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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북이는 이겨서 행복해졌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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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 거북
유설화 글·그림책읽는곰·1만1000원

토끼와 거북이가 경주를 했다. 모두가 잘 알듯 토끼는 잤고, 거북이가 이겼다. 그리고… 어떻게 됐을까? 그림책 <슈퍼 거북>은 그 뒷이야기를 담았다.

경주에서 이긴 거북이 ‘꾸물이’는 대스타가 됐다. “저렇게 빠른 거북이가 있었다니!” 경주의 결과만을 전해들은 이웃들은 환호했다. 온 도시에 ‘슈퍼 거북 꾸물이 따라하기’ 열풍이 불었다. 기린도 거북이 등딱지 가방을 메고 다닐 정도로!

이런 분위기 속에 꾸물이의 걱정은 커져만 갔다. 자신의 본모습을 알게 되면 이웃들이 실망할 텐데…. 실제로 여전히 꾸물거리는 그의 모습을 본 이웃들은 수군대기 시작했다. 꾸물이는 결심했다. “빠르게 살자!” 빨라지는 방법에 관해서라면 모든 책을 섭렵했고 매일매일 아침부터 밤까지 훈련을 반복했다. 그 결과, 꾸물이는 정말 슈퍼 거북이가 됐다. 적어도 속도는 빨라졌다.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삶은 괴로워졌다. 너무 지쳤다. “예전처럼 천천히 걷고 싶다!” 간절한 바람이 싹트기 시작했다. 거울 속에는 천년은 늙어버린 듯한 거북이가 서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올 것이 오고야 말았다. 토끼의 재결투 신청! 다시 경주에 나선 꾸물이는 어떤 선택을 했을까? 결론을 살짝 말해주자면 꾸물이는 경주가 끝난 날 밤, 아주 오랜만에 단잠에 빠져들었다.

그림만 그려온 유설화 작가가 처음으로 글쓰기에 나서서 거북이처럼 3년 동안 매만진 작품이라 한다. 펜과 색연필로 살살 그린 그림도 글과 어울린다. 벼락스타의 쫓기는 삶보다 천천히 살던 일상의 소중함을 그리기에 그는 더없이 알맞은 작가란 느낌이 든다.


임지선 기자 sun21@hani.co.kr, 그림 책읽는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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