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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의 홧병 내리는 3천원짜리 특급 처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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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4872036_P_0.JPG» 한겨레 사진 자료

아내가 “당신은 결혼을 한번 해 봤던 사람 같아~”라는 말을 하면서 애정 어린 눈으로 쳐다보았다. 오랜 연애 기간을 거친 후에 결혼한 사이에 이 무슨 해괴한 망언과도 같은 말인가? 여러 오해를 유발할 수 있는 말이어서 먼저 그 정황을 설명 드려야겠다.

며칠 전 공휴일에 출근을 해야 하는 아내가 안쓰러워서, 모처럼 운전기사 역할을 자처하고 나섰다. 휴일 이른 아침인지라 평소 막히는 도로에 차들도 많지 않아서, 아내의 일터에 예상보다 상당히 일찍 도착했다. 모처럼 화창한 날씨와 텅 빈 도로에 아내를 내려주려고 하다가 이런 날에는 뭔가 해야겠다는 생각이 문뜩 들어서 차를 돌려 광화문 주변 카페에 가서 둘이서 모처럼 커피를 한잔 마셨다. 원래 계획대로라면 차에서 안 내리고 운전만 하려고 했던 터라서 나는 방구석 아저씨 패션 차림이었고 갑작스레 만들어진 여유 시간이었기 때문에 특별한 이야기가 아닌 시시껄렁한 잡담의 시간을 보냈다. 하지만 모처럼의 여유롭고 편안한 잠깐의 커피 타임이었다. 그런데 가만 앉아서 나를 쳐다보던 아내가 “당신은 결혼을 이전에 한번 해봤던 사람 같아~”라는 말을 했다. 물론 나는 재혼이 아니다. 첫 결혼이고 지금 결혼 10년차를 맞이하고 있다. 그런 이야기를 들은 순간에 비싸고 멋진 선물을 한 것도 아니고, 삼천만원짜리도 아닌 삼천원짜리 커피를 한잔 같이 했었을 뿐인데 아내에게서 이전에 들었던 어떤 찬사보다도 강력한 ‘특급칭찬’을 들었던 것이다. 우리 삶에 있어서 소중한 것이 물질적인 결과보다는 함께 고민하고 아파해주는 공감의 시간이라는 것을 깨닫게 해주는 요즘이다.
 
이런 공감이 꼭 필요한 병 중 대표적인 것이 화병이다. 화병은 단순히 심리적 측면의 치료법과 병행하여 신체적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는 한의학적 치료방법이 효과적이다. 화병이 있으면 우리 몸의 찬 기운과 더운 기운이 순환을 제대로 하지 못하게 되어 열은 위로 뜨는 성질이 있어 위로 뜨고 냉기는 아래에 쌓이게 된다. 이런 증상을 개선시키기 위해서는 가슴에 뭉친 기를 풀어주는 방법, 위로 올라간 화를 아래로 내려서 전신의 기를 순환시키는 방법, 담을 튼튼하게 하여 신경을 안정시키는 방법을 나누어서 한의약으로 치료한다. 특히, 침 치료는 기를 운행시켜서 뭉쳐있거나 편중되어 있는 기를 순환시키고, 균형을 가져오는데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01190599_P_0.JPG» 한겨레 사진 자료

화병을 예방하는 방법은 스트레스를 잘 해결하는 자신만의 방법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스트레스의 특징은 절대량이 존재하지 않는다. 다른 사람이 봐도 굉장히 심한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에서도 끝까지 해맑은 미소를 보이며 꿋꿋하게 이겨내는 사람이 있기도 하고, 남들은 편안하게 지나갈 수 있는 정도로 작아 보이는 일에도 너무 힘들어 하는 사람도 있기 때문이다. 결국 절대적인 양으로 스트레스를 평가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말이다. 매일 한시도 긴장을 늦추지 못하는 직장에서 근무하는 사람도 자신의 생활에 순응하고 적절한 해결책을 찾아서 잘 해결해 나가고 있는 상태라면 오히려 스트레스를 안 받을 수 있고, 정말 남들이 보면 부러워할 위치에 있는 사람도 오히려 더 큰 스트레스로 화병이 생길 수도 있는 것이다. 그러니, 상대적인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방법을 자신만의 비법으로 찾는 것이 중요한데, 가장 유용한 방법이 몸을 사용하는 일이나 운동이다.

두 번째는 “화를 잘 내자”는 것이 화병 예방 두 번째 비결이다. 화병은 화를 내지 않고 참아서 생기는 분노 억압이 원인이 되지만, 앞뒤 가리지 않고 분노를 표현하면 그것으로 인한 또 다른 스트레스가 쌓이게 된다. 그러니, 우선 분노폭발 전에 "Stop"을 생각하고 어느 정도 진정이 된 후 문제 해결을 시도하는 것이 좋다.
 
마지막으로 우리의 마음의 문제는 마음의 동화, 감정의 소통으로 풀어질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 감정의 소통은 현란하고 이론적으로 고도의 전략보다, 사소한 일이라도 무엇인가 같은 걸 해주고, 곁에서 따뜻하게 안아 줄 때에 자연스럽게 생기는 것이다. 아내의 화기를 같이 느낄 수 있다면 그걸로 화병은 어느 덧 해결되기 시작할 것이다.



육아휴직 끝나면, 1만명이 ‘집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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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간 집계한 비자발적 퇴직
개인사정 합하면 4만명 넘어
공공기관 13곳은 1명도 못써

최근 5년간 육아휴직이나 출산휴가 기간, 또는 휴직·휴가가 끝난 직후 ‘비자발적’으로 퇴직한 노동자가 1만명이 넘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출산휴가는 주면서도 육아휴직 사례는 단 한 차례도 없는 공공기관도 여럿 확인됐다. 정부의 유명무실한 저출산 대책을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40283770621_20140616.JPG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민현주 새누리당 의원이 15일 고용노동부에서 받은 자료를 보면, 2009~2013년 법으로 정해진 육아휴직·출산휴가 중 또는 휴직·휴가가 끝나고 30일 이내에 ‘고용보험’을 상실한 노동자가 1만1399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휴업 등(535명)에 의한 고용보험 상실을 제외하더라도 경영상 필요에 의한 해고가 889명, 회사 사정에 의한 퇴직이 9975명에 달했다. 해마다 2천명이 넘는 노동자가 출산·육아를 이유로 퇴직당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근로기준법은 이러한 해고·퇴직을 금지하고 있다. 개인 사정 등에 따른 자발적 퇴직까지 합하면 출산·육아에 따른 ‘고용단절’은 4만3336명에 이른다.

또 직원이 50명 이상인 공공기관 260곳 가운데 최근 5년간 단 1명의 직원도 육아휴직을 하지 않은 공공기관도 13곳인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은 20~40대 초반 남녀 직원이 416명이나 되는데도 출산휴가자는 8명에 불과했고, 육아휴직자는 전무했다. 17명이 출산휴가를 쓴 선박안전기술공단도 육아휴직자는 없었다. 민현주 의원실 쪽은 ‘눈치’ 보이는 육아휴직을 쓰기가 그만큼 어려운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간기업들 중에선 직원이 500명 이상인 대기업 1518곳 가운데 175곳이 최근 5년간 단 한 명도 육아휴직을 쓰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스닥 상장사인 ㄱ사는 전체 노동자 1617명 중 86.9%인 1404명이 여성인데도 육아휴직자가 아예 없었다. 민현주 의원은 “육아휴직 제도에 인색한 우리나라 기업문화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고 지적했다.

마침, 대법원 2부(주심 김소영 대법관)는 경기도 한 중학교 여교사 오아무개(34)씨가 출산휴가를 거부한 학교장을 상대로 낸 복직 반려처분 취소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고 이날 밝혔다.

오씨는 첫째 아이의 육아휴직 기간(2009년 3월1일~2010년 2월28일)에 둘째를 임신하자, 일단 학교로 복직한 뒤 둘째 아이의 출산예정일(11월)에 맞춰 새로 출산휴가를 쓰겠다고 했다. 그러나 학교 쪽은 학기 중간 학교에 돌아왔다가 다시 출산휴가를 쓰면 학사 행정에 차질이 빚어진다며 이를 거부했다. 대법원은 “남녀고용평등법 등은 헌법이 천명한 모성보호 원칙에 따라 출산 전후 휴가를 보장하는데, 이는 안전한 출산과 영유아 양육을 위해 절실한 조치”라고 밝혔다.

박기용 노현웅 기자 xeno@hani.co.kr

(*한겨레 신문 2014년 6월 16일자)

양육수당 초등 입학 전 두달치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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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 다니는 아이와 형평 고려
복지부, 예산 82억원 확보 추진

정부가 내년부터 양육수당 지원기간을 지금보다 두달 더 늘리기로 하고 필요한 예산 확보에 나섰다. 양육수당은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 지원되는 보육료·학비와 달리 아이를 직접 돌보는 보호자에게 지급된다. 만0~5살 아동을 대상으로 하는 같은 무상보육 정책인데도 양육수당은 초등학교 입학 전년 12월까지만 지급해, 입학 직전인 2월까지 지원해 온 보육료 등과 형평성 논란이 일었다.

보건복지부는 15일 ‘보육사업 추진지침’을 개정해 내년부터 양육수당 지급을 2개월 연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차전경 복지부 보육사업기획과장은 “보호자가 직접 자녀를 돌보는 가정에 지원을 더 빨리 끊는 양육수당 규정은 형평에 맞지 않다는 민원이 많았다”며 “관계부처인 안전행정부와 개정을 협의 중이며 여기에 필요한 예산 확보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안행부 관계자도 “양육수당 지원기간을 연장하는 방향은 결정됐지만 (예산 문제로) 내년 1월부터 적용될지는 아직 미지수”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양육수당을 받는 만 5살 아동은 4만1천명으로, 이들한테 2달간의 수당을 더 지원하는데 필요한 예산은 약 82억원에 이른다.

박수지 기자 suji@hani.co.kr

(*한겨레 신문 2014년 6월 16일자)

넘실대는 바다는 아빠의 눈물방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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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0506351301_20140616.JPG» 그림 어린이나무생각 제공

거인 아빠는 비를 만들어주지만
딸의 소원은 바다에서 노는 것
슬퍼진 아빠가 짠 눈물 흘리니
그토록 가고 싶던 바다가 짠~

 1402829716_00506350901_20140616.JPG아빠의 커다란 눈물방울 
후안 비요로 글, 파트리시아 메톨라 그림 
구광렬 옮김/어린이나무생각·1만1000원

누운 모양새가 소인국에 간 걸리버 같다. 경주 남산의 부처님 같기도 하다. 막시무스는 마을에 한 명뿐인 거인. 그 투실투실한 얼굴 콧잔등에선 어린 딸 마리아가 논다. 막시무스는 비를 만드는 일을 한다. 구름을 꼭 짜서 비가 오게 하고, 구름을 훅 불어 멀리 보내기도 한다. 아빠 뒤를 마리아는 만날 졸졸 따라다닌다. 키는 아빠 발목 복사뼈에 닿을락 말락.

막시무스는 먼바다도 볼 수 있다. 마리아의 소원은 바다에 가보는 것. 쉼없이 바다에 관해 캐묻고 조른다. “바다에 데려갈 거죠?”

비 만드는 일로는 생활비가 빠듯해서 딸과 함께 바다로 놀러 가진 못하지만, 막시무스는 대체로 행복했다. 한 가지만 빼고는.

마을 사람들은 열심히 일하면 얼굴에 커다란 물방울이 흘렀다. 땀이다. 막시무스는 땀을 흘리지 않는다.

“왜 나는 다른 사람들과 다를까?”

땀이 나지 않아도, 거인이어도, 자기도 남들처럼 때로 힘들고 걱정도 하는 보통사람임을 누군가 알아줬으면 했다.

그런 아빠의 마음도 모르는 걸까? 마리아는 바다에서 수영을 하겠단다. 바다에 갈 돈이 없대도, 구름을 짜서 빗물을 만들어준대도, 한사코 고집이다. “구름은 짠맛이 나지 않아. 난 짠 물방울이 좋아요!” 아빠는 조금 슬퍼진다. “땀방울? 난 땀방울은 줄 수 없어.”

마리아는 작정이라도 한 듯, 이상한 질문을 계속한다. “내가 길을 잃는다면?” “물에 빠진다면?” “그런데도 그런 나를 아빠가 도와줄 수 없다면?” 그 순간, 아빠 눈에 눈물이 그득해진다. 위험에 빠진 딸을 돕지 못한다 생각하니 정말 슬펐다. “뚝뚝.” 바다처럼 짠 눈물이 방울방울 떨어진다. 아빠의 물방울은 커다란 물줄기, 마리아는 기다렸다는 듯 팔을 활짝 벌려 물을 맞는다.

“야, 바다다!”

그랬다. 아빠는 땀을 흘리진 않지만, 눈물을 흘릴 줄 아는 보통사람이었던 거다. 딸의 마음을 알아챈 아빠와, 아빠가 만든 바닷물에서 노는 딸. 두 사람의 소망이 한 물줄기가 되어 흐른다. 무심코 책장을 넘기다 종내는 가슴이 아릿해지는 그림책. 멕시코 작가의 글에 스페인 화가가 그린 수채물감 그림이 싱그럽다. 5살부터. 

허미경 기자 carmen@hani.co.kr
그림 어린이나무생각 제공

(*한겨레 신문 2014년 6월 16일자)

아이들 마음속에 직업의 의미가 ‘쏙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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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0505619401_20140616.JPG» 사계절 그림 제공
천석의 내가 사랑한 그림책

일과 사람 1~20
이혜란 김영란 외 지음
사계절 펴냄(2010~2014)

아이들에게 일이란 어떤 의미일까? 아이들에게 물어보면 귀찮은 것, 하기 싫지만 어쩔 수 없이 하는 것이라 답하는 경우가 많다. 어른에게 물어본다고 해도 크게 대답이 다를 것 같지는 않다. 하지만 막상 일을 하지 않게 된다면 자기를 존중하는 마음을 지켜가기도, 자기 삶에 만족하기도 쉽지 않다. 인간이란 끊임없이 자신이 의미 있는 존재임을 확인하고 싶어 하기에 일은 생계의 수단을 넘어서 자아를 지켜나가는 데도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30여년 전의 초등학생에게 장래 희망을 물어보면 남자는 장군, 과학자, 대통령을, 여자는 선생님, 간호사, 피아니스트를 말하는 경우가 많았다. 요즘 아이들은 세태를 반영하여 부자나 연예인, 축구선수를 말하곤 하지만 예전이든 요즘이든 아이들의 직업에 대한 이해는 단순하기 그지없다. 그저 좋아 보이는 것이 자기 직업이기를 바란다. 직업이란 궁극적으로 나에게 좋은 것이 아니라 남에게 가치 있는 일이어야 하고 그래야 다른 사람이 내게 비용을 지불하여 내가 생계를 유지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기는 쉽지 않다. 그런 생각을 하기에 아이들의 사고는 아직 자기중심성이 강하기 때문이다.

사계절의 ‘일과 사람’ 시리즈는 그런 면에서 야심찬 기획이다. 중국집 주방장부터 우편집배원, 소방관과 패션디자이너, 농부와 채소 장수, 국회의원과 기자, 버스 운전사와 특수학교 교사까지 다양한 직업을 각각 한 권의 그림책으로 다루고 있다. 꼼꼼한 취재를 바탕으로 현실적인 면을 충분히 보여주면서도 하나하나 스토리를 갖도록 해 재미를 느끼게 만든 솜씨는 박수를 쳐주고 싶다. 아이들은 이 책을 읽으면서 그런 직업을 갖고 일을 하는 것이 어떤 보람이 있고, 어떤 어려움이 있는지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이 책을 보여주자 적잖은 아이들이 어른이 되어 사는 게 생각보다 힘들어 보인다고 말하였다. 삶이란 힘든 것이다. 하지만 힘든 것이 전부는 아니다. 힘든 순간에도 보람은 있고, 힘든 순간을 넘어서는 의미를 가슴에 품어야 한다. 요즘 아이들이 온실 속 화초 같다는 말을 많이 한다. 그런 말을 하면서도 부모들은 아이들에게 현실을 보여주려 하지 않는다. 더는 아이들에게 직업이나 일이 막연한 상상이어선 곤란하다. 머리에 또렷이 그릴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자신이 지금 배우는 것을 미래와 연결 지을 수 있다. 자기가 매일 보는 부모의 모습도 더 깊게 이해할 수 있다.

이 그림책을 읽기에 적당한 나이는 초등학교 2학년에서 4학년 정도이다. 그보다 어린 나이에 읽으면 내용을 전체적으로 이해하기보다는 흥밋거리 위주로 훑어보는 데 그칠 수 있다. 안타까운 것은 요즘 그림책을 읽는 평균 나이가 너무 낮아져 그림책의 주된 독자층이 유치원생이라는 사실이다. 하지만 나는 이 책만큼은 꼭 많은 초등학생 독자들을 만날 수 있기를 바라 본다. 

서천석 소아정신과 의사, 그림 사계절 제공

(*한겨레 신문 2014년 6월 16일자)

[6월16일 새 그림책] 효재 이모의 사계절 뜰에서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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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재 이모의 사계절 뜰에서 서울 성북동에 풀과 꽃, 나무가 우거진 이효재씨의 마당과 뜰로 들어가 놀아보자. 봄엔 딸기 따 먹기, 여름엔 봉숭아 손톱 물들이기, 가을엔 김장 담그기, 겨울엔 가래떡 구워 먹기다. 사계절을 느끼도록 돕는 그림책. 초등 1학년부터. 

이효재·채인선 글, 김은정 그림/살림어린이·1만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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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가 100명의 마을이라면 우리 마을 사람들은 무얼 먹으며 살아갈까? 집이 이렇게 많은데 왜 집이 없어 고생하는 사람들이 있을까? 집, 먹을거리, 건강, 어린이, 남녀, 에너지 등 15가지 열쇳말로 한국의 오늘을 조목조목 담은 그림책. 초등 3학년부터.


배성호 글, 허구 그림/푸른숲주니어·1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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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버리 무당이와 수상한 술술씨 동화작가 백승남의 11년 만의 신작. 인생 좀 알고 시도 쓸 줄 아는 무당벌레 ‘무당이’와 슬럼프에 빠져 숲 속 집으로 숨어든 동화작가 ‘술술씨’가 한달 동안 함께 지지고 볶으며 절망을 넘어 삶의 활력을 되찾는 이야기. 초등 3학년부터.


김성희 그림/낮은산·9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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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춘기라서 그래? “너도 꼭 너 같은 딸 낳아 봐.” “어떻게 하면 내 기분을 망칠지 가장 잘 아는 사람, 그게 바로 우리 엄마다.” 소설가 이명랑의 청소년소설. 갓 중학생이 된 사춘기 딸과 엄마의 평범하지만 바람 잘 날 없는 일상을 유머러스하고 쾌활하게 소묘했다. 초등 5학년부터.


이명랑 지음 /탐·1만원.

[강연] 믿는 만큼 자라는 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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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강연 "믿는 만큼 자라는 아이들"

[여성학자 박혜란과 '북피크 book.coffee.talk']


1. 때와 곳 : 6월 18일 (수) 오전 10:30 여성미래센터 1층 소통방
2. 참가신청 : 온라인 신청http://goo.gl/ds8dys 또는 plan@women21.or.kr
                    전화접수_ 02.313.1632 기획홍보팀
3. 참가비 : 1만원(카페 바오밥나무 핸드드립커피 제공)
                 하나은행 159-910008-122204 (사)한국여성단체연합            

4. 박혜란은..
<믿는 만큼 자라는 아이들>, <다시 아이를 키운다면>의 저자이자 여성학자.

누군가에게는 가수 이적의 엄마로 익숙하지만 여성과 교육 운동을 해왔다.

 

 

*여성미래센터는 영등포구 국회대로 55길 6에 있습니다(약도는 사진 클릭)

 

*여성미래센터 개관 4주년을 기념해 여성미래센터에서 다채로운 행사가 열리고 있습니다.

 

 이번 미니강연 [여성학자 박혜란과 '북피크 book.coffee.talk']에서는 30만이 선택한 육아서의 고전

'믿는 만큼 자라는 아이들'의 저자 박혜란의 강연과 열린 대화가 준비되어 있습니다.

자녀육아와 교육에 고민과 관심이 있는 모든 분들의 참여를 기다립니다. ^^♥

 

*문의 02. 313. 1632 한국여성단체연합 기획홍보팀






‘맛있는 서울숲’ 텃밭 요리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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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서울숲이랑 텃밭요리대회를 기획했거든요.

거창한거 아니구요. 원래 이곳 텃밭 식구분들과

한달에 한번식 이런 행사를 갖는 와중에

외부 지인분들도 함께할 수 있는 행사를 하면 어떨까하여

이렇게 요리대회까지 준비했네요.

 

텃밭에는 다양한 채소들이 있어요.

모두 유기농 채소고요. 바로 수확해서 만들어먹는 요리.

얼마나 신선하고 기분좋은 식사가 될까요.ㅎㅎㅎ

 

바로 앞에 넓은 잔디밭에서 진행할 듯합니다.

  


 

 

 

 

 

저희는 블로그 이웃분들 4~5분 정도 모시고

함께 파티겸 식사를 할 생각이에요.

 

기본 음료(과일주스, 맥주등)와 파이, 기본요리등은

 준비해갈거거든요.

테이블, 의자, 조리도구도!!

 

서울숲내에서는 불을 사용 못해요.

고심끝에 태양열 조리기 2개를 구했어요.ㅋㅋㅋㅋㅋ

  

 

 


  

물도 끊이고 고기도 구울수 있다네요.ㅎㅎㅎㅎㅎ

텃밭 바로앞에 저렇게 넓은 잔디밭이 있거요.

한족에는 큰나무들이 있어 그늘도 있어요.

 

설레는 파티겸 점심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봐요^^

 

오시는 분들은 간단히 함께 나누고 싶은 음식과 음료를 갖고오셔서

나눠먹으면 좋을것 같아요.

 

 

지인중에 '곰지락'이라는 캠핑용품대여하는 분이 계시거든요.

이번행사에 캠핑용품도 대여해준데서

더 기대중입니다.ㅋㅋㅋ

 

http://www.gomjirak.com/

[고마움의 홈피 링크.ㅋㅋㅋ]

  

 

 


   

 

요건 수미 감자에요.

수미 감자칩있죠? 그거 품좀구해서 심으거에요.ㅋㅋㅋ

비 한번 오더니 엄청잘자라네요. 속는다고 하나요?

줄기도 안속아줘서ㅋㅋㅋ

 

하.지.만 상상해보세요.

 

눈앞에서 내손으로 수확해서 바로 손질하고

좋은 햇살아래 잔디밭에서 요리해먹는 기분..ㅎㅎㅎ

좋은 지인과 부담없는 편안한 대화...

 

한달에 한번쯤 나에게 이런 시간을 주어도 좋지 않을까요.

 

  


 

 

 

이 알록달록한 친구는 식용꽃이에요!

보통 비빔밥에 많이 넣어먹죠?

얼마전에 서울숲 텃밭모임분들이 동네 어르신들 식사대접할때

냉면에 넣어드렸거든요.

텃밭에 많아요 우리도 써요.ㅋㅋ

 

 

 

  

요건 허브에요. 애플민트 맞나요?

워낙 허브종류가 많아서

 

모히또 만들어먹을까요?ㅋㅋㅋ

얼음 준비해야되나.^^

 


 

  

이건 새끼 호박.

 텃밭에는 여러 작물이 있거든요.

 

브로콜리, 샐러리, 상추,감자, 케일, 치커리, 바질, 각종민트, 로즈마리,

차이브, 깻잎, 루꼴라,애호박, 완두, 식용꽃 등

 

기본 재료만 미리 수확해놓고,

필요한 재료는 직접 수확하는 형식으로 할예정이에요.

  



 

  

 

큰틀에서는 제1회 '맛있는 서울숲'텃밭 요리대회지만

이번 기회에 선데이잼 오프라인 모임의 기회로 갖을까해요.

 

준비해야할 식기류랑 접시때문에

총 4 분정도 함께하고 싶어요.

없으면 개인적으로 뵙고 싶은분 컨택해야겠죠.ㅜㅁㅜ

 

 기본적인 빵과 음료 요리도 몇가지 준비할꺼라서

오실 때 함께 나눌 음료나 음식 정도 준비해주시면 좋을것 같아요.

 

Made by me 잼도 좋겠네요.ㅋㅋㅋ

  

가족 분들은

텃밭요리 개인팀으로 참가해도됩니다^^

  

일시: 6월 21일 토요일

시간: 10:30~13:00

 

 

  

 

맛있는 일요일 프로젝트

Delicious Sunday Project

 

 





“나눔의 실천, 아이들도 자연스럽게 배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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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비트리] ‘지구촌 가방 보내기’ 캠페인 2년

 

어린이집·유치원·학교·학원에서 썼던 책가방은 엄마들에게 계륵이다. 필요는 없지만 버리기도 아깝다. 그런데 이런 가방이 어떤 아이들에게는 ‘내 인생의 소중한 첫 가방’이 될 수 있다. 바로 캄보디아나 네팔, 필리핀 등지에 사는 아이들에게 그렇다. 물자가 부족한 지역에서는 비닐봉지에 책을 넣어 다니는 아이들이 많다. 한류 열풍 속에서 한글이 쓰인 가방이라도 구하면 펄쩍펄쩍 뛰며 좋아하는 아이들도 있다. 네 엄마의 기부활동 모임 ‘반갑다 친구야’(이하 반친)와 <한겨레> 육아 웹진 ‘베이비트리’가 처음 제안한 ‘지구촌 아이들에게 가방 보내기 캠페인’은 그런 아이들에게 지구촌 마을의 우정을 전하고 자원을 절약하자는 취지로 시작됐다. 가방 보내기 캠페인이 이제 2년이 다 되어간다. 캠페인의 진행 과정과 그동안의 성과를 짚어보고, 캠페인의 실무를 맡고 있는 네 엄마의 ‘나눔 육아 이야기’를 들어본다.

 

캠페인의 진행 과정 및 성과

 

“우리의 제안이 이렇게 크게 확산될 것이라고 짐작도 못했어요. 캠페인을 진행하지 않는 현재도 계속해서 가방이 들어와요. 언론사와 소셜네트워크(SNS)의 힘이 얼마나 큰지 실감했지요.”

 

‘반친’ 회원 김현진(37·경남 창원 진해고 교사)씨의 말이다. 2012년 9월부터 시작된 가방 보내기 캠페인에 전국의 많은 사람들과 단체들이 기꺼이 가방을 모아 보내줬다. 현재까지 ‘반친’이 다양한 ‘착한 배달부’를 통해 지구촌 아이들에게 전달한 가방 수만 해도 2만1천개가 넘는다.

 

들어온 가방 중에 지나치게 낡거나 오물이 많이 묻은 가방은 버렸다. 아이들이 쓸 수 없는 성인용 가방이나 어른 옷, 신발은 노숙인쉼터나 이주여성쉼터에 전달했다. 기부자 수도 헤아릴 수 없다. 택배 상자만 4100여개가 들어왔다. 한 택배 상자에는 많게는 수십명이 하나씩 기부해 오는 경우도 있어 기부자는 수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가방이 너무 많아 포장하는 일을 도와준 자원봉사자들도 많다.

 

16-1 어린이날 행사장 한켠에서 여러분이 모아주신 가방이 나란히 줄지어 놓여있습니다..JPG» 어린이날 행사장 한 켠에 기부자들이 모아준 가방이 나란히 줄지어 놓여 있다. 반갑다 친구야 제공

 

보낼 가방은 일단 모았는데, 그 가방을 필요로 하는 아이들에게 제대로 전달하기까지의 과정은 산 넘어 산이었다. 새 제품이 아닌 쓰던 물품을 국외로 보내는 데는 걸림돌이 많았다. 선박이나 항공편으로 물품을 보내야 하는데 물류비도 만만치 않았다. 자칫 배보다 배꼽이 클 수 있었다. 관세 문제도 벽이 됐다. 무관세로 물건을 통관시키는 절차가 너무 까다로웠다.

 

두달 동안 ‘반친’은 방법을 찾다 번뜩 ‘착한 배달부’를 생각해냈다. ‘반친’ 회원인 박주희 전 <한겨레> 기자는 “캠페인을 진행하면서 가장 큰 숙제는 가방을 잘 전달해줄 신뢰할 만한 파트너를 찾는 일이었다”고 말했다. ‘반친’ 회원들은 캠페인 취지에 공감하고 여러가지 활동 측면에서 신뢰할 만한 파트너들을 찾아 접촉했다. 아시아평화인권연대나 한국대학생자원봉사협의회, 대구 지역 나눔활동 모임인 ‘나마스떼’, 전국에 있는 대학 해외봉사팀 등에서 ‘착한 배달부’ 구실을 자임했다. 2만개가 넘는 가방은 그렇게 지구촌 곳곳 아이들에게 잘 전달될 수 있었다.

 

 

아름다운가게반친 바자회1.JPG» 지난달 대구 ‘아름다운가게 수성점’과 ‘반갑다 친구야’ 소속 엄마들은 ‘아름다운 토요장터’를 열었다. 성인용 가방이나 지구촌 아이들에게 보내기 힘든 옷을 판매해 그 수익금을 이주민 한글교육 지원에 보탰다. 

 

 

5. 캄보디아 어린이와 마을 주민들이 장미를 나눠주며 한국에서 온 친구들을 환영하고 있다..JPG» 캄보디아 친구들과 마을 주민들이 장미를 나눠주며 한국에서 온 친구들을 반갑게 맞이하고 있다. 

 

네 엄마의 기부활동 모임 ‘반친’
수만명 기부한 가방 2만개 배달
자녀들과 함께 캄보디아 방문해
초등학교에 책걸상 등 함께 전달
아이들은 현지 친구들과 사귀며
나눔과 절약의 정신 몸으로 익혀

 

네 엄마의 나눔 육아 이야기

 

타이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캄보디아 포이펫이라는 지역에는 티엔케이5와 오르세이 껀달이라는 초등학교 2곳이 있다. 캄보디아 어린이날인 6월1일을 맞아, 5월 말 ‘반친’ 회원 엄마 세 명과 그들의 6~9살 자녀들이 캄보디아 친구들에게 줄 가방을 잔뜩 싸들고 이곳을 찾았다. 아시아평화인권연대 활동가들과 울산 성안성당 신부 및 신자들도 함께했다. 이들 일행 18명은 가방 600여개와 학용품, 인형, 장난감, 신발 등을 상자에 나눠 이곳까지 낑낑대며 운반했다. 전국지리교사모임 교사들이 <세계지리 세상과 통하다> 인세를 기부해줘서 600여명에게 나눠줄 공책도 각각 2권씩 준비했다.

이외에도 이들은 티엔케이 초등학교 부설 유치원을 방문해 삭막한 교실을 예쁘게 꾸미는 작업도 함께 했다. 방글라데시 학교 등을 후원하는 단체 ‘히말라야’ 회원들의 기부금으로 책걸상 30세트를 사고, 크레파스와 사인펜, 색연필 등 학용품도 가지런하게 배치했다. 빈 공간만 덩그러니 있던 유치원 교실이 제법 아늑한 공간으로 바뀌었다.

 

14.새 책걸상에 앉아있는 유치원생들.JPG» 새 책상에 앉아 있는 캄보디아 유치원생들. 반갑다 친구야 제공

 
“2년 동안 충분히 얘기해서인지 아이들이 캄보디아 친구들과 잘 어울려 노는 모습에 많이 놀랐어요. 엄마에게서 이야기로만 듣던 친구들을 만나고 와서인지 이제는 엄마의 ‘아껴야 된다’는 잔소리를 조금은 이해하는 것 같아요.”

 

‘반친’ 회원인 이혜련(37·문화센터 강사)씨는 기부 활동을 하면서 자녀들에게 ‘나눔과 절약하는 마음’을 자연스럽게 교육할 수 있어 기쁘다. 김씨도 “아이들이 처음에는 불쌍한 아이들에게 가방을 준다는 표현을 사용했는데, 캄보디아 친구들을 만나고 나서는 그 아이들을 ‘친구’라고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그는 아이들이 지구촌 친구들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졌다는 점에서 흡족해하는 듯했다.

 

“나눔은 아주 특별한 일이 아니라 일상적으로 당연히 해야 하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저 스스로도 이 활동을 통해 나누는 삶의 즐거움을 알아가고 있어요. 예전에는 ‘반친’ 친구들을 만나면 수다 떠는 일로 시간을 보냈는데 이제는 시간을 쪼개서 ‘반친’ 일을 하며 우정을 나누죠. 헤어질 때마다 늘 뿌듯한 마음으로 인사를 나눌 수 있어 좋아요.”

박씨는 환하게 웃으며 말한다. ‘반친’의 기부 활동에 “국내에도 가난한 아이들이 많은데 굳이 나라 밖 아이들을 돕느냐” “들이는 노력과 수고에 비해 효율성이 낮으니 그냥 기부금으로 모아 돕는 게 어떠냐”는 말도 듣는다. 이에 김씨는 “효율성을 앞세우면 사랑이 아니다”라고 잘라 말한다. 대단한 인류애까지는 아니더라도 수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모아 정성껏 포장해서 가방을 보내는 과정 그 자체가 그들에게는 즐겁고 의미있는 일이기 때문이다. 자신들이 하는 이 모든 수고로움이 돈으로 쉽게 할 수 있는 것보다 더 귀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들은 또 기부하는 가방이 쌓인 만큼 세상에 좋은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확인하면서 세상에 대한 희망도 커진다고 덧붙인다.

 

“우리 아이들이 청년이 되면 바통을 넘겨 주고 싶어요.”

처음 마음 그대로 많은 아이들에게 가방을 선물해주고 싶다는 네 엄마는 대를 이어 나눔을 실천하는 삶을 꿈꾼다.

 

양선아 기자 anmadang@hani.co.kr

 

* 가방 보내기 캠페인에 관한 더 자세한 소식은 여기로...

http://babytree.hani.co.kr/campaign

 

온라인에도 ‘나만의 정체성’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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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가 알아야 할 디지털

 1401705532_01701149499_20140603.JPG» 고평석 사람과디지털연구소 객원연구원초등학교 3학년생이 친구 둘과 함께 인터넷에 카페를 만들었다. “세 명이 굳이 카페까지 만들 필요가 있냐”고 물으니 “우리들만의 공간이 필요해요”라고 말한다. “엄마 모르게 틈틈이 모일 수 있잖아요. 예쁜 사진도 공유할 수 있구요.” 요즘 초등생 얘기다.

예전에는 놀이터에서 만나던 아이들이 이제는 모바일에서 빠르고 쉽게 만난다. 또 고유의 언어로 자신들에게 유용한 것들을 공유한다. 자녀가 스스로의 온라인 생활에 대해 먼저 말하지 않는 이상 부모는 온라인 세상 자녀의 모습을 웬만해선 알기 어렵다.

“쓸모 있는 파일을 올려주는 친구의 블로그가 제일 인기 있어요”라고 이 초등생은 말했다. 아이들이 인터넷에 글을 올리거나 사진·파일을 올릴 일이 많아졌다. 하지만 무엇을 올리고, 올리지 말아야 하는지에 대한 자각이 낮다. 더욱이 어렸을 때의 글이 평생을 따라다닐 수 있다는 것도 이해하기 어렵다.

대학생 나이가 되면 다르다. 혈기만큼 판단력도 성숙했다. 대학생들에게 “인터넷에 글을 올릴 때 얼마나 주의하냐”고 물었다. “정치적 성향이 있는 사이트보다 대학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활동해요. 상식선을 지킬 수 있으니까요. 나름 안전한 거죠”라고 답변한다. 자신이 올리는 글의 파급효과를 생각하는 것이다. 인기 메시징서비스 스냅챗의 창업자인 에번 스피걸이 대학 시절 친구에게 보낸 낯뜨거운 메일로 곤욕을 치렀다는 종류의 뉴스들이 반면교사가 된 셈이다.

대체로 초등학교 고학년부터 활발하게 인터넷에서 활동하고, 소셜네트워크형 커뮤니티 사용 빈도가 올라간다. 인터넷에 올리는 글 하나 파일 하나가 자기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 알 필요가 있는 때인 셈이다. 자신의 글 하나하나가 모여 온라인 정체성(ID)이 되고, 남들이 자신을 평가하게 되는 온라인 자아가 된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완벽을 추구할 수 없고, 또 전혀 사용하지 않을 수도 없지만, 최소한의 것은 지켜야 한다는 사실이 중요하다.

우리 아이들이 ‘온라인상의 나’에 대해 고민해야 할 때가 왔다. 인터넷은 우리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 우리의 정체성까지 기록해가고 있다.

고평석 사람과디지털연구소 객원연구원

(*한겨레 신문 2014년 6월 17일자)

스마트폰에 시간 허비 고민인데…“사용 원칙 정해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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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 상담실

Q.스마트폰을 잡으면 시간이 너무 금방 갑니다. 시간을 낭비하게 되어 스마트폰을 없애버릴까 고민중입니다.

A.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세이렌은 아름다운 여인의 얼굴과 독수리의 몸을 가진 바다의 님프입니다. 이들은 암초와 여울목이 많은 섬에 살면서 배가 가까이 오면 아름다운 노래로 선원들을 유혹합니다. 이들의 노래에 빠진 선원들은 바다에 뛰어들거나 배를 돌보지 않아 난파해 죽음을 당합니다.

뇌과학적으로 세이렌의 노래에 빠진 선원들의 상태는 과몰입에 해당합니다. 뇌에 있는 신경핵의 하나인 청반은 신경전달물질인 노르에피네프린을 만들어 분비합니다. 청반의 활성도와 분비되는 노르에피네프린은 집중에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청반의 활성도는 평소에는 잔잔한 위상성 모드를 유지합니다. 그러다가 목표가 생기면 급격히 활성도가 올라가면서 긴장 모드로 바뀌게 됩니다. 마치 배고픈 사람이 음식 냄새를 맡으면 정신이 번쩍 드는 것과 같습니다. 계속적인 긴장 모드는 당연히 뇌를 지치게 만듭니다. 그러나 여기에 강한 흥미나 재미가 더해지면 뇌는 지칠 줄 모르고 그 대상에 집착해서 과몰입하게 됩니다. 오디세우스는 세이렌의 유혹에 넘어가지 않기 위해 자신을 돛대에 묶으라고 했습니다. 세이렌의 노래에 빠진 오디세우스가 결박을 풀려고 몸부림을 치는 것처럼 일단 과몰입에 빠지면 헤어나오기 어렵습니다.

우리가 사는 현실에 비록 세이렌은 없지만 세이렌처럼 우리를 유혹하는 것이 있습니다. 손안의 마약이라는 스마트폰을 포함한 디지털 기기들입니다. 편리하지만 잠시 방심하면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잡아먹습니다. 없으면 불안하고 있으면 탐닉하게 되는 요물이 되기도 합니다. 인터넷을 즐기느라 잠을 설치는 성인들, 게임에 빠져 성적이 떨어진 학생들, 스마트폰을 만지며 눈앞의 소중한 사람과의 관계를 소원하게 하는 사람들 등. 모두 디지털 기기의 유혹에 넘어간 사람들입니다.

디지털 기기에 대한 집착이 너무 커져서 때로는 내다 버리고 싶을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러기에는 유용함이 만만치 않습니다. 스마트폰을 포함한 많은 디지털 기기들이 마치 칼과 같습니다. 다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주방에서 칼을 없애면 우린 어떻게 조리를 할까요? 잘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겠지요.

140049566483_20140520.JPG» 신동원 강북삼성병원 정신건강의학과장 손자는 <손자병법>에서 ‘아군이 주도권을 잡아 적의 저항을 받지 않으면 천리를 행군해도 피로하지 않다’고 했습니다. 디지털 기기의 사용에서 중요한 것은 주도권입니다. 자신만의 원칙을 만들어 보세요. 잠자리에는 스마트폰을 가져가지 않는다든지, 가까운 사람과 있을 때는 스마트폰을 무음으로 해 둔다든지, 하루 가운데 일정한 시간만 쓴다든지 방법은 많습니다. 스마트폰을 없앨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그것들이 나를 지배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그것들을 통제해야 합니다. 세이렌의 노래로부터 나를 보호할 지혜와 전략을 짜 보십시오.

신동원 강북삼성병원 정신건강의학과장

(*한겨레 신문 2014년 6월 17일자)

아이랑 책 나들이 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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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22일 코엑스 서울국제도서전
19~22일 파주어린이책잔치 열려

파주로 갈까, 서울 코엑스로 갈까. 두 개의 책잔치가 나란히 열린다.
세월호 사고로 미뤄졌던 제12회 파주 어린이책 잔치가 ‘어린이와 함께 평화를’을 열쇳말 삼아 19~22일 나흘 동안 경기도 파주출판도시에서 펼쳐진다. ‘책으로 만나는 세상, 책으로 꿈꾸는 미래’를 모토 삼은 제20회 서울국제도서전도 18~22일 닷새 동안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풍성하게 판을 펼친다.

대한출판문화협회가 주최하는 서울국제도서전(www.sibf.or.kr)에는 올해 주빈국 오만과 컬처포커스국으로 초청된 이탈리아를 비롯해 세계 23개국의 국내외 출판사 369개사가 참가해 인문·사회·과학·문학 책과 어린이 책까지 다양한 도서를 소개한다. 독자와 직접 소통하는 ‘저자와의 대화’에는 시인 신경림·최영미, 소설가 조정래·은희경·성석제·윤대녕·김탁환을 비롯한 작가 22명이 참여한다. 미학자 진중권, 칼럼니스트 강창래의 인문학 강좌도 열린다.

1883년(<한성순보>)부터 2000년(<태백산맥>)에 이르는 표지 디자인을 소개하는 ‘한국 근현대 책표지 디자인’전, 이탈리아 볼로냐도서전 라가치 수상작을 전시하는 ‘2014 볼로냐라가치상 수상 도서’ 전도 마련돼 있다. 입장료 성인 3000원, 초·중·고·대학생 1000원, 미취학 어린이와 65살 이상은 무료다.

세월호 사고 여파로 가족 나들이를 미뤘던 이들이라면 아이들과 파주 출판도시로 떠나 보자. 출판도시문화재단이 주최하는 파주어린이책잔치(www.pajubfc.org)에는 국내 200여 출판사가 참여하는데, 탁 트인 야외에서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체험형 행사가 다채롭게 마련됐다.

우선 한·중·일 3국 공동 평화그림책 프로젝트에 참여해온 그림책 작가와 출판사 편집자(사계절·이린사·도신샤)가 함께 하는 평화그림책 행사다. 평화그림책 토론회와 전시를 돌아보며 평화리본 만들기, 평화 메시지 보내기도 할 수 있다. <평화란 어떤 걸까>를 그린 일본 작가 하마다 게이코, <불타는 옛 성>을 그린 중국의 차이까우, <꽃할머니>의 권윤덕, <비무장지대에 봄이 오면>의 이억배를 비롯한 작가와의 만남도 마련됐다.

출판도시 문화해설사의 설명을 들으며 곳곳을 즐길 수 있는 ‘책마을 따라 걷기’, 작가의 꿈을 펼쳐 볼 수 있는 ‘어린이 백일장’, 나뭇가지·풀·꽃처럼 자연에서 구한 재료로 그림 그리기와 만들기를 해보는 ‘캠핑 놀이터’, 야외에 텐트를 치고 영화를 즐기는 ‘텐트 영화제’도 있다.

유럽과 아프리카, 남미에서 온 예술가들의 거리 음악공연도 곳곳에서 벌어지며, 출판도시에 둥지를 튼 사계절·살림·김영사를 비롯한 37개사의 책 만드는 공간을 직접 찾아가 보는 출판사 오픈하우스 행사도 100여개 프로그램으로 손님을 맞는다. 출판사 오픈하우스 일부 체험 행사를 빼고는 모두 무료다.

허미경 기자 carmen@hani.co.kr


어린이대공원에서 놀자, 이야기로 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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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28일(토) 서울어린이대공원 곳곳에서 함께 놀아볼까요?


◆ 이야기가 있는 공원 (오감으로 느끼는 책 이야기)

※ 참여방법 : 각 회당 어린이 50명 현장신청

- 도둑맞은 달 (인형극 놀이)

- 책으로 집을 지은 악어 (건축체험 놀이) 

- 빨강 풍선 (북아트놀이)

- 안녕, 친구야 (음악놀이)

- 괴물 그루팔로 (그림자놀이)

- 친구가 생겼어요 (클레이점토 놀이)


◆ 공연이 있는 공원 (공원이 공연장이 되는 날! 가족과 함께 하는 신나는 공연 관람!)

※ 참여대상 : 시간대별 자유관람

- 내가 원래 뭐였는지 알아?

- 시간낭비 요요쇼

- 숲 속의 애벌레, 무지개 물방울의 여행, 붐붐 브라더스


◆ 체험이 있는 공원 (직접 만들어 더욱 소중한 우리 가족 추억 만들기)

※ 참여대상 : 선착순 현장 참여

- 모기야~ 놀자!

- 한 여름날의 가족사진

- 나만의 손수건 만들기

- 천연 모기퇴치약 만들기


◆ 숲속음악회 : All That Jazz

※ 6.28(토) 오후 7시

- 재즈의 모든 것 뉴올리언스 재즈, 블루스, 스윙재즈, 유러피언 재즈, 퓨전재즈 등 다양한 재즈의 장르를 동시에 감상할 수 있는 아주 좋은 기회입니다.





기적의 가족, 소통 콘서트

동네 구석구석 집집마다 책 나눔 꼬마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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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한 주민이 집 마당 앞 우편함 크기 설치가 불씨
4년 새 들불처럼 번저 60여개 국 1만5000여 곳으로

  

140299438929_20140618.jpg» 비영리법인 LFL 공동설립자인 릭 브룩스(왼쪽)와 토드 볼. http://onwisconsin.uwalumni.com/features/its-a-mailbox-its-a-bird-house-no-wait-its-a-library/
 
디지털 기술의 발전은 도서관에서 종이책을 몰아내고 있다. 아예 종이책이 전혀 없는 디지털 도서관도 등장했다. 기술은 이렇게 지식의 터전을 바꿔가고 있다. 하지만 미래가 한 방향으로만 오는 것은 아니다. 전자도서관의 다른 쪽에선 아날로그 냄새 물씬한 색다른 도서관이 또 다른 미래 비전을 만들어가고 있다. 

이름하여 Little Free Library(글자 그대로 번역하면 ‘작은 무료 도서관’이지만, 여기서는 다른 작은 도서관들과 구분하기 위해 꼬마도서관으로 번역한다)이다. 꼬마도서관은 큰 새집이나 우편함 크기의 책 대여소를 가리킨다. 꼬마도서관의 특징은 누구나 마음만 먹으면 도서관 주인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자신의 집 앞이나 사람들이 잘 다니는 곳에 꼬마도서관을 세워 놓고, 다른 사람들에게 읽히고 싶은 책을 이곳에 비치해두면 된다. 요즘 지구촌에 이 꼬마도서관 바람이 불고 있다. 하루에 10~20개의 새 꼬마도서관이 지구촌 마을들에 속속 들어서고 있다.

 책 좋아한 돌아가신 어머니 기려 설치한 게 발단

“네 시작은 미약하였으나 네 나중은 심히 창대하리라.” 미 북동부 위스콘신주 허드슨시의 토드 볼(Todd Bol)은 자신이 처음 만든 꼬마도서관이 불과 몇년 사이에 이 성경 구절처럼 이렇게까지 ‘창대’해지리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발단은 작고한 어머니를 기리기 위한 아이디어에서 시작됐다. 2009년 초 그는 우편함 크기의 학교 건물 나무모형을 만들었다. 볼은 그 작은 교실 안에 책을 넣어 집 마당 앞에 세워놓고는 이웃들이 무료로 빌려갈 수 있도록 했다. 
 
 
140299438939_20140618.jpg» 꼬마도서관운동을 주도하고 있는 토드 볼이 제작한 제1호 꼬마도서관. 위키피디아
교사 출신인 그의 어머니는 생전에 책 읽기를 무척이나 즐겼다. 볼은 어머니의 마음을 담아 이웃들에게 무료로 책을 빌려주고 싶었던 것이다. 그런데 작고 예쁜 모양의 이 책 상자에 이웃들이 예상밖으로 큰 관심을 표시했다. 마을 사람들이 구경을 오기 시작했다. 몇몇 사람들은 자신들도 이런 책 대여소를 갖고 싶어했다. 볼은 내친 김에 몇개를 더 만들어 그들에게 선물했다. 꼬마도서관 운동은 이렇게 시작됐다.
그가 꼬마도서관 운동을 본격 추진할 수 있었던 건 자신의 친구인 위스콘신 매디슨대의 릭 브룩스(Rick Brooks) 덕분이었다. 당시 대학에서 사회적 기업의 발전에 대해 고민하고 있던 브룩스는 중 볼의 소식을 접하고는 볼과 만나 볼의 꼬마도서관을 확장해보기로 의기투합했다. 국제비즈니스개발이 전공이었던 볼은 “나는 정말로 우연한 계기로 비영리사업에 뛰어들게 되었다”라고 당시를 회고했다.
그가 웹사이트를 통해 밝힌 꼬마도서관운동의 사명은 ‘전 세계 구석구석에 작은 책 대여소를 무수히 만들어 책 읽기 문화와 문자해득률을 끌어올리는 것’이다. 이것이 토대가 돼 세대간에 창의성과 지혜를 공유함으로써 바람직한 미래 공동체사회의 기초를 다지는 게 이들의 소망이다.


140299438951_20140618.jpg» 미국내 꼬마도서관(LFL) 분포도. 도서관 아이콘을 클릭하면 도서관의 위치 등 상세한 정보를 알 수 있다. littlefreelibrary.org/

등록하면 본부에서 명패 보내…한국에서도 2명이 동참

입소문을 타고 조금씩 늘어가던 꼬마도서관은 2011년 언론의 주목을 받으면서 사회 차원의 운동으로 급속히 번져갔다. 그에 힘입어 2012년 5월 꼬마도서관은 위스콘신주의 비영리단체로 정식 출범했다. 애초 이들의 목표는 철강왕 앤드류 카네기가 세웠던 2509개의 도서관 수를 넘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 목표는 싱겁게도 비영리단체 출범 석달만에 달성되고 말았다. 목표로 했던 시점보다 1년반이나 앞서 이룬 성과였다. 


Attached Youtube Video


언론을 타면서 해외에서도 문의가 빗발쳤다. 2014년 1월 현재 본부에 등록돼 있는 전 세계의 꼬마도서관은 62개국, 1만5000여개에 이른다. 한 달에 500곳 정도가 새로 등록된다고 한다. 꼬마도서관 본부 추정으로는 도서관 한 곳당 하루 방문객은 평균 4명, 한 달에 빌려보는 책은 25권 정도다. 올 한 해에만 전 세계 꼬마도서관을 통해 600만권의 책을 사람들이 보는 셈이다. 현재 한국에서 꼬마도서관 관리자로 등록돼 있는 사람은 2명이다. 대구의 유두선씨가 지난해 여름 한국에선 처음으로 꼬마도서관을 세웠고, 최근 충북 충주시의 한 대학 구내에 1곳이 추가됐다. 

꼬마도서관은 정해진 규격이 있는 건 아니다. 뜻이 있는 각 개인이 직접 만들면 된다. 물론 온라인을 통해 주문 구입할 수도 있다. 도서관 등록을 하게 되면 도서관 운영자는 본부로부터 ‘Little Free Library’이라고 적힌 명패를 구입할 수 있다.
꼬마도서관운동이 순탄하기만 했던 건 아니다. 2012년 말 위스콘신주 화이트피시베이 마을에서는 더 이상의 꼬마도서관 설치를 금지했다. 기존 꼬마도서관도 철거할 것을 명령했다. 이유는 꼬마도서관이 마당 앞에 구조물 설치를 금지하고 있는 마을조례에 위반되기 때문이다. 마을 관리자들은 꼬마도서관 박스 안에 음란물이나 부적절한 물건들이 놓여 있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시했다. 진통 끝에 2013년 8월 사유지에 한해 꼬마도서관 설치를 허용하는 새로운 조례가 승인됐다.

 140299438902_20140618.jpg» 꼬마도서관에서 책을 빌려가는 꼬마들. littlefreelibrary.org/

 누구나 쉽게 무료로…마을 이웃과 대화의 광장 구실도

꼬마도서관은 기존 도서관 개념에서 보면 장난스러운 행위로 비칠 수도 있다. 우편함 크기만한 공간에 얼마나 많은 책이 비치될 수 있을 것이며, 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이용할 수 있을 것인가. 그럼에도 꼬마도서관 운동이 의미가 있는 것은, 다소 이색적이고 엉뚱하게 보였던 작은 퍼포먼스가 화제를 모으면서 사회 트렌드를 만들고, 이 트렌드가 미래를 만들어가는 힘으로 작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 원동력은 꼬마도서관의 접근성에 있다. 동네 산책을 하다 읽고 싶은 책은 없는지, 새로 들어온 책은 없는지 누구나 쉽게 확인하고 빌려갈 수 있다. 대여를 위한 아무런 절차도 필요 없다. 단지 문을 열어 책을 빌려간 뒤 제자리에 갖다 놓기만 하면 된다. 옆에 벤치가 있다면 그 자리에서 책을 읽을 수도 있다. 꼬마도서관을 기웃거리다 마을 사람과 만나 대화를 나눌 수도 있다. 꼬마도서관의 성공과 확산은 그래서 공동체의 건강성을 확인하는 수단이기도 하다. 도서관이 없는 마을이라면 꼬마도서관을 찾는 사람들의 발길은 더 잦아질 것이다. 미래 공동체 사회를 꿈꾸는 사람들에게 꼬마도서관은 바람직한 미래를 만들어가는 하나의 실천 수단인 된 셈이다. 

미국의 로터리클럽은 서아프카 개도국들의 문자해득률 높이기에 이 꼬마도서관 운동을 활용하고 있다. 미 미네소타에 있는 비영리단체 아프리카북스는 1988년 이후 48개국에 270만권의 책을 보냈는데, 이제는 책을 보내는 데서 그치지 않고 꼬마도서관으로 확장해가고 있다. 한국에서도 꼬마도서관 운동의 불이 지펴질 수 있을까. 한국적 꼬마도서관 운동은 어떤 모습이 바람직할까. 


▶한국 제1호 꼬마도서관 운영자 유두선씨

“도서관 통해 의미있는 커뮤니티 느낄 수 있으면 좋겠어요” 

유두선(35)씨는 한국에서 가장 먼저 꼬마도서관 운영자로 등록해 활동하고 있다. 지난해 여름 자신이 살고 있는 대구시 수성구 신매동 집 주변에 꼬마도서관을 세운 그는 “이 도서관을 통해서 이웃들과 함께 의미있는 커뮤니티를 느낄 수 있게 되는 사람들이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을 갖고 있다. 
    
- 꼬마도서관은 언제 어디에 만들었으며, 만들게 된 동기는 무엇입니까. 

“지난해 7월에 첫번째 LFL(꼬마도서관)을 신청해 8월 초에 설치했습니다. 도서관에 관심이 생겨 검색사이트에서 Library를 찾아보다가 LFL을 발견하게 됐죠. 그런데 각종 기사나 블로그를 찾아 봤더니 ‘나도 만들고 싶다’는 등의 댓글도 있는가 하면 ‘한국에 놔두면 훔쳐가고 부술거다’ ‘박스줍는 노인이 다 가져간다’는 등 비관적인 글도 있더군요. 그래서 그런지 한국에는 설치한 사람이 아무도 없었죠. 사람들이 책에 관심이 없어서 그런가? 아니면 누구나 생각해낼 법한 아이디어라서 흥미가 없는건가? 직접 운영도 안해보고 왜 단정짓지? 등등 의문을 품다가 직접 해보면 알겠지 싶어 설치했습니다. 현재 3개의 LFL을 운영중입니다. 집 앞, 골목, 근처 야트막한 산에 있는 정자 등 세곳에 있습니다.”
   
- 꼬마도서관에는 어떤 책들을, 몇권 정도 비치해 놓고 있으며, 관리는 어떻게 하고 있나요.

 “도서관마다 다릅니다.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도로 옆에 설치한 첫번째 도서관에는 단편소설이나 수필집, 학습만화, 동화책 등이 있습니다. 대략 10여권 정도 됩니다. 안쪽 골목에 설치된 두번째 도서관에는 그림 동화책같은 아이들 책과 주부들이 읽을 책을 비치해 두었습니다. 그런데 골목에 있어서 그런지 누군가가 책을 모두 가져가 버리네요. 지금까지 두 번이나 싹 가져가 버렸어요. 그래서 이곳에 비치된 책은 적습니다. 세번째 도서관은 근처에 있는 야트막한 산의 정자 옆에 두었는데, 자기계발서나 수필 등 가벼운 읽을거리를 두었더니 운동하러 오신 분들 반응이 괜찮은 것 같습니다.
 관리는 수시로 상태를 점검하는 수밖에 없죠. 수리할 게 있으면 수리도 하고, 책 상태도 체크하고, 도서관끼리 책도 바꿔줍니다. 그리고 가족, 친지들이 오며가며 대신 확인해주기도 합니다.”
   
- 도서관 개설 이후 어떤 성과가 있었다고 생각되십니까.

 “처음 설치할 때는 사람들이 얼마나 관심을 보일까하는 기대도 하고 설레기도 했는데 곧 그런 기대보다는 지속적으로 관리해서 일단은 사람들에게 도서관의 존재를 알리는 것이 먼저라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두번째, 세 번째 도서관을 만들었죠. 하지만 설치 장소에 대한 제약도 좀 있습니다. 아파트 단지에는 주민회의를 거쳐서 허락을 받아야 하고, 소공원 같은 공공장소에는 어떠한 사유물 설치도 금지됩니다. 처음엔 좀 난감했습니다. 현재까지의 성과로는 도서관이 설치된 지역에서는 LFL이 이웃들에게 조금씩 익숙해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감사의 메시지를 남기시는 분도 있었고, 사진을 찍어가는 대학생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도서관에 안 들어갈 정도로 많은 동화책을 몰래 기증해 주고 가신 고마운 분도 있었죠.
LFL은 자신이 가진 책들을 주위 이웃들과 서로 공유하는 커뮤니티를 만드는 것입니다. 그래서 LFL 네트워크에 동참한 것이구요. 이런 취지가 널리 알려진다면 그것이 성과라고 봅니다.”
  
- 도서관 관리에 어려운 점은 무엇인가요.

 “처음에 걱정했던 건 눈이나 비에 대한 대비를 어떻게 할까였습니다. 장마를 견딜 수 있게끔 만들고, 시간날 때마다 확인해주면 LFL 자체는 그대로 유지가 됩니다. LFL에 참여하게 되면 오너가 바로 스튜어드(관리자, Steward)가 됩니다. 스튜어드가 되면 유지, 보수, 관리 뿐만 아니라 사서 역할도 해야 합니다. 책에 관심있는 사람이 많아져서 도서관을 이용하는 사람의 수가 늘어난다면 도서관도 더 진화하겠죠. 이용자들이 하나둘 LFL을 설치한다면 커뮤니티가 더욱 풍부해질 것이라고 봅니다.”
  
- 앞으로의 계획이나 소망은 무엇입니까.

 “LFL을 더 많이 설치해 더 널리 알리고 싶습니다. LFL은 자신이 직접 도서관을 제작하여, 자신이 이웃에게 추천해주고 싶은 책을 서로 무상으로 공유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LFL의 가치를 더욱 많은 사람들이 경험해 보길 소망합니다. 자발적이고 적극적으로 참여해서 자신이 직접 운영하는 도서관을 통해서 이웃들과 함께 의미있는 커뮤니티를 느낄 수 있게 되는 사람들이 많아지길 바랍니다. 언젠가는 보통 사람들도 자신 만의 얘기를 책으로 펴내고, LFL을 통해서 공유되는 날이 오리라고 생각합니다. 기회가 된다면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과 독서모임을 만들거나, 좋은 독서클럽에 참여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아시아(한국, 일본, 타이완, 베트남, 중국 등)에 있는 스튜어드들과 교류할 페이스북 그룹을 만들어 볼 생각입니다.”


 ※꼬마도서관 웹사이트; http://littlefreelibrary.org/

곽노필 기자 nopil@hani.co.kr


▶곽노필의 미래창 http://plug.hani.co.kr/futures

▶베이비트리 생생육아 윤영희 님 집앞 우편함 책꽂이, 온 동네를 도서관으로



(*한겨레 신문 2014년 6월 18일자)




직장맘 모유 유축, 너무 눈치 보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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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1624784_P_0.JPG» 한겨레 사진 자료


Q. 다음 달 업무 복귀를 앞두고 있는 직장맘입니다아이가 4개월이라 모유 수유 중인데 회사에서 유축을 할 때 눈치를 준다는 말을 들어서 걱정입니다직장에서 유축 시간만 보장받을 수 있는 권리가 있는지 궁금합니다만약 있다면 권장 사항인지아니면 의무 사항인지도 알고 싶습니다.


A. 근로기준법에서는 생후 1년 미만의 유아를 가진 여성 근로자가 청구하면 12회 각각 30분 이상의 유급 수유 시간을 주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 근로자가 회사에 청구하면 반드시 보장해야 하는 의무 사항입니다. 이를 위반하면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됩니다. 구체적인 수유 시간이나 횟수 등은 회사와 협의해 정할 수 있습니다. 노동조합이 있는 회사에서는 단체협약을 맺어 수유 시간을 한 번에 1시간을 사용할 수 있도록 퇴근 시간을 1시간 앞당기는 경우도 있습니다.


또 별도로 유축 시간을 보장하고 있지는 않지만, 법의 취지에 비춰볼 때 수유 시간에 유축을 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계속 모유 수유를 하기 위해 직장에 복귀할 때 상사에게 미리 이해를 구하고, 유축에 필요한 시간, 장소 등을 정해두는 것이 좋습니다. 아이의 개월 수나 모유의 양에 따라 유축 횟수와 시간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구체적으로 협의를 해두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유급 수유 시간 ‘청구’는 구두로도 가능하므로 신청서를 제출할 의무는 없지만, 수유 시간을 청구하는 내용의 메일 정도는 자료로 남겨두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직장에서 유축을 하여 모유 수유를 이어가려면, 유축 시간 확보만이 아니라 유축을 할 수 있는 공간과 보관할 수 있는 냉장고도 필요합니다. 냉장고는 사무실용이라도 쓴다고 하지만 장소가 여간 신경쓰이는 게 아니지요. 수유실이 설치된 곳은 드물고 여직원 휴게실도 없는 경우가 많아 화장실을 이용하는 경우가 아직은 흔합니다. 회사에 건의해 수유실을 설치하도록 하고 최소한 여직원 휴게실에 파티션을 설치해서라도 적당한 공간을 마련하는 노력도 필요합니다. 빈 회의실을 사용하도록 상사의 협조를 구해두는 것도 방법이지요. 이럴 땐 ‘수유중’이라는 팻말을 이용하는 것도 좋습니다.

 

아기의 면역력뿐만 아니라, 모유 수유를 하면 엄마와 아기의 애착관계를 만들어가는 데 큰 도움이 된다는 사실이 잘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나 막상 직장에 복귀하면, 여전히 눈치를 보아야 하는 현실이라 실제로는 어려움이 많은 것이 사실입니다. 가족친화적인 직장환경이 회사에도 도움이 된다는 점이 알려지기 시작하면서, 최근에는 수유실을 만드는 회사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직장에 복귀한다고 해서 미리 포기하지 말고 적극적인 노력으로 모유 수유를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나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 이 글은 여성신문 2014년 6월 13일자에도 실린 글입니다.


보랏빛 영양 덩어리 가지, 가지가지로 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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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식을 하는 사람들이 고기를 먹지 않는 대신 귀하게 챙겨먹는 것은 무엇일까? 콩고기나 두부? 아니면 현미밥? 나의 경우는 컬러푸드다. 채식을 한 이후로, 채소가 식단에서 차지하는 위치와 영향력이 달려졌다. 우선 익혀 먹거나 간을 해서 먹는 조리용 채소요리 보다날 것 그대로 먹는 생채식의 비율이 높아졌다. 나와 같은 채식인의 주식은 곡류가 아니라 채소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한끼 식단에서 채소섭취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많은 사람들이 고기를 먹지 않으면 기운을 못쓰지 않을까, 또는 체력이 부실해지지 않을까 걱정한다. 하지만 고기를 끊고 채식을 해서 잃었던 건강을 찾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말기암 환자들이 극단적으로 선택하는 마지막 방법이 채식과 단식이라는 것은 이미 오래전부터 알려진 사실이다. 많이 먹어서 오래사는 사람들보다 적은 양을 제대로 먹는 사람들이 확실히 장수를 해왔듯이 말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먹는 것이 제대로 먹는 것일까? 일반적인 가정에서 채소요리는 그다지 다양한 방식으로 조리되지 않는다. 한끼 식단에 올려진 요리 중 가족들의 이목과 관심을 집중시키는 메인요리는 대부분 고기나 생선요리이고, 채소는 영양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곁들여먹는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채식요리라고 생각하면 맛이 없고, 빈약한 종류에 부실한 느낌이 든다. 하지만 채소 하나하나의 영양은 생각보다 엄청나다. 식물개체의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영양물질들을 그들의 몸에 저장해두었기 때문이다. 주인공과 엑스트라의 관계를 뒤집어보면 어떨까? 채소요리가 주인공이 되도록 정성을 들이고, 고기는 먹고 싶을 때 곁들여 먹는 정도로 적게 먹는다면, 중년이후 뱃살고민이나 고혈압, 비만, 당뇨 등의 성인병들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을 것이다.

채소가 주인공이 되었을 때 어떤 변신이 가능한 지 보여주는 맛있는 요리, 가지롤을 소개한다. 보통 가지는 가지나물이나 가지냉국 등에서도 주인공인냥 등장하지만, 가지를 떠올릴 때 드는 밍밍한 맛의 느낌을 지울 수 없어 만년 조연같은 기분이 든다. 가지를 세로로 길게 슬라이스하여 오븐이 아닌 그릴에 구워보자.

“어머나, 당신에게도 이런 면이 있었단 말이야?”

맛은 어떨까? 적당히 부드럽고 고기의 질감을 대신할 만큼 쫄깃하다. 
 


[기린의 채식레시피]
오색채소와 두부를 감싼 가지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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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료 : 가지 2개, 호박, 당근, 파프리카, 양파, 두부, 오일, 소금, 바질 또는 오레가노, 후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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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드는법


  1. 가지를 세로로 얇게 슬라이스하여, 오일과 소금, 후추를 섞어 실리콘붓으로 앞뒤 바른다.

  2. 그릴에 넣고 3분간 중간불로 굽는다. 그릴이 없다면 후라이팬에 오일을 두르지 말고 중불로 굽는다.
  3. 오색채소를 가늘게 채썰어 준비한다. 두부는 오일에 노릇하게 볶으며 으깬다.
  4. 오색채소와 두부를 섞어 한번 더 볶아준다. 소금과 향신료를 넣어 간을 한다. 향신료는 취향에 따라 넣는다. 로즈마리, 
     오레가노, 바질 중 한가지를 넣어도 좋고, 강황가루를 넣어도 된다. 소금과 후추, 마늘을 조금 다져넣어도 맛있다.
  5. 구운 가지를 편 후, 볶은 오색채소와 두부를 넣어 돌돌 말아 그릇에 보기좋게 담는다. 참기름, 매실청(또는 생강청), 
     레몬즙, 소금을 섞은 소스를 곁들여도 좋다.


보라색을 내는 플라보노이드 성분의 일종인 안토시아닌(Amthocyanin) 은 블루베리, 자색고구마, 검정콩, 차조기, 가지 등에 들어있다. 이 성분은 시력저하를 예방하며 간기능보호작용을 한다. 그 중에 가지에는 나스닌 (Nasnin)이라는 이름의 안토시아닌이 들어있는데 자외선과 스트레스로 인해 생성되는 활성산소의 활동을 억제시키고, 암과 동맥경화 예방, 안티에이징 등의 효과가 뛰어나다. 가지는 함량의 94%가 수분이어서 비타민과 미네랄이 풍부한 편은 아니지만, 칼륨의 이뇨작용으로 부종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으며 성질이 차서한여름 더위를 식히는 효과가 있다. 보통 가정에서는 가지나물이나 볶음으로 이용하는데 이때 안토시아닌성분이 파괴될 정도로 푹 익히거나 오래 불을 가하는 것은 좋지 않다. 기름에 볶으면 안토시아닌 성분의 변색을 방지할 수 있다. 가지의 영양은 가지의 보랏빛에서 나온다는 것을 잊지말고 올 여름에는 가지냉국, 가지볶음과 더불어 가지롤을 즐겨보면 좋겠다. 

성조숙증 때문에 병원에 가면 무슨 검사를 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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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3823611_P_0.JPG» 한겨레 사진 자료

성조숙증이 의심될 경우, 병원에 내원하면 처음부터 검사를 모두 진행하지는 않습니다. 가장 먼저 병력청취를 통하여 이차성징이 언제부터 나타났으며 그 진행 순서나 속도가 어떠한지를 알아봅니다. 그리고 다른 원인 질환의 여부를 알아보기 위해 여러 가지 증상들에 대한 질문과 성호르몬 노출 여부 등을 자세히 파악합니다. 진찰을 통해서 성장과 성성숙의 정도를 평가하고 병력청취 때와 마찬가지로 다른 원인이 될 만한 질환이 있는지 자세히 진찰하게 됩니다. 예를 들어 몸에 커피색 반점이 있는 경우 이와 관련된 질환의 한 부분으로서 성조숙증이 나타나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손목부분을 엑스레이로 촬영하여 골연령을 측정하고 뼈나이가 실제 나이보다 많이 진행되어 있는지의 여부를 판단합니다. 

필요한 경우에는 호르몬 검사(성선자극 호르몬 방출 호르몬 자극검사)를 합니다. 성선자극 호르몬은 뇌에서 분비되는데 이 호르몬의 자극에 의해 여성호르몬이 생산되고 이로 인해 유방이 발달합니다. 성선자극 호르몬 방출 호르몬 역시 뇌에서 분비되는데 성선자극 호르몬 분비를 자극하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입니다. 정리하여 보면 성선자극호르몬 방출호르몬--> 성선자극 호르몬-->여성호르몬과 같은 순서가 만들어집니다. 자극검사의 논리는 성선자극호르몬 방출호르몬을 주고 성선자극 호르몬이 반응하는지를 보는 것입니다. 사춘기와 같은 호르몬 환경이라면 반응을 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와 같은 검사에서 성조숙증으로 진단이 되면 뇌 MRI 검사가 필요할 수 있으며, 또한 사춘기 진행 정도나 기질적 원인 확인이 필요한 경우에는 선별적으로 골반 초음파, 복부 초음파, 고환 초음파 검사를 시행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검사들은 성조숙증이 의심되는 경우 모두 다 하는 것은 아니고 병력과 진찰상 당장 검사가 필요한 경우와 진행정도를 보아 가면서 단계별로 검사가 필요한 경우가 있습니다. 따라서 개인별 상황에 따라 검사의 내용과 시기가 결정되므로 이에 대한 상담이 필요한 것입니다. 그리고 검사를 한 결과 진짜 사춘기가 아니라 해도 수개월 만에 성조숙증으로 바뀔 수 있어서 정기적인 검사가 필요합니다.

결론적으로 누구나 처음부터 모든 검사를 하는 것도 아니지만 검사 후 사춘기가 아니라고 판단된 경우라 하더라도 시간에 따라 언제든지 변할 수 있습니다. 한 번에 모든 것이 결정되지 않는 경우들이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두시고 지속적이고 정기적인 체크업이 중요합니다. 그러면 때를 놓치고 진단이 늦게 되거나 치료가 늦어지는 경우를 막을 수 있습니다.

캠핑이 열어준 육감, 자연이 아이 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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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풀벌레와 산새 소리에 눈을 뜨고
   첫서리의 찬기운에 침낭 속으로 파고 들며
   설 익은 밥을 먹으면서도 헤헤 거리는 아이들. 
   
   바람과 볕의 냄새를 사랑할 줄 아는 아이는, 세상을 살아가는 구불구불한 여행조차 즐길 수 있을테지요.
   베이비트리는 ‘아이는 자연에서, 놀이에서 모든 것을 배운다’고 믿으면서 두 아이와 함께 
   지금껏 여행을 다니는 캠핑 전문가 손장군님의 글을 연재 합니다. 
   연재하는 글은 손장군, 김정은님이 함께 쓰신 <아빠, 캠핑가요!>의 일부를 발췌한 내용입니다.  


01  캠핑은 자연의 선물이다

02   아이와 함께 캠핑 시작하기

03   우리 가족 캠핑장 고르기
04   아이와 함께 할 때 필요한 준비물
05   아이들이 좋아하는 베스트 캠핑장 

06   자연놀이 : 풀과 꽃으로 놀기
07   자연놀이 : 돌쌓기, 무전기놀이, 소꿉놀이
06   자연놀이 : 돋보기놀이, 망원경놀이
 
07   여럿이 놀이 : 야외극장
08   여럿이 놀이 : 볼링놀이, 병 맞히기
09   여럿이 놀이 : 돌에 얼굴 그리기

10   아빠 어릴적에 : 솔잎싸움
11   아빠 어릴적에 : 놀이 산가지놀이
12   아빠 어릴적에 : 비석치기, 사방치기





Cap 2014-06-19 11-32-37-191.jpg» 가평 푸름유원지오토캠핑장

아이는 자연을 있는 그대로 흡수한다

캠핑은 자연 속에 집을 짓고 밥을 해 먹고 쉬기도 하는 일상적인 의식주 생활을 하는 것과 동시에, 흙과 가장 가까운 곳에서 땅의 정기를 받고 숲의 공기도 직접 느낄 수 있는 야외 활동이다. 일상생활이 삭막하게 집과 직장, 그 주변이라는 한정된 공간에 얽매어 있었다면 그런 모든 공간이 어우러져 자유스러움을 느낄 수 있는 곳이 바로 캠핑하는 장소, 캠핑장인 것이다.

캠핑이 어른에게 낭만과 일상 탈출의 자유를 선물한다면 아이에게는 자연을 통째로 흡수할 수 있는 기회를 선물한다. 요즘 아이들의 일상은 우리 세대와는 또 다름을 느낀다. 아이들 삶의 많은 부분이 어른들의 ‘일상적인 지루한 삶의 반복’을 답습하는 것 같아 안타까울 때가 많다. 이런 아이들에게 자연을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선물하는 것이 바로 ‘캠핑’인 것이다.

놀이터인 동시에 학습장인 캠핑장에서는 시키지 않아도 열심히 놀고 열심히 공부한다. 캠핑 초기, 우리 집 아이들에게 아무것도 손에 쥐여주지 않고 “놀아.”라고 했을 때 아이들의 첫마디는 “뭐 하고 놀아?”였다.

아무런 도움도 없이, 도구도 없이, 놀거리가 정해져 있지 않은 상태에서 의 ‘놀기’에는 익숙하지 않을뿐더러, 아직 자연에 대한 마음이 열려 있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부모의 간섭이 아닌 안내자로서의 역할이 필요해 보였다.

 Cap 2014-06-19 11-33-24-454.jpg» 원주 치악산금대야영장

캠핑에 있어서 아이를 이끄는 안내자가 하는 일은 따뜻하게 손잡고 캠핑장 주위를 산책하며 자연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다. 많은 설명은 필요하지 않다. 그냥 신기한 벌레도 보여주고, 개미가 많이 모여 있는 곳을 알려주고, 나무 계단 사이로 자리를 잡은 민들레도 보여주고, 뱀딸기나 오디를 따서 손에 놓아주면 된다. 모든 것이 신기한 것투성이임을 알게 될 때 스스로 찾아서 궁금증을 가지고 새로운 세상을 맛보게 되는 것이다.

우리 집 아이들은 캠핑을 하기 이전에 숲을 보면 그냥 ‘나무’라고 생각했다면 이제는 숲 속의 참나무와 참나무 아래 떨어져 있는 도토리, 다람쥐를 떠올린다. 또 민들레 홀씨가 날아가고, 세찬 바람에 꽃들이 다 떨어지면 어쩌나 걱정한다. 열심히 먹이를 나르는 개미와 벌들은 밤에 어디에서 자는지도 궁금해한다. 여름이 한철인 매미는 모두 죽었을까? 많은 생각이 머릿속을 가득 채운다.

학교에서는 배울 수 없는 사고의 확장을 경험할 수 있는 순간인 것이다.

아이들이 가지는 자연에 대한 관심은 세밀한 관찰력으로 발전하고, 캠핑을 통해서 잘 다듬어지고 훈련된 관찰력은 점점 어려워지는 공부를 할 때도, 힘든 사회생활을 할 때도 큰 도움이 될 것임을 의심하지 않는다.


오감을 열어주는 캠핑

TV나 컴퓨터 게임들에 가려져 있던 아이의 오감은 자연과 만날 때 드디어 열리게 된다. 컴퓨터 게임에서 듣는 자극적이고 날카로운 기계음보다 물소리, 새소리가 더 신기하게 들리고, 화려한 TV의 화면보다 땅에 기어 다니는 조그마한 벌레나 나무에 달려 있는 열매 하나가 더 신기하게 보이는 때가 바로 그때다.

텐트 위로 떨어지는 빗소리, 풀벌레 소리가 음악 소리보다 더 흥겹게 느껴지고, 숲 속 피톤치드 향기에 취할 줄도 아는 때가 바로 그때다. 그래서 굳이 부모가 어떤 설명을 하지 않아도 캠핑의 시간을 가지는 것만으로도 아이는 충분히 값진 경험을 갖게 된다.

 Cap 2014-06-19 11-34-36-390.jpg» 덕유산오토캠핑장

경기도 팔현캠프에서 캠핑하던 어느 겨울이었다. 신년을 맞이해서 눈이 온다는 일기예보도 있었고 눈싸움이나 실컷 하자며 떠난 캠핑이었다. 낮에는 눈이 오지 않아 혹시 밤사이에 눈이 오려나, 내일 아침이면 눈이 쌓일 것을 기대하고 잠자리에 들었다. 밤은 어둡고, 또 고요했다. 숲의 정기만이 숨쉬는 밤. 이웃 캠퍼도 저기 아랫동네에 계신 터라 우리 텐트 주위는 매우 조용했다. 아이들을 먼저 재우려 침낭 속으로 들어가 작은아이를 꼭 껴안고 잠에 빠져들려는 순간 아이가 졸린 목소리로 말했다.
“아빠, 밖에 눈이 오는 것 같아.”
“응? 글쎄, 눈이 오나?” 생각 없이 말대꾸만 해주었다. 눈이 오는지 내다보기에는 몹시 추웠다.
“응, 눈이 오는 소리가 들려.”
“에이…… 눈이 오는 소리가 어디 있어? 비처럼 소리 내서 오지 않는데?” 아이가 잠결에 그런 소리를 하나 생각했다.
“아냐, 아빠 잘 들어봐.” 숨소리도 죽이고, 행여나 눈도 깜빡이지 않고 귀를 기울였다. 잠시 침묵 뒤 나는 짧은 탄성을 냈다. 정말 눈이 오는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별도 달도 잠든 고요한 밤. 텐트 위로 떨어지는 눈이 톡, 톡, 톡 아주 조그마한 소리를 내는 것이었다. 그날 밤은 추워서 더 밝고 깨끗하게 느껴지는 밤하늘의 별보다 아이가 더 예쁘게 보였다 .
“나도 듣지 못하는 소리를 너는 듣는구나.”
아침에 텐트 문을 열고 나가면 당연히 아이들의 발자국이 눈 위에 처음으로 찍힌다. 도시에서 누군가에 의해 벌써 치워져 있을 발자국을 캠핑장에서는 제일 처음 남길 수 있다. 아이들의 기분이 어떨지는 물어보지 않아도 표정만으로 알 수 있다.

자신이 남긴 발자국을 계속 뒤돌아본다. 자기를 따라오는 발자국을 흐뭇하게 바라보면서.
“내 발자국이 이렇게 컸나?”
“그럼, 넌 아빠에게는 언제나 큰 아이란다.”


자연과 친해질 기회를 많이 만들자

새소리를 들으며 아침잠을 깬 적이 있나? 저녁에 풀벌레 소리를 들으며 잠을 청한 적이 있나? 누가 이렇게 물어본다면 자신 있게 “네.”라고 대답할 수 있는 이유는 바로 캠핑을 다니기 때문일 것이다. 

아이의 경우 야외에서 잠을 자는 것이 신나는 일이기도 하지만 집에서처럼 조용하지 않으니 매우 낯설어하거나 불안해하는 경우도 있다. 이런 경우에는 자연에게 말을 걸어보게 하자. “새들이 우리를 깨워주네.” “귀뚜라미가 잘 자래.” 아침을 깨우는 새소리는 아이에게 알람 소리와 같고, 저녁에 들리는 풀벌레 소리는 자장가와도 같다.

아이에게 자연 속 동물들과 친해질 기회를 제공하면 자연스럽게 낯선 환경을 받아들일 수 있는 계기가 된다. 특히 살아 있는 동물들과의 교감을 통해 동물들이 무섭고 두려운 존재가 아닌 좋은 친구가 될 수 있음을 알게 되면 공포에서 벗어나 정서적 안정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Cap 2014-06-19 11-35-58-972.jpg» 정선 졸드루야영장
 
자연환경이 좋은 캠핑장에 갔다면 아이의 손을 잡고 한번 둘러보자 .
“우리 친구들 찾으러 가자.”
찾기 쉬운 개미, 나비, 무당벌레, 매미, 메뚜기, 귀뚜라미도 반갑고, 하늘소, 도롱뇽, 반딧불이를 만나는 날은 매우 운이 좋은 날로 기억할 것이다. 자연을 이해하게 되면 사랑하는 마음이 의도하지 않아도 생겨나지 않을까. 

 Cap 2014-06-19 11-36-20-055.jpg» 평창 대관령양떼목장

근래에는 캠핑장 내에 여러 가지 동물들을 키워서 아이들이 먹이를 주거나 쓰다듬어줄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 곳도 있다. 만약 그런 환경이 아니라면 캠핑장 주변을 나서보자. 여러 가지 생물들과 친해질 수 있는 박물관이나 전시관에 대한 정보를 미리 알고 떠나면 시간을 잘 활용할 수 있다.

집으로 돌아와 책이나 인터넷 검색 등을 통해 만났던 동물들의 생태에대해 읽어보는 것도 좋은 공부가 될 것이다. 그리고 캠핑장 주변 지역의 지방자치단체에서 준비하는 다양한 축제나 체험 거리에 대한 정보를 인터넷이나 다른 매체에서 미리 검색하여 떠난다면 아이의 기억에 남는 풍요로운 캠핑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출처 : 아이가 즐거운 가족 캠핑의 모든 것 <아빠, 캠핑가요!>  




전쟁에 동원된 군화와 벚꽃의 슬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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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03431566_00506930701_20140623.JPG» 그림 사계절 제공

한·중·일 공동 평화그림책
병사들의 비통함 담아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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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화가 간다 
와카야마 시즈코 글·그림, 황진희 옮김 
사계절·1만500원

두 그림책은 모두 12권으로 기획된 한·중·일 공동 평화그림책의 여섯째, 일곱째 권이다. 평화그림책은 어린이들이 전쟁 없는 세상에서 서로 돕고 살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일본 작가들이 2005년 한·중 작가들에게 제안하며 시작됐다. <군화가 간다>와 <사쿠라>의 두 작가가 바로 그 제안자들이다.

“척, 척, 척, 척.” 요란한 소리와 함께, 책을 펼치면 뭔가가 지나간 뒤 남은 어지러운 자국. 곧이어 나타나는 건 군화를 신고 일렬로 행진하는 얼굴 없는 군인들. “척, 척, 척! 우리는 어디로 가는 걸까?” 이 이야기를 들려주는 건, 군화다. “우리는 전쟁을 하러 간다./ 철벅, 철벅, 철벅./ 바다를 건너 이웃나라로/ 이웃나라 사람들을 짓밟아 뭉개버렸다.”

<군화가 간다>는 군화를 화자 삼아 전쟁의 참혹함과 그 전쟁으로 죽어간 어린 생명들과 병사들의 비통함을 아주 단순화시킨 굵은 선과 너덜너덜해진 군화에 담아내고자 한다. 표지와 마지막 장에 그려진 소녀는 작가 자신이다. 와카야마 시즈코는 여섯살 무렵 일본의 패전을 맞아 올해로 예순넷이 된 작가다. 표지에서 부동자세로 서 있던 소녀는 마지막 장에서 골목에서 뛰노는 여느 해맑은 소녀로 바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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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쿠라 
다바타 세이치 글·그림, 박종진 옮김 
사계절·1만500원

역시 부동자세를 한 소년이 표지를 장식한 <사쿠라>는 일본이 만주사변을 일으키던 1931년 “사쿠라꽃(벚꽃) 피는” 봄에 태어난 작가 다바타 세이치(83)의 자전적 이야기다. 일본 정부는 전쟁을 일으키며 “사쿠라꽃처럼 아름답게 지라”고, 누구나 좋아하는 꽃을 전쟁을 부추기는 군가에 담아 선동했다. 동네이발사 아저씨가 징집되어 전쟁터로 떠날 때 사쿠라꽃 아래서 국기를 흔들며 만세를 외치던 소년이 전쟁통에 아버지를 잃고 전후 가난 속에서 전쟁의 잔혹함을 깨닫는 어른으로 성장하는 이야기다.

두 그림책은 전쟁을 일으킨 나라의 작가가 보내오는 미안한 마음이다.

이 마음이 너무 컸던 걸까. 거리를 두려 한 번역 탓일까. 전쟁 반대의 메시지가 그림책 속에 자연스레 녹아들기보다는 직설로 뿜어나오는 느낌이 있다. <사쿠라>에선 ‘사쿠라’라는 말에서 한국인이 느끼는 불편한 마음, 이질감이 큰 탓인지, 벚꽃의 아름다움과 슬픔 속으로 선뜻 독자가 들어가질 못한다. 사쿠라를 벚꽃으로 옮겼으면 어땠을까? 한·일 사이의 국민감정의 골이 깊은 요즘, 그렇게 옮기기도 쉽지 않았으리라. 초등 1학년부터.

허미경 기자 carmen@hani.co.kr, 그림 사계절 제공

(*한겨레 신문 2014년 6월 23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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