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거울 앞에 서서 뿌듯한 표정으로 제 모습을 들여다보고 있는 딸의 뒷모습을 바라보고 있자니 이제 내 딸은 더는 어린이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겠다. 제가 속할 새로운 세상에 대한 기대와 설렘으로 가득 차 있는 예쁜 소녀와 새로 맞이할 생활들을 나도 더 기대하며 같이 기다리고 싶다.
(*한겨레신문 2013년 9월 10일자 베이비트리면(27면))
거울 앞에 서서 뿌듯한 표정으로 제 모습을 들여다보고 있는 딸의 뒷모습을 바라보고 있자니 이제 내 딸은 더는 어린이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겠다. 제가 속할 새로운 세상에 대한 기대와 설렘으로 가득 차 있는 예쁜 소녀와 새로 맞이할 생활들을 나도 더 기대하며 같이 기다리고 싶다.
(*한겨레신문 2013년 9월 10일자 베이비트리면(27면))
[무엇이든 물어보세요](8)
아이를 키우면서 생기는 각종 고민과 의문점에 대해 물어보세요. 관련 전문가에게 물어 답변을 드립니다. 상담실 코너에 질문을 올려주세요.
» 사진은 한 산모가 출산 뒤 산후조리원에서 조리를 잘 하며 아이를 사랑스럽게 바라보는 모습이다. 육체적·심리적으로 취약한 상태인 산모가 산후조리 과정에서 분쟁에 휘말리지 않도록 산후조리원을 계약할 때 미리 꼼꼼하게 준비할 필요가 있다. <한겨레> 자료사진
“산후조리 기간은 산모에게 아주 특별한 시간이잖아요. 그런데 갑자기 천장에서 물이 새 방에서 대피했고 스트레스도 많이 받았어요. 2주 동안의 조리 비용이 425만원이나 되는데 얼마나 억울하겠습니까?”
산모 김아무개(35)씨는 격앙된 어조로 말했다. 지난달 23일 새벽 5시30분께 서울 강남의 한 산후조리원에서 누수 현상이 발생했다. 자신의 방에서 자고 있던 김씨를 비롯한 네 명의 산모들은 천정과 벽면 틈새에서 물이 쏟아져 긴급 대피했다. 4명의 산모들은 퇴실까지 계약 기간이 3일 남아있었다. 이날 조리원의 퇴실자는 3명이었다. 피해자 1명이 들어갈 방이 부족했다. 조리원은 병원 부속이어서 산모 한 명이 병원 병실에서 산후조리하거나 그날 퇴실하면 총 조리 비용의 절반을 환불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산모들은 “병실에서는 제대로 된 조리가 불가능하다. 당장 다른 조리원을 구할 수도 없는데 어떻게 퇴실하냐”고 항의했다. 결국 조리원은 다음날 퇴실할 다른 산모를 설득해 피해자 모두에게 방을 제공했다. 사태는 마무리됐지만 산모쪽과 조리원은 피해 배상액에 대한 이견으로 갈등했다. 산모쪽은 사건 처리 과정에서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았다며 전액 환불을 요구했고, 조리원은 사건이 터진 이후 3일 동안의 요금에 약간의 돈을 보태 100만원을 배상하겠다고 했다. 과연 산모들은 어느 정도 배상을 받을 수 있을까?
결론부터 얘기하면 산모들이 요구하는 전액 배상은 불가능하다. 공정거래위원회가 고시한 소비자분쟁 해결기준의 산후조리원 유형을 보면, 입소 뒤 사업자의 귀책 사유로 분쟁이 발생하면 총 이용금액에서 이용 기간 동안의 요금을 낸 뒤 나머지 요금을 환급받고, 총 이용 금액의 10%를 배상받도록 하고 있다. 위 사례의 산모들은 누수가 발생한 뒤의 3일치 요금(91여만원)에 42만5천원을 더해 받을 수 있다. 양신해 한국소비자생활 연구원은 “소비자는 화나고 억울하겠지만 현재 공정위에서 소송으로 가기 전 분쟁 해결 절차로 그 기준을 총 이용금액의 10%를 제시하고 있다. 이마저도 권고 사항이지 강제 조항은 아니다. 따라서 산후조리원을 계약할 때는 소비자가 직접 시설을 방문하고 약관을 꼼꼼하게 살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산후조리원 입소 전 사업자의 문제로 계약을 해지해야 한다면 소비자는 계약금의 100%를 환불받을 수 있다. 만약 소비자의 문제로 계약을 해지하면 입소예정일 날짜 기준으로 환불액은 달라진다.
산후조리원 이용자 수가 늘면서 산후조리원 관련 분쟁은 갈수록 늘고 있다. 시설 관련 문제부터 계약 해제 거부, 질병·사고 안전 문제, 입실 거부 등 분쟁 내용은 다양하다. 한국소비자원이 1372 소비자 상담센터에 접수된 산후조리원 관련 상담 건수를 집계해보니, 2010년 501건, 2011년 660건, 2012년 867건, 2013년 상반기 504건(지난해 상반기에 견줘 25% 증가)으로 상담 건수는 해마다 늘고 있다. 오경임 한국소비자원 피해구제1국 서비스팀 차장은 “과거에는 소비자가 계약을 해지하려면 조리원이 이를 거부하거나 중도 계약 해제시 과다한 위약금을 부과해 분쟁이 많았다. 그런데 최근 공정위가 이러한 불공정 약관에 시정 조치를 취하면서 계약 해제 거부에 관한 분쟁은 많이 줄었다. 요즘은 상대적으로 질병과 위생·시설 등 사고·안전 문제 등에 대한 문의가 늘었다”고 말했다.
질병과 관련한 최근 사례를 살펴보자. 서울의 한 조리원에서 산후조리를 하던 20대 김아무개씨는 입소 뒤 10일 째 되던 날 아이의 입천장에서 궤양이 발생해 조리원에 문의했다. 조리원은 흔히 있는 질병이라며 어떤 조처도 해주지 않았다. 조리원의 말만 철썩같이 믿고 있던 김씨는 일주일이 지나도 아이 증상이 사라지지 않아 동네 병원을 찾았다. 병원에서는 ‘칸디다균에 감염된 아구창’이라는 소견과 함께 종합 병원으로 가라고 했다. 아이는 결국 입원 치료를 받았다. 김씨는 치료비 등 손해배상을 요구했으나 조리원이 거절해 현재 분쟁중이다.
오 차장은 “질병이나 안전사고 등에 대한 피해가 발생하면 병원 치료비 등 비용이 많이 발생할 수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한 배상 규정이 현재 따로 마련돼 있지 않은 만큼 질병이나 감염 문제 등에 대해 소비자들도 각별히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런 문제가 지적되자 관련 법률 개정안도 발의됐다. 새누리당 김태원 의원은 지난해 산후조리원 감염사고 등에 대한 피해보상 및 이용요금 공개를 확대하는 내용의 ‘모자보건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이 법률안은 조리원쪽의 책임으로 감염사고 등 손해가 발생하면 산후조리업자가 손해배상 책임이 있음을 명시하고, 그 손해를 보장하기 위해 산후조리업자가 보증보험에 가입하도록 의무화했다. 이 안은 현재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 상정돼있다. 공정위는 또 산후조리원 관련 소비자 분쟁 해결 기준을 좀 더 구체화하는 작업을 진행중이다.
보건복지위 소속 김안나 조사관은 “감염 등을 예방하기 위해 산후조리원의 시설 및 인력 기준을 엄격하게 규정하고 있지만 해마다 감염 사고는 발생하고 있다. 산후조리원 특성상 신생아들이 상당 기간 동안 집단적으로 모여 있어 질병이나 감염 사고를 원천적으로 막을 수 없다는 의견이 있다”고 말했다. 그렇기 때문에 피해 보상 기준을 좀 더 구체적으로 마련할 필요성도 있다는 얘기다. 오 차장은 “ 아직까지는 구체적 기준이 없는 만큼 신생아 및 산모에게 질병이나 감염 등 안전 사고가 발생한다면 병원에 바로 가서 치료하고 산후조리원을 관할 구청에 신고하라”고 조언했다.
출산 직후의 산모는 육체적·심리적으로 매우 취약한 상태다. 산후 조리는 산모들에게 출산 이후의 건강 상태를 결정짓는 매우 중요한 과정이다. 따라서 산모와 가족들은 산후 조리 과정에서 이같은 분쟁을 겪지 않도록 미리 꼼꼼하게 준비해야 한다. 소보원은 산후조리원 선택시 산모들이 염두에 둬야 할 사항으로 △계약서에 환급 기준 및 약정 내용을 기재할 것 △전화 문의만 하지 말고 직접 방문해 시설·계약 내용등을 확인할 것 △화장실·샤워실의 난방 시설 여부를 점검할 것 △신생아실의 전문 간호사가 적정 인원인지 확인할 것(산후조리원의 1일 평균 입원 영유아 7명 당 1명) △시끄러운 길가·고층 건물·계단이 많은 산후조리원은 피할 것 등을 제시했다.
양선아 기자 anmadang@hani.co.kr
소비자원은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화장용 눈썹 칼을 영유아의 손이 닿지 않는 곳에 보관하는 등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며 “기술표준원에 화장용 눈썹 칼 제품 관리를 위한 명확한 법적 근거 마련을 요청하고, 관련업체에는 면도날 잠금장치 도입 등을 권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유신재 기자 ohora@hani.co.kr
일교차가 심하고,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면서 면역력이 약한 어린이들이나 기관지가 좋지 않은 노인들이 힘들어지고 있다. 특히 알레르기성 비염이나 천식, 아토피를 가지고 있다면 기온이 내려가는 이 시기를 보내는 것이 쉽지 않다. 한방에서 폐(肺)는 오관 중 코와 연관되고 육부 중에서는 대장(大腸)과 짝을 이루고 있다. 기관지의 상태는 코에 나타나고 변의 상태에 영향을 미친다는 말이다. 몸이 냉하면서 아침 기상 후 맑은 콧물을 흘리는 아이들은 찬 음식을 먹으면 설사를 하기 쉽다. 반면 평소 열이 많아 땀도 많이 흘리고 코피도 종종 터지는 아이라면, 취침전이나 기상 후 주로 코막힘을 호소하면서 변이 된 편이다.
오랫동안 감기를 달고 있으면서도 잘 떨어지지 않고 만성적으로 비염증상을 가지고 있다면 기관지점막에 문제가 있는 경우이다. 게다가 요즘은 생후 1~2년이 되면서부터 어린이집을 다니는 경우가 많아, 잦은 감기바이러스에 노출되어 항생제를 달고 사는 아이들이 늘고 있다. 워킹맘들은 저녁에서야 아이들과 만나기 때문에, 자녀들의 건강상태를 제대로 돌볼 여유가 없고, 요리할 시간이 많지 않다. 그러다보니 주로 아이들이 좋아하는 단품메뉴나 간단한 고기, 생선요리로 상을 차리기가 쉽다. 아이들의 입맛은 점점 인스턴트 식품과 자극적인 양념맛에 길들여져 가고, 바쁜 엄마들의 요리솜씨는 늘지 않는 구조속에서 섭생을 통해 건강을 챙기는 일은 쉽지 않아 보인다. 하지만, 조금의 시간을 내어 아이들 입맛에도 맞고, 건강에도 좋은 요리들을 만들어보자. 기관지에 좋은 음식인 배숙과 면역력을 증강시키는 연자정과는 요리방법도 간단하여 아이들과 함께 요리를 해봐도 좋을 것 같다.
[기린의 채식레시피1]
배숙
배숙 재료 : 배 1개, 통생강 1개, 물 두컵반, 원당(설탕)5큰술, 통후추 1큰술, 잣 조금
1. 배는 4~6등분 하여 씨를 제거하고 껍질을 벗긴 후 모양을 내어 다듬는다.
2. 생강은 깨끗이 씻은 뒤 얇게 저며 물과 함께 센불에서 끓이다가 약불로 줄여 20분 정도 끓인다음 체에 받쳐 거른다
3. 통후추는 씻은 후 손질해놓은 배에 세개씩 박아넣는다. 깊이 잘 박아야 빠지지 않는다.
4. 생강끓인 물에 3을 넣고 설탕을 넣어 약불에서 20분간 졸이듯 끓인다. 배가 투명해지면서 떠오르면 불을 끈다. 취향에 따라 설탕양을 조절한다.
5. 차게 식혀서 그릇에 담아 장식하다. 잣을 띄우면 더 좋다
[기린의 채식레시피2]
연자정과
재료 : 연자 1컵. 원당, 천일염 , 조청 조금씩
1. 연자(연밥)를 물에 1시간 정도 불려둔다
2. 불린 연자에 물이 잠길정도로 부은 후 센불에서 끓이다가 불을 줄여 익을때까지 졸인다
3. 다 익으면 원당, 소금으로 적당히 간을 하고, 조청을 넣어 좀 더 졸인다. 연자가 투명해지면 불을 끄고 식힌다
식품의 색은 오장의 기운에 영향을 미친다. 배와 연자(연밥)는 모두 흰색을 지니고 있는데, 이것은 오장 중 폐의 기운을 돕는다. 예로부터 기침이 오래도록 떨어지지 않으면 통배의 속을 파내고 꿀을 채워 중탕을 해서 먹으면 기관지 점막의 진액을 보충해주어 기침이 멎는다 하여 민간에서는 자주 애용해왔다. 배의 껍질에 있는 점은 리그닌과 펜토산이 주성분인 석세포로, 배설과 이뇨작용이 있어 변비에 좋다. 석세포때문에 배를 먹고 나서는 이가 뽀드득해지는 기분이 들기도 한다. 배는 성질이 서늘하여 폐열로 인해 생기는 기침이나 가래에 도움이 되고 목소리가 잘 쉬는 분들에게도 좋다.
배숙을 할 때는 모양을 내기 위해 껍질을 벗겼지만, 사실은 배의 껍질에 들어있는 리그닌, 펜토산은 항암작용을 하고, 무기질이 풍부하기 때문에 가능하면 껍질째 먹는 것이 좋다. 하지만, 몸이 냉한 사람이 배를 많이 먹으면 설사가 나면서 소화기능이 약해질 수 있다. 이럴 때는 오늘의 요리처럼 생강과 함께 배를 요리하면 문제가 되지 않는다. 생강의 주성분은 전분성의 당질이지만, 진제롤, 쇼가올, 진제론 등의 매운 성분이 소화를 돕고 소화기 점막을 따뜻하게 온열시키기 때문에 배와 궁합이 잘 맞는다. 특히 장내 이상발효로 인해 가스가 차고 구토와 설사가 나는 분들에게 좋다. 또한 정신을 맑게 하며 혈액순환과 체온을 높이는 효과가 있다.
꽃, 뿌리, 씨앗, 꽃술까지 모두 버릴 게 없는 연(蓮)은 최상의 효능을 지닌 우수한 영양식품이다. 연잎은 뼈를 튼튼하게 하면서 임신을 돕고, 마음을 다스려준다. 연근은 단백질과 섬유질이 풍부해서 소모성 질환의 환자에게 요긴한 식품이다. 또한 니코틴을 해독시켜주는 효과가 있어서 금연을 원하는 사람들이라면 생즙을 하루 한 컵 마시면 좋다. 신경안정 효능도 뛰어나서 히스테릭한 사람들에게 권할만한 식품이다. 연자(연자육, 연밥)는 수천년이 지나도 발아를 시킬 수 있을만큼 수명이 긴 놀라운 생명이다. 그만큼 뛰어난 자양강장효능을 가지고 있으며 면역력을 증진시켜 준다. 여성들의 자궁질환에도 좋고 오래된 설사증에도 효과가 좋다. 무슨 음식이든 알고 먹으면 맛도 더 좋게 느껴지고, 병도 더 잘 낫는 기분이 드는 법이다. 진흙속에서도 꽃을 피우는 연에게서 우리는 세상의 그 어느 곳이라도 생명의 아름다운 자리임을 확인할 수 있다. 우리 모두 아름다운 생명이 아니던가.
손이 많이 가는 명절 음식을 만들 때 쪼그려 앉아 일하는 건 관절에 매우 좋지 않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류우종 기자 wjryu@hani.co.kr |
일상생활에서 부모님의 몇몇 자세를 보면 다리 쪽 관절의 이상은 어느 정도 알 수 있다. 예를 들어 일어날 때 책상이나 선반을 잡고 일어나거나, 방안에서 움직일 때 앉거나 기어서 다니는 일이 잦을 때에는 관절 질환을 의심해 봐야 한다. 또 다리를 온전히 펴거나 구부리지 못하는 경우, ‘아이고, 무릎이야’라는 말을 자주 할 때, 계단을 겁내면서 외출을 꺼릴 때도 마찬가지이다. 혹시 이런 증상이 2~3개쯤 관찰된다면, 관절염 초기에는 관절·근육 운동이나 약으로도 조절되는 만큼 초기 치료가 중요하다는 점을 잘 설명해 치료를 받도록 해야 한다.
김양중 의료전문기자 himtrain@hani.co.kr
1 평창군 봉평면 흥정천변 판관대 부근의 메밀밭. |
2 평창읍 장암산 패러글라이딩 이륙장. 구름 사이로 평창천 물줄기가 내려다보인다. |
3 원길리 잣나무숲. |
아이를 키우는 일은 참으로 오묘한 것 같습니다.
아이때문에 내가 변했다는 걸 어느순간 깨닫게 되면, 좀더 멋진 인간이 되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되더라구요.
아이때문에 생태수업을 신청하고, 아이 뒤를 쫓아다니다가 저 또한 자연, 환경지키기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어요.
솔직히 고백컨데, 환경의 중요성은 머리속 지식으로만 담겨있었지요.
환경을 지켜야하고 생명은 소중한 것이었지만 생활속에서 실천하기란 어렵고 먼 길이었습니다.
이런 날라리같은 제게 음식물쓰레기를 먹는 지렁이가 찾아왔습니다.
비온후 길에서 만나는 징그러운 녀석.
길가다 지렁이를 보면 비명을 지르느라 난리였는데, 어쩌다 지렁이를 집으로 데리고 오게 된걸까요?
그것도 음식물쓰레기를 먹는다니!
정말 궁금하시죠?
지난주 글에서 소개했던 생태수업.
그 생태수업을 진행하시는 선생님께서 기획하신 성인강좌 9월 수업에 지렁이 수업이 있었답니다.
총 3번에 걸친 지렁이 수업이었는데요~
음식물쓰레기를 먹는 지렁이라고 하니 너무너무 궁금했지요.
아이 학교에 보내고나면 오전에 별다른 소일거리가 없어서 심심한 탓도 한 몫했구요.
첫번째 수업에선 지렁이 사육상자를 만들어 지렁이를 분양받아오고
두번째 수업에선 지렁이 분변토를 이용, 배추모종심기를 했답니다.
지렁이는 꿈꾸는 세상을 만드는 농부래요.
꿈세렁이.
선생님께서 지은 이름인데 참 예쁜 것 같아요.
분변토와 코코피트를 섞어서 지렁이 집을 만들어주고 지렁이를 분양받았습니다.
음식물쓰레기를 분해하는 지렁이는 붉은실지렁이에요.
알면 보이고, 자꾸 보면 사랑하게 되나봐요.
징그럽지않고 귀한 손님으로 보게 되었어요.
지렁이에게 참외껍질을 주었는데, 참외씨앗이 싹을 틔웠다고 해요.
개운산 생태교실에 있는 지렁이집.. 지렁이 분변토속에서 싹을 틔운 새싹입니다.
두번째 지렁이 수업에선 상토와 분변토를 섞어서 배추모종을 옮겨심었어요.
선생님께서 배추 씨앗을 심어 키워놓은 걸로 분갈이를 해서 데리고 왔지요.
배추를 잘 키워서 김치를 담궈보고 싶어요. 결혼 9년차지만 아직까지 김치를 담가본 적이 없습니다.
배추를 키워본 적도 물론 없지요. 제가 키운 배추면 김치 만들기에 도전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햇님군과 꿈세렁이를 관찰하고, 어떤 음식물을 주면 좋을지 공부했답니다.
앞으로 틈날때마다 아이와 함께 지렁이 공부를 하려고 해요.
소비 지향적이고 일회성에 그치는 체험들로 아이의 일상을 화려하게 장식하는 것보다
나와 가까운 곳에서 자연스럽게 자연을 익히고 삶으로 생명을 대할 수 있게 아이를 키우고 싶습니다.
+ 배추모종을 옮겨심다가
배추흰나비를 만났어요.
배추흰나비가 배추모종에 알을 낳고 돌아다녔는데
알을 낳은 배추모종 하나를 가지고 왔답니다.
친정 부모님은 질색하시던 배추흰나비!
햇님군에게 관찰시켜주겠다고 귀하게 모셔왔어요.
너무 작아서 미천한 사진찍기 실력으론 보이지않네요.
알이 자라서 나중에 배추흰나비를 볼 수 있을까요? ^^
황 의원은 “명절과 가정을 중시하는 국민 정서와 산업·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두루 고려했다. 어린이날은 향후 10년간 두 차례 대체휴일이 적용된다”고 설명했다. 이번 결정으로 앞으로 10년간 11일의 휴일이 추가로 발생한다. 연평균으로 따지면 1.1일이다.
김남일 기자 namfic@hani.co.kr
2012년 12월 31일
말라카(Malacca, Melaka, 믈라카, 멜라카)
새벽, 어둠이 채 걷히지 않은, 낡고 오래된 도시는 어딘가 음험해 보였다. 인적이 드문 골목길은 우중충하고, 불에 타 버려진 건물과 그를 마주 보고 서 있는 우리의 숙소, 온천 여행지의 관광호텔처럼 특징 없는 시멘트 건물이 삭막하게 느껴졌다.
“엄마, 망고스틴! 과일 가게야!”
폐허가 된 건물을 배경으로 과일가게가 벌써 장사를 시작하고 있었다. 종류가 많아서 가게라기보다 전시장 같다. 밤 버스를 타고 예닐곱 시간을 달려온 터라 피곤했고 낯선 곳에 대한 경계심으로 긴장해 있었다. 아직 잠이 덜 깬 도시를 눈앞에 두고 막막한 기분에 사로잡혀 있을 때 어슴푸레한 불빛, 주렁주렁 매달아 놓은 열대 과일의 색채가 반갑게 느껴졌다.
‘메론 반 통’(한 자리에서 메론 반 통을 거뜬히 해치워서 붙여진), ‘과일 대장’, 별명에 맞게 아루가 과일가게로 달려들었고 망고스틴과 아침으로 먹을 바나나를 조금 샀다.
한숨 자고 나오니 몸과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 바깥 풍경도 이른 아침과는 사뭇 달랐다. 미처 몰랐는데 우리 숙소는 시장통에 자리 잡고 있었다. 칙칙한 회색 건물들이 각종 생활 집기와 물건을 파는 가게로 변신해 있었고 차, 오토바이, 사람들이 무질서하게 흐르는 거리가 활기차 보였다.
숙소 옆 식당에서 점심을 먹고 사탕수수즙, 각종 과일 주스, 풀빵, 만두, 도넛처럼 보이는 음식을 파는 각종 노점을 둘러보다가 가장 북적거리는 노점 한켠에 플라스틱 테이블을 차지하고 앉았다. 언제나처럼 사람들이 먹는 것을 둘러보고 메뉴를 정한다. 얼음을 갈아 팥앙금과 시럽을 넣은 모양새가 딱 팥빙수인데 이름을 물었더니 ABC란다.(무슨 뜻인지는 모르겠는데 메뉴판에도 그렇게 써있었다.) 우리가 먹는 팥빙수와 거의 같은데 단맛을 내는 재료가 다른지 맛이 조금 다르고 무척 달았다. 찹쌀떡 대신 국수가 들어 있다.
말라카 강가로 나가다가 잭푸릇(Jack fruit)을 파는 사람을 만났다. 한 남자가 아루만한 딸아이를 데리고 조그만 승용차에 커다란 잭푸릇 세 덩이를 싣고 와서 막 장사를 시작하고 있었다. 커다란 과일을 자르는 것이 신기해서 한참 서서 구경했다.
칼로 반으로 자른 다음 가운데 심을 도려내고
자르지 않은 둥그런 잭푸릇 위에 올려놓으면 이렇게 저절로 한 덩이씩 나눠진다.
잭푸릇은 두리안과 비슷하게 생겼는데 겉표면에 가시인지 뿔인지(내가 가시라고 했더니 해람이가 뿔이라고!)가 나 있고 속도 다르게 생겼다. 두리안은 물컹해 보이는 큰 덩어리가 들어 있는데 잭푸릇은 가운데 심을 둘러싸고 조그만 덩어리들이 규칙적으로 다닥다닥 붙어 있는 모습이다. 두리안보다 식감이 쫄깃하고 무엇보다 냄새! 냄새가 나지 않아 훨씬 좋다.
다른 도시에서 과일가게를 지나며 잭푸릇을 종종 보았는데 큰 것은 해람이 몸통만한 것들도 있었다. “해람아, 옆에 서봐. 누가 더 큰지 재보자.” “해람아, 저 속에 뭐가 들어 있는지 알아? 저 속에 해람이만한 괴물이 들어 있을지도 몰라. 숨바꼭질 좋아하는 귀신이 숨어 있는 거 아닐까?” 우리에게 낯선 커다란 과일이 신기하고 재미있어 해람이에게 농담을 걸곤 했는데 그래서 잭푸릇을 살짝 두려워하고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잭푸릇 속에 괴물, 귀신이 아니라 달콤한 과일이 들어 있음을 확인하더니 예전에는 먹어보라고 권해도 싫다고 내빼던 아이가 오늘은 아주 맛있게 먹었다. ABC와 함께 해람이의 훼이보릿이 되었다.
저녁은 한국 식당에서 먹기로 했다. 여행 중이라 실감이 안 나지만 오늘이 2012년의 마지막 날이라니 송년회를 해야지, 그래도 송년회인데 삼겹살이라도 구워야 하지않겠냐며. 여행 와서 보름이 넘도록 김치 한 조각 못 먹었으니 한 번쯤 가 줄 때도 되었다.
물어물어 찾아간 한국식당은 번화가 한가운데 있었다. 지도에서 볼 때 숙소에서 2킬로 정도 되는 거리였는데 길치, 방향치인 두 사람이 밧데리가 쉽게 충전되고 쉽게 방전되는 두 아이를 데리고 헤매고 헤매 식당에 도착할 무렵엔 모두가 기진맥진 상태가 되었다.
그냥 스마트폰의 구글맵을 믿고 따라왔으면 되는데 아무렴 기계보다야 사람의 감각이 낫지 않겠냐며 지름길이라고 가보면 언덕이 나오고 막다른 골목이 나와 다시 돌아오곤 했다. 헤매면서 얻은 소득도 있는데 말라카 시가지의 윤곽을 파악할 수 있게 되었고 대표적 볼거리인 역사적인 건물들도 대충 훑고 지나왔다.
한류열풍의 결과인가. 한국식당은 고급 호텔과 쇼핑몰 근처, 도시의 가장 화려한 구역에 있었다. 손님도 많았는데 주로 말레이시아 현지인이었다. 무척 깔끔하고 음식의 맛도 좋았다. 사람들의 옷차림도 세련되고, 이 동네에서 무척 ‘핫(hot)’한 고급레스토랑이라는 느낌이 팍팍 들었다. 다만, 가격이 후덜덜, (물론 한국의 물가에 비하면 비싼 건 아니지만 말레이시아 현지 물가에 비하면.) 그런데도 우리 옆 테이블의 말레이시아 가족은 삼겹살, 만두, 잡채, 부침개, 종류별로 시켜서 한 상 차려놓고 먹었다.
우리는 소박하게
삼겹살 2인분에 김치찌개, 공기밥, 그리고 소주 한 병.
캬~ 삼겹살에 소주를 조심스럽게!(가격이 비싸서) 털어 넣으며 추임새를 넣어 보지만, 기대했던 것처럼 무언가 뭉클한 느낌은 없었다. 너무 힘들게 걸어와서 그랬나, 그동안 현지 음식에 잘 적응한 탓인가, 혀끝의 감각도, 마음도 서운할 정도로 무덤덤했다.
사실 해람이를 생각해서 한국 식당에 한 번 가야겠다고 마음먹었다. 해람이는 맨밥에 김치를 잘 먹는 아이인데 여기서는 밥을 잘 먹지 않는다. 요즘 해람이가 즐겨 먹는 것은 닭튀김과 탕수육, 야채로는 볶음밥이나 볶음면에 들어 있는 숙주나물, 중국식으로 데치고 볶은 청경채 비슷한 채소들. 여기 음식이 짜고 기름진 편인데 해람이가 자꾸 튀긴 음식만 먹으려해서 마음이 쓰인다.
한국에서는 그렇게 맨밥을 좋아했는데. 내가 밥솥에 남은 밥을 덜어 놓으면 왔다 갔다 하면서 해람이가 다 먹기도 하고 “엄마, 배고파.” 그러는 걸 아직 때가 안 됐다고 밥을 안 주면 제가 밥솥을 열고 숟가락으로 막 퍼먹기도 하고. 주걱에 밥알 붙은 거 떼먹는 것도 해람이 몫이었는데... 주걱에 밥알 붙은 것을 ‘아이스크림’이라고 부르며 얼마나 맛있게 열심히 떼어 먹는지. 다 먹고 나면 밥풀 하나 남지 않고 주걱이 침으로 반들반들해진다.
그런데 여기 밥은 독특한 향 때문인지, 식감이 달라서인지 잘 먹지를 않는다.
페낭 조지타운에 있을 때 숙소 근처에 회전초밥집이 있었다. 고급 식당인 것 같아 눈길도 안 주다가 우연히 가게 문에 ‘저녁 10시 이후로는 모든 접시가 3링깃!’ 이라고 써있는 것을 발견했다. 10시가 되길 기다리고 기다려 초밥을 먹으러 갔는데 해람이가 예상과 달리 너무 잘 먹었다. 아루는 원래 초밥을 좋아하지만 해람이는 그리 즐기지 않는다. 탄중붕아의 푸드코트에서 아루가 초밥을 시킨 적이 있었는데 그때도 해람이는 겨우 하나 맛을 보는 정도였다.
해람이가 초밥을 왜 이렇게 잘 먹나, 가만 보니 쌀이 달랐다. 탄중 붕아에서는 초밥의 쌀이 조금 찰지긴해도 우리가 먹는 쌀만큼은 아니었는데 조지타운의 회전 초밥은 한국에서 먹는 바로 그 쌀이었던 것이다.
다음날 하루종일 초밥이 맛있어, 초밥 먹으러 가자, 노래 부르는 아이를 밤 열 시까지 기다리게 해서 데리고 갔는데 짜자잔, 금요일이었던 그날은 초밥이 다 팔리고 없어서 먹지를 못했다. 앙~ 울음보 터진 아이가 얼마나 서럽게 울던지. 좌린이 번쩍 안아 집까지 안고 왔다.
다음날 또 초밥을 찾으면 어떻게 할까? 아무 때나 순순히 먹으러 가줄까? 전날 울었다고 원하는 것을 눈앞에 바로 대령하는 것은 좀 그렇지 않나? 그럼 또 10시까지 기다리자고 할까, 토요일인데 그랬다가 또 다 팔리고 없으면 어쩌지? 머릿속으로 생각이 많았는데 어찌 된 일인지 해람이도, 아루도 더 이상 초밥을 찾지 않았다.
아이들이 찾지 않길래 나도 말은 안 했지만, 해람이가 간만에 입맛에 맞는 밥을 찾았는데 먹지 못한 것이 마음에 걸렸다. 그래서 한국식당에 한 번 데리고 가야겠다고 속으로 생각했던 것이다.
아이들이 좋아할 줄 알았는데, 아루는 뭐든 잘 먹으니까 특별히 더 잘 먹을 거라는 기대를 하지 않았지만, 해람이는 밥에 김치를 주면 엄청 좋아할 거라 생각했는데, 모처럼 밥을 잘 먹긴 했어도 기대만큼은 아니었다.
조지타운의 초밥집에서 상심하고나서 ‘너무 큰 기대를 하지 않는 게 좋아!’라는 깨달음을 얻은 것일까, 설마? 선심 쓰듯 한국 음식 먹여준다고 해놓고 너무 오래 걸려서 힘들었나? (그랬다면 미안, 그럴 의도는 아니었어. 우리라고 그렇게 헤매는 게 좋은 건 아니라구.)
어쩌면 자기에게 익숙한 음식과 냄새를 찾는 것은 어른들의 일이지, 아이들은, 아직 몸에 배인 습성이 오래되어 굳어 있지 않은 이 아이들은 그리워할 것도, 집착할 것도 없거나 덜한 게 아닐까, 그러니까 아루나 해람이가 우리보다 훨씬 자유로운 영혼을 지니고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간만에 생고기를 먹으니 맛있네.”
(말레이시아에서는 우리처럼 생고기를 그냥 구워먹지 않는다. 각종 소스로 요리하거나 커리에 곁들인 고기를 먹다가 생고기 구워 쌈장에 찍어 먹으니 맛있었다는 말씀)
여행 떠난 지 보름 지나 처음 먹은 한국 음식에 가장 만족도가 높았던 것은 역시 큰아들(?), 좌린이었다.
식당에서 말쑥하게 차려입은 직원들이 쉬지 않고 오가며 반찬을 채워주고 고기를 구워주는데 너무 황송했다. 사실 서울에서라면 그냥 일상적인 모습인데 말레이시아에서 보니 참 낯설게 느껴졌다. 우리가 다니던 말레이시아 현지 식당에서는 모든 게 매우 느리게 이루어졌다. 심드렁한 표정으로 메뉴판을 내놓고 음식을 가져다 주는 손길이며 발길에 여유가 넘쳤다. 주방에 주문이 제대로 전달되었는지, 음식이 언제 나오는지 몇 번이나 확인을 해야 하고 부족한 걸 알아서 채워주기는커녕 뭘 좀 더 달라는 요구가 종종 무시되기도 했다. 그러다 간만에 빠릿빠릿한 한국 식당의 서비스를 경험하니 황송할 수밖에. 사장이 한국사람이라지만, 직원들이 ‘빨리, 빨리’ 서두르고 분주히 움직이는 한국 사람의 모습을 체화해내는 것이 참 놀라웠다. 이렇게 바삐 고기 구워주고 밑반찬 리필 해주려면 다른 식당보다 임금도 잘 받아야 할 것 같다.
밥을 먹고 나와 거대한 쇼핑몰을 지나 다시 강가를 따라 걸었다. 주말에만 열린다는, 차이나타운의 명소 존커워크 야시장, 신년 이브라서 오늘도 하나보다.
사람이 많아 시장 안으로 들어가지는 않고 밖에서 분위기만 봤다. 진기한 물건과 길거리 음식이 많다는데, 칼 던지고 불도 먹는 쿵푸 쇼도 볼만하다는데 배가 불러 포만감이 느껴진데다 다리가 뻐근하여 사람들을 비집고 들어갈 엄두가 나지 않았다.
“일 년 365일, 날마다 같은 날씨 속에 산다는 것 퍽 지루한 일이야. 매일매일이 똑같이 느껴져. 새해가 되고 나이를 먹는지도 까먹는다니까.”
쿠알라룸푸르에 회사 일로 파견 나와 있는 선배가 한 말이 떠오른다. 존커워크 시장은 사람들로 들썩였지만, 그들 대부분은 휴가를 맞아 다른 나라나 도시에서 여행 온 사람들일 것이다. 우리가 묵고 있는 숙소의 직원들, 낮에 들렀던 여행 정보센터의 직원, 시장통의 사람들에게서는 특별히 들뜬 감정이나 변화의 기대감을 찾아볼 수 없었다. “혹시 신년맞이 행사 같은 거 안 해요?” 하고 물으면 “아, 내일이 신년이군요.” 그제서야 생각났다는 듯 말하는 사람들, 선배의 말처럼 날마다 같은 더운 날씨 속에 살다 보니 시간의 변화에 무뎌진 걸까? 중국계가 많으니 음력설이 되면 어떨지 모르겠지만 일 년의 마지막 날, 조금 지나면 새해가 되는데 특별한 감흥이 느껴지지 않았다.
“제야의 종소리도 못 듣고, 뭐야, 그래도 해가 바뀌는데 여기는 왜 이렇게 잠잠한 거야? 폭죽이라도 팡팡 터뜨려주지.”
나는 시큰둥한 사람들의 모습이 못내 아쉬웠다.
그냥 또 하나의 하루일 뿐이지만 ‘새해 첫날’이라는 말은 습관적으로 나를 설레게 하고 들뜨게 한다. 게다가 마흔 살, 40대에 들어서니(그리 기뻐할 일만은 아닌 것 같지만), 내 인생에 또 하나의 중요한 시점을 맞고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따지고 보면, 해가 바뀐다고, 나이 한 살 더 먹는다고 크게 달라지는 건 없다. 살아가는 모습이 크게 달라지긴 했지만, 원래 마흔의 나이를 불혹, ‘사물의 이치를 터득하고 세상일에 흔들리지 않을 나이’라 하지 않던가. 변화를 꿈꾸고 막연한 동경을 품을 수 있는 건 이십 대, 삼십 대에나 가능한 일일 지도 모르겠다.
십 년 전, 서른 살을 목전에 두고 우리는 회사를 관두고 세계 일주를 떠난다고 한껏 취해 있었다. 삼십 대를 맞는 마음가짐은 어떠했을까? 남들과 조금 다르게 살고 싶었고 구체적으로 어딘지는 모르지만, 마음이 정하는 곳으로 한 번 가보자는 생각이었다. 어쩌다 일 년이 넘게 세상을 싸돌아다니게 되었는지, 일도 그만두고 집에서 아이들이랑 지지고 볶으며 살게 되었는지 잘 모르겠다. 하지만, 그것이 내 마음이 정한 자리가 아니었을까 싶다.
사십 대를 맞는 마음가짐은? 실은 잘 모르겠다. 실감이 안 나기도 하지만 막연히 핑크빛 미래를 설계하기에는 현실적이 되었고 가족, 아이들을 함께 고려해야 하니 내 멋대로 마음속에 무엇을 그리기도 쉽지 않다.
그래도 마흔 살 새해를 맞아 다짐을 해보자면 마음이 정하는 곳으로 ‘끝까지’ 가보자는 것, 지금 어디쯤 와 있는 것일까, 맞는 방향으로 가고 있는 것일까, 처음으로부터 얼마나 온 것일까, 하는 숱한 의심을 거두고서. 그리고 진부하긴 하지만 ‘나날이 기쁘게!’ 살자는 다짐, '삶이 나를 속일지라도 슬퍼하거나 노여워하지 않으며'!
새해라고 마음이 뒤숭숭한 것은 나 혼자만 그런가 보다. 밤늦게 숙소로 돌아와 좌린과 아이들 모두 쉽게 곯아떨어졌다.
어두침침한 방 안에서 침대 끝에 누워 천장을 바라보며 혼자 뒤척이고 있다.
마흔 살의 나, 다가오는 새해, 앞으로의 십 년은 또 어떻게 펼쳐질까?
‘해피 뉴이어!’ 내가 나에게 인사를 건넨다.
이근영 선임기자 kylee@hani.co.kr
(*한겨레신문 2013년 9월 13일자)
비가 오니 그 날의 기억이 떠오른다. 차가운 비를 그대로 맞으며 유모차를 끌고 아파트 단지를 헤매던... 아흑!
갈팡질팡하다 내 이럴 줄 알았다. 아이를 어디에서 키워야 할지, 맞벌이 부부는 우왕좌왕하다 때를 놓쳤다. 이제 1년동안의 육아휴직을 마치고 회사로 복귀해야 할 시간은 한 달, 딱 한 달이 남았다. 한 달을 남기고 완전히 낯선, 남편 회사가 있는 동네로 이사를 했으니 그야말로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우선 어린이집, 아이를 맡길 곳부터 알아봐야 했다.
거듭 밝혔듯이 우리 부부는 둘이서 온전히 아이를 키우기로 했다. 양가의 도움도 입주 도우미도 구하지 않기로 했다. 그러니 적어도 9~6시, 부부의 근무 시간에 아이는 어린이집에 가야할 터였다. 2012년 2월생이니 보건복지부 기준으로 하면… 뜨헉, 0세반이렷다. 돌이 지났건만, ‘0세반’에 아이를 들이밀고는 저녁때 찾아와야 한다니 죄책감이 몰려왔다.
그러니 가장 중요한 일은 괜찮은 어린이집을 찾는 일이었다. 이사 전인 4월 중순부터 공인중개사를 통해 우리가 살게될 1단지와 옆에 붙어있는 2단지 주변에 있는 어린이집 리스트를 확보해 전화를 돌렸다. 국공립은 당연히 자리 없다, 혹은 0세반이 아예 없다 등의 답을 했다. 가정형 어린이집들조차 전부 자리 없다, 대기 하라는 말을 했다.
그 중 딱 한 곳이 “자리가 있다”고 했다. 반가워했는데 말끝을 흐린다. “이사가 언제시라고요?“ “네 보름 뒤에 합니다.” “저희는 지금 당장 들어올 아이가 필요한데요.” “네?” “그럼 이사는 보름 뒤에 하시더라도 등록은 지금 하시지요.” 보조금을 타기 위해 지금 당장, 롸잇 나우 등록을 하란 말이였다.
울드라 초특급 ‘을’이 된 나는 “그냥 이사 가서부터 등록하면 안되냐”고 물었지만 소용없었다. 어린이집을 둘러보기도 할 겸 일단 방문을 했다. 아이를 안고 들어가는데도 원장이 아이 얼굴을 보지 않는다. 느낌이 쌔~하다. 보름 뒤 이사를 가서 아이와 함께 등원을 했는데 선생님들도 모두 내게 인사를 하지 않는다. 0세반은 아예 교실이 없다며 아이가 잠들자 거실의 미끄럼틀 아래 눕히란다. 자는 애 머리 위로 형아들이 휙휙 미끄럼틀을 타며 뛰어다녔다.
» 사흘 다닌 어린이집 풍경. 아기가 잠드니 미끄럼틀 아래 눕히라 했다. 0세반은 아예 교실이 없었다.
사흘간 등원을 하고서야 이 동네에서 왜 이 어린이집만 늘상 자리가 나는 지 비밀을 알게됐다. 뒤늦게 내가 기자란 사실을 확인한 뒤 원장은 (이유는 알 수 없지만) “보름 먼저 등록하라고 한건 내가 뭘 착오해서”라며 아이사랑 카드를 돌려주었다. 아무리 급해도, 이런 어린이집에 아이를 맡길 수는 없었다. 0세반 담임이 원장이라는데 원장은 걸핏하면 자리를 비웠다. 교실도 없고, 선생님도 없는 거였다. 급기야 원장은 “제가 김치를 담아야 하니 아이들을 좀 봐달라”고 하기도 했다. 내게.
그만 뒀다. 대안이 없었기에 눈물로 그만뒀다. 아무리 급해도 그런 어린이집에 아이를 9시간씩 맡기고 일터로 갈 순 없었다. 아무도 아이를 귀여워하지 않고 눈 맞춰 주지 않는 곳에 아이를 맡기고 눈물이 나서 어찌 일을 한단 말인가. 새 어린이집을 구해보리라. 그렇게 나는 아이를 유모차에 태운 채 집을 나섰다. 정처없는 길이었다.
내가 사는 1단지만해도 1400세대 이상의 대단지다. 수십개 동을 돌며 1층에 있는 어린이집마다 문을 두드렸다. 없다, 없다, 자리가 없다. 대기해야 한다면서도 들어와 둘러보고 가라는 원장이 그나마 고마웠다. 그래, 주변 단지를 다 돌아보자. 그래서 나의 여정은 시작되었다. 기자들 사이에서는 이렇게 뺑뺑이 도는 것은 ‘마와리’라 한다지. 1단지를 지나 3단지로, 4단지로 ‘마와리’를 돌았다.
하늘도 무심하지, 아니 벌을 주는건가. 우르릉 쾅, 비가 내리가 시작했다. 그런데 우리 아기, 유모차에서 잘도 자고 있다. 재빨리 유모차 방수 커버의 지퍼를 채우고는 길을 재촉했다. 유모차를 밀어야 하니 우산은 쓸 수 없었다. 어차피 우산도 없었다. 5월의 비가 왜그렇게 차갑던지. 덜덜 떨며 계속 벨을 눌렀다. “아기 엄만데요, 여기 0세반 혹시 자리 있나요?”
그렇게 한 시간을 넘게 돌다, 이제는 아기가 너무 추울 것 같아서 집으로 돌아왔다. 아이를 유모차에서 꺼내지도
못하고 현관에 선 채 아직 못가본 어린이집 중 한 곳에 전화를 걸었다. “자리 있나요?” “어머!” 수화기 너머 원장의 놀람이 심상치 않다. “바로 어제 한 아이가 그만 뒀어요. 안그래도 새로 들어올만한 아이를 찾아 연락하려던 참인데….” “저요, 저요, 제가 정말 사정이 급해요.” “어… 일단 와보시겠어요?”
그렇게 우린 극적으로 어린이집을 구했다. 원장도 나도, 기막힌 인연이라며 운명이라 여기기로 했다. 그 어린이집은, 이전 어린이집과 똑같이 아파트 1층에 위치한 가정형 어린이집이건만 분위기가 이전 어린이집과 180도로 달랐다. 원장과 교사들은 물론 주방 선생님까지 모두 환하게 웃으며 아이를 맞이했다. 아이가 귀엽다며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아이는 어느새 자기가 좋아하는 자동차 장난감을 만지고 있었다.
이제 어린이집을 구했으니 적응을 해야한다. 한 달도 남지 않았으니 마음이 급해서 터질 것만 같다. 그런데 갑자기 나의 복직이 2주 앞당겨져 적응 할 날이 1주밖에 남지 않게 됐다. 청천벽력. 급기야 내 복직 시점에 남편의 해외 출장이 잡혔으니….(숨이 차올라 다음 편에 계속)
» 한겨레 자료 사진
크겠지 기다려보면 크겠지...
지금도 이런 막연한 기대를 갖고 계신 부모님들이 많으실 겁니다. 약간 불안한 것도 사실이나 '애비도 어릴 땐 체구가 작았는데 고등학교 들어가서 컸다'는 집안 어른의 말씀은 좀 더 기다려보는 데 보탬이 되기도 합니다. 혹은 주위에서 스무살 가까이 되도록 컸다든지 심지어는 군대 가서도 키가 컸다든지 하는 얘기들이 솔솔 들리기도 합니다.
늦게 크는 경우가 실제로 있습니다. 의학적으로는 체질적 성장지연이라고 합니다. 성장 호르몬을 비롯한 호르몬 수치들이 모두 정상이며 아직 그 원인은 무엇인지 정확히 밝혀지지 않고 있습니다. 그리고 아빠나 엄마가 어릴 때 키가 작았고 뒤 늦게 큰 경우가 있는 아이들이 많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체질적 성장지연은 키가 작은 아이들의 일부입니다.
즉, 키가 작은 아이들의 상당수는 체질적 성장지연이 아닌 경우가 많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마냥 키가 크겠지 하고 기다리는 것을 불안한 기대라고 하는 것입니다. 체질적 성장지연이 있는 경우는 태어나서 대개 3년 이내에 키와 몸무게가 다른 아이들에 비하여 지연되면서 3세 이후 지속적으로 작은 키를 보이고 사춘기도 또래보다 늦게 시작되는 경향을 보입니다. 점차 회복하여 최종적으로는 체질적 성장 지연이 없는 다른 아이들과 비슷한 키를 보입니다. 그런데 만약 가족이 키가 작은 편이라면 체질적 성장 지연이 있는 아이가 다 큰 다음에도 키가 많이 작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체질적 성장 지연이라 하더라도 기다리면 키가 모두 커지는 것은 아닙니다. 그래서 중간 중간 성장상태에 대한 관찰이 필요합니다.
체질적 성장지연이 있는 경우에는 특징적으로 골연령(뼈나이)가 지연됩니다. 물론 키가 작고 골연령이 지연된 경우 체질적 성장지연 외에도 몇 가지 질환들의 가능성이 있어 이에 대한 평가도 중요합니다. 아이가 작지만 늦게 클지도 모른다는 약간은 불안한 기대를 갖기보다는 골연령 등 적절한 평가를 통해 체질적 성장지연인지를 확인한다면 막연한 기대를 확실한 기대로 바꿀 수 있고 만약 체질적 성장지연이 아닌 것으로 판명된다면 그에 따른 가능한 조치들을 모색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추석 음식 준비를 돕는 딸아이의 모습.
곁에서 어른이 지켜보지 않으면 불안하던 6,7살 무렵의 왼쪽 사진에 비해
이제 혼자서 호박전을 부칠 만큼 진화(?)한 11살의 오른쪽 사진>
일본은 추석을 양력으로 지내는 탓에 한국과는 달리
이번주도 그냥 평범한 평일이라 명절 기분이 잘 나지 않는다.
한국에서 지내는 추석 날짜에 맞추려면 일하느라 다들 바쁘다 보니 조금 이르긴 하지만,
주말에 우리집에서 가깝게 지내는 한국인 가족과 추석 음식을 나눠먹기로 했다.
밥과 국, 고기, 생선, 잡채, 나물과 전 ...
늘 명절 상차림을 준비할 때마다 느끼는 건데 맛있게 만드는 것까진 욕심을 접더라도,
내 나라의 음식을 좀만 더 다양하게 여러가지 만들 수 있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아쉬움이 든다.
아직 둘째가 어리니까, 내년엔 잘 안 만들던 새로운 음식도 시도해 봐야지,
하면서 다음으로 미루는데 막상 그때가 돌아오면, 또 '그 나물에 그 밥'이 되어버리고 만다.
한번씩 한국으로 친정나들이를 할 때, 이번에는 기필코 엄마께 00음식을 배워오겠어!
하고 마음먹고 갔다가 빠듯한 일정에 쫒겨서, 아이들 돌보느라 정신없다는 이유로
제대로 실현해 본 적이 없었다.
그러고 보니, 내 요리실력은 결혼 전까지 집에서 어른들 부엌일을 대충 도우면서 익힌 게 전부였다.
그 중에서도 그나마 열심히 익힐 수 있었던 시기는 대부분 명절 음식을 준비할 때였던 것 같다.
요리에 뒤숭한 사람의 손이라도 빌려야 할만큼,
한국의 명절 음식은 손이 많이 가고 준비해야 할 종류도 많기 때문이다.
결혼 이후 쭉 외국에서 살림을 살다보니,
어린 시절부터 명절 때마다 좀 더 확실하게, 제대로, 한국음식 만들기를 익혀두었다면
그게 살면서 큰 자산이 되었을텐데 하는 생각을 자주 하게 된다.
해마다 주기적으로 돌아오니 반복해서 연습할 수 있는데다
어른들의 오랜 경험과 이야기를 들으며 일상적으로 자연스럽게 요리를 배울 수 있는 때가
바로 명절이다.
더구나, 명절 음식들은 한국이란 나라를 대표할 수 있는 요리가 모두 모여있으니
어린 시절부터 자연스럽게 배워두면,
어른이 되어 세계 어디를 가서도 써먹을 수 있는 훌륭한 무기이자 자산이 될 뿐 아니라
한국 음식이 간절해 질 때, 스스로 원하는 대로 만들어 먹을 수 있으니 얼마나 좋을까.
한국 음식의 문화가 얼마나 깊고 다양한데,
내가 만들어 먹이는 늘 똑같은 패턴의 음식이 한국음식의 전부라고 알고 있을
우리 아이들에게 무엇보다 참 미안한 마음이 들곤 했다.
그래서 올해부턴 명절에는 한국 음식을 하나씩 제대로 가르쳐 볼까 하고 마음먹었다.
딸이건 아들이건, 아이들이 어릴 때부터 부엌일을 많이 하게 하긴 했지만
가장 쉬운 요리의 한 부분을 맡기거나 그것도 놀이에 가까운 적이 더 많았다.
채소를 다듬고 씻거나, 냄비에 재료를 넣고 볶거나 하는 식으로.
근데 큰아이가 이제 4학년이니, 쉬운 음식은 처음부터 끝까지 다 하게 해보기로 했다.
마침 아이가 좋아하는 손님이 올 예정이라 동기유발도 쉽게 되었다.
내가 잡채를 만드는 동안, 딸아이에게 맡긴 음식은 <호박전>.
쉽고 간단한 요리지만 혼자 여러가지 음식을 준비해야하는 엄마에겐 시간이 많이 걸리고
좀 지루한 메뉴라 아이에게 한번 맡겨보았다.
일정한 크기로 애호박을 썰고 - 밀가루와 달걀 옷을 입히고 - 달군 후라이팬에 굽기.
아이와 요리를 하며 늘 느끼는 거지만,
이 단순한 요리 하나에도 참 많은 감각훈련이 이루어진다는 생각이 새삼 들었다.
재료와 열이 만나는 순간 나는 소리와 서서히 익으면서 나는 냄새,
익으면서 색이 변하는 걸 지켜보며 적절한 타이밍에 전을 뒤집는 손동작,
그러면서 뜨거운 후라이팬에 손이 닿지 않도록 조심해야하니 집중력도 필요하고
적당한 온도에서 느긋하게 많은 양의 전을 구워야 하니, 인내심도 필요하고...
처음엔 좀 허둥지둥하다가 조금 하다보니 스스로 요령을 터득했는지
부엌 벽에 걸어둔 CD플레이어에 지브리 에니메이션 주제곡을 모은 CD를 가져와 넣더니
BGM까지 여유있게 즐기며 호박전을 부치고 있었다.
헐~ 요즘 애들은 뭐든지 참 적응도 빨라요.
무엇보다 이 모든게 별 잔소리없이 가능해질 만큼, 아이가 자랐다는 게
새삼스러울 만치 신기하기도 하고 기특하기도 하고...
딸아이가 나중에 커서 어느 나라에서 생활하게 될지는 모르지만,
그곳이 한국이든 일본이든 또 다른 어떤 나라든
기본적인 한국 음식 정도는 남에게 의존하지 않고
익숙하게 만들어 먹을 수 있기를 바래왔다.
이제 겨우 호박전 하나지만, 내년 초 설날에 또 한 가지 업뎃하고,
다음 추석에 또 하나 더, 그 다음 설날에도 ...
명절음식만들기는 어른들이 별다른 노력을 기울이지 않아도
반복해서 배울 수 있다는 점, 생활과 밀착되어 있다는 점, 자국의 문화와 지혜를
가장 익숙한 사람들과 환경에서 익힐 수 있다는 점에서
교육적인 요소가 너무 많은 기회인 것 같다.
한국 주부들에겐 명절 후유증과 폭풍부엌노동으로 힘든 시기일지도 모르지만,
나의 어린 시절을 해마다 정갈하고 풍성한 음식으로 둘러쌓일 수 있도록 해주신
할머니, 친정엄마, 큰엄마, 작은엄마, 고모, 이모 ...
모두모두 진심으로 감사드려요.
그 정성과 따뜻함이 저의 오랜 타향살이를 꿋꿋하게 버틸 수 있게 하는 힘이 되었습니다.
우리 아이들에게도 그 큰 사랑과 노동의 소중함, 잊지않고 가르치겠습니다.
11살 딸아이가 만든 호박전,
아직 어설프지만 열심히 하다보면 해마다 조금씩 나아지겠지요..^^
서천석 소아정신과 의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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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상상의힘 제공 |
가뭄에 시달리는 아프리카 평원 위에 즙이 많은 과일이 잔뜩 열린 나무가 서 있다. 나무를 차지한 비단뱀은 나무 이름을 맞혀야만 열매를 준다고 한다. 가봉 구전동화를 그림책으로 만들었다. 5살부터.
다이앤 호프마이어 글, 피에트 그로블러 그림, 최영옥 옮김/여유당·1만1000원.
골프장 건설로 사라질 위기에 놓인 하늘다람쥐 숲을 걱정하느라 동수는 잠을 이루지 못한다. 숲의 생명들을 지키기 위해 골프장 건설 반대를 외치고 나선 주민들의 이야기를 담은 그림책이다. 녹색연합이 직접 글을 썼다. 초등학생부터.
박지훈 그림/웃는돌고래·1만2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