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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nnel: 베이비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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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 노릇하는 생활 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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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입장에서 내 아이가 3살이라면 무엇을 가르쳐주고 싶을까? 5살, 7살, 9살이라면 어떻게 키우고 싶을까? 물론 영어를 잘하는 아이, 궁극적으로는 공부를 잘하는 아이로 키우고 싶을 것이다. 그런데 사실, 위의 것은 작은 목표이며, 속마음이란 내 아이가 행복하게 성장하고, 또한 행복하게 살기를 바라는 것이 인지상정이다. 


그럼 시이튼, 파브르, 에디슨의 어린 시절을 보면 그들은 개구쟁이로 성장했음을 알 수 있다. 아침이 되면 가장 먼저 하는 것은 뒷마당이나 들과 산에서 잠자리, 나비를 쫓아다니고, 사슴벌레와 친구놀이를 하면서 하늘과 바람과 구름과 나무와 풀들과 함께 성장했다. 바로 세상을 오감으로 받아들이고, 표현하면서 호기심은 저절로 형성되고, 증폭되었다. 그리고 이는 몸속에 DNA로 각인되어 자기주도적인 삶으로 연결되었고, 이는 위인이 되는 초석이 되었다.

 

유아의 특징을 살펴보면 강아지와 같다. 하루종일 뛰어놀아야 신이 난다. 그래야 호기심이 살아난다. 강아지들은 하찮은 풀이나 돌을 보고도 냄새도 맡고, 만져도 본다. 세상이 온통 호기심 천국이다. 그런데 유아에게 이런 감정을 살아나게 하는 방법은 자유정신에 있다. 쉽게 말해서 얽매임이 없어야한다. 머릿속에 사념이 없어야 한다. 이것은 마치 산 정상에 올랐을 때의 감정이나 혹은 바닷가에 도착해서 드넓은 바다를 볼 때의 느낌과 비슷하다. 마치, 비어 있어야 채울 수 있는 이치와 같다. 그러나 요즘 아이들은 놀 곳도 없고, 친구도 적고, 그저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서 배우는 것이 ‘고작’이다. 여기서 ‘고작’이란 표현을 사용한 것은 한 세대 전에는 아이들이란 더 넓은 공간을 이용했고, 더 많은 친구들과 놀았음을 상기시키고 싶기 때문이다.

 

요즘 아이들은 밖에서 노는 것보다 집에서 있는 시간이 많다. 그런데 집에서 호기심을 다량 생성시키는 방법이 있다. 바로 식물기르기다. 우선 씨앗을 구입하기도 수월하다. 다이소에 많은 종류가 있다. 기르는 방법도 다양하다. 화분에 씨앗을 뿌려서 베란다에 기르거나, 수경 재배도 할 수 있고, 펫트병을 이용하여 구근으로 키울 수도 있다. 식물기르기의 핵심은 성장 과정을 보면서 느끼는 행복이다. 만일 작은 씨앗을 심었다면 새싹이 나고, 떡잎이 나고, 줄기가 생긴다. 이런 일련의 과정들이 아이의 호기심에 자극을 주고, 증폭되면서 폭발하는 계기를 만들 수가 있다. 또한 이런 과정에서 행복, 즐거움, 기다림, 자랑, 질서, 꾸준함, 성실, 경외감, 생명의 신비, 보람, 꾸준함, 성취감, 자신감 등을 느낄 수가 있다.

 

01_알타리씨앗을심다.jpg» 10월 1일. 알타리 무 씨앗을 심다. 사진 권오진.

 

재작년에는 아빠학교 도자기반에서 아빠와 아이 15가족이 배추로 김장을 담갔다. 8월 달에는 고랑과 이랑을 만들면서 배추 모종을 심었고, 10월에는 짚으로 새끼를 꽈서 배추를 묶어주었으며, 11월 15일에는 아빠와 아이가 갖은 양념으로 김장을 했다. 바로 내가 심은 작은 모종이 크게 성장함을 보았고, 또한 이것으로 김장을 담갔다. 바로 아이들은 배추의 성장을 지켜보면서 호기심이 다량 생성되었고, 또한 과정을 통하여 입체적, 종합적인 사고방식에 접목을 시켰다. 한 아이는 김장을 하는 날, 배추가 보이지 않자 아빠에게 “배추가 없어졌어요”라며 울먹였다. 그러자 아빠는 얼굴에 미소를 지으며 “저기 배추가 누워있잖아” 라며 소금에 절여서 누워있는 배추를 가르켰다.

 

02_10_4새싹이돋아나다.jpg» 10월 4일. 알타리 무 새싹이 돋아나다. 사진 권오진.

 

아이들에게 세상은 모두 놀이터이며, 집에서도 훌륭한 놀이터를 만들 수가 있다. 아이들은 사고방식은 단순하다. 새로우면 관심을 갖고 즐거우면 집중하고, 반복적으로 하려는 경향이 있다. 바로 거기에 호기심의 씨앗이 있다. 그런 면에서 식물기르기는 유아는 물론 초등학생까지 호기심을 자극할 수 있는 중요한 매개체이다. 요즘 쉽게 기를 수 있는 것은 고구마와 양파다. 고구마를 기르는 방법은 얕은 접시에 물을 담은 후에 올려 놓으면 된다. 양파는 컵에 물을 넣은 다음, 올려놓으면 된다. 그러면 10일이 지나면 새싹이 올라오기 시작한다. 2월이 되면 꽃시장에서 튜울립, 히야신스, 다알리아 등의 구근을 사서 양파와 같이 기르면 된다. 베란다가 10도 이하로 내려가지 않느다면 봄동과 같이 추위에 강한 배추씨를 화분에 심어도 된다. 그리고 아이가 관심을 갖기 시작한다면 아빠와 함께 ‘관찰일기’를 일주일에 한 번 써보면 성취감이 생기면서 탄력을 받게 된다.

 

03_10월9_떡잎이2장씩나다.jpg» 10월 9일. 알타리 무 떡잎이 2장씩 나다. 사진 권오진.

 

우리는 ‘공부’라는 단어를 생각하면 ‘책’이 연상되기 쉽다. 그런데 삶에서 공부란 내가 머무는 곳이 모두 공부하는 장소이다. 또한 공부는 외우는 것이 아니라 즐거움과 행복이 되어야 한다. 바로 호기심이 생성되어야 한다. 식물을 관찰하게 되면 식물공부를 하지 않고도 식물에 대하여 해박한 지식을 갖게 되며, 식물에 대한 책을 읽으라는 말을 하지 않아도 그런 책들을 스스로 읽으려고 한다. 바로 자기주도공부법을 알아가게 된다. 요즘 부모 노릇하기는 힘들다. 아이들을 끌고 다니기 때문이다. 그래서 엄마가 먼저 지치기 쉽다.

 

04_10월19_떡잎4장나다.jpg» 10월 19일. 알타리 무 떡잎이 4장 나다. 사진 권오진.

 

집에서의 생활놀이에 관심을 가져보자. 머무는 시간이 많은 집에서 아이의 행복을 발견해보자. 배추씨를 보라. 눈에 겨우 보일 정도로 작다. 거기서 물리적, 화학적인 변화로 생명이 탄생하고, 커다란 배추로 자란다. 따라서 아이들의 마음과 호기심도 자라면서 창의성으로 연결된다. 그러면 집이란 단지 의식주를 해결하는 장소가 아니라 ‘호기심연구소’ 또는 ‘창의성연구소’로 변하게 된다. 

 

05_10월22.jpg» 10월 22일. 솎아주면서 샐러드를 만들어 먹다. 사진 권오진.

06_추위.jpg» 추위가 닥쳐서 비닐을 덮었다. 사진 권오진.

07_아내.jpg» 아내가 알타리를 수확하다. 사진 권오진.

08_아내.jpg» 아내가 겉절이 김치를 만들다. 사진 권오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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