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해 3월 한달 동안 안식월 휴가를 썼습니다. 두 아이 곁에 붙어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과 아이들이 원하는 것을 해주려고 무던히 애를 썼습니다. 회사 복귀 전날 마음이 싱숭생숭해 새벽 2시까지 잠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아이들에게 엄마의 빈자리가 느껴지지 않을는지, 또 회사에 나가 다시 일하면 어느 순간 일에 몰입해 아이들에게 관심을 덜 갖지는 않을지 등 두려운 감정이 앞섰습니다. 완벽한 육아에 대한 허상을 버리라는 기사를 쓰면서도 여전히 완벽한 엄마가 되고 싶어하는 저 자신을 발견했지요.
![초등학교.jpg 초등학교.jpg](http://babytree.hani.co.kr/files/attach/images/72/525/716/031/%EC%B4%88%EB%93%B1%ED%95%99%EA%B5%90.jpg)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아>를 쓴 박미라씨는 “위대하고 완전한 엄마이기보다는 소박하고 인간적인 엄마가 되어라. 영원한 엄마가 되려 하지 말고 인간 대 인간으로서 아이와 관계를 맺어라. 부모는 자식이 극복해야 할 존재이지, 영원히 숭배하는 대상이 아니다”라고 말합니다. 묘하게도 이 구절을 읽고 나니 마음이 편안해졌습니다.
돌이켜보면 저희 친정 엄마도 완벽한 엄마는 아니었습니다. 때로는 방황하고 때로는 도망치고 때로는 약한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그래도 제게 활짝 웃는 모습을 자주 보여주었고, 자신에게 당당했고, 누구보다 저를 믿어주고 소중하게 대해줬습니다. 엄마의 미숙한 부분이 있었기에 제가 더 강인해질 수 있었고, 엄마를 극복하면서 한 사람의 어른으로서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싱숭생숭하던 마음이 한결 편안해졌습니다. 그러면서 한달 동안 아이들을 위해 애쓴 저를 격려하고 일터로 복귀할 저 자신을 응원하고 싶었습니다.
‘양선아, 한달 동안 정말 애썼다. 그렇게 온 마음 다 쏟은 것, 그 정성 아이들도 알아줄 거야. 이제 일터로 돌아가 다시 재밌게 일해보자. 기자로서, 워킹맘으로서 다시 출발!’
양선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