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피부과 전문의 닥터더마 정성규입니다.
어디서 그런 에너지가 나오는지 아이들은 쉼 없이 뛰어다니고 도저히 지치질 않습니다. 그렇게 넘치는 에너지 덕분에 간혹 상처가 나는 경우가 많죠. 본인이나 친구의 손톱에 긁히는 경우, 넘어져서 바닥에 긁히는 경우, 주변의 뾰족한 물건에 긁히는 경우 등 주변의 모든 물건이 흉기가 됩니다. 상처가 나면 엄마, 아빠들은 흉터가 생길까 걱정을 많이 한답니다. 저도 물론이고요.
안 그래도 어제 딸아이가 집에서 뛰어놀다가 얼굴이 긁혀서 상처소독을 해줬습니다. 제 딸이야 아빠가 피부과 전문의라 제대로 된 치료를 즉각 받을 수 있지만 대부분의 엄마 아빠들은 당황할 수도 있을 거예요.
» <사진 1> 심하게 긁히고 찢어진 상처. 픽사베이 제공.
그래서 이번 시간에는 독자분들의 아이들을 위해서 간단한 긁힌 상처소독법을 써야겠다 생각했지요. 상처가 생기면 자국이 안 남을 수는 없습니다. 전문용어로 흉터와 색소침착이라고 하는데요. 내 아이 얼굴에 흉터가 생기는 건 원치 않으시죠?
» <사진 2> 상처. 픽사베이 제공.
이러한 흉터와 색소침착을 최대한 막는 방법은 피부과의원에서 소독 받는 거예요. 하지만 피치 못할 사정으로 병원에 바로 가지 못하는 경우가 분명 있을 겁니다. 여행을 가서 상처가 생길 수도 있고, 병원 문을 닫았을 수도 있고, 바쁜 회사 때문에, 병원에서 대기하는 시간 때문에 못 가는 경우도 있겠죠. 각자 다양한 이유로 병원을 못 가는 일이 생깁니다.
그럴 때 집에서 간단히 상처 소독하는 법을 알려드릴게요.
1. 상처 소독에 필요한 재료
약국에서 구매 가능한 물품입니다.
» <사진 3> 왼쪽부터 드레싱 키트(코튼 볼과 거즈, 플라스틱 핀셋), 생리식염수, 듀오덤(하이드로콜로이드 제제). 정성규 제공.
» <사진 4> 생리식염수. 정성규 제공.
» <사진 5> 후시딘과 같은 성분의 연고. 정성규 제공.
» <사진 6> 듀오덤, 하이드로콜로이드 제제. 정성규 제공.
1) 마른 거즈나 코튼 볼
2) 생리식염수 - 약국에 1L짜리를 팝니다.
3) 듀오덤 같은 하이드로 콜로이드 제재 또는 대일밴드(진물이 많이 나는 상처는 메디폼 같은 폴리우레탄 제제),
4) 후시딘 등 항생제 연고
5) 가능하다면 소독 장갑. 없다면 부엌에서 쓰는 비닐장갑이라도.
2. 긁힌 상처 소독방법
1) 상처소독전 엄마(아빠)의 손을 깨끗이 씻는다.
2) 장갑이 있다면 착용한다.
3) 거즈나 코튼 볼을 생리식염수에 묻혀 상처 부위를 2~3회 깨끗하게 닦아준다.
4) 마른 거즈로 남아있는 물기를 닦아준다
5) 상처 부위를 드레싱 재료로 덮어준다.
*재료 선택법*
- 가볍게 긁힌 상처는 듀오덤과 같은 하이드로콜로이드 제제 단독 사용
- 듀오덤 구매나 사용이 어려운 경우 후시딘 연고 도포 후 대일밴드 사용
- 진물이 많이 난다면 메디폼 같은 폴리우레탄폼 제제 사용
3. 병원에선 어떤 치료를 하나요?
자가 소독은 병원에 가지 못하는 상황에서만 시행하는 것이 좋습니다. 가능하다면, 피부과 의원에 방문하시어 제대로 된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특히 다음과 같은 상황에선 병원진료를 보는 것이 좋습니다.
1) 아스팔트에서 넘어져 상처가 생긴 경우
타르 같은 검은색 이물질은 꼼꼼히 제거해 줘야 하는데 집에서 기본 상처 소독만 하다가 타르가 피부 속에 묻혀버리면, 상처가 아문 뒤 외상성 문신이 생길 수 있습니다.
2) 연필심에 긁힌 상처의 경우
검은 흑연이 피부 속에 남아 추후 외상성 문신이 생기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3) 깊게 베여 상처가 벌어질 경우
깊게 베여 봉합이 필요한 상처인데 시기를 놓쳐(상처가 난 뒤 24시간이내에 봉합을 해줘야 합니다.) 상처지연, 세균감염 등으로 고생할 수 있습니다.
4) 얼굴 등 노출 부위
추후 흉터나 색소 침착이 생겼을 경우, 눈에 띄는 부위라 사회 생활에 있어 자신감이 저하되는 문제점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병원에서 꼼꼼한 드레싱과 함께 재생 레이저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5) 관절 부위
움직임이 많은 관절 부위의 경우, 상처 회복이 더딜 수 있어 병원 방문이 꼭 필요합니다.
6) 더러운 오염 물질이 많은 야외에서 다친 경우
오염 물질 등에 의해 육아종, 세균 감염 등의 합병증이 생기면 추후 흉터 등이 더 남을 수 있습니다.
피부과 의원에 내원하시면 상처 치료 방향을 결정하는 데 있어 제일 중요한 피부과 전문의의 상담을 받습니다. 치료 방향이 결정되면, 멸균된 드레싱 세트로 상처를 꼼꼼히 소독하고 이물질을 제거합니다. 이후, 흉터와 색소 침착을 최소화하고 상처 회복을 도와주는 레이저 치료 및 습포를 시행합니다. 레이저는 상처 재생을 돕는 레이저와 흉터 발생을 예방하는 레이저가 있습니다. 그리고 상처 종류와 심한 정도에 따라 적절한 연고를 처방합니다. 감염의 위험성이 높거나, 상처가 심한 경우 먹는 약을 처방하는 경우도 꽤 많습니다.
» <사진 7> 구급약. 픽사베이 제공.
상처 소독법은 조금만 공부하면 병원에 가지 못할 때 집에서도 긁힌 상처에 대해 응급 처치가 가능합니다. 단, 병원에 갈 수 있을 경우엔 꼭 가시는 것이 흉터와 색소침착을 최소화하는 방법이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