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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nnel: 베이비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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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안학교 가면 인간관계가 새로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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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안학교에 보내면서 학교가 작으면 교우관계가 너무 협소하지 않을까, 사회성이 떨어지지 않을까 염려하는 사람들도 있다. 보통 한 학년에 백 명 이상 되는 일반 학교에 비해 한 학년이 열 명, 많아야 열대여섯 명 되는 대안학교의 규모가 아이들로 하여금 폭넓은 인간관계를 경험하기에 충분하지 않다고 느껴지는 것이다.

단순히 숫자로만 본다면 그럴 수도 있다. 그러나 학생이 많다고 해서 다양한 인간관계를 맺는 것은 아니다. 더구나 성적으로 평가되는 일반 학교에서 친구란 우정을 나누는 대상이기보다 내가 이겨야 하는 경쟁 상대가 되기 쉽다. 자신을 성찰할 수 있는 배움도, 그럴 기회도 별로 없는 환경에서 학교와 학원을 오가며 하루의 대부분을 살아가는 학생들에게 타인에 대한 깊은 이해와 공감을 요구하는 것 자체가 모순일지도 모른다. 자신의 감정과 생각이 존중받는 환경이라야 타인의 감정과 생각에 대한 존중이 자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 학교 안에서 왕따와 따돌림, 소외의 문화는 심각한 수준이다. 공부보다도 관계로 인해 상처받은 아이들이 대안학교를 찾는 일도 갈수록 늘어간다. 대안학교의 인간관계는 많이 다르다. 한 학년이 스무 명이 안 되는 환경에서는 또래 친구의 의미가 크지 않다. 오히려 놀이를 할 때는 학년보다 성별에 따라 뭉치기가 쉽다. 축구를 하려 해도 동생이나 형들이 함께 해야 팀이 이루어지는 환경은 학년에 상관없이 모두와 어울리게 만든다. 집에서는 외동이라도 학교에 오면 수많은 형과 동생들과 함께 지내게 된다. 저학년과 고학년이 함께 모둠을 이루어 해결해야 하는 공부가 적지 않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동생이나 형들과 소통하는 법을 배울 수 있다. 여학생과 남학생도 스스럼없이 어울린다. 대안학교 아이들은 나이가 어려도 나보다 잘하는 것이 있으면 기꺼이 배울 수 있고, 내가 아는 것들은 누구에게라도 가르쳐줄 수 있다는 것을 배우며 자란다.

나이나 학년, 성별에 상관없이 모두와 어울리고 소통하는 것은 일반 학교에서는 불가능한 일이다. 어른들 세계에서나 나타날 철저한 상하 위계와 명령과 복종의 그릇된 문화는 초등학교까지 번지고 있다. 나이와 학년, 힘으로 아랫사람을 누르고 무시하는 문화 속에서 상처받고 소외되었던 아이들에게 대안학교의 인간관계는 새로운 경험들이다. 더불어 언제든 기꺼이 친구가 되어줄 수 있는 교사들이 있다. 수시로 학교를 드나드는 학부모들도 친근한 이모와 삼촌으로 아이들을 대한다. 커다란 가족 같은 공동체를 지향하는 대안학교의 문화는 무엇보다 인간에 대한 애정과 신뢰를 키워주는 큰 바탕이다. 강압적이고 무서운 교사로 인해 학교를 거부하던 아이들이나 친구 관계에서 큰 상처를 받았던 아이들이 대안학교에 와서 행복해지는 것은 맺고 있는 인간관계가 변하기 때문이다. 관계가 편해지면 몸도 편해지고 배움에 대한 열정도 같이 자란다. 무엇보다 억눌렸던 자신의 감정과 생각을 보살피는 것을 배우면서 자기를 사랑하는 아이로 바뀌는 모습은 많은 부모들이 가장 소중하게 여기는 부분일 것이다.

물론 대안학교에서도 따돌림이 생기고 갈등도 나타난다. 쉽게 적응하지 못하는 아이들도 있고, 폭력적이고 드센 성향의 아이들도 있다. 싸움도 수시로 일어난다. 그렇지만 야단치기보다는 귀를 기울여주고, 강제하기보다는 기다려줄 줄 아는 분위기는 어떤 갈등이라도 큰 상처 없이 스스로 해결할 수 있도록 아이들을 이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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