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28일 새 그림책] 벼알 삼형제 외
검은 망토 입은 ‘죽음’이 들려주는 이야기
닭 가족과 이웃들 시끌벅적 모험담
세월호 참사로 온 국민 트라우마, 임신부 정신건강 특별히 살펴야
세월호 침몰 사고로 온 국민 비통에 빠져있다. 사고의 당사자가 아닌 일반 국민도 TV방송 등의 간접 경험을 통해 트라우마에 빠지게 되어 자신도 모르게 긴장하고, 잠이 오지 않으며, 집중하기 어렵고, 예민해져서 짜증이 늘어난다고 호소하고 있다. 임신부가 세월호 TV방송을 본다면 어떨까?
일부 임신부는 임신을 통해 더 큰 위기를 겪는다. 특히 우울증이나 불안장애와 같은 정서적 문제를 겪는다. 그러나 연구에 의하면 임신부가 같은 연령대의 임신을 하지 않은 여성보다 특별히 더 많은 정서적 문제를 겪는 것은 아니라고 한다. 사실 가임기 여성은 일반적으로 우울증이나 불안장애를 겪을 위험이 가장 큰 연령대이다. 더구나 임신은 이들 정서적 장애를 보호해주는 것도 아니다. 심리학자들은 임신부의 20%는 정서문제나 불안을 경험하며 10% 정도는 우울증을 앓지만 다만 발견되지 않을 뿐이라고 주장한다. 더구나 수면습관이나 식사습관이 변하고 기력이 없어지는 것은 임신 때문에 오는 것인지 우울증의 증상인지를 구별하기 어렵다. 특히 임신 초기에는 호르몬 변화로 인해 감정 기복이 커지는데 이때 입덧이나 유방통 등의 신체 변화는 우울증을 악화시킨다. 우울한 감정이나 집중력의 현저한 감퇴, 불면증, 과다한 수면, 자살이나 죽음에 대한 생각, 불안감, 죄의식이나 자존감 결여, 폭식이나 거식증 같은 증상이 2주 이상 지속된다면 임신 중 우울증일 가능성이 높다.
연구에 의하면 우울증 임신부는 정상 임신부에 비해 코르티솔의 수치 변화가 천천히 일어난다고 한다. 일반적으로 혈중 코르티솔 수치는 하루 종일 변한다. 이른 아침에 눈을 뜨면 코르티솔 수치가 하루 중 가장 높고, 낮 동안에는 급격히 낮아지다가 한밤중에는 최저치에 도달한다. 그러나 우울증이 심할수록 코르티솔 수치의 변화가 줄어들어 하루 24시간 내내 코르티솔 수치가 일정하게 유지되기도 한다. 그것은 하루 종일 스트레스 반응이 켜져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이것은 태어난 아이에게도 영향을 미친다. 임신부중 우울증과 불안장애 등을 겪은 엄마의 아이는 성장하는 동안 충동성, 과잉행동, 정서, 행동 장애를 일으킬 확률이 높다. 기질이나 성격에 영향을 줄 뿐 아니라 정신질환에 취약한 아이를 만들 수도 있다. 이들은 더 신경질적이고 달래기 어려우며, 수면장애와 혈액 내 코르티솔 분비가 더 많다. 멍크의 연구에 의하면 우울증이나 불안장애가 있는 임신부의 태아는 유독 자극에 민감하다. 임신부의 심박수, 혈압, 코르티솔 수치는 임신 10개월 동안 태아에게 영향을 미치고, 그 여파는 출생 후 아이의 성장 발달에까지 영향을 미친다. 자궁 환경이 다음 세대로 정신질환을 전달하는 통로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생명의 출발선에서 이미 아이는 어떤 사람이 될지 결정된다는 뜻이기도 하다.
치료받지 않은 우울증
임신 중 우울증은 적절하게 치료되지 않으면 임신부와 태아에게 모두 위험하다. 우울증을 겪는 산모는 영양결핍, 음주, 흡연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다. 이는 유산, 조산, 태아 발육 지연 및 출생 후 성장 지연까지 초래할 수 있다. 우선 우울증을 겪는 임신부는 아기를 조산할 가능성이 높다. 2008년 연구에 의하면 경미한 우울증을 보인 임신부의 조산 가능성은 60%가량 증가하고, 심한 우울증을 앓고 있는 임신부는 저체중아의 출산율이 거의 두배가 된다. 물론 이러한 결과는 우울증 임신부들이 잘 챙겨 먹지 않고 술과 담배를 하거나 출산 전 관리가 적절하게 이루어지지 않는 등 자기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한 탓일 수 있다. 그러나 우울증 자체로도 신체의 생화학적 균형을 급격하게 변화시킨다. 예를 들어 우울증 임신부에게 많이 분비되는 코르티솔은 태반을 통해 태아 발달에 직접 영향을 미치거나 혈관을 수축시켜 태아에게 도달하는 산소와 영양분을 감소시킨다. 임신 중 우울증은 산후 우울증에 비해 사회적 관심도도 낮고 치료하는데도 소극적이지만, 치료하지 않으면 위험에 빠질 수 있다. 출생 후에도 신생아의 신체나 인지 발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임신부와 태아의 신체적인 건강을 챙기는 것도 중요하지만 임신부의 정신적인 건강을 보살펴야 한다. 특히 요즘처럼 세월호 참사로 온 국민이 우울해지는 이 시기에는 임신부의 정신적인 건강상태를 점검하여야 한다. 나는 슬픈가? 절망감을 느끼는가? 무기력한가? 자기혐오에 빠져 있나? 다른 사람들의 기분을 망쳐놓는다고 느끼는가? 과거의 실수들을 떨쳐버리지 못하는가? 아무 일에도 흥미를 못 느끼고, 결단을 못내리고, 우유부단한가?
그러나 우울증 진단을 받고 치료를 하는데도 장애물이 있다. 오늘날 우울증 치료에는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억제제(SSRI)라고 불리는 항우울제가 처방된다. 하지만 연구에 의하면 임신 중 SSRI의 복용이 신생아 호흡곤란증을 일으킬 수 있다고 한다. 그래서 많은 임신부들이 항우울제를 복용하는 것을 꺼린다. 그러나 연구에 의하면 임신을 하면서 항우울제를 끊은 여성들은 병이 재발할 가능성이 높다. 2006년 연구에 의하면 우울증 병력이 있는 201명 임신부를 추적 관찰하였는데 지속적으로 약물을 복용한 여성들은 4분의 1만이 임신 중 우울증을 앓았지만 복용을 중단한 여성들은 3분의 2이상 병이 재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울증의 치료
임신 중 우울증 치료는 주위의 도움을 구하는 것에서 시작하여야 한다. 임신부가 먼저 도움의 청하여야 하며, 가족이나 주위 사람들의 정신적인 지지가 필요하다. 전문가와 반드시 상담해서 필요하면 항우울제를 복용해야 한다. 가장 흔한 것은 임신 자체에 대한 불안감인데 이것은 임신부 스스로 해결할 수 있다. ‘태아가 건강할까, 유산이 되면 어쩌지, 아기 낳을 때 얼마나 아플까, 출산 후 합병증이 생기면....’ 특히 초산부는 이런 걱정과 두려움으로 불안해한다. 그러나 이러한 불안은 불확실성에서 오는 불안이 대부분이므로 임신출산책을 보거나 몇 번의 강좌만 들어도 도움이 된다. 특히 임신에 대한 임신부의 시각이 중요하다. 평소에 바깥활동이 많았던 임신부는 임신이 더 갑갑하게 느껴질 수 있다. 따라서 활발한 성격이라면 임신 중에 집에만 있는 것보다 되도록 산책을 하거나 가벼운 나들이를 하는 것이 좋다. 연구에 의하면 임신을 기뻐한 임신부보다 걱정한 임신부가 훨씬 더 입덧이 심하다고 한다. 임신 중 입덧은 태반에서 분비되는 임신성 호르몬 때문에 나타나는데, ‘융모성 성선호르몬’이 증가하면 입덧이 심해진다. 쌍둥이 임신으로 태반이 크거나, 태반조직이 비정상적으로 증식하는 포상기태가 있는 임신부에게서 입덧이 더욱 심해지는 것도 이 때문이다. 언니들의 힘든 임신과 분만 때문에 임신에 대한 부정적인 기억을 가지고 있는 동생이 더 입덧을 많이 한다는 연구도 있다. 또한 임신부의 엄마가 과거에 임신에 대한 부정적인 말을 많이 하였던 경우 그 말이 기억에 남아 입덧이라는 거부반응으로 나타나는 경우고 있다고 한다. 따라서 입덧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야 하고 그러다 보면 입덧도 한결 줄어든다.
반면, 스스로 해결할 수 없는 스트레스 요인들은 가족과 사회적 지지가 필요한 부분이다. 서호석 교수가 임신부 400여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의하면 우울증의 원인은 남편과의 불화 28%, 직장 내 스트레스 18%, 시댁과의 갈등 13%로 나타났다. 이는 남편을 비롯한 가족, 그리고 사회가 조금 더 관심을 갖고 문제해결 나서면 임신부 스트레스의 상당 부분이 풀릴 수 있다는 것을 뜻한다.
심리요법이 필요할 때도 있다. 2003년 스피넬리는 최초로 임신부에 대한 대인관계 치료를 통하여 효과를 보았다. 대인관계 치료를 받은 임신부와 부모교육만 받은 임신부들를 비교한 결과 대인관계 치료를 받은 임신부들의 60%가 우울증이 치료된 반면에 부모교육만을 받은 임신부들은 15%만이 우울증에서 치료됐다. 스피넬리는 이런 대인관계 치료를 통하여 임신이 여성의 자아형성에 있어서 모성이라는 새로운 역할을 받아들일 수 있게 한다. 임신 중 우울증은 호르몬 변화에 의한 보편적인 현상은 아니다. 엄마와 아기의 평생 건강을 위해서 전문가의 도움이 반드시 필요하다.
평등과 공동의 부를 가르치는 것이 교육
지금의 교육은 개인을 단위로 이루어지고 있다.
자신이 출세하기 위해서 열심히 공부하는 것일 뿐
다른 이유들은 명목에 불과하다.
따라서 어떤 제도를 도입해도 사교육을 잡을 방법이 없다.
개인의 신분상승 욕구를 꺾을 방법이
민주주의와 시장경제하에서 가능하겠는가.
....(중략)...
우리는 원자화 혹은 파편화되어 있고,
이것은 교육을 통하지 않고는
원상회복될 가능성이 적다.
따라서 앞으로의 교육의 목적은
신분상승이 아니라
원자화를 막는 것이어야 한다.
....(중략)....
나는 이런 결과주의나 총합주의에서 벗어나
평등과 공동의 부를 가르치는 것이 교육이라고 생각한다.
평등과 공동의 부는 가르치지 않으면
사회에 뿌리를 내릴 수 없다.
현대와 같은 개인주의, 시장주의 그리고 공리주의가
지배하는 사회에서는 더더욱 그렇다.
애덤 스미스의 주장처럼
균형을 잡아주지 않으면 안 된다.
개인적인 이익에 앞서 공동의 부를 형성해야 한다는 것,
그리고 평등이 보장되어야 자유가 생겨나며,
평등은 제도에 의해 마련되어야 한다는 것이
교육이 아니라면 퍼져나갈 가능성은 높아 보이지 않는다.
교육은 신분 상승의 기회가 아니라,
모두가 좀더 좋은 삶을 살기 위해서
평등과 공동의 부가 필요하다는 것을
체험하게 하는 토대가 되어야 한다.
- <행복 스트레스>중 (탁석산 지음, 창비 펴냄)-
탁석산씨가 말한 것처럼
한국 사회는 개인주의, 시장주의, 공리주의가
만연한 사회입니다.
세월호 참사도 이런 사회 분위기를 반영합니다.
승객들의 안전을 마지막까지 챙겨야 할
선장과 승무원들은
자신들의 안위를 위해
제일 먼저 탈출을 시도했습니다.
보다 많은 이익만을 추구하던 청해진해운은
직원들에게 안전교육은 거의 실시하지 않고
불법으로 배를 증축하고
화물을 과다로 적재하고
결박을 소홀히 했습니다.
선장과 승무원도 계약직으로 고용했습니다.
개인주의와 시장주의가 판치는
세상에서는 언제든 이런 사고가
일어날 수 있습니다.
이번 참사를 통해 우리 사회는
재난관리시스템은 물론 교육 시스템까지
전반적으로 성찰해봐야 합니다.
어른이 어른답지 않은 사회,
선장이 선장답지 않은 사회,
공무원이 공무원답지 않은 사회,
언론이 언론답지 않은 사회...
어떻게 이런 사회가 만들어졌는지
전반적인 사회 시스템을 살펴봐야 합니다.
그리고 그 사회 시스템의 핵심인
교육 시스템에 대해서도 성찰해야 합니다.
탁석산씨의 말대로
교육은 신분 상승의 기회가 아니라,
모두가 좀더 좋은 삶을 살기 위해서
평등과 공동의 부가 필요하다는 것을
배우는 체험을 제공해야 합니다.
학교와 가정에서 이뤄지는 교육의 내용이
`나 혼자 잘 살면 된다' `돈이 최고다'가 아닌
더불어 함께 살아가는 것이 왜 중요한 지,
자신의 책무를 다하는 사람이 왜 멋진 지
가르칠 수 있어야 합니다.
선아생각 anmadang@hani.co.kr
세월호 사건에 대하여 아이들에게 어떻게 말해주어야 하나?
일찍 찾아온 각결막염, 손 잘 씻는 게 예방 지름길
“한 발짝 물러서 아이 스스로 해결하는 힘 키워줘야”
» 미국 이민자였던 한국인 부모 밑에서 성장한 크리스틴 그로스-노는 엄격한 한국식 교육과 자유로운 미국식 문화를 동시에 경험했다. 그로스-노는 유대계 미국인 남편을 만나 미국과 일본을 오가며 네 남매(13살, 11살, 7살, 4살)를 키우고 세계 18개국의 양육법을 비교분석하면서 양육 전문가가 됐다. 그로스-노가 자녀들과 함께 활짝 웃고 있다. 부키 제공
육아 멘토를 찾아서 ④ 양육 전문가 크리스틴 그로스-노
올해 8월 출산 예정인 임신부 김지혜(34·서울 연희동)씨는 곧 태어날 아이를 어떻게 키울까를 고민하면서 육아서를 틈틈이 읽는다. 책을 읽으면서 김씨는 아이를 재우는 법조차 다양한 견해가 있다는 사실에 놀랐다. 어떤 책에서는 “아이가 울더라도 혼자 자는 법을 가르쳐야 한다”고 했고, 어떤 책에서는 “아이는 엄마와 함께 자는 것이 좋다”고 했다. 김씨는 “결국 내가 선택할 문제지만 전문가들의 상반된 주장 속에서 혼란스럽다”고 말했다. 올바른 양육법에 대한 부모들의 혼란과 갈등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인터넷이 발달하고 다른 나라와의 교류가 늘면서 최근 국내에는 ‘프랑스 육아’ ‘스칸디나비아 육아’ 등 다양한 나라의 육아법이 소개되고 있기 때문이다.그로스-노는 하버드대에서 동아시아 역사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고, 현재 <뉴스위크> <허핑턴 포스트> 등 미국 언론에서 양육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다. <한겨레>는 최근 그로스-노와 이메일 인터뷰를 진행했다. 인터뷰 내용을 바탕으로 그가 세계 여러 나라의 양육법에 대한 조사를 통해 얻은 지혜는 무엇이고, 한국 부모들이 다른 나라의 양육법으로부터 어떤 영감을 얻을 수 있는지 정리했다.
세계 18개국 양육법 비교 분석
네자매 키운 재미동포 2세 조언 미국에선 아이 혼자 재우지만
일본·스웨덴은 곁잠을 중요시
육아는 문화적 산물…정답 없어
아이 행동 지나친 통제 삼가고
사회적 구조에도 관심 가져야
나라마다 육아방식 차이 커
“최근 미국에서도 프랑스 육아법에 대한 관심이 높았어요. 한국에서도 여러 나라의 양육법이 소개되고 있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그런데 다른 나라의 양육법을 무조건 좋다 나쁘다 평가하기보다, 왜 그들이 그런 육아 방식을 택했는지 이해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왜냐하면 육아는 문화이고, 양육법에는 정답이 없기 때문이죠.”
그로스-노는 분명한 어조로 말했다. 한국인 부모 밑에서 컸고, 미국과 일본을 오가며 네 남매를 키운 그는 “육아엔 정답이 없다”는 걸 몸소 깨달은 당사자이다. 미국에서 살 때 그는 아이를 혼자 재우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미국 부모들은 아이가 매일 일정한 시간에 자야 한다고 생각하고, 잠자기 전 목욕이나 책 읽어주기 등 수면 의식을 제대로 해주는 것을 중시했다. 그런데 일본에 가 아이를 키우면서 그는 일본인들이 아이를 재우는 법을 보고 미국 방식이 꼭 정답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일본인들은 아이를 어디든지 데려가고, 어디서든 재웠다. 특별히 수면 의식 같은 것도 없었다. 부모는 아이와 함께 잤고, 아이를 위한 방도 따로 마련하지 않았다. 그로스-노는 “일본이나 스웨덴에선 부모가 아이들과 함께 잠자는 것을 중시했다”며 “그들은 곁잠을 자야만 아이가 안정감을 느끼고, 나중에 그것이 아이가 독립된 인간으로서 크는 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다”고 전했다. 그는 또 “덴마크 등 스칸디나비아 국가에서는 추운 겨울에도 실외에서 아이를 낮잠 재우는 것이 관습”이라며 “이들 국가에서는 아이들이 되도록 많은 시간을 바깥에서 보내며 맑은 공기를 마시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이처럼 아이를 올바르게 재우는 법만 해도 나라마다 다르다. 이외에도 아이들의 식습관 잡는 법을 비롯해 장난감을 사주는 방식, 아이와의 대화법, 적당한 아이 놀이 시간 등에서도 나라마다 차이가 있었다. 그로스-노는 “육아 방법은 사회문화적 배경, 지역적 영향, 그리고 다른 여러 요소들에 의해 정해진다는 것을 부모들이 자각해야 한다”며 “왜 자신이 특정한 방식으로 아이를 키우는지 이유를 알게 되면, 스스로 불만족스러운 육아 방식을 어떻게 바꿀지도 결정할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한국과 미국 양육법 닮은꼴
그는 최근 한국 사회에서 주목하고 있는 스칸디나비아식 양육법에 대해 “장점이 많지만, 현재 한국이나 미국 상황에 적합한지는 다시 한번 생각해봐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왜냐하면 스칸디나비아식 양육법은 일과 생활의 균형, 요람에서 대학까지의 무상교육 지원, 충분한 양육 휴가 등 부모를 도와주는 훌륭한 사회적 시스템이 있어 가능하기 때문이다. 경쟁이 심하고 부모를 돕는 사회적 시스템이 취약한 미국·한국에서 스칸디나비아식 양육법을 무작정 따라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스칸디나비아 양육법의 좋은 점을 참고하되, 아이들이 어디에 살고 어떤 종류의 성인기를 맞으며, 성인기를 대비해 어떤 기술을 습득해야 하는지까지 고려해야 한다고 그는 설명했다.
그로스-노는 “미국과 한국의 육아 방식은 매우 흡사하다”고 설명했다. 미국과 한국 엄마들은 아이들의 행동을 매우 계획적으로 통제하고, 아이에 대한 칭찬을 많이 하려고 노력한다. 부모는 아이의 발달에 맞는 장난감과 책을 찾아다니고, 아이들의 교우 관계와 다툼까지도 부모가 해결하려 든다. 많은 부모들은 아이의 대학 진학을 위해 아이들의 과외활동과 봉사활동을 신중하게 선택해 아이의 이력서를 현란하게 채워주기 급급하다. 그로스-노는 이 지점에서 왜 미국과 한국 부모들이 자신의 모든 것을 던져서 아이들의 미래를 통제하려고 하는지 자문해보라고 권했다. 그는 “부모가 아이를 통제하려는 이유는 한국과 미국 사회가 좋은 학교에 들어가기 너무 힘들고, 취업하기가 너무 힘든 사회적 구조 때문”이라며 “한국 부모들이 이제는 그런 문제를 고민하고 사회적 변화를 시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양육법을 조사하면서 제게도 큰 변화가 생겼어요. 부모인 내가 아이들에게 완벽한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는 생각을 그만두게 됐지요.”
그로스-노는 이제는 아이가 학교에서 나쁜 성적을 받아도, 친구와 싸워도, 아이가 원하는 것을 다 해주지 못해도 과거만큼 아이를 지나치게 걱정하거나 부모로서 죄책감을 느끼지 않는다. 오히려 그런 경험들이 아이를 끈기있게 만들고, 아이의 타고난 성격을 발전시키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 믿게 됐다. 왜냐하면 어느 한 나라가 아닌 세계 다양한 나라의 부모들이 공통적으로 아이에게 많은 것을 주고 아이를 대신해 부모가 무엇을 해주는 것이 오히려 아이가 자신의 일을 스스로 해결하는 힘을 약화시킨다고 말해주었기 때문이다.
그로스-노는 “좋은 양육이란 아이에게 많은 것을 해주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아이에게 관여하고 어디에 초점을 맞추는가가 결정한다”고 단언했다. 따라서 그는 아이들이 타인에게 관심을 갖도록 부모가 일깨워주고, 아이가 스스로 자신의 일을 해결할 힘을 키워주고, 공동체를 생각하는 마음을 가르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한국 부모들이 아이들의 교육에 대해 지대한 관심을 가지는 것은 멋진 일이고, 그것이 한국 양육법의 힘”이라면서도 “아이를 좋은 학교에 보내기 위해 고심하는 만큼 아이들이 스스로의 삶을 개척할 수 있도록 한 발짝 물러서 주는 것도 중요함을 다른 나라의 양육법으로부터 배웠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양선아 기자 anmadang@hani.co.kr가슴이 나왔어요. 성조숙증인가요?(1)
우리 순둥이가 유사자폐라니...
"큰 아들은 백일 넘어서까지 거의 안겨서만 잠을 자는 까다로운 아이였습니다. 5개월 지나서야 서서히 수면 시간이 안정적이 되었습니다. 세 살 터울로 딸아이, 희진이를 낳았습니다. 아들에 비해 딸은 첫돌까지 그저 “순둥이” 였습니다. 스윙에 앉혀서 우유를 주면 조용히 먹고, 전동 장치 덕분에 스윙 위에서 낮잠도 잘 자고 보채는 일이 거의 없었습니다. 그래서 친정엄마 도움 없이 두 돌까지 저 혼자서 육아를 감당해 냈습니다.희진이가 26개월 지나서 아무 걱정 없이 어린이집에 보내기로 결정했고, 저는 IT 분야 전문직에 무사히 복귀하였습니다. 겨우 2개월 정도 지났는데, 원장님께서 아이가 좀 이상해 보인다고 전문 진단을 권유하셨습니다. 검사 결과가 너무 뜻밖이어서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더군요...! 순둥이 희진이가 "유사자폐"판정을 받았습니다. - 진단 직후 저는 직장을 접었고, 다시 전업주부로서 양육에 전념하고 있습니다."
Q.어쩌지요? 32개월 남아입니다. 아이는 거의 말을 못하고, 의미 없는 소리를 내면서 뛰어다니거나 공격적입니다. 아파트 놀이터에 나가도 다른 아이들과 어울려 놀이형성을 못합니다. 사실 남편도 유아기에 말이 느렸다고 시어머님이 알려주셔서 별로 걱정 안하다가, 아이 상태가 심상치 않아서 지난주 검사를 받았습니다. "자폐 스펙트럼"에 들어있다고 하네요. 검사결과를 알려주면서 언어치료를 추천받았는데, 비용도 만만치 않고 거리도 멀어서 걱정입니다. 언어치료 대신 집근처에 있는 놀이치료나 미술치료실을 다녀도 좋을까요?A."자폐 스펙트럼"이라 해도 꼭 치료가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언어치료가 언어촉진을 보장하는 것은 아닙니다. 영유아기의 언어 습득은 일상생활에서 어른들이 말하는 것을 보고 듣는 것을 토대로 이루어집니다. 가정에서 이야기 들려주기를 규칙적으로 하시면 효과적입니다. 더 중요한 것은 아이에게 움직임의 기회를 많이 주셔야합니다. 가능하면 규칙적인 산책과 바깥놀이를 할 수 있도록 보살펴주시면, 그것이 유료 치료를 능가하는 효과를 가져 올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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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 맡길 곳 없어 학업중단 고민
소수라 육아정책 논의조차 안돼
서울대에서 석사학위 과정을 밟고 있는 서정원(33)씨는 지난 3월 한달 내내 석달 된 아이와 베이비시터(육아도우미)를 데리고 등교했다. 교내 모유수유실에서 베이비시터가 아이를 돌보는 동안 서씨는 강의를 들었다. 그 중간에 짬을 내 아이에게 모유를 먹였다. “한달을 그러고 나니 더는 못하겠더라고요. 이젠 강의가 있는 날이면 남편이 아이를 돌보고 있어요.”
유아무개(36)씨도 5살 아이를 두고 있는 박사과정 대학원생이다. 하루 종일 교내 연구실에 있어야 한다. 남편은 회사원이다. 하지만 이들 부부는 맞벌이가 아니기 때문에 유치원 종일반 우선순위에서 밀렸다. 유치원이 끝나는 오후 3시30분 이후엔 유씨의 부모가 아이를 돌본다.
학업과 육아를 병행해야 하는 ‘스터디맘’의 처지는 ‘직장맘’보다 훨씬 더 고달프다. 이들이 전국 어린이집 4만3000여곳 가운데 5%에 불과한 국공립 어린이집에 아이를 보내는 건 ‘하늘의 별 따기’다. 입소 1순위가 장애인·한부모·다자녀·맞벌이 가구 등으로 한정돼 있어서다.
스터디맘은 차선책인 학교 안 어린이집에 아이를 맡기기도 쉽지 않다. 보건복지부 자료를 보면, 직장 어린이집 의무 설치 대상(상시 여성 노동자 300명 이상 또는 상시 노동자 500명 이상 사업장)이 되는 대학 95곳 가운데 어린이집을 설치·위탁한 학교는 40곳(42.1%)뿐이다. 서울대는 어린이집 정원이 420명으로 상대적으로 많지만 대기 인원만 200명이 넘는다. 다른 대학도 사정이 크게 다르지 않다. 그나마도 교직원 자녀가 1순위이고 학생 자녀는 2순위다. 신청 대상을 법학·의학전문대학원 학생으로 제한한 학교도 있다.
한국에 이런 스터디맘이 얼마나 있는지 정확한 통계도 없다. 이 문제와 관련한 정책적 고민이 없다는 뜻이다. 서문희 육아정책연구소 선임연구위원은 “취업 여성조차 어린이집에 자리가 없다고 난리인데 소수인 학생 엄마를 고려하기 어려운 현실”이라고 짚었다. 이런 사정 탓에 아이를 맡길 곳이 없는 스터디맘은 학업 중단을 고민할 수밖에 없다. 정헌진 전 국가평생교육진흥원 연구원이 발표한 ‘대학원 여성의 학습 참여 동기와 저해 요인’이라는 논문을 보면, 자녀가 어릴수록 여성 대학원생들이 학업을 그만둔 비율이 높다. 자녀가 미취학이면 33.3%였고 초등학생일 땐 27.3%, 중고생일 땐 12.5%로 나타났다.
스터디맘은 시간강사나 연구원 신분이어도 보육 지원의 우선순위가 되는 ‘맞벌이 부부’로 인정받기 어렵다. 맞벌이로 인정받으려면 재직증명서 또는 근로계약서와 함께 4대 보험 증명서 등이 있어야 한다. 비정규직인 이들과 거리가 멀다. 이진화(33)씨는 출산 뒤 박사과정을 중단하고 시간강사로 일한다. 이씨는 “공부와 병행할 수 있는 사실상 유일한 일거리가 시간강사인데, 맞벌이로 인정받지 못해 보육 지원 정책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이준균 보건복지부 보육정책관은 8일 “전일제로 공부하는 학생들이나 시간강사 등의 사정을 이해하지만 이들을 우선순위에 넣으면 피해를 보는 사람도 있어 검토가 필요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박수지 기자 suji@hani.co.kr
(*한겨레 신문 2014년 5월 9일자)
프리랜서도 출산휴가 쓸 수 있나요?
Q.웹디자이너로 입사한 지 7개월 정도 됐는데 임신 중입니다. 말은 프리랜서지만 정규직처럼 항상 시간 맞춰 출퇴근도 해야 하고 급여도 다르지 않고 겉보기에는 별다른 것이 없습니다. 회사에서는 4대 보험료를 떼지 않는다고 하길래, 저는 남편 건강보험으로 들어가 있으니까 괜찮을 것 같아서 그렇게 하기로 했습니다. 근로소득세 대신 기타소득세로 3.3%를 뗀다고 하더군요. 처음에는 미처 생각을 못했지만 프리랜서는 출산휴가를 쓸 수 없다는 말이 있어 불안한데 사실인가요.
A. 정규직과 근무 방식이 같다면 가능성이 높아요
프리랜서는 한 회사와 근로관계를 맺지 않고 개인의 능력이나 기술에 따라 독자적으로 활동하고 돈을 벌어 생활하는 직업을 말합니다. 일반적으로는 상당한 정도의 전문적인 능력을 가지고 일정한 소속 없이 자유로운 계약에 따라 일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요. 소속 없이 불안정하게 일하는 경우에도 프리랜서라고 불립니다. 이런 형태의 프리랜서는 근로기준법의 보호에서 제외돼 출산전후휴가의 권리를 보장받기 어렵습니다.
프리랜서라는 말은 도급, 위임, 자유직업소득자 등의 특수형태 근로 종사자를 폭넓게 일컫는 말로 쓰이기도 합니다. 프리랜서라고 불리지만 사실상 근로자에 해당되는 경우에는 근로기준법에서 보장하는 출산전후휴가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4대 보험에 가입하지 않거나 소득세를 내더라도 근로자에서 제외되는 것은 아닙니다. 사업주가 업무를 정해주고, 회사 규정을 적용받고, 업무를 할 때 상사가 구체적이고 개별적으로 지휘·감독하는지 등을 종합해 근로자 여부를 결정합니다. 정규직과 별 다르지 않은 근무 방식이라면 사실상 근로자로 인정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러나 3.3%의 소득세를 낸 부분은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습니다. 가능한 한 4대보험에 가입하고 근로소득세를 납부하는 ‘근로계약’을 맺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근로자에 해당되는지에 대해 법적으로도 계속 다툼이 있는 상황이고, 관련 기관에서도 구체적 사례에 따라 서로 다른 의견을 보이고 있기도 합니다. 디자이너, 학원강사, 학습지 교사, 애니메이터, 관광가이드, 텔레마케터, 영업직 등의 직종에서 비슷한 사례가 있습니다. 사실상 근로자에 해당되지만 프리랜서라는 그럴듯한 이름으로 포장돼 근로기준법 등 노동법에 명시된 권리를 찾기 어려운 경우가 아직도 많아요. 하루빨리 이들도 법의 보호를 받을 수 있어야 합니다. 꼼꼼히 따져보면 근로자로 인정받을 수 있고, 출산전후휴가도 사용할 수 있는 경우도 많습니다. 적극적으로 진행해 출산휴가를 사용하는 권리를 누릴 수 있기를 바랍니다.
※ 이 글은 여성신문 2014년 5월 3일자에도 실린 글입니다.
간결해서 마음에 더 와닿는 말의 힘
싹 틔우고 퍼지는 민들레의 일대기
[5월 12일 새 그림책] 빨간 볼 외
[단신] 누비, 14일까지 50% 할인전
미국 유아용품 브랜드 `누비'아벤트코리아 공식 온라인몰 그레이튼 입점 1주년을 기념해 전 제품 50% 할인전을 진행한다.
이 할인전은 14일까지 그레이튼(www.greaten.co.kr)에서 단독으로 진행되며 대표상품 ‘키즈&베이비 텀블러’,‘물놀이 3종’, 즐거운 식사시간을 제공하는 ‘몬스터 커틀러리 세트’를 비롯해 전 제품을 할인된 가격에 구입할 수 있다.
할인전 관련 자세한 사항은 그레이튼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문의는 080-628-8800
양선아 기자 anmadang@hani.co.kr
[단신]한국장난감도서관협회, 놀이 기록 작품 공모
한국장난감도서관협회가 5월28일 `세계 놀이의 날'에 대한 국민적 인식을 확산시키고 아동 놀이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아동-가족 놀이 기록 작품을 공모한다고 12일 밝혔다.
공모를 하고 싶은 사람은 아동이 가족과 함께 또는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등의 기관에서 즐겁게 노는 모습을 담은 동영상이나 패널, 놀이 관련 프로젝트 실행과정을 담은 패널을 한국장난감도서관협회(ktla@hanmail.net또는 서울 용산구 효창원길 52 숙명여자대학교 순헌관 810호)쪽으로 다음달 30일까지 보내주면 된다.
응모 작품 중 우수 작품은 오는 8월18일부터 21일까지 한국에서 열리는 국제장난감도서관대회에서 전시되며, 우수 작품 응모자에게는 국제장난감도서관협회장의 감사장도 준다. 문의는 (02)710-9475로 하면 된다.
양선아 기자 anmadang@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