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과 여성의 허리둘레가 각각 95㎝, 90㎝를 넘어 복부(내장)비만에 해당되면 그렇지 않은 사람에 견줘 콩팥(신장) 기능에 이상이 생길 가능성이 2배 이상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김동현(한림대의대 사회의학교실)·이정은(숙명여대) 교수팀은 콩팥의 기능을 나타내는 ‘사구체 여과율’이 60이상인 성인(45~64살) 454명을 대상으로 2004년부터 2010년까지 6년 동안 추적 조사한 결과, 여성의 경우 허리둘레가 90㎝(35인치)를 넘으면 85㎝(33인치) 이하인 여성보다 만성 콩팥병 위험도가 2.8배나 높았다고 최근 밝혔다. 남성의 경우 95㎝(37인치)를 넘는 사람은 90㎝(35인치) 이하인 사람보다 만성콩팥병 위험도가 2.3배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하지만 일반적으로 신장 기능 이상에 악영향을 주는 요인으로 알려진 체질량지수는 이번 조사에서 신장 기능 이상과의 관련성이 통계적으로 의미 있게 나오지 않았다. 체질량지수는 몸무게(㎏)를 키(m)의 제곱으로 나눈 값이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 공공과학도서관에서 발행하는 온라인 학술지인 <플로스원>에 발표됐다.보통 신장 기능이 정상인 사람은 사구체 여과율이 90 이상이면서 단백뇨 등 다른 이상이 나타나지 않는다. 하지만 사구체 여과율이 60미만이면 만성 콩팥병으로 진단되고 여기에서 더 진행되면 투석 치료가 필요하다. 더 악화되면 콩팥 이식수술을 받아야 할 수도 있다.김 교수는 “그동안 아시아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비만과 신장 기능 이상의 관련성에 대한 연구 결과가 부족했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경우 복부(내장)비만이 신장 기능에 위험요인이 될 수 있음을 확인한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참고로 콩팥 건강을 지키려면 자신의 체력 수준에 맞는 규칙적인 운동을 하고, 콩팥 독성을 가진 의약품 및 건강 식품을 오남용해서는 안 되며, 수분 부족이나 탈수 현상을 피해야 한다.김양중 의료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