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루사 글, 모니카 도페르트 그림
유혜경, 최성희 옮김
찰리북·1만2000원아이에게 놀이는 전부다. 아이는 놀면서 신체와 정신이 자란다. 놀면서 친구를 만나고, 사회적 기술을 터득한다. 신나게 놀려면 놀이터가 있어야 한다. 그러나 현대 사회에서는 아파트와 도로, 차, 상가가 아이들의 놀이터 공간을 점령했다. 아이들이 자유와 도전을 만끽할 놀이터가 점점 줄어드는 대신 아이들이 해야만 하는 공부와 과제는 점점 늘고 있다.<우리에겐 놀이터가 필요해요>는 ‘놀이 박탈 시대’를 살아가는 어린이들에게 새로운 상상력을 제공하는 책이다. 이 책은 1950년대 베네수엘라 산호세의 한 마을에서 실제로 일어난 일을 바탕으로 쓰였다. 도시가 발달하면서 농촌에서 사람들이 대거 이동했고, 사람들은 아이들이 뛰놀던 산기슭까지 집들을 짓기 시작했다. 아이들은 연날리기도, 공놀이도 할 수 없게 됐다. 놀이터가 없어져 슬픈 표정을 하고 있는 아이들에게 도서관 사서 교사는 시장을 만나 놀이터를 요구할 것을 권한다. 아이들은 “놀이터가 필요해요”라고 쓴 현수막을 들고 직접 시장을 찾는다. 경비원의 제지 등 각종 우여곡절을 겪지만, 아이들은 결국 시청의 지원까지 얻어낸다.아이들 스스로 주체가 되어 자신들이 원하는 것을 이루는 과정은 그야말로 한편의 감동적인 드라마다. 내가 원하는 세상은 공짜로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 능동적으로 행동하고 다른 사람과 연대했을 때 얻을 수 있음을 알려준다. 학교와 학원을 다니느라 친구들과 놀 시간과 공간을 빼앗긴 이 시대 어린이들이 이 책을 읽는다면 자신이 처한 현실을 바꾸려는 용기를 낼 수 있지 않을까. 2003년 번역 출간됐다 절판됐던 책을 다시 살려냈다. 초등 1~6학년.양선아 기자 anmadang@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