게 서기에서 확신을 가지면, 걷기를 배웁니다. 이때 아이는 수없이 넘어지며 다시 일어서기를 되풀이 합니다. 이렇게 스스로 균형을 잡으며 세부 근육을 훈련하면서 움직임의 발달을 이루어냅니다. 아무 것도 안 잡고 혼자 걸음마를 배우기까지 아이는 대단한 열정과 인내심을 발휘하게 됩니다. 이런 반복적인 동작을 통해 아이의 인내심과 의지력의 토대를 놓게 됩니다.
이처럼 아이는 주변 환경에 대하여 즐겁게 온갖 경험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스스로 움직이고 생활공간에 있는 대상물들을 만져보면서, 호기심과 흥미가 내면에서 늘어납니다. 이때 아이에게 필요한 것은 보조기구들이 아니라, 자신을 바라보며 긍정적으로 반응해주는 어른의 눈길입니다. 이것이 바로 세상에 대한 관계 맺음의 첫걸음입니다.
결론적으로 놀이와 발달을 돕는다는 특정 육아용품이나 보조 기구들은 적어도 만0-3세까지 적게 제공할수록, 아이의 신체 발달과 정서 발달에 유익합니다.
Q. 15개월 된 딸아이입니다. 시어머님께서 보행기를 사주셔서 묵히는 것도 아깝다는 생각에서 부엌일을 할 때 가끔씩 사용합니다. 태울 때마다 아이가 버둥거리는데 조금 지나면 잘 타고 놉니다. 그러다가 틀림없이 '괴성'을 몇 번씩 연거푸 지릅니다. 또 보행기 앞에 붙어있는 장난감을 가지고 노는 것이 아니라 음악 소리가 나면 그것을 손으로 마구 두드립니다. 아이가 좋아서 그러는 것일까요?
A. 고가의 선물이라 아까워서 태우게 된다는 심정은 이해합니다. 그런데 아이의 움직임의 발달과 내적 발달을 위해 보행기는 되도록 안태우는 것이 좋습니다. 엄마가 부엌 일을 하실 때, 싱크대 아래에 있는 냄비나 프리이 팬 등을 꺼내놓으세요. 나무 주걱과 국자 등 주방도구를 주면, 그것을 가지고 틀림없이 한참 동안 잘 놉니다. 서서 일하고 있는 엄마 옆에서 아이는 엄마의 존재를 느끼며 내적 안정감을 취하고 있기 때문에 안심하고 자신의 탐색 놀이에 몰두할 수 있습니다.
책 읽는 부모를 모십니다
안녕하세요.
베이비트리가 [책 읽는 부모]를 모집하고 있습니다.
책 읽는 부모에서는 '아이와 함께 행복한 책 읽기'라는 주제 아래 열린책들에서 나온 책 중
아이 책 1권, 부모 책 1권을 보내드릴 예정이에요.
책 읽는 부모 이미지를 퍼가셔서 내 블로그 및 sns에 올리신 후 URL을 댓글로 올려주시면
책 읽는 부모 10분을 선정하여 보내드립니다. 선정되신 10분은 도서를 읽으신 후
속닥속닥의 책 읽는 부모 카테고리와 내 블로그 등에 간단한 리뷰를 올려주시면 됩니다.
더 궁금하신 사항은 babytree@hani.co.kr로 언제든지 문의하여 주시고
베이비트리 회원님들의 많은 참여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비키니족·연인·청소년·외국인·장애인… 동해 ‘맞춤형 해변’ 연다
비싼 외식 대신 ‘우아한 밥상’이 뜬다
[책! 육아를 부탁해] 엄마와 아이가 함께 읽는 한 줄 잠언서
(28) 엄마 말대로 하면 돼
알렉스 컨스 지음Ⅰ열린 책 펴냄· 1만2800원
머리가 복잡하고 하루하루가 힘들어서 책이 손에 안잡히는 날이 있다. 그런 날에 아이가 그림책을 함께 읽자고 부모에게 달려오면 애써 책을 읽어주지만 하나도 즐겁지가 않다. 그런 엄마의 마음은 아랑곳하지 않고 아이가 자꾸만 책을 들고 오면 어느새 엄마의 얼굴은 찡그려지기 마련이다. 만약 이렇게 엄마의 몸과 마음이 지친 날에 아이와 책을 함께 읽어야 한다면 동물 애호가이자 야생 동물 사진 작가인 알렉스 컨스가 지은 <엄마 말대로 하면 돼>라는 책을 읽어보면 어떨까.
‘인생을 행복으로 이끄는 단순한 진리’가 부제로 되어 있는 이 책은 사진과 한 줄짜리 잠언으로 이뤄졌다.
푸른 채소를 앙증맞은 입에 꽉 물고 있는 똘망똘망한 토끼가 첫 장에 등장한다. 까만 종이에 하얀 글자로‘녹색 채소를 항상 먹도록 해’라고 써져 있다.
또 한 장 책장을 넘기면 귀여운 강아지가 입을 헤 벌리며 웃고 있다. 하얀 종이에 까만 글씨로 ‘미소를 짓는 게 으르렁거릴 때보다 결과가 좋아’라고 써져 있다. 이렇게 책 한 장 한 장 넘길 때마다 고양이, 강아지, 오리, 돼지, 병아리, 고슴도치 등등 다양한 동물들의 생생한 표정이 담긴 사진이 등장한다.
특히 돼지가 오줌을 싸고 있는 장면을 포착해 사진을 찍었는데, 그 옆에는 ‘사고는 생길 수 있어. 그래도 계속 가’라는 글을 볼 때면 피식 웃음이 나온다. 이처럼 생생한 사진과 사진에 딱 들어맞는 잠언들이 기록돼 있는 이 책을 읽다보면 지친 몸과 마음이 어느새 치유되며 마음의 여유가 생긴다.
‘자식은 부모를 닮는 법이야’ ‘뭐든 친구가 있으면 더 좋아’ ‘실수는 깨끗이 인정할 것’ ‘인생은 길이야. 목적지가 아니라’ ‘까칠한 상황은 피하는 게 상책’‘형제간에는 잘해’ ‘상대를 봐가면서 덤벼’ ‘만사를 흑과 백으로 나눌 수 있는 건 아니야’ ‘아무도 인생이 쉬울 거라고 말하지 않았어’ 등등 인생을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진리들을 읽다보면 힘든 현실을 어떻게 헤쳐나아가야할 지에 대한 지혜도 얻는다. 마치 엄마가 조근조근 아이에게 조언을 주는 듯한 느낌을 준다.
굳이 긴 글로 설명하지 않아도 짧은 글과 사진만으로도 얼마나 많은 것을 전달할 수 있는지 이 책은 확인시켜준다. 동물애호가아지 반려 동물과 야생 동물 사진의 표정을 제대로 포착해낸 작가는 정교한 동물 초상 촬영을 전문으로 한다고 한다. 그녀는 50개 이상의 사진상을 수상했고, 1년에 1300건 이상의 동물 사진을 촬영한. 자신이 좋아하는 동물의 표정 하나하나를 담고 그것을 책으로 묶어낸 그녀는 진정 행복한 사람일 것이다. 행복한 그녀의 사진을 통해 덩달아 행복에 감염되보면 어떨까.
양선아 기자 anmada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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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원빨 암기'보다 꼭 필요한 삶의 연습
세월호 사건이 일어난 지 두 달 반이 흘렀습니다. 십여 명의 실종자들은 아직도 그 소식조차 모르고 있습니다. 너무 미안해서 감히 ‘미안하다’는 말조차 내뱉기 힘들었고, 또 다시 아무 일도 없었던 듯 살고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될까봐 두렵고 겁나는 건 저 혼자만의 감정은 아닐 겁니다. 우리는 왜 과거의 그 수많은 일들로부터 아무 것도 배우지 못했나, 고작 이것밖에 안 되는 우리가 또 우리 아이들은 어떻게 키워야하나 마음이 많이 복잡했습니다. 이런저런 생각 끝에 ‘우리 아이들에게 꼭 필요한 삶의 연습(2014년 2월 23일자)’은 내 인생을 잘 계획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자기가 경험한 것들을 성찰하고 그 안에서 의미 있는 배움을 찾아내는 작업이라는 생각이 다시 한 번 강하게 들었습니다.
지난 칼럼에서도 언급했던 것처럼 하이스코프 프로그램에서는 아이들이 놀이를 시작하기 전에 자신의 놀이를 계획하고 실행하고 평가하는 작업을 중요하게 여깁니다. 이 ‘계획-실행-평가’의 3단계 과정은 옥스퍼드 대학교의 Kathy Sylva 연구팀을 비롯한 교육학자들도 관심을 가지고 주목하고 있는 하이스코프 프로그램의 ‘백미’라 할 수 있지요. 이왕 이야기를 시작한 김에 내 인생을 계획할 수 있는 능력 키우기에 이어, 내 경험을 돌아볼 수 있는 능력 키우기에 관한 ‘우리 아이들에게 꼭 필요한 삶의 연습2’를 시리즈로 이어가볼까 합니다.
아이들의 ‘학습’에 관심이 많은 우리나라 부모들은 아이들을 교육하는데 있어 기억이나 암기 능력(기술)에 큰 비중을 두는 경우가 많습니다. 배운 것들을 잊지 않고 얼마나 많이 기억해 낼 수 있느냐가 좋은 점수를 얻을 수 있는 매우 중요한 관건이지요. 학원가에서 돌고 있는 ‘기적의 암기법’이니 ‘뇌 구조를 통한 기억법’이란 말도 다 같은 맥락의 요구와 필요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그런데 암기에만 기댄 학습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최근 어느 책에서 보니 소위 ‘학원빨’은 35살에 끝난다고 하더군요. 학교와 시험이라는 매우 인공적인 환경에서는 암기능력을 높여주는 학원이 효과를 볼 수도 있겠지만 실제 삶을 살아가는 데는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겁니다. 오히려 학원식 암기학습에 익숙해진 삶이 스스로 판단하고 성찰하고 기획하는데 방해요소로 작용한다는 지적입니다.
그렇다면 지난 일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 보고 평가, 반성하는 사고과정에 대해서는 얼마나 관심을 가지고 계실까요. 자신의 경험을 성찰하여 분석하고 평가하는 이 작업은 전반적인 통찰력을 키울 수 있는 매우 중요한 사고과정인데 말이지요. 내가 무엇을 했는지, 어떻게 했는지 적극적으로 생각하고 느끼면서 세상의 원리와 이치를 깨닫고 배움을 보다 깊고 견고하게 만드는 이 작업은 기억이나 암기를 뛰어넘는 훨씬 더 고차원적인 것으로, 언어나 수·과학적 사고발달은 물론 자기통제나 수행능력을 높이는데 매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칩니다(Bodrova & Leong, 2007).
인간은 보통 만 3세를 전후하여 과거에 경험한 사람, 사물, 사건과의 상호작용에 대한 내적 이미지를 만들고 그것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보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에, 이 무렵부터 아이들은 경험에서 정보를 얻고 기억하며 앞으로 일어날 일에 적용할 수 있게 됩니다. 구체적인 직접 경험이 추상적이고 관념적인 사고로 전환되면서 무슨 일이, 어떻게, 왜 일어났고, 가능하게 되었는지 생각해보고 그러한 과정 속에서 새로운 사실을 깨닫게 되는 것이지요.
“우리 오늘 뭐했지? 어떻게 했지?”라는 질문에 아이들은 자신의 경험을 머릿속에 형상화하며 그 이미지들로 자기만의 이야기를 구성합니다. 어린 아이 수준의 회상(회고) 및 평가 작업은 그저 기억되는 무언가를 상기시켜 말하는 것이 전부처럼 보일 겁니다. 자기가 가지고 놀았던 물건을 가리키거나 보여주고, 어쩌면 자기가 사용했던 물건을 떠올리며 그 이름 정도를 말하겠지요. 어쩌면 놀이하는 동작을 말없이 보여주거나, 하고 놀았던 일이나 사건을 간단히 대답할지도 모릅니다. 이러한 회상(회고) 작업에 조금 익숙한 아이라면 자기가 경험한 수많은 일 중 어떤 한 가지에 대해 조금 더 자세히 말할 겁니다. 지금 이야기하고 있는 일과 관련된 과거의 다른 경험을 함께 말할 수도 있고, 원래 생각했던 의도나 계획과 연결해서 자신이 경험을 말하기도 합니다. 더 성숙한 아이라면 이전의 경험을 바탕으로 보다 나은 방향으로 수정해서 행동한 후 달라진 결과를 말하기도 합니다. 아이가 이 중 어떤 발달단계에 있건 간에, 경험했던 많은 일 중에서 의미 있는 일을 골라 다양한 표상(말, 글, 그림, 음악, 동작 등)으로 재구성해내는 일은 자신의 경험을 인식하고 자각하여 얻어내는 통찰의 작업입니다. 주변을 둘러싼 사람, 사물, 사건과 ‘나’를 연결시켜 그 관계를 이해하고 해석할 수 있게 되기까지 요구되는 아주 중요한 삶의 연습이지요. 세상에 대한 통찰력과 건강한 비판의식, ‘가만히 있지 않는’ 다부진 행동의 원동력은 바로 이런 일상의 훈련에서 나오는 것입니다.
» 한겨레 사진 자료
아이들뿐만 아니라 우리 어른들을 포함한 남녀노소 모두 과거에 대한 회고(회상)나 성찰은 그 일에 자신의 감정이 충분히 담겨있었을 때 가능해집니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의 경험 중 아이들이 어떤 것을 말할지 예측하기는 쉽지 않지요. 아이가 경험한 일 중 엄마(아빠)가 강한 인상을 받고 감정과 의미를 부여했다고 해서 아이도 같을 것이라 생각하고 강요하는 것은 바람직한 자세가 아닙니다. 아이는 어떤 순서로 얼마나 많은 시간동안 경험했는가에 상관없이 자신에게 의미 있는 경험만을 표현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엄마(아빠)가 보기에 정말 의미 있었던 특별한 경험들은 차치하고 제일 마지막에 했던 별 것 아니어 보이는 ‘그네타기’나 “성민이랑 놀았어.”같은 함께 했던 사람만을 말할 수도 있습니다. 아이에게는 그 무엇보다 그네를 탔다는 것이나 성민이와 함께했던 사실이 중요하기 때문이지요. 어떤 경험을 회고(회상)했냐 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아이가 자신의 경험을 되돌아 생각해보고 말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는 사실입니다.
아이와 회상(회고) 및 평가 작업을 할 때는 가장 먼저 몸을 낮추고 신체적인 눈높이를 맞춰야합니다. 때로 아이는 엄마(아빠)와 나누고 싶은 이야기가 있어 먼저 대화를 시작할 겁니다. 그렇다면 아이가 시작하는 말을 놓치지 말고 적극적으로 반응합니다. “엄마 나 오늘 공원에서 다람쥐 봤지.”라고 했다면 “그래, 오늘 공원에서 다람쥐 봤지. 다람쥐가 뭘 하고 있었지?” 혹은 “그래, 오늘 공원에서 다람쥐 봤지. 다람쥐가 어떻게(왜) 거길 왔을까?” 등 입니다. 때로는 어른이 먼저 아이의 회상(회고) 작업을 시작할 수도 있는데 이때는 “아까 놀이터에서 정연이 정글짐 꼭대기까지 올라가더라.”처럼 엄마(아빠)가 관찰한 아이의 모습을 이야기하는 것으로 대화를 이끌어낼 수 있습니다. 아이가 놀이할 때의 모습을 아이의 의도가 무엇인지 생각하며 주의 깊게 살펴본다면 아이와의 회상(회고) 작업에 큰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지난 칼럼에서 다루었던 ‘계획하기’와 연결하여 진행한다면 더욱 풍부한 결과를 기대할 수 있겠지요.
아이가 자기 이야기를 시작했다면 아이의 말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받아들이면서 지지를 보냅니다. 하지만 “잘했어!” “최고야!” 같은 칭찬의 말은 삼가야합니다. 그보다는 “그래, 그랬구나!” 같은 추임새와 함께 아이의 말(행동)을 그대로 반복하고 따라하면서 지지(지원)합니다. 아이가 손가락을 하나씩 펴며 “붓펜으로 이름을 한번 쓰고, 두 번 쓰고, 세 번 썼어요.”라고 했다면 그 동작을 똑같이 따라하며 “붓펜으로 이름을 한번 쓰고, 두 번 쓰고, 세 번 썼구나!” 같은 방법입니다.
엄마(아빠)는 ‘듣는’ 사람으로 아이의 이야기가 보다 깊고 풍부해지도록 도움을 주는 자세가 필요한데, 아이에게 질문을 하더라도 대화의 주도권은 아이에게 있음을 명심해야합니다. 또한 여러 개의 질문을 한꺼번에 퍼붓기 보다는 절제하며 하나씩 묻는 것이 좋으며, 질문은 아이로 하여금 자신이 경험한 일들에 대해 ‘어떻게’ ‘왜’ 그랬는지 생각해 볼 수 있도록 열린 형태를 띠어야 합니다. 엄마(아빠)는 전략적인 질문으로 아이를 보다 성찰적으로 만들 수 있습니다. 아이가 블록으로 시소를 만들었다면 “어떻게 시소가 한쪽으로 기울어지지 않고 양쪽이 똑같이 떠있게 만들었니?”나, 칭얼거리는 동생을 달래주었다면 “어떻게 지석이를 웃게 만들었니?”같은 질문입니다. 이러한 질문은 아이로 하여금 자신의 행동에 대해 스스로 내적 이미지를 만들고 분석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합니다.
놀이 중이라도 엄마(아빠)는 적절한 순간에 “이거 말고 다른 방법은 없을까?” “여기 말고 다른 곳에서 하면 어떨까?”처럼 다른 결과를 만들 수 있는 가능성들을 질문해 아이의 사고를 북돋울 수 있습니다. 이 때 어른은 과거의 경험과 현재의 경험을 연결시켜 비교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수도 있는데 “카펫 위에서는 플라스틱 기둥이 자꾸 넘어졌는데 마룻바닥에 세우니까 단단히 서있네.” “다리를 잡고 안았을 때는 강아지가 낑낑거렸는데 몸통을 들어 안으니 가만히 있는구나.” 같은 말은 아이들로 하여금 회고(회상) 및 평가를 통해 보다 효과적이고 합리적인 방법을 찾는 습관을 길러줍니다. 이러한 경험이 쌓이면 아이들은 자신의 행동과 결과의 인과관계를 되돌아보고 분석, 평가하여 보다 나은 방법을 창조할 수 있는 힘을 키우게 됩니다.
지난 번 ‘우리 아이들이게 꼭 필요한 삶의 연습 1’에서 다루었던 내용이 아이들로 하여금 내 인생에 대한 의도와 목적, 계획을 생각할 수 있게 하는 힘에 관한 것이었다면, 이번 칼럼은 아이들로 하여금 어떻게 자신의 경험을 인식하고 인지하는 힘을 갖게 할 수 있는가에 관한 것 입니다. 사고하는 힘, 질문하는 힘, 성찰하는 힘, 스스로 서는 힘, 그리하여 새롭게 만들어내는 힘은 거저 얻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끊임없는 훈련과 연마 끝에 체득되는 것이지요. 그런 것은 좋은 대학 나와서 좋은 직장 들어가면 저절로 얻어진다고 흔히들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런 능력이야말로 머리가 굳어진 후에 얻기는 쉽지 않습니다. 무슨 일이 일어났고, 왜 일어났고, 어떻게 그런 일이 일어날 수 있었는가에 대한 질문을 스스로 던지며 주체적인 삶을 꾸려가는 교육이 가정에서도 학교에서도 사회에서도 이루어져야 할 것입니다.
<참고문헌>
-Ann S. Epstein(2012), Approaches to learning, HighScope press.
-Ann S. Epstein & Mary Hohmann(2012), The HighScope preschool curriculum, HighScope press.
-Mark Tompkins(1990), A look at looking back: Helping children recall, Extension, Jan/Feb 1990 Vol 4, No 4, HighScope educational research foundation.
-Bodrova, E., & Leong, D.(2007), Tools of the mind: The Vygotskian approach to early childhood education(2nd ed.). NY: Prentice Hall.
:: [ 우리 아이들에게 꼭 필요한 삶의 연습1 ]칼럼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