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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친 아빠에 희소식! 힘 덜 들이고 아이랑 ‘셀프 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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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이비트리 _ 셀프 놀이


베개 왕복달리기 등 아이 혼자 놀기 

아빠는 시범 보이고 관리해주면 돼 

추임새 넣어주고 규칙 만들기 중요

근육 많이 써 지치면 중단시켜야 

너무 잦으면 곤란…일주일에 한번만



‘피로사회’ 대한민국에서는 아빠들이 꿈꾸는 놀이가 있다. 바로 아이가 빠른 시간에 지칠 수 있는 놀이가 그것이다. 8살 전후의 남자아이 아빠라면 그 소망은 더욱 절실하다. 나 역시 그랬다. 아들의 초등학교 입학을 전후로 나는 아들과 하는 놀이가 즐거우면서도 상당한 부담이었다. 아들과 몇 개의 놀이를 하고 쉬려고 하면 아들은 다시 새로운 놀이를 해달라고 떼를 썼다. 아들의 에너지는 펄펄 넘쳤고, 아빠인 나의 에너지는 쉽게 고갈됐다. 바깥일로 너무 힘들고 지친 날에 아들이 계속 놀자고 하면 나는 곤혹스러웠다. 그런 상황에 처할 때마다 나는 5분 만에 아이의 에너지를 방전시킬 수 있는 놀이가 절실했다. 그런 고민 끝에 발견해낸 것이 ‘셀프 놀이’다.


에너지가 넘치는 아이가 두려운가? 힘을 덜 들이면서 아이랑 놀고 싶은가? 걱정 마시라. 셀프 놀이가 있다. 셀프 놀이를 하면 아빠는 힘을 덜 쓰고, 아이는 에너지를 많이 써야 한다. 이 놀이법을 알면 아이와의 놀이가 두려울 것이 없다. 두 명의 아이가 있다면 금상첨화다.


0211_babytree_merge222.jpg» 1 상대를 이불에 태워주는 이불배놀이. 2 종이컵을 불어 목적지까지 다녀오는 놀이. 3 풍선 오래치기 놀이. 4 베개를 활용한 왕복달리기 놀이.



셀프 놀이의 특징 | 셀프 놀이를 할 때 아빠는 소파에 앉는다. 그리고 아이와는 일절 신체적인 접촉을 하지 않는다. 그래도 훌륭한 놀이가 된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아빠의 큰 목소리와 추임새, 그리고 규칙을 만드는 일이다.


우선 아이가 놀이를 모른다면 아빠가 시범만은 보여주어야 한다. 대표적인 셀프 놀이인 베개 왕복달리기의 경우를 살펴보자. 베개 두 개를 3미터 거리에 놓아둔다. 그런 다음 아빠는 왕복달리기 시범을 보여준다. 베개 사이를 왕복하면서 ‘한 번, 두 번…’이라고 외친다. 그리고 아이에게 할 수 있겠냐고 질문하면 대부분 아이는 하겠다고 한다. 자, 이제 아이와 규칙을 정할 시간이다. 8살 남자아이의 왕복달리기 한계 횟수는 대략 50회 정도다. 약속을 할 때는 그보다 좀 많은 숫자가 유익하다. 아빠는 ‘100번 할래, 200번 할래?’라고 묻는다. 그러면 아이는 200이라는 숫자가 너무 많음을 직감적으로 안다. 그래서 거의 100번을 한다고 말한다.


자, 이제 왕복달리기를 해보자. 우선 아빠는 시범을 보였으니 소파에 앉는다. 그리고 아들에게 출발 준비를 시킨다. 그리고 ‘출발~’이라는 말과 함께 아이가 달리기 시작한다. 한 번을 왕복하면 ‘한~번’이라고 크게 외쳐준다. 이어서 ‘두 번, 세 번, 네 번…’이라고 큰 소리로 외친다. 그리고 중간중간 추임새를 넣어준다. “우리 아들 잘 달린다” “아들, 파이팅!”이라고 크게 외친다. 그런 칭찬에 아이의 발걸음은 쉬지 않고 달린다. 그러나 30회가 지나면서 아이의 속도는 현저하게 느려진다. 그리고 40회 이전에 다리가 한 번 출렁거리면서 균형을 잃는다. 바로 이때다. 균형을 잃었다는 것은 에너지가 현저하게 고갈됐다는 의미다. 그러므로 그때 아빠는 놀이를 중단시킨다. 그러면 아이는 큰 대자로 바닥에 눕는다. 다리에 힘이 풀렸기 때문이다. 아이의 이마에는 땀방울이 이미 맺혀 있을 것이다. 이제 아빠는 물수건을 가지고 와서 닦아준다. 아빠가 “아빠랑 뭐 하고 놀고 싶어?” 물어봐도 아이는 손사래를 치면서 쉬고 싶다고 말한다. 100번을 하기로 약속한 아이는 40번 정도만 하고 중단해서 아빠에게 미안함을 갖는다. 더 이상 아빠에게 무리한 요구를 하지 않는다. 이렇듯 셀프 놀이는 5분 만에 아이의 에너지를 고갈시킨다. 아이의 신체 한 부분을 반복적으로 운동하게 하는 시스템이다. 평소에 쓰지 않던 근육을 과도하게 사용하면 피로물질인 젖산이 생성되게 된다. 그러므로 급격하게 에너지가 고갈된 아이는 피로감을 느끼게 된다.


셀프놀이 종류와 사용법 | 내가 아들과 놀면서 초기에 발견해낸 셀프 놀이는 ‘섀도(shadow) 놀이’다. 태권도의 발차기나 줄넘기를 주로 했다. 여기에서 줄넘기란 줄이 없이 동작만으로 하는 것을 말한다. 태권도의 발차기를 한 100번 하니 아들의 에너지는 금방 고갈됐다. ‘섀도 줄넘기’를 100번 정도 하니 신기하게도 아이가 더 놀아달라는 말을 하지 않았다. 섀도 놀이 종류를 늘려 나갔다. 복싱도 했고, 뛰면서 무릎으로 상대방을 공격하는 동작인 점프 니킥도 시도했다. 섀도 자유형(배영)으로 왕복하기 놀이도 했다.


이외에도 다양한 셀프 놀이가 있다. 바닥을 절벽이라고 생각하고 양손으로 올라가는 바닥 절벽 올라가기 놀이, 굴러서 왕복하거나 포복으로 왕복하기, 철조망 통과로 왕복하기(아빠가 소파에 기댄 상태에서 다리를 오므리고 무릎 밑을 아이가 통과하는 놀이)가 있다. 베개 역기나 덩크슛 놀이도 아이들이 좋아한다. 덩크슛 놀이를 할 때, 엄마와 아빠는 3미터 떨어져서 마주보며 앉은 뒤 양손을 모아 농구의 링을 만든다. 아이가 아빠에게 달려가 베개를 링 안으로 넣고, 그다음 엄마에게 달려가 베개를 링 안으로 넣는 놀이다.


각종 생활용품을 활용한 놀이도 있다. 종이컵을 불어서 목적지 갔다 오기, 비닐봉지 스키 타기, 페트병 10개 불어서 쓰러뜨리기가 그것이다. 종이컵 불어서 목적지 갔다 오기의 경우, 반복적으로 숨을 내쉼으로써 단시간에 에너지 고갈 현상이 나타난다. 팔굽혀펴기, 빨대로 2리터 물 이동하기, 천장에 매달린 풍선 100번 발차기, 풍선 오래치기도 셀프 놀이에 해당한다. 이불산 넘어가기는 5~7살 아이가 선호하는 놀이다. 커다란 베개를 거실 바닥에 놓는다. 그리고 작은 베개를 큰 베개 옆에 밀착시켜서 완만한 경사를 만든다. 그다음 겨울 이불을 그 위에 덮는다. 그러면 작은 산이 만들어진다. 아이는 굴러서 베개 산을 넘어가면 된다. 5살 아이의 한계는 대략 20번 정도다. 아이에게 ‘30번 할래, 50번 할래’라고 질문한다. 아이가 굴러서 넘어갈 때 공회전을 하기에 쉽게 넘어가지 못한다. 하지만 내려갈 때는 쏜살같이 내려올 수 있다. 이때 아빠는 “힘내라” 또는 “우리 딸 잘한다”라고 큰 소리로 외쳐준다. 그런 칭찬에 아이는 힘이 드는 줄도 모르고 열심히 넘어간다. 하지만 10번 정도 넘어가면 에너지의 양은 급격하게 줄어든다.


두 아이의 셀프놀이 | 5살과 7살, 7살과 9살의 남자아이라면 여기에 맞는 셀프 놀이가 있다. 나이 차이가 나는 형제자매 간에 하는 놀이에서는 어드밴티지 룰을 사용해야 서로 불만이 없고, 그 효과를 극대화시킨다. 대표적인 놀이로는 이불배 놀이가 있다. 가벼운 이불을 거실에 펼친 다음 두 아이가 서로 상대방을 태우는 놀이다. 거실 끝에서 맞은편까지 태워주는 놀이다. 형이 동생을 두 차례 이불배를 태우고 왕복하면 동생은 형을 태우고 한 번을 왕복하면 된다. 그러면 힘의 균형을 맞출 수가 있다. 이때 아빠는 소파에서 큰 소리로 응원을 하면 된다. 더욱 재미있게 하려면 아이 2명이 서로의 목표를 설정하고 그 숫자를 정(正)자로 표시하면 된다. 그러면 동기부여가 되어 더욱 열심히 한다.


섀도 자유형 놀이도 같은 방법으로 진행할 수 있다. 바닥에 엎드려서 3미터 거실을 자유형으로 수영을 해서 가는 놀이다. 처음에는 같은 위치에서 시작한다. 이렇게 하면 두 아이의 차이가 크게 벌어진다. 이때 아빠가 나서서 룰의 변경에 대해 설명하고 어드밴티지 룰을 적용한다. 출발 지점을 1미터 전후로 차이가 나게 한 다음 시작한다. 그러면 결승선에 비슷하게 들어온다. 이래저래 아이들의 에너지는 더욱 빠르게 고갈되기 시작한다. 그래도 아이들은 행복하다. 경쟁자가 있어서 흥미롭고, 아빠가 곁에서 함께해주기 때문이다.


주의사항 |셀프 놀이는 힘든 아빠에게 사막의 오아시스와 같이 유용한 놀이다. 그런데 아이를 볼 때마다 이 놀이를 사용하면 안 된다. 물론 놀이에서 아빠의 신체적인 컨디션이 기준이 되어야 한다. 일주일에 한두 번 사용하는 것이 적당하다. 너무 잦으면 아빠가 자신을 괴롭힌다고 생각하기 쉽다.


권오진 아빠학교 교장 (아빠학교 카페 http://cafe.naver.com/swdad)







[신규 칼럼] 박태우 기자의 아빠도 자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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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베이비트리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주실 
또 한 분의 새로운 필자가 함께 하게 되었습니다.
 
박태우 기자는 생생육아 [박태우 기자의 아빠도 자란다]에서
아이의 성장과 더불어 아빠의 성장기를  
감동으로 전해주실 예정입니다.  

여러분들의 많은 관심 부탁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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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우 기자의 아빠도 자란다"바로가기


포스트모던을 바라보고 있는 시대에 전근대적인 종갓집 종손으로 태어나 모던한 가족을 꿈꾼다. 2013년 9월에 태어난 딸을 키우며 유명한 기자보단 사랑받는 아빠·남편·아들이 되는 것이 삶의 목표이다. 회사에서 2분 거리인 자택에서 딸에게 재롱떠는 것이 삶의 낙! 2010년 <한겨레>에 입사해 사회부를 거쳐 편집부에서 일하고 있다.


 · 이메일 : ehot99@hani.co.kr

 · 블로그 : http://plug.hani.co.kr/ehot99







[오늘의 육아 한마디] 아빠여, 엄마가 잘 못하는 것을 공략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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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079710_P_0.jpg» 한겨레 자료사진

 

바쁜 아빠는 어떤 육아를 해야 할까?
결론부터 말하자.
엄마가 잘하지 못하는 것, 싫어하는 것,
동시에 자신이 잘하는 것부터 하는 것이 정답니다.
 … (중략) …
엄마가 잘하지 못하는 분야를 공략하자.
스포츠를 좋아하거나 운동을 잘하는 아빠라면
아이와 같이 운동을 하고,
기차에 대해 잘 아는 아빠라면
아이와 함께 철도 완구를 가지고 신 나게 노는 것도 좋다.
…(중략)…

그런데 엄마가 잘하지 못하는 분야를 파고들다 보면
대개는 엄마가 싫어하는 짓궂은 행동이나 놀이를 하게 된다.
가령 밖에서 신 나게 놀고 흙투성이가 되어 집에 돌아온다든가
추억의 불량식품을 하나씩 입에 물고 들어오기도 한다.
그럴 때면 엄마 이마에는 대번에 내 천(川)자가 그려진다.
“당신까지 왜 그래요? 애 데리고 다니면서 안 좋은 것만 가르치기예요?”
…(중략)…
하지만 좌절해서는 안 된다.
엄마들한테는 비밀인데, 솔직히 때로는 아내에게 혼날 걸 각오하고
아이와 이것저것 해보는 것도 아이를 위해서는 필요하다.

 

<내 아이를 위한 아빠의 3분 육아> 중 (오타 토시마시 지음, 한국경제신문 펴냄)
 
아빠로서의 역할이 중시되는 요즘 사회,
아빠들도 아이들과 함께 하고 싶지만
그러지 못하는 것이 현실입니다.
‘저녁이 있는 삶’이 우리에겐 
너무 먼 얘기이기 때문이죠.
 
그렇다고 아이와 함께 하는 시간을 포기해야 할까요?
지은이는 시간이 없다는 것을 강점으로 활용하라 말합니다.
아빠와 함께하는 시간의 질을 높이라는 것이죠.
그러기 위해서는 엄마가 할 수 없는 것들을
아이에게 주기 위해 3분이라도 쓰라고 말합니다.
엄마가 못하는 목마 태워주기를 한다던가
잠깐이지만 함께 몸놀이를 하는 방식으로요.
 
“아빠랑 노는 건 재미있어!”
“우리 아빠 최고야!”

아이들에게 일단
아빠의 존재감을 느껴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바쁘고 힘들고 잘 놀줄 몰라
아무것도 안 하는 것보다
일단 3분이라도 시간을 투자해보세요.
시작이 절반입니다.
 
선아생각 anmadang@hani.co.kr

일년 건강 지켜주는 봄나물의 효능과 맛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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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3849821_P_0.JPG» 한겨레 사진 자료


일년 중 봄은 무엇이든 계획을 세우고, 무모한 계획일지라도 저질러보게 만드는 계절이다. 오행 중 목(나무)의 기운처럼 언 땅을 뚫고 돋아나오는 새싹의 생명력을 닮아있기 때문이다. 여리고 약해 보여도, 어린이들처럼 강인한 생명력 덩어리는 없다. 봄에 태어나는 식물들은 그래서 약으로 사용된다. 우리 조상들은 지혜롭게도 이런 봄나물들을 일 년 내내 저장하여 밥상에 올렸다. 멀티비타민 미네랄 영양제를 천연으로 복용한 셈이다. 특히 대보름을 다양한 나물과 견과를 먹어온 풍속은 우리의 음식문화가 자연의 흐름과 이치에 맞게 형성되었다는 증거이다. 지난해 쌓인 묵은 피로와 독소들을 긴 겨울을 보내고 이른 봄을 맞아 섬유질이 풍부하고 목기가 왕성한 녹색채소들로 해독을 시키며 간의 건강을 돌보는 이치가 바로 그것이다. 아직 새순이 돋지 않은 산천에서 녹색채소를 얻는 방법은 건나물을 이용하는 것이었으리라. 요즘처럼 하우스 재배가 가능한 시절이 아니었으니 한겨울, 초봄에 녹색채소를 듬뿍 섭취할 수 있는 탁월한 선택이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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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적인 나물 요리의 맛내기 방법은 단순하다. 하지만 현대인들의 입맛과 취향이 다양한 만큼 굳이 전통적인 방법만을 고집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다만, 본래의 재료가 가진 고유의 향기, 고유의 식감, 고유의 맛을 더 잘 살리는 양념을 하는 게 관건이리라. 제철에 나는 나물들은 질이 부드럽고 신선하여 약간의 간만 해도 맛이 좋다. 새순으로 올라오는 것들은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독성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있으므로 살짝 데치는 게 좋다. 그렇지만 너무 오래 데쳐서 채소 자체의 색이 바래지거나 질이 너무 물러지면 영양이 파괴된다. 여린 채소는 그대로 먹거나 살짝 김만 쐬듯 데치고, 조금 억센 채소는 끓는 물에 소금을 넣어 색이 선명해 질 때까지 데쳐 무치는 게 좋다. 나물맛은 짠맛, 매운맛, 고소한 맛이 어우러지면 좋다. 짠맛은 소금으로 낼 것인지 간장이나 된장으로 낼 것인지 정하고, 매운맛은 고춧가루를 넣을 것인지 고추장에 버무릴 것인지 정한다. 고소한 맛은 참기름과 들기름, 깨소금이나 들깨가루 등으로 이용하면 된다. 취향에 따라 단맛을 선호하는 사람들은 나물에 약간의 설탕을 넣는 경우도 있고, 도라지나 무처럼 생채를 무칠때는 새콤한 맛을 곁들여 입맛을 돋우기도 한다.

 

     

 [기린의 채식레시피] 

 봄나물 효능과 맛내기



<생나물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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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금치나물

가장 흔하고 단순한 요리지만 조미료에 의지하면 나물 무치는 솜씨가 늘지 않는다. 집간장에 참기름, 고춧가루 조금으로 담백한 맛을 내보자. 시금치에는 옥살산이 함유되어 있어 많이 먹으면 체내에서 칼슘과 결합하여 결석을 형성할 수 있다. 그러므로 요리 시 칼슘이 풍부한 참깨를 넣어 수산형성을 막아주는 것이 좋다. 소금을 넣은 물에 살짝 데쳐서 초록색이 선명할 때 꺼내어 나물로 무친다. 취향에 따라 단맛을 원하면 찹쌀고추장으로 양념하거나 매실청을 조금 넣는다. 가닥가닥 손으로 잘 손질하고, 분홍빛이 도는 뿌리도 잘라내지 말고 그대로 이용한다. 시금치에는 비타민과 미네랄이 풍부하고 철분이 다량 들어있어 빈혈예방에 좋다. 엽산도 풍부하여 치매예방과 중풍치료에 도움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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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이나물

냉이는 간 기능을 돕고 비타민A가 풍부해 시력을 좋게 해준다. 칼슘이 풍부해 성장기 어린이들에게도 좋으며 정신 안정 효능도 가지고 있다. 여성들의 생리불순도 다스려준다. 된장으로 간을 하고 청국장가루를 조금 섞으면 부드러운 맛이 난다. 참기름이나 들기름으로 향을 낸다. 마지막에 마늘로 향을 더하고 통깨를 뿌려주면 깔끔하다.

 


<새순 건나물류>

 

건나물은 말려진 상태와 말려지기 전의 품질에 따라 조리방법이 조금씩 틀리다. 부드러운 새순일 때 말려진 것들은 너무 푹 삶거나 오래 물에 담궈두면 영양분이 손실될 뿐 아니라 맛도 없다. 새순나물 종류들은 생나물처럼 데치는 기분으로 질감이 부드러워지면 바로 물에서 꺼내어 무친다. 집간장이나 된장, 소금으로 간하고, 들기름이나 참기름으로 마지막 향을 낸다. 마늘이나 파는 가급적 맨 마지막에 조금 넣고, 통깨를 뿌려주면 좋다. 깨소금을 내어 뿌려도 좋지만 나물이 지저분해 보인다. 경우에 따라 붉은고추를 잘게 다져 고명처럼 얹거나 실고추로 멋을 내면 한결 맛스럽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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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래순나물

다래순은 열을 내리고 갈증을 멈추게 하며 이뇨작용도 한다. 만성간염이나 간경화증으로 황달이 나타날 때, 구토가 나거나 소화불량일 때도 좋다. 비타민 C와 탄닌이 풍부해서 피로를 풀어주고 불면증·괴혈병에도 치료효과가 있다. 여린 잎을 말린 것이므로 오래 삶지 말고, 소금과 들깨가루, 들기름을 넣어 부드럽게 무치면 맛있다.

 



<취나물, 고사리나물 등의 건나물류>


찬물에 담궈 먼지나 잡질을 우선 한번 헹궈낸 후 다시 물을 넣고 삶는다. 질긴 나물은 조금 오래 삶아야 부드러워지므로 나물의 상태를 보아 불을 끄는 게 좋다. 쓴맛이 강한 나물은 불을 끈 상태로 물이 식을 때까지 기다렸다가 꺼내어 헹군 후 양념한다. 부드러운 나물은 불을 끄고 체에 받쳐내어 헹궈낸 후 양념한다. 취향에 따라 된장이나 집간장, 소금으로 간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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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나물

취나물의 고유의 쓴맛은 콜레스테롤 수치를 조절해주고, 다이어트 효과가 있다. 숙취해소에 좋으며 칼륨이 풍부하여 체내 염분을 배출시키고 감기예방 및 섭생에도 좋은 식품이다. 약간 뻣뻣한 맛도 취나물 고유의 고소함을 주므로 너무 푹 삶지 않도록 한다. 된장이나 집간장에 담백하게 간을 하고 들기름으로 무치는 것이 맛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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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사리

고사리는 뼈를 튼튼하게 해주고 이뇨작용이 있으며 해열, 살균작용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면역력을 증강시킨다. 고사리는 통통한 것이 맛있다. 담백하게 무치려면 집간장에 참기름으로만 간하고, 고소하게 먹고 싶으면 들깨탕을 만들어 국물있게 먹어도 좋다. 들깨탕은 들깨가루와 쌀가루를 동량 섞어 국물을 내어 끓이면 된다.



 

적당하게 부드러운 질감과 고유의 향기, 식감이 살아있는 나물맛은 독특한 기쁨을 준다. 자연과 교감하는 맛이랄까. 입 안에서 부드럽게 감겨오는 자연의 풍미가 정말 마음에 든다. 요즘처럼 바쁜 현대인들에게 나물요리는 고기요리보다 더 귀한 고향집밥 음식이 되어버렸다. 일주일에 하루라도 나물을 상에 올려 간 건강도 돌보고, 풍부한 섬유질로 장 건강도 살펴보자. 나물요리가 자주 오르는 밥상을 먹는 아이는 틀림없이 건강하게 자라날 것이다.



 

임신 중인데 태아검진휴가 쓸 수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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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823206_P_0.JPG» 한겨레 사진 자료


Q. 지난주에 임신 사실을 알았어요. 앞으로 정기적으로 검진을 받으러 다녀야 하는데, 임신 중에 검진휴가를 받을 수 있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그런데 어떤 회사는 검진휴가를 썼다고 하고, 어떤 회사는 아예 그런 것은 없다고도 하네요. 어떤 분은 연차를 썼다고 하고, 또 다른 분은 조퇴해서 병원에 다녀왔다고 하기도 하고요. 어떻게 하는 것이 맞는지 정확하게 알고 싶어요.


 

A.태아검진 시간을 사용할 수 있어요.

 

임신 중에는 건강한 태아와 출산을 위해 정기적으로 검진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직장을 다니는 예비맘들을 위해 법에서 정식으로 이를 보장한 것은 20087월부터입니다. 그 이전에는 법적으로는 보장되어 있지 않지만, 사규나 단체협약(노동조합이 있는 경우)에 보건휴가라는 이름으로 임신 전에는 생리휴가로, 임신 후에는 태아검진휴가로 쓰는 경우가 더러 있었지요


그래서 태아검진휴가로 알고 있는 경우도 많지만, 실제로 1일 휴가를 보장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태아 검진을 위한 시간을 사용할 수 있도록 근로기준법에서 보장하고 있습니다. 이 법에 따르면 임신한 여성 근로자가 모자보건법에 따른 임신부 정기건강진단을 받는데 필요한 시간을 청구하는 경우에 회사는 이를 허용해야 합니다. 이때 임금을 삭감해서는 안되므로 유급으로 태아검진시간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임신 7개월까지는 2개월마다 1, 임신 8개월에서 9개월까지는 1개월마다 1, 임신 10개월 이후에는 2주마다 1회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정기검진의 횟수는 1달에 1번으로 알고 있는 경우도 많습니다만, 이렇듯 임신 기간에 따라 다르게 정하고 있습니다.


검진에 필요한 시간이 얼마만큼이냐에 대한 질문이 많은데요. 검진한 후 출근하거나 일찍 퇴근해 검진할 수 있는 정도라고 할 수 있습니다. 병원과의 거리뿐만 아니라 대기시간 등에 따라 다를 수 있겠지만 일반적으로 반나절인 4시간 가량을 사용하도록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오전이나 오후 시간에 검진한 후 출근하거나 일찍 퇴근할 수 있도록 하기도 합니다태아검진 시간은 사업주가 알아서 주는 것이 아니라 이를 청구해 사용하는 것이기 때문에 말로 신청 또는 서류를 제출해야 합니다. 신청을 했는데도 회사에서 연차휴가로 대체하도록 하거나 조퇴·지각, 결근으로 처리해 불이익을 주어서는 안 됩니다. 법에서 보장한 횟수 이외의 검진에 대하여는 연차휴가 등으로 사용할 수 있겠지요.


임신 중 진료비는 고운맘카드(여성신문 1264워킹맘 상담소참고)로 결재할 수 있습니다. 임신 중 검진은 보건소에서도 무료 또는 낮은 비용으로 받을 수 있고 철분제, 엽산제도 무료로 받을 수 있습니다. 거주지 보건소를 이용해야 하는 것은 아니고 직장 가까운 보건소나 출퇴근 거리에 있는 가까운 곳 아무데나 이용하셔도 됩니다.


아직 임신부가 직장생활이 여러 가지로 눈치 보아야 하는 상황이 많습니다. 하지만 태아 검진 시간이 법으로 보장된 이후 그 사용이 늘어나고 있으므로 적극 이용해 건강한 출산을 준비하시기 바랍니다.

 

※ 이 글은 여성신문 2014년 2월 4일자에 실린 글입니다.

천식 어린이가 여행할 때 주의사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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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340139_P_0.JPG» 한겨레 사진 자료

천식 어린이가 여행할 때 주의사항은?
 
2월에는 연휴와 봄 방학이 있어 가족이 함께 여행을 떠나는 빈도가 많은 시기입니다. 또한 부모와 가정에서 멀리 떨어지는 캠프, 어학연수가 있고 가족과 같이 가는 여행을 가기도 하지요. 그러나 실제 천식이 있는 가정에서는 여행을 가기가 어려워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특히 환경의 변화와 최근 유행하는 독감 감염 등으로 인하여 천식이 악화될 수 있는 소지가 많습니다. 

천식 어린이가 여행을 떠날 때는 어떤 점에 주의해야 할까요? 먼저 장거리여행을 할 때는 신체적·정신적 피로, 날씨, 주거 환경 등의 변화로 인하여 감기에 걸리기 쉬우므로 이를 조심해야 합니다. 여행을 떠날 시  증상이 안정되어 있어야 합니다. 따라서 증상이 있거나 발작이 일어날 때에는 무리하지 않는 편이 좋겠지요. 또한 여행 중에도 치료를 중단하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평소 때 휴대용 흡입기구를 사용하는 경우는 물론이고 연무기(네뷸라이저)를 사용하는 경우, 이것을 꼭 챙겨서 가도록 하십시오. 연무기는 힘들지만 휴대용 흡입기구는 여행용 가방에 넣어서 부치지 마시고, 휴대용 가방에 넣어서 기내에서 응급한 상황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또한 일부 국가에서는 약물에 대하여 문제를 제기할 수 있으므로 영문으로 된 약물 정보를 가지고 가야 하는지 출발 전에 확인하셔야 합니다.

여행지 도착해서는 숙소의 환경과 침구가 문제가 되기도 합니다. 특히 나무가 많거나 습기가 많은 지방에 갈 경우, 발작이 일어나기 쉽습니다. 또 여관의 베개가 메밀인 경우가 많기 때문에 미리 자기 베개를 가지고 가는 것도 예방의 한 방법이겠지요. 여행가서 이불 위에서 지나치게 뛰거나 장난치지 못하게 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이동 중에 차 안에서 담배를 피우는 사람이 없도록 하십시오. 또한 여행 중에는 보통 때보다 활동량이 많고 피곤하기 때문에 밤에 되도록 일찌감치 어린이를 재우는 것도 중요합니다.

더욱이 가족과 함께 하는 여행이 아닌 경우, 여행 때에 응급약을 반드시 지참하게 해야 하며 그 사용법을 알려 주고 제대로 사용할 수 있는지 미리 확인해야 합니다. 인솔 교사에게도 어린이가 천식이 있음을 사전에 알리고, 위에 언급한 사항들에 대한 부탁을 하며, 발작이 일어났을 때 처치방법을 적은 메모를 꼭 전달해야 합니다.


“‘콜록콜록” 대한민국…늦겨울 독감 ‘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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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발병률, ‘독감 주의보’ 발령 기준의 5배
B형 유행하는 가운데 ‘신종 플루’도 다시 퍼져

 1392538457_7001290535_20140217.JPG서울에 사는 직장인 김아무개(35)씨는 나흘째 독감에 시달리고 있다. 고열, 두통, 근육통에 출근도 못하고 주말까지 포함해 푹 쉬었지만 상태는 별로 나아지지 않았다. 김씨는 “보통 감기에 걸리면 잘 먹고 하루 푹 쉬면 나았는데 이번엔 다르다”고 하소연했다.

늦겨울 독감이 기승이다. 낮기온이 7~8도를 오르내릴 정도로 포근한 날씨인데도, 독감 의심 환자 발병률이 올겨울 들어 최대치를 기록하고 있다. 16일 질병관리본부 집계를 보면, 지난주 독감 발병률은 62.7명이다. 외래환자 1000명당 63명 정도가 독감 의심 환자라는 얘기다. 독감주의보 발령 기준(1000명당 12.1명)의 5배를 넘어섰다. 지난해 12월 마지막 주만 해도 독감 발병률은 15.3명에 그쳤다.

지금 유행하는 독감은 비(B)형 인플루엔자이지만, 2009년 이른바 ‘신종플루’란 이름으로 악명을 떨친 에이(A)형 인플루엔자(H1N1)도 다시 등장해 퍼지고 있다. 비형은 아이들에게 더 잘 감염되며, 에이형은 폐렴 등과 같은 합병증을 상대적으로 더 많이 일으켜 노인과 유아에 특히 위험하다. 다만, 이들 독감은 증상이 비슷해 일반적인 진단만으론 구분이 어려워 무턱대고 에이형 치료제인 타미플루부터 처방하고 보는 병원도 느는 추세다.

뇌수막염, 장염, 초기 감기 등과 증상이 비슷해 혼란스러워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서울 은평구의 ㅇ내과의 이아무개 원장은 “감기에 걸렸다고 찾아온 일부 환자의 경우 두통이나 목 뒤 통증, 구토, 복통 등의 증상이 심해 성인 뇌수막염이나 장염 등의 증상과도 비슷한 경우가 많다. 이런 가능성을 열어놔야 해서 치료·처방에 어려움이 있다”고 설명했다. 주부 김아무개(40)씨는 “병원에서 감기약 처방을 해줬는데 고열과 두통이 멈추지 않아 이틀 뒤 다시 갔더니 독감 처방을 해줬다. 두번 고생을 하는 기분이다”라고 말했다. 독감 유행으로 어린아이를 둔 직장인, 맞벌이 부부의 시름이 깊다. 한 유통대기업 직원 이아무개(38)씨는 “같은 팀 동료 10명 중 4명이 독감 환자여서, 내가 8개월 된 아이한테 옮기지 않을까 걱정이다”라고 말했다.

김경욱 기자 dash@hani.co.kr


*한겨레 신문 2014년 2월 17일자

가계, 흑자 늘어도 지갑은 ‘꽁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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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불안·대출상환 부담 소비줄여
불황형흑자 지속땐 내수회복 발목

자금 부족에 가계빚 규모 점점 증가
저소득층 이자갚기도 버거운 처지

가계수지 흑자가 확대되고 있는데도 소비 여력이 살아나지 않는 ‘불황형 가계흑자’가 지속되면서 내수 회복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지난해 저소득층 가구의 채무상환 비율은 57%로 원금은커녕 이자 갚기에도 급급했다.

엘지(LG)경제연구원은 16일 ‘가계흑자 계속되지만 소비 늘릴 여유는 없다’란 제목의 보고서에서, 미래 불안과 원리금 상환 부담 등으로 추가 차입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가계가 많아 부채가 늘어나고 소비 여력이 떨어지는 악순환에서 당분간 벗어나지 못할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보고서를 보면, 가계흑자율(가계소득에서 지출을 하고 남은 흑자액이 가처분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3분기에 27.5%로 외환위기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최근 추세로 가계수지는 소득에 비해 소비 증가세가 더 빠르게 둔화하면서 나타나는 불황형 흑자 기조가 뚜렷하다.

2010년 이후 가계(2인 이상 도시가구 기준)의 연평균 가처분소득 증가율은 4.5%로 외환위기 이후와 금융위기 이전 시기(1999~2008년)의 6.2%에 비해 둔화됐지만, 소비 증가율은 같은 기간 5.6%에서 2.7%로 급락했다. 가계가 벌어들인 소득에 비해 소비를 하지 않음으로써 가계의 평균소비성향이 낮아지고 있는 것이다. 김건우 엘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경기부진에 따른 미래 소득에 대한 불안과 원금상환 부담 증가, 전월세 보증금 증가, 노후 대비 저축 수요 등이 어우러져 나타나고 있는 현상”이라고 분석했다.

가계수지의 흑자가 확대되고 있는데도 가계부채 비율이 낮아지지 않는 현상은 같은 시기 가계부채가 줄어든 선진국과 정반대의 모습이다. 늘어난 가계 저축을 자산 매각과 함께 부채를 줄이는 데 투입한 주요 선진국과 달리 우리는 저축만으로 자금 수요를 감당하기 어려워 추가 차입에 의존하는 가구가 여전히 많은 게 현실이다. 한국은행 금융안정보고서를 보면, 2010년 하반기 82조원이던 대출상환 규모는 지난해 상반기 144조원으로 늘었다.

반면 신규대출 규모는 같은 기간 115조원에서 158조원으로 증가했다. 신규대출 규모가 상환액을 앞서면서 전체적으로는 대출 잔액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이런 가계부채 부담은 저소득층에 집중되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이날 경제주평 ‘가계부채의 특징과 시사점’에서, 저소득층(가처분소득이 중위소득의 50% 미만)의 채무상환 비율(원리금 상환액/가처분소득)이 2012년 42.6%에서 지난해 56.6%로 높아져, 이자 갚기에도 버거울 정도였다고 지적했다. 통상 채무상환 비율이 40%를 넘어서면 채무불이행 가능성이 높은 ‘고위험군’ 채무자로 분류된다.

김광석 현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저소득층의 채무상환 비율은 중소득층(28.1%)과 고소득층(26.2%)에 비해 월등히 높다. 특히 저소득층의 절반 이상은 대출 기한 내 상환이 불가능해, 소득계층별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가계부채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홍대선 기자 hongds@hani.co.kr


*한겨레 신문 2014년 2월 17일자

[서천석의 내가 사랑한 그림책] 살랑살랑 나비에 눈팔린 아기 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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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496350901_20140217.JPG» 그림 비룡소

서천석의 내가 사랑한 그림책

아기 오리는 어디로 갔을까요?
낸시 태퍼리 지음, 박상희 옮김/비룡소 펴냄(1999)

아직은 뽀얀 얼굴에, 달리는 품새는 아슬아슬한 아가지만 두 돌이 지나면 아이는 저만의 모험을 시작한다. 엄마가 눈에 보이지 않으면 곧 울음을 터뜨리던 시절은 까맣게 잊고 부모가 손을 잡으려 하면 이내 뿌리친다. 어찌 보면 대견스럽지만 부모에겐 아슬아슬한 순간이 아닐 수 없다.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공간에서 잠시 한눈을 팔았다가 아이가 눈에 안 보여 덜컥 가슴이 내려앉은 경험을 한 부모가 한둘이 아닐 것이다.

아이들은 동시에 여러 가지를 생각하지 못한다. 이른바 멀티태스킹이 쉽지 않은데 아직 두뇌의 생각하는 힘이 그만큼 자라지 못해서다. 한가지 생각이 머리를 채우면 다른 생각은 까맣게 잊는다. 멀리 지나가는 귀여운 강아지를 보면 좋아서 따라갈 뿐 그러다 부모를 잊어버릴 수도 있다는 생각은 하지 못한다. 덕분에 무엇을 보든, 어떤 일을 하든 그 일에 흠뻑 빠져들 수 있다. 이제 막 세상 경험을 하면서, 머릿속에 사물의 표상을 하나둘씩 만들어가야 하는 아이의 처지에선 한가지에만 깊게 빠져드는 편이 오히려 유리하다. 사물의 공통점을 찾고, 비교하고, 분석하는 것은 어느 정도 경험이 쌓이고 생각할 재료가 모인 다음에야 필요한 능력이다.

낸시 태퍼리의 <아기 오리는 어디로 갔을까요?>에 나온 아기 오리 역시 살랑살랑 날갯짓을 하며 날아가는 나비에 매혹되어 작은 모험을 시작한다. 나비가 머리에 들어온 이상 엄마가 나를 찾을 것이란 생각이나 엄마를 못 찾을지도 모른다는 걱정은 아예 떠오르지 않는다. 만약 그런 불안이 머리를 채우고 있는 아이라면 모험을 시작하지도 않을 것이다. 두가지를 같이 할 수는 없는 것이 아가들의 특징이기 때문이다. 적당함이나 균형은 아이들에게 어울리는 단어는 아니다.

아가들은 이 그림책을 보며 아기 오리에 푹 빠져든다. 자기 모습이거나 자기가 하고 싶은 모습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이들이 진정 이 책을 좋아하는 이유는 엄마 오리 때문이다. 엄마 오리는 연못의 여러 친구들에게 아기 오리를 보았는지 물어보며 열심히 찾아다닌다. 해오라기와 거북이, 비버 아저씨에게 아기를 본 적이 있는지 물어보고 고개를 물속에 넣고 아이를 찾아본다. 아이들은 아직 어리지만 늘 자기를 주인공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자기가 숨고, 그런 자기를 열심히 찾아다니는 엄마를 보며 희열을 느낀다. 게다가 자기가 사라져도 엄마가 엄마 오리처럼 열심히 찾아다닐 것이라 생각하며 안심할 수 있다. 안심과 믿음은 아이들에게 중요하다. 안심해야 재미난 모험을 다시 시작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마지막 장면, 엄마 오리가 아이를 찾은 순간 역시 매력적이다. 엄마는 아이를 찾느라 고생한 것, 마음 졸인 것에 대해 아이를 야단치지 않는다. 심지어 다음에는 이야기하고 가라고 말하지도 않는다. 그저 아무 말 없이 앞장서 연못을 헤엄쳐 간다. 늘 부모의 잔소리에 지친 아이들은 이 모습에 푹 빠져든다. 갈 곳이 뻔한 연못이 아닌 도시에서 살아가는 현실에서 이런 부모가 되기란 어렵고, 꼭 바람직한 것도 아니다. 하지만 내가 지나치게 불안해서 아이의 모험을 가로막는 것은 아닌지, 그것이 아이를 더 작고 무능하며 내게 의존하도록 만들고 있는 것은 아닌지 부모라면 묻고 또 물어야 한다. 균형은 아이에게도 부모에게도 어려운 말이지만, 부모는 아이가 아니기에 균형을 잡으려 애써야 한다.

서천석 소아정신과 의사, 그림 비룡소 제공

[2월 17일 새 그림책] 엄마를 위한 하루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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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를 1392547798_00496324101_20140217.JPG위한 하루 
엄마가 아프다. 아이는 ‘엄마를 위한 하루’를 다짐한다. 아침 식사를 만들고, 설거지를 하고, 세탁기와 청소기를 돌리고…. 잘하려 할수록 집안은 엉망이 된다. 최선을 다하려는 아이와 몰래 뒷수습을 하는 엄마의 표정이 살아 있는 그림책이다. 5살부터. 
마리케 블랑케르트 글·그림, 이승숙 옮김/담푸스·9500원.




1392547808_00496323901_20140217.JPG소피 스코트 남극에 가다 
예술가들을 위한 프로젝트에 참가해 남극을 여행하게 된 그림책 작가 앨리슨 레스터가 아홉살 어린이의 눈으로 보고, 듣고, 느낀 남극 이야기를 ‘남극 일기’ 형식으로 꾸며 들려준다. 책 속 그림은 작가의 경험담을 들은 세계의 아이들이 그려 보낸 것이다. 7살부터. 
엄혜숙 옮김/천개의바람·1만2000원.





 1392547818_00496324001_20140217.JPG엄마는 학교 매니저 
아이의 성적, 교우 관계, 취미 활동까지도 관리하는 엄마들과 그런 엄마 밑에서 점점 주체성을 잃어가는 아이들의 이야기를 다룬 소설이다. 자식 주변을 뱅뱅 도는 ‘헬리콥터맘’을 둔 범수는 사촌 솔지와 만나면서 자신의 주체성을 찾아간다. 초등 3학년부터. 
안미란 글, 홍정선 그림/주니어김영사·9500원. 

아기 곰 찾으려 도시로 간 아빠 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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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0496324201_20140217.JPG» 그림 여유당 제공


1392547697_00496324301_20140217.JPG곰의 노래
벵자맹 쇼 지음, 염명순 옮김 
여유당·1만2000원

하필 꿀벌이 아기 곰 앞으로 날아갔다. 꿀벌이 가는 곳엔 꿀이 있으니, 아기 곰은 입맛을 다시며 꿀벌을 쫓아갔다. 아빠 곰이 눈을 떴을 때는 이미 아기 곰이 사라지고 난 뒤였다. 허겁지겁 아빠 곰은 아기 곰을 찾아 나섰다. 뛰다 보니 숲을 벗어났다. 어느새 사람과 차와 매연이 가득한 도시 한복판이다.

세로로 긴 형태의 큼직한 그림책에는 키 큰 나무가 가득한 숲 속, 차와 사람으로 복잡한 숲 아래 도시, 우아한 오페라극장, 바쁘게 돌아가는 무대 뒤의 모습 등이 자세하고도 시원시원하게 펼쳐진다. 드넓은 공간을 누비며 아빠 곰은 자그마한 아기 곰을 찾아 헤맨다. 오페라극장에 갑자기 나타난 곰을 보고 혼비백산하는 사람들 틈에서 저기, 아기 곰이 손을 내밀고 있다.

복잡한 그림 속에서 두 마리 곰을 찾는 일은, 정교한 일러스트 속에서 주인공 ‘윌리’를 찾으라던 그림책 <윌리를 찾아라>를 떠오르게 한다. 곰 찾기에 골몰하다가 고개를 조금 들어 펜으로 그린 세밀화를 들여다보면 아래부터 위까지, 중앙부터 구석까지 모든 등장인물의 표정이 살아 움직이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

이 책은 2012년 프랑스 정부가 그 전해에 태어난 아기에게 선물할 만한 그림책으로 선정하는 ‘처음 만난 책’으로 뽑히기도 했다. 응용미술과 장식미술을 공부한 프랑스 작가 벵자맹 쇼의 작품이다. 3살부터.

임지선 기자, 그림 여유당 제공

서울 학교급식, 안전·품질 깐깐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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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학교급식 운영 개선대책
일반농산물 100% 잔류농약 검사
쇠고기는 1~2등급만 공급키로
친환경농산물도 우수 식자재만

서울시내 학교급식에 공급되는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 식재료의 안전성과 품질이 크게 좋아진다. 일반 농산물은 100% 잔류농약 검사를 거치고, 쇠고기도 1~2등급만 공급한다. 친환경 농산물도 상위 30% 우수 식재료를 공급한다.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사장 이병호)는 산하의 서울친환경유통센터가 시내 학교에 공급하는 식재료의 안전과 품질, 가격 경쟁력 등을 높이는 내용의 ‘친환경 학교급식 운영 개선대책’을 18일 내놨다. 유통센터는 학교급식 공공조달기관으로, 지난해 서울시내 1319개 학교 가운데 864곳에 급식 식재료를 공급했다. 나머지 학교는 입찰 등을 통해 민간 납품업체를 직접 선정했다. 그러나 서울시교육청 쪽이 최근 유통센터 쪽과 반목하면서 이날까지 올해 유통센터를 통해 식재료를 받겠다고 한 학교는 42곳에 불과하다. 시교육청은 유통센터 쪽이 비싸기만 하고 수수료를 지나치게 매기고 있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우선 유통센터는 안전성 강화를 위해 생산 단계부터 안전성 관리 체제를 갖출 수 있도록 친환경 농산물을 공급하는 9개 광역지방자치단체와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해당 지역에서 재배 단계부터 안전성을 관리하도록 한 것이다. 지금까지는 민간 납품업체가 전문기관의 안전성 검사를 통과하면 됐고, 유통센터는 재점검 차원에서 샘플링 검사만 했다. 또 일반 농산물의 경우 검사장비와 인력을 확충해 100% 잔류농약 정밀검사를 하기로 했다. 그동안 유통센터는 여건의 한계로 부분 검사에 그쳐야 했다. 유통센터는 식재료 전량을 친환경 농산물로 할 수는 없어, 일부 일반 농산물도 함께 각 학교에 공급하고 있다.

품질 개선을 위해 산지 공급업체와 협의를 거쳐 상위 30% 품질의 식재료를 공급하고, 추가 비용 부담 없이 1~2등급의 쇠고기를 댄다. 기존에는 3등급만 공급됐다. 돼지고기는 무항생제 비율을 지금의 25%에서 50%로 확대한다. 수산물의 경우 일본산은 원천적으로 차단한다.

또 유통센터는 납품업체 선정 때 경쟁방식을 도입하고, 각 학교가 납품업체를 직접 선정하도록 도울 방침이다. 지금은 유통센터가 납품업체를 지정해 학교에 배정해주는 방식이었다. 학교급식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800명의 학부모가 참여하는 ‘친환경급식 안심 식재료 지킴이단’도 구성해 직접 식재료의 생산, 유통 과정 등을 감시하도록 한다. 납품업체 선정 자격과 방법, 심사 기준 등 모든 관련 자료도 누리집을 통해 전면 공개한다.

안창현 기자 blue@hani.co.kr


자궁내 시간은 태뇌를 위한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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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134658_P_0.JPG» 한겨레 사진 자료


태뇌에서 아기의 뇌로

태아의 발달은 태뇌의 발달을 의미하며, 아기의 출생은 아기 뇌의 출생을 의미한다. 아기에게 문제가 생기면 그것은 아기의 뇌에 문제가 생기는 것이다. 10개월간의 자궁내 시간은 태뇌를 위한 시간이다. 태아는 한정된 자궁 속에서 뇌만 집중적으로 발달시킨다. 모든 것을 골고루 발달시켜 성숙한 생명체로 태어나기에는 시간과 공간이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자궁은 아기를 크게 키우는데 비좁으며 엄마 뱃속에서 자라는 기간도 1년이 채 안 된다. 임신 초기 태아의 모습을 초음파로 보면 뇌가 전체의 약 70%를 차지하고 있다. 자궁내에서 태뇌의 가장 큰 변화는 세 가지이다.


첫째, 뉴런의 수가 급속하게 늘어난다. 뉴런은 임신 15-20주에 급속하게 분열하여 숫자가 늘어난다. 이후 뉴런의 밀도는 출생 시 최고가 되며 생후 6개월이 지나면서 급격히 감소하기 시작해 생후 1-2년까지는 큰 변화가 없다. 이 때 뉴런의 밀도는 성인의 1.5배가 되며 7세가 되면 어른의 1.1배 정도로 감소한다. 결과적으로 1000억개의 뉴런은 태아 때 거의 다 만들어진다.


둘째, 뉴런의 가지가 많아져서 시냅스가 증가한다. 뇌발달이 잘 이루어졌느냐 여부는 시냅스 형성에 달렸다. 대뇌피질의 시냅스는 임신 8.5주에 형성되기 시작해 임신 15주부터 다량 증가한다. 1개의 뉴런 당 시냅스의 숫자는 출생 시 1만 개 정도 되는데, 12개월이 되면 뉴런 1개당 10만개 정도의 시냅스가 형성되어 최고가 되며 이 때 시냅스의 밀도는 성인의 1.5배가 되며 7세가 되면 성인의 1.3배로 감소하고, 16-72세에는 거의 일정해진다.


셋째, 수초화로 신경전달 속도가 빨라진다. 수초화란 전선의 절연체 역할을 하는 플라스틱 껍질과 같은 것이다. 즉 지방 성분으로 이루어진 수초가 뉴런을 감싸게 되는데 이로 인하여 뉴런의 정보처리가 빨라진다. 또는 수초화는 뉴런이 서로 교차하는 곳에서 정보가 엉키는 현상을 방지해준다. 수초화는 임신 25주부터 생후 3년까지 주로 이루어지는데 아이의 뇌는 수초화로 인하여 수초화된 뇌 부위는 50-100배 정도로 속도가 빨라진다.



00033933_P_0.JPG» 한겨레 사진 자료


자극받지 않은 시냅스는 가지치기 당한다

1960년대 루마니아에서는 차우세스쿠(Nicolae Ceausescu)가 집권을 한 독재정권 하에서 피임, 낙태 금지 조치와 극심한 경제난으로 인해 급작스럽게 고아원 시설에 맡겨지는 아이들이 늘어났다. 당시 고아원에서는 아이들의 숫자에 비해 돌봐주는 사람의 수가 터무니없이 부족해 아기들은 하루에 20시간 이상을 침대에 누워 있어야 했고 누구도 안아 주거나 웃어 주지 않았던 루마니아 고아원 아이들에 뇌영상검사가 시행되었다. 그 결과 아이들은 변연계를 비롯한 두뇌 발달에 심각한 손상을 입었으며 이로 인하여 과잉행동 장애, 애착 장애 등을 일으킨 것으로 확인되었다.


뇌 발달은 대부분 특별한 도움 없이 유전적 프로그램에 의하여 일어난다. 그러나 기억에 중요한 해마나 대뇌피질의 일부 영역은 평생에 걸쳐 경험에 의해 변형된다. 이러한 뇌 영역은 아이가 성인이 되어서도 환경에 적응할 수 있도록 언제나 새로운 정보를 습득하게 해준다. 뇌는 감각 경험을 이용해 시냅스가 만들어지고 신경회로를 형성한다. 이 때 자극경험이 없는 시냅스는 잘려나가고, 아이의 개별 환경에 적합한 지각과 행동을 만들기 위한 시냅스는 강해지고 활성화된다. 불필요한 시냅스는 아이의 뇌발달 기간 내내 제거된다. 예를 들어 시각의 경우에는 시각을 담당하는 시냅스가 태어날 때부터 급격하게 증가해 생후 8개월에 최고가 되며 만 5세가 될 때까지 서서히 줄어들면서 시각이 성숙하게 된다. 사고를 담당하는 시냅스는 만 7세를 지날 때까지 높게 유지되며, 만 12세부터 줄어들기 시작하여 10대 중반이 되면 성인 수준에 다다른다.


뇌는 포도당을 에너지로 사용한다. 만 3세부터 8세까지 아이들의 뇌는 성인의 뇌보다 두 배나 되는 에너지를 사용한다. 몸무게가 20kg인 만 5세 아이의 경우 하루에 860Kcal의 영양섭취가 필요한데 이 칼로리의 절반이 뇌로 간다. 생후초기에는 촉각, 호흡, 운동을 담당하는 시상, 뇌간 소뇌 등 에너지를 주로 사용한다. 그러나 생후 2개월이 되면 청각, 공간추론, 시각, 행동을 담당하는 대뇌피질의 측두엽, 두정엽, 후두엽, 기저핵에서 에너지 사용이 증가한다. 생후 6개월부터 12개월에는 자신의 행동을 통제하는 전두엽의 에너지 사용이 증가한다. 이렇게 뇌는 만 4세까지 사용하는 에너지 양이 계속 증가한다. 에너지 사용은 만 9세 무렵이 되면 감소하기 시작해 십대 후반이 되면 성인의 사용량에 다다른다.



 03749799_P_0.JPG» 한겨레 사진 자료


철학하는 아기

아기들은 성인보다 쉽게 주의를 빼앗기지만 특정 정보만 선택해 집중할 수 있으며, 사람의 목소리나 얼굴, 움직이는 것을 주로 집중한다. 생후 30분부터는 사람의 얼굴, 생후 2일부터는 특정한 목소리, 생후 3개월부터는 검은 동그라미 무리 속의 빨간 동그라미와 같이 차이 나는 사물에 집중한다. 부모는 아주 일찍부터 아기의 주의를 유도할 수 있는데 4개월 아기는 어른의 시선을 따라가기 시작하며, 12개월 아기는 다른 사람이 가리키는 곳으로 주의를 돌릴 수 있다.


아기는 논리적이다. 한 연구에서 5개월 아기에게 비치는 천으로 차단막을 세워놓고 그 천을 통과해 지나가는 자동차를 보여주었다. 그다음 차단막 뒤에 상자 모양의 장애물을 놔두자, 아기들은 그 장애물이 자동차를 멈추게 할 것으로 기대했다. 이어서 연구자들은 미리 바닥에 만들어둔 문을 열고 장애물을 감춘 뒤 자동차를 멈추지 않고 지나가게 했다. 그러자 아기들은 그 장애물이 단단하지 않다는 사실을 알고 놀라서 차단막을 더욱 오래 바라봤다. 아기는 12개월 이전에 대상이 견고하거나, 연속적이거나 또는 영구적이지 않으면 더 오래 바라보는 것이다. 아기들은 경험을 통하여 원인과 결과를 파악한다. 아기는 돌 전에 부모가 배가 고파서 냉장고문을 여는 인과관계를 알아낸다. 아기는 수학자이기도 하다. 스펠키 박사의 의하면 아기들은 스무개와 열아홉개는 정확히 구분하지 못하지만 스무 개와 서른 개, 또는 마흔 개와 같은 대략적인 큰 수를 구분해 낼 수 있다.


아기들은 주체를 인식한다. 6개월 아기는 어떤 사람이 두 물건 중 어느 한쪽으로 손을 뻗으면 그 사람이 그 물건을 원해서라는 사실을 알고 주목한다. 그러나 손 대신 막대기를 사용할 경우, 막대기는 의식 있는 주체라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손과 같은 역할을 할 것이라고 기대하지 않는다.


이렇게 아기들은 자신의 뇌 발달 과정에 능동적으로 참여한다. 따라서 부모의 양육방식은 생각하는 것보다 아기에게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다. 따라서 아기의 발달에 사사건건 걱정하는 완벽한 부모보다는 아기와 잘 놀아주는 부모가 더 낫다. 놀이는 아기가 건강한 성인으로 자라는 데 도움을 줄 뿐 아니라 아기를 즐겁게 하기 때문이다.


첫째, 자기주도성을 키워주자.

한 연구에서 3개월 아기의 침대 위에 모빌을 매달고 리본으로 아기의 한쪽 발목에 연결해 놓았다. 아기가 발길질을 하면 모빌이 움직이도록 한 것이다. 그러자 아기는 이 모빌을 자신이 통제할 수 없는 모빌보다 더 자주 쳐다보고 웃었으며 발길질도 더 많았다.


둘째, 호기심을 키워주어라.

아기들도 어른처럼 지루함을 느낀다. 아기는 잠깐 무엇인가를 바라보고 나서는 몸을 돌려 좀 더 흥미로운 것을 바라본다. 아기는 놀랄만한 것이 있을 때 좀 더 오래 바라본다.


셋째, 아기들은 태어날 때부터 따라쟁이이다.

아기들은 행동의 정확한 형태가 아닌 목표를 모방한다. 예를 들어 생후 14개월 된 아기가 어떤 사람이 불을 켜기 위하여 손을 수건으로 감싼 채 머리를 사용한다면, 아기는 그 사람이 손을 쓸 수 없는 상황이어서 머리를 사용한 거라고 짐작한다. 따라서 아기가 불을 켤 때에는 그 사람과는 달리하면서 머리가 아닌 손을 사용한다. 아기들은 이 목표모방을 통하여 타인과 사회적 유대를 맺고 의사소통을 배운다,


넷째, 청각학습을 강화하라.

청각의 시냅스 밀집도는 생후 3개월에 최고점에 이르기 때문에 영유아기에는 청각 학습이 뛰어나다. 이 시기에 경험한 무의식적이고 비형식적인 음악적 자극이 아이가 절대음감을 획득하는데 중요하다.


다섯째, 언어경험이 아기의 발달을 변화시킨다.

언어적 차이 때문에 한국아기들은 동사를 많이 사용하고, 미국 아기들은 명사를 많이 사용한다. 따라서 미국 아기들은 범주의 개념을 더 빨리 배우기 시작하고, 한국 아기들은 손이 닿지 않는 곳에 있는 장난감을 내리려고 막대기를 더 일찍 사용한다.


여섯째, 트라우마는 장기적인 영향을 미친다.

아이가 폭행과 집단 따돌림, 신체 학대 등 여러 형태의 폭력을 당하면 DNA에 변화가 와서 해마에 있는 코르티솔 수용체가 조절기능을 잃어버려 기억력을 손상시킨다. 따라서 극심한 트라우마는 피하여야 한다.




서울 모든 자치구에 ‘육아종합지원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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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모든 자치구에 ‘육아종합지원센터’

영유아를 키우는 부모에게 한곳에서 각종 육아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는 ‘육아종합지원센터’가 서울시내 모든 자치구에 세워진다.

서울시는 그동안 자치구별로 이원화돼 운영된 ‘보육정보센터’와 ‘영유아플라자’를 통합해 기능을 확대한 육아종합지원센터를 25개 전 자치구에 1곳씩 설치한다고 20일 밝혔다.

센터에선 부모가 급한 일이 생겼을 때 아이를 잠시 맡기는 시간제 보육부터 대소변 가리기 등 아이 발달 단계에 따른 정보를 제공하고, 양육 상담, 부모 교육, 장난감 대여, 어린이집 정보 제공 등의 서비스를 한다. 또 어린이집에 재능기부자를 소개해줘 비용부담 없이 특별활동을 하도록 하고, 각종 컨설팅과 교사 처우 개선을 위한 사업을 하는 등 어린이집을 지원하는 일도 한다.

서울시는 자치구별로 서비스 수준이 다른 것을 고려해 표준 매뉴얼을 만들고 25개 자치구의 육아종합지원센터를 총괄할 ‘서울시 육아종합지원센터’도 구축했다. 조현옥 서울시 여성가족정책실장은 “육아종합지원센터가 가정에서 아이를 키우는 서울의 부모들에게 든든한 친정엄마 구실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기용 기자 xeno@hani.co.kr

우리 아이들에게 꼭 필요한 삶의 연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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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가 되었던 꽃보다 누나를 뒤늦게 인터넷 TV로 몰아 보았습니다. 꽃누나들의 짐꾼으로 나섰던 이승기가 짐꾼이 아닌 누나들의 으로 전락하는 좌충우돌 해프닝이 참 재미있더군요. 훤칠한 훈남에 엄친아로 대표되는 이승기가 왜 허당이라는 의외의 별명을 가지고 있는지 알 것 같았습니다. 프로그램에 삽입된 이승기의 인터뷰 중에 마음에 남는 말이 있었습니다. 고등학생 이른 나이에 데뷔한 그는 줄곧 남이 짜주는 스케줄에 따라 움직였다고 합니다. 수행원들과 함께하는 바쁜 일정 속에서 뭘 하고 싶다라고 말하는 것은 민폐가 될 것 같았다고 고백합니다. 하지만 누나들과의 함께한 열흘간의 여행이 그의 인생에 큰 전환점이 되었고, 이제는 스스로 하고 싶은 일이 많아졌다고 합니다. 모든 것을 내가 알아서하지 않으면 안 되는 자유여행이 이승기에게 많은 것을 알려준 모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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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잔한 울림 끝에 우리 아이들이 생각났습니다. 학교에 들어가기 전부터 매니저 엄마가 짜준 스케줄 속에서 학원과 학원을 오가며 우리 아이들은 무얼 배우고 있을까요? “엄마, 나 이제 뭐해?”가 입에 붙은 아이들이 과연 어떤 어른으로 자라날 지 마음이 편치 않았습니다. 내가 무엇을 하고 싶은지, 그것을 어떻게 하면 되는지 생각해낼 수 있는 힘은 하루아침에 저절로 생겨나는 것이 아닌걸요. 내 마음을 가만히 들여다보며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그 일을 하기 위해 필요한 물건, 사람, 장소 등을 미리 생각하며 준비할 수 있는 능력은 일상을 통해 훈습되는 것이지요.

 

제가 연구하는 하이스코프 유아교육 프로그램에서 아주 주목할 만한 특징 중의 하나는 아이들이 어떤 활동을 시작하기 전에 계획하고, 실행하고, 자기가 한 일을 돌아보며 평가하는 작업을 일과에 포함하는 것입니다. 아이들이 자유놀이를 시작하기 전에 하고 싶은 일, 하지만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을 머릿속으로 그려보고 그것에 대해 교사와 함께 이야기 하면서 자신의 놀이를 계획하는 것이지요. 언어능력과 자기 주변의 물건, 사람, 장소 등에 관한 내적 심상 형성 능력이 발달되면서 아이들의 계획 능력은 점차 발전하게 됩니다. 스스로 자신의 놀이를 계획하는 일은 아이들의 놀이가 갖는 무한한 배움의 잠재력을 조금 더 현실화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기도 합니다.

 

무언가를 계획하면서 아이들은 내가 원하는 것,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생각해보는 기회를 얻습니다. 주변 어른들이 아이의 관심과 욕구를 인정하고 존중하며 그것을 이루도록 도울 때 아이들은 자신의 놀이(배움)에 더 적극적으로 임하게 됩니다. 스스로 목적(목표)을 가지고 행동할 때 훨씬 더 강한 열정, 에너지 등이 발휘되기 때문입니다. 

 

또한 무언가를 계획하는 일은 아이로 하여금 자기가 하려고 하는 일을 미리 머릿속으로 시뮬레이션 해보는 작업을 요구합니다. 필요한 물건, 장소, 사람, 상황 등에 대한 가능성과 작업단계의 인과관계를 생각해보고 장애가 되는 문제들을 미리 예상하고 준비해야합니다. 보통 만 3세경 아이들의 계획능력은 인형놀이’ ‘블록놀이같은 한 단계 사고에 머무르지만, 5세 정도가 되면 조금씩 구체화, 정교화, 세밀화 되면서 몇 단계의 실행 계획으로 발전합니다. 어떤 일을 진행할 때 어린 아이들은 보통 그 방법의 효율성 보다는 완성에 더욱 집착하게 마련이지요. 하지만 계획하기의 경험들이 쌓이면서 아이들은 심사숙고하여 보다 효율적인 방법을 생각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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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 수준의 계획하기 작업은 그다지 대단한 것은 아닙니다. 아이가 놀이를 시작하기 전에 오늘은 뭘 할 거니?” 질문을 던집니다. 통원버스에서 내려 집으로 걸어오는 길이나 집에 돌아온 후의 간식 시간 같은 자연스러운 타이밍이 좋겠지요. 계획에 대한 질문은 아이가 생각을 담아 답할 수 있는 열린 형태가 바람직합니다. “뭐 가지고 놀 거야?” “어디서 놀거야?” 보다는 오늘은 뭐 하고 놀 거야?” “어떻게 놀 거야?” 같은 열린 질문이 아이들의 사고를 더 촉진시키기 때문입니다.

 

묻고 나면 엄마(아빠)는 잠시 멈추고 아이의 생각과 말을 기다립니다. 어린 아이들의 계획은 몸짓, 행동, 언어 등의 다양한 방법으로 표현되는데 아직 계획하기에 익숙하지 않은 아이들은 보통 무언의 몸짓이나 행동, 단답형의 대답인 경우가 많습니다. 바닥에 놓인 블록 상자를 손가락으로 가리키기도 하고, 아무 말 없이 방에 가서 색종이 뭉치를 들고 오기도 합니다. 혹은 인형.” “놀이터.”처럼 원하는 물건이나 장소만을 말하거나, “햄스터랑 놀 거야.” “딱지 만들 거야.”같은 짧은 대답을 하기도 합니다. 어쩌면 계획을 자꾸 번복하거나 계획한 것과는 전혀 다른 놀이를 할지도 모릅니다. 아이의 계획하기가 어떤 모습이건 간에 있는 그대로의 상태를 존중해줍니다. 한 두 번의 시도로 훌륭한 계획을 세울 수는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무언가를 하기 전에 미리 생각해보는 습관을 키우자는 겁니다. 어른의 재촉이나 지나친 개입은 아이를 불편하게 만들어 오히려 생각의 성장에 방해를 줄 수 있습니다.

 

아이가 무언의 몸짓이나 행동으로 생각을 표현하면 엄마(아빠)~성재가 블록 놀이가 하고 싶구나!” “색종이를 가지고 왔구나. 색종이로 뭘 할 거니?” 같은 호의적인 언어 표현으로 아이의 선택을 알아주고 차분하게 의도를 파악해나갑니다. 그리고 아이가 어떤 일을 진행하는데 있어 구체적 단계를 생각해보고, 계획을 보다 세밀화, 정교화 해갈 수 있도록 지원합니다. 단순히 블록 상자가 눈에 보여서, 문득 색종이가 생각나서 그 놀이를 하는 것 보다는 놀이를 시작하기 전에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지 머릿속에 내적 이미지를 만들어보도록 하려는 것이지요.

 

계획을 구체화 시킬 때는 아이로 하여금 필요한 물건이나 장소, 사람, 상황 등의 제반사항도 생각해볼 수 있도록 돕습니다. 색종이를 가지고 온 아이가 나비랑 꽃을 접어서 창문에 붙일 거야.” 했다면 무슨 색 색종이가 몇 장이나 필요할는지, 색종이로 접은 나비와 꽃은 어떤 모습, 어떤 방법으로 창문에 붙일 건지 등에 대한 구체적인 준비물과 작업 단계를 함께 생각해보는 것이지요. 원하는 색의 색종이가 충분하지 않다면 잡지, 포장지 활용 등의 대안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색종이를 붙이고 난 후에도 미닫이 창문이 원활이 열리고 닫히는지, 혹시 다른 이에게 피해가 되는 일은 없는지 등 내 행동으로 인한 결과의 물리적, 심리적인 인과관계도 고려해봅니다.

 

계획을 실행에 옮기면서 아이들은 새로운 아이디어를 첨가하기도 하고 혹은 예상치 못한 난관에 부딪치기도 합니다. 계획이란 자신의 관심이나 욕구를 어떤 목적으로 구체화하면서 계속 수정, 보완해 나가는 과정이지요. 아무리 어린 아이들이라도 자기가 하고 싶은 일에 대해 생각해보고 그 안에서 문제를 수정, 보완하여 해결하려는 욕구가 있기에 계획하기는 유아기에도 충분히 가능한 작업입니다. 한 번의 놀이 계획은 하루의 계획으로 발전하고, 하루의 계획은 일주일, 한 달, 일 년, 그 이상으로 확장될 수 있습니다. 이것은 자기 삶을 꾸려나가는데 있어서 매우 중요한 능력임에도 불구하고 쉽게 습관화될 수 없는 것이기에 어른의 지원이 필요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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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제천간디학교 전 교장 양희창 선생님의 부모강좌를 들으며 크게 공감한 내용이 있었습니다. 아이들이 세상을 살아가는데 필요한 것은 자기 인생을 기획할 수 있는 능력과 나와 남을 배려하는 능력, 크게 두 가지라고 합니다. 사회가 조성하는 불안에 휘둘리지 않고 내 인생을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꾸려나갈 수 있는 힘과 어떤 일을 수행하는데 있어 나와 너, 우리 모두는 똑같이 존중받고 배려 받아야 함을 아는 것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데 꼭 필요한 덕목이라는 것이지요. 인생, 계획(기획), 배려 같은 단어가 다소 거창하게 보일지라도 가만히 생각해보면 일상의 작은 움직임에서 시작되는 게 아닐까요. 매일 조금씩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스스로 생각하고 계획하고 준비하면서 그 안에서 나와 남, 우리가 더불어 행복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 일. 지금 우리 아이들에게 꼭 필요한 삶의 연습이 아닌가 합니다.

 

차상진 (sangjin.cha@gmail.com)

 

 

<참고문헌>

-Ann S. Epstein(2012), Approaches to learning,HighScope press.

-Ann S. Epstein & Mary Hohmann(2012), The HighScope preschool curriculum,HighScope press.

-Mary Hohmann(1991), Many faces of child planning, Extension, Jan/Feb 1991 Vol 5, No 4,HighScope educational research foundation.

 

 

 

  

 

 

 


먼저 손을 내밀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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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화의 어린이책 스테디셀러]

내 친구가 마녀래요 
일레인 로블 코닉스버그 지음, 햇살과나무꾼 옮김 /문학과지성사(2000)

 20131223_한미화.JPG» 한미화참관수업이나 급식 당번이라 학교에 갔다가 아이를 볼 때가 있다. 집이 아니라 학교에서 본 아이는 때로 낯설다. 혹여 운동장에서 혼자 그네를 타고 있거나 교실에 홀로 앉아 있는 걸 보게 되면 더하다.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다.

아이가 사회성이 부족해 걱정이라고 하면, 주위에서 이런저런 충고를 해준다. 먼저 엄마들하고 친해져야 아이들끼리도 친구가 된다, 운동을 잘하면 인기가 좋아진다, 교회나 학원처럼 또래 아이들이 많은 곳에 보내라 등 다양한 처방이 나온다. 하지만 아이는 저마다 다르니 만병통치약이 있을 리 없다. 핑계를 대자면 직장에 다니니 엄마들과 친해지기 어려웠고, 운동이라면 질색인 아이에게 억지로 농구를 시키다 모자 사이의 인연을 끊을 뻔했고, 아무리 그래도 아이 때문에 종교를 가질 수는 없다는 신념으로 버텼다.

만약 아이가 친구 사귀기를 힘들어한다면 일레인 로블 코닉스버그의 <내 친구가 마녀래요>를 권한다. 미국 뉴욕 근처의 매킨리 초등학교 5학년으로 전학 온 엘리자베스가 제니퍼와 친구가 되는 이야기를 담은 동화다. 친구란 어떻게 생기는지, 친구와 어떻게 특별하게 노는지, 우정에는 아픔도 따른다는 사실까지, 한마디로 친구 되기의 전 과정을 잘 보여주는 작품이다.

전학을 온 엘리자베스는 친구를 쉽게 사귀지 못하고, 혼자 숲 속 뒷길을 걸어 학교에 간다. 한데 거기서 이상한 여자아이 제니퍼를 만난다. 제니퍼는 자기를 마녀라고 소개하고 엘리자베스에게 마녀 견습생이 될 생각이 없냐고 묻는다. 곧 두 소녀는 특별한 의식 아래 비밀 맹세를 하고 이상한 수련에 돌입한다. 마녀 수업을 받으며 “학교를 오가는 일이 하나의 모험”으로 바뀌었고, 가기 싫은 학교가 아니라 모험을 떠난다고 생각하니 “옷을 입는 것마저도 설레”는 나날이 펼쳐졌다. 또 뭐든 제니퍼를 따라하게 되었다. 누군가를 좋아하고 친하게 지내다 보면 어느 정도 동일화 과정이 나타나는데 엘리자베스 역시 그랬다. 함께 도서관에도 가고, 제니퍼를 흉내 내 하늘을 올려다보며 걷기까지 했다. 이 과정에서 편식이 심하고 까다롭고 따지는 게 많은 외동아이 엘리자베스는 엄마가 딴사람이 되었다고 느낄 만큼 질적인 변화를 겪는다. 물론 둘 사이에는 갈등도 찾아온다. 언제까지 마녀와 마녀 견습생으로 지낼 수는 없는 일, 마법이 아닌 일상에서 서로 본모습을 인정하는 진짜 친구가 될 시간이 두 사람을 기다린다.

아이가 친구가 없다는 걸 알면 엄마들은 부랴부랴 뭔가를 해보려 애를 쓴다. 억지로 인기 좋은 아이랑 붙여주려고 하고, 축구 클럽 같은 곳에 보내기도 한다. 하지만 친구를 찾지 못하는 게 아니라 실은 친구에게 다가가지 못하는 것뿐이다. 우리는 누구나 평생토록 지신을 이해해 줄, 믿을 만한 사람과 연결되어 있기를 바란다. 그래서 그토록 간절히 친구를 원하는 거다. 나뿐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아닌 척하지만 실은 이런 사람을 찾고 있다. 마녀 흉내를 내며 또래 아이들에게 관심 없는 척하는 제니퍼도 마찬가지였다. 우리에게 필요한 건 인기 좋은 친구가 아니라 나를 믿고 이해해줄 친구이며, 제니퍼처럼 내면에 보석을 숨기고 있는 아이란 늘 있기 마련이다. 그들에게 먼저 손을 내밀어 보자.

한미화 출판 칼럼니스트

[2월 24일 새 그림책] 싫다고 말 못하는 아기 돼지 네네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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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93152605_00497013301_20140224.JPG싫다고 말 못하는 아기 돼지 네네 
바다에 가서 수영을 하고 싶었던 아기 돼지 네네는 거절을 못하는 바람에 진흙탕에서 뒹구는 하루를 보내게 된다. 뽀뽀하고 가라는 엄마 때문에 버스를 놓쳤고 튜브·모자·선글라스를 친구에게 뺏겼다. 3살부터. 
사비네 루드비히 지음, 사비네 빌하름 그림, 유혜자 옮김/현암사·1만원. 





 1393152614_00497013501_20140224.JPG유니세프가 들려주는 어린이 권리 
가족과 함께 살 권리, 이름과 국적을 가질 권리, 놀 권리 등 세계 어린이들이 사람이자 어린이이기 때문에 갖는 권리에 대해 친절히 설명한 책이다. 유니세프가 제공한 세계 어린이들의 사진도 담았다. 초등 3학년부터. 
제라르 도텔 지음, 루이즈 외젤 그림, 곽노경 옮김/개암나무·1만2000원.










 1393152623_00497012601_20140224.JPG마법사 가족 쿼크 
개성 있는 마법을 구사하는 가족 이야기다. 평범한 사람들과 어울려 사는 일상을 꿈꾸는 이 가족은 자신들의 능력 때문에 도망다녀야 하는 현실을 안타까워한다. 마법이 잘 통제되지 않아 고민인 이들이 ‘노멀 마을’에 정착하는 이야기다. 초등 3학년부터. 
에린 소더버그 지음, 안진희 옮김/솔빛길·1만원.

서울시 “어린이 교통사고 절반으로 줄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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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내 어린이보호구역 확대키로
통행속도 줄이고 과태료 두배

서울시가 어린이보호구역을 늘리고 차량 통행속도를 낮추는 방법 등을 통해 현재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수준인 어린이 교통사고 사망자 수를 절반으로 줄이겠다는 목표를 내걸었다.

서울시는 24일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의 운영 개선과 관리 강화를 통해 2016년까지 어린이 10만명당 교통사고 사망자 수를 현재의 1.3명에서 0.5명으로 낮추겠다는 내용의 ‘어린이보호구역 운영개선 대책’을 발표했다.

새로 어린이보호구역이 되면 차량 통행속도가 30㎞/h 이내로 규제되고 각종 시설물이 설치된다. 불법 주정차 때는 과태료가 2배로 부과된다. 시는 현재 1663곳인 어린이보호구역을 올해 40곳 추가하고 66%인 어린이보호구역 내 폐회로텔레비전(CCTV) 설치율도 2016년까지 100%로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

또 사고가 자주 발생한 어린이보호구역은 통행속도를 20㎞/h 이내로 더 낮추고, 등하교 때 차량통행을 제한하는 ‘어린이 보행전용거리’를 10곳 늘려 모두 46곳 운영하기로 했다. 아울러 어린이보호구역으로 지정됐지만 도로 특성상 제한속도가 40~60㎞/h로 설정된 간선도로 119곳 중 42곳은 제한속도를 30~50㎞/h로 낮춰 특별 관리한다. 이와 함께 속도나 거리 개념이 정확하지 않아 교통사고에 취약한 어린이들을 위해 교통안전 교육을 강화하고, ‘시민신고제’와 ‘주민이 참여하는 지역맞춤형 어린이보호구역’을 운영하는 등 시민 참여를 유도하기로 했다. 김경호 서울시 도시교통본부장은 “1995년 지정된 이래 조정된 적이 없던 어린이보호구역 내 간선도로 제한속도를 이번에 낮췄다”고 말했다.

박기용 기자 xeno@hani.co.kr


(*한겨레 신문 2014년 2월 25일자)

“아이에게 학군 대신 자연을 선물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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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497362301_20140225.JPG» 전광진·서혜영 부부가 아이들과 함께 집 앞에 서서 함께 웃고 있다. 사진 양선아 기자


시골서 아이 키우는 2030 세대 (상)

귀농·귀촌 인구가 해마다 느는 가운데, 최근 삶의 터전을 시골로 옮기는 30대 이하 젊은층이 심심찮게 눈에 띈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통계청이 집계한 귀농·귀촌 세대주의 연령별 분포 현황을 살펴보면, 2012년 귀농·귀촌 가구(2만7008가구) 가운데 30대 이하가 세대주인 가구는 4661가구다. 이는 전년(1734가구)에 견줘 62.8%나 늘어난 수치다. 2008년 이전에는 30대 이하 귀농·귀촌 세대주가 많아봐야 연간 430가구에 불과했다.

이들이 귀농·귀촌을 선택하는 이유는 다양하다. 자녀의 아토피 치료를 위해서나 취업난과 실업으로 인한 고통을 해결하기 위해서, 또는 생태적이며 자립적인 삶을 꿈꾸며 귀농·귀촌을 선택한다. 최근에는 귀농·귀촌하면서 도시에서의 경험을 살려 ‘융합’적인 삶을 사는 사람들도 등장했다. 귀농·귀촌해 농사를 짓거나 텃밭을 일구고 자신이 만들고 싶은 책도 만들며 아이를 즐겁게 키우는 두 부부를 만났다. 아이를 위해 ‘상경’이나 ‘학군’이 아닌 ‘귀농·귀촌’을 택한 두 부부의 남다른 육아 이야기를 두 차례에 걸쳐 살펴본다.



“보리 출판사에서 편집자 일을 했고, 보리에서 나온 책들을 좋아했어요. 아이들이 어릴 때 왜 충분히 뛰어놀고 자기 몸을 움직여야 하는지 알게 됐죠. 아이를 낳으면 자기 앞가림도 할 줄 알고 다른 사람과 더불어 살아가도록 키우고 싶었어요. 아무리 생각해도 서울에서는 저희가 원하는 대로 살기 힘들다고 판단했죠.”


2008년 귀농한 전광진(39)·서혜영(36) 부부는 입을 맞춘 듯 똑같이 말했다. 19일 지리산 근처 경남 하동군 악양면에 자리잡은 상추쌈 출판사를 찾았다. 상추 모양의 로고가 그려진 표지판 너머에는 마루가 딸린 안가와 출판사가 나란히 붙어 있었다. 부부는 3306㎡(1000여평)의 논에서 벼와 밀 농사를 짓고, 1653㎡(500평)의 밭에서 감자·고추·상추와 같은 온갖 채소를 키운다. 다른 집에 비하면 농사 규모는 적은 편이다. 대신 부부는 <나무에게 배운다> <스스로 몸을 돌보다>처럼 자신들이 좋아하고 만들고 싶었던 책을 틈틈이 만든다.


7살 딸 봄이(태명)와 4살 아들 동동이(태명)을 키우는 부부는 최근 조산사의 도움을 받아 셋째를 가정분만했다. 기자가 방문한 날이 서씨가 출산한 지 삼일째 되던 날이었다. 서씨는 아무렇지도 않게 집 앞을 산책하고 기자와 대화도 나누었다. 서씨는 “가정분만을 하면 회음부 절개도 하지 않고 그냥 자연스럽게 일상을 이어간다”며 “둘째도 가정분만을 했고, 셋째는 더 수월하게 낳았다”고 말했다.


00497362201_20140225.JPG» 출판사의 뒤편에는 책을 보관하는 창고가 있다. 아이들은 책이 잔뜩 꽂힌 이곳을 좋아한다. 사진 양선아 기자

 

20140219_164152.jpg» 막대기를 집어들고 좋아하는 동동이. 아이들은 집앞에서 이렇게 뛰어논다. 사진 양선아


2008년 귀농한 30대 부부
농사지으며 틈틈이 책도 내
아이들은 자연 속에서 뛰놀아
대도시와 달리 스트레스 없어
부부 관계 좋아야 귀농 안착


자연 속에서 놀며 스스로 자라는 아이들


‘선행학습 금지법’이 생길 정도로 우리나라 부모들은 선행학습을 많이 시킨다. 다른 아이보다 좀더 빨리 더 많은 지식을 자식에게 주입하고, 더 좋은 교육 기관에 보내 아이가 경쟁에서 뒤지지 않기를 바란다. 그런 부모들에게 시골에서 아이를 키우는 것은 그리 매력적이지 않다. 제대로 된 사교육 기관도 없고, 더 좋은 학군을 찾아 나설 수도 없다. 그런데 아이를 임신한 뒤 계획보다 서둘러 귀농했다는 부부는 시골의 어떤 점이 그렇게 좋았을까?


부부는 아이들이 자연 속에서 맘껏 뛰어놀고 자연 그대로의 음식을 먹는다는 점을 장점으로 꼽았다. 전씨는 “도시 아이들은 아파트나 어린이집에 갇혀 지낸다”며 “자기 손과 발을 움직여서 알 수 있는 세계가 있는데 도시에서는 그런 경험을 제대로 할 수 없다”고 말했다. 봄이와 동동이는 집 안마당에서 함께 논다. 이날도 아이 둘이 도장 찍기 놀이를 하거나 방, 마루, 마당을 드나들며 자기네들끼리 놀았다. 아이 둘은 집에서 차로 30분 정도 떨어진 연곡분교를 다닌다. 학교가 끝난 뒤에도 동네에서 친구들과 뛰어놀다 집에 온다.

 

그러다 보니 부모의 보살핌이 필요한 영아 시기를 제외하고는 부모가 아이에게 할애해야 할 시간이 많지 않다. 아이들은 스스로 잘 놀면서 자란다. 육아 스트레스도 상대적으로 적다. 전씨는 “서울에서 아이를 키웠다면 아마 진작에 이혼을 했거나 아이가 덜 태어났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도시 사람들은 출퇴근 시간에 쫓기고 이유 없이 바쁘고 돈을 버느라 아이와 함께하는 시간이 부족하다. 시골에서는 적게 벌고 적게 쓴다. 아이와 함께 있는 시간은 충분하다. 아이들은 맑은 공기와 풍요로운 자연 속에서 건강하게 생활한다. 아이들은 좋은 식재료를 구분할 줄도 안다. 달걀 하나를 먹어도 마트에서 사온 달걀인지, 사료나 음식 찌꺼기를 먹고 자란 닭이 낳은 달걀인지, 마당에 풀어놓고 풀과 벌레를 먹고 자란 닭이 낳은 달걀인지 귀신처럼 구분해낸다. 최근 미세먼지 농도가 짙은 어느날 전씨는 두 아이를 데리고 서울에 갔다. 그런데 아이들은 서울에 도착하자마자 “아빠, 고춧가루 바람 때문에 도저히 눈을 못 뜨겠어요”라고 말했다. 그날 저녁에는 아이들이 코피를 흘렸다. 전씨는 “시골에서는 온종일 뛰어놀아도 코피 한번 안 흘리던 아이들이다. 서울이 아이들에게 얼마나 안 좋은 환경인지 확인했다”고 말했다.


00497361901_20140225.JPG» 낡은 집은 수리하고, 그 옆 공간에 출판 일을 할 수 있는 작은 건물을 지었다. 목수를 불러 부부가 원하는 구조로 지었는데, 농사일을 하면서 짬짬이 이곳에서 둘이 만들고 싶었던 책을 만든다. 사진 양선아 기자

20140219_164651.jpg» 아이들의 키높이에 맞게 설계된 세면대.


20140219_164837.jpg» 벽 한쪽은 아이들이 그린 그림으로 장식해놓았다.


귀농 준비보다 더 중요한 부부 관계


“나중에 아이가 왜 시골에서 나를 키웠냐고 원망하지 않을까 두렵지 않냐”고 물었다. 그러자 전씨는 “부모를 원망하는 아이는 부모를 원망하도록 키워진 것이다. 도시에서 키워도 그 아이는 부모를 원망할 것이다. 도시냐 시골이냐의 문제가 아니라, 부모와 자식과의 관계 문제다”는 답이 돌아왔다. 부부는 한 학기에 400만~500만원이나 들여 공부시킬 만한 대학이 국내에는 없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자식을 더 좋은 대학에 입학시키기 위한 매니저 역할도 자임하지 않는다. 만약 아이가 대학교에서 공부하기를 원한다면 스스로 돈을 벌어 가면 된다고 생각한다.


“아이를 위해서 부모가 모든 것을 희생하는 것은 좋은 삶이 아니라고 생각해요. 저희가 원하는 삶을 살면서 아이와 함께 살기 좋은 곳을 고민하다 시골로 왔고 현재까지 만족합니다. 많은 부모들은 자신이 갖지 못한 돈, 명예, 권력을 아이만은 이루기를 바랍니다. 저는 자신이 경험하지 못한 것을 아이에게 강요하기보다, 자신이 경험한 것 중에 가장 좋았고 행복한 것을 아이에게 알려주는 부모가 현명하다고 생각해요. 저는 자연에서 느끼는 온전함, 땅의 가치, 시골 생활의 풍요로움이 가장 좋았고 이것을 아이에게 알려주고 싶어요.”


도시 사람들처럼 시골 어르신들이 아토피에 대한 깊은 이해나 배려가 없어 사탕이나 과자를 아이들에게 많이 주는 것에 대한 스트레스 말고는 별다른 단점을 느끼지 못한다는 부부는 뚝심있고 일관된 육아관을 드러냈다.


귀농·귀촌을 위해 부부는 얼마 동안 어떤 준비를 했고, 어떤 시행착오를 겪었을까? 전씨는 “도시에서 귀농 서적을 달달 외우고 농사에 관한 기술 지식을 쌓는 일이 중요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그것보다 마음의 준비가 더 필요하다고 말한다. 전씨는 “귀농·귀촌해서 성공하는 경우는 대부분 부부 사이가 좋다”고 전했다. 부부 중 어느 한쪽이 일방적으로 밀어붙여 시골에 내려왔거나, 도시에서 부부 사이가 안 좋은데 전환점을 만들기 위해 귀농을 택한 경우 실패하는 것을 자주 목격했다.


“출퇴근 시간이 없으니 부부가 함께 있는 시간이 대폭 늘어나요. 부부 관계가 좋지 않으면 자연 속에 있다 한들 뭐가 행복하고 아이들과 어떻게 행복하겠어요?”

글·사진 하동/양선아 기자 anmadang@hani.co.kr

나는 무엇을 믿을까, 그림으로 말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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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0497256701_20140225.JPG» 지난 14일 서울 선유도공원 이야기관에서 열린 ‘어린이는 무엇을 믿는가’ 프로젝트 결과 전시회에서 작가로 참여한 어린이가 자신의 작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함께하는 교육] 교육 정보

“어린이 여러분은 무엇을 믿나요?”
지난 14일 서울 선유도공원 이야기관에서 ‘어린이는 무엇을 믿는가’라는, 독특한 이름의 전시회가 열렸다. 이 전시회는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이하 진흥원)의 꿈다락 토요문화학교가 독일의 공공미술교육단체 리틀아트(little ART)와 함께 진행한 것이다. ‘어린이는 무엇을 믿는가’ 프로젝트는 전세계 어린이들의 창의성을 길러주기 위해 리틀아트에서 기획한 것으로 이미 108개 나라에서 운영한 바 있다.

관악어린이 창작놀이터, 광주시립미술관, 인천문화재단, 청주 스페이스몸, 한국만화영상진흥원 등 전국 5개 기관에서 초등학생 81명이 직접 작가로 참여해, ‘무엇을 믿느냐’는 공통 질문에 대한 대답을 미술작품으로 표현했다. 아이들은 만화가, 일러스트 작가, 공공미술, 시각예술 분야 등의 예술가 멘토와 함께 10주간 매주 토요일 작품을 구상하고 직접 만들었다.

기관마다 작업 방식은 조금씩 다르지만 그들이 표현하고자 하는 것은 비슷했다. 나 자신과 주변을 돌아보고 내가 꿈꾸는 미래는 어떤 건지 생각하는 것이었다. 인천문화재단에서는 동네 고물상을 두 차례 ‘습격’해 구한 재료를 분해하거나 재조합해 자신의 생각대로 변신시켰다. 청주 스페이스몸은 작은 상자 안에 자기 마음속 공간을 꾸몄다. 피겨왕을 꿈꾸는 아이는 스케이트장을 만들었다. 로봇과 외계인이 가득한 미래공간을 창조한 아이도 있었다. 인천 부흥초 6학년 이준희군은 빨대와 폐품을 이용해 이중섭 작가의 ‘황소’ 그림을 만들었다. “작품을 만들 때는 ‘내 감정’을 믿고 내 뜻대로 표현했어요. 사람들의 다양한 표정도 만들었는데 친구들이랑 같이 뭔가를 한다는 게 참 좋았어요.”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동안 예술가 멘토들은 아이들에게 몇 번에 걸쳐 ‘무엇을 믿느냐’는 질문을 던졌다. 처음에는 ‘돈’, ‘이 세상’, ‘가족’ 등을 믿는다고 했던 아이들이 작품이 완성될 즈음 대부분 ‘나 자신’을 믿는다고 바꿔 말했다. 그만큼 이 프로그램을 통해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고 관심 있어 하는지, 어떤 꿈을 가지고 있는지 등에 대해 고민했다는 증거다. 또 평소 학교와 학원이라는 틀 속에서 부모의 뜻에 따라 타율적인 생활을 했던 아이들이 본인과 주변의 삶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며 주체적으로 ‘나 자신’을 인식하게 된 계기가 된 셈이다.

최화진 기자

(*한겨레 신문 2014년 2월 25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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