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일반학교에 보냈다가 여러 가지 부적응을 보여서 다시 대안학교 문을 두드린 부모들은 대안학교에 대한 기대가 더 클 수 있다. 특히 학습보다도 친구나 교사와의 관계로 인해 상처를 받았던 아이라면 대안학교에 가면 그런 상처들을 안 받으리라고 믿고 싶을 것이다. 학생들을 인격적으로 대하는 교사들, 무엇보다도 함께 어울려 살아가는 법을 제일 강조하고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환경이라면 아이 상처도 치유되고 즐겁고 행복한 학교생활을 하리라고 기대하게 되는 것이다.실제로 많은 경우 일반학교에서 대안학교로 바꾸는 것만으로도 아이가 겪고 있던 문제들이 해결되기도 한다. 학습 스트레스에서 풀려나서 교사와 친구들과 더 깊은 소통을 나누며 충분히 놀 수 있는 환경 자체가 아이에게 치유가 된다. 그러나 대안학교에 보냈다고 모든 아이가 다 행복해지는 것은 아니다. 어떤 아이들은 오히려 더 힘들어지기도 한다. 적지 않은 갈등과 망설임을 겪어가며 학교까지 바꿨는데 아이가 편해지지 않거나 오히려 더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면 부모들은 당황스러울 것이다. 대안학교가 일반학교보다 더 나은 점이 많은 것은 분명하지만 작은 학교이기 때문에 문제가 더 부각될 수도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대안학교에도 따돌림이나 왕따가 있다. 학생 수가 훨씬 적기 때문에 아이들의 개성이 바로 드러나고 한 아이의 문제는 쉽게 공유되기 때문에 오히려 대안학교에서 일어나는 따돌림이 더 힘들다. 몇명 되지 않는 친구들과 긴밀하게 협동해야 하는 일이 많은 대안학교에서는 관계가 편하지 않으면 배움에도 금방 지장을 받게 된다. 일반학교라면 교사 앞에서는 티를 내지 않겠지만 대안학교 아이들은 자신이 싫은 감정을 교사 앞이라고 숨기지는 않는다.교사가 관계를 중재하고 권하고 설득할 수는 있어도 강요하거나 교사의 권위로 이끌어 갈 수 없기 때문에 아이들 간에 일어나는 감정적 대립과 갈등이 더 오래갈 수도 있다. 구성원이 적고 늘 교사나 친구들 혹은 수시로 드나드는 학부모들에게 아이의 모든 모습이 노출되어 있다 보니 어디서건 누구를 통해서건 내 아이에 대한 이야기를 계속 들어야 하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다. 대안학교는 아이들뿐만 아니라 어른들도 적극적인 참여와 관심이 필수적인 만큼 특히 엄마들의 노력이 더 필요하다.다행히 대안학교는 아이의 성장과 특성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한 부모 교육 및 모임을 계속 열기 때문에 공동체를 통해 지속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많은 부모들이 학교 안의 모든 아이들에 대해 큰 관심을 보이는 만큼 모임을 통해 자신의 양육태도, 가족의 역사, 아이의 성장 등 타인에게 밝히기 꺼렸던 부분도 드러내는 용기가 필요하다.
학교 아이들과도 수시로 만나면서 내 아이의 특성 및 상처받기 쉬운 면들을 이야기해 주면서 더 잘 소통할 수 있는 방법들을 알려주다 보면 서서히 내 아이를 대하는 아이들의 태도가 변하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단번에 될 리는 없다. 또래와 잘 못 지내는 아이들은 저학년이나 고학년들과는 오히려 더 잘 지내기도 한다. 일반학교에서는 학년 간에 자연스럽게 어울릴 수 있는 기회가 적지만 대안학교는 배움과 놀이 모두 학년과 나이 차이가 나는 학생들이 어울리는 일이 많기 때문에 또래 관계에서 느끼는 긴장을 완화할 수 있는 통로가 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