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uantcast
Channel: 베이비트리
Viewing all 4145 articles
Browse latest View live

[4월 28일 새 그림책] 벼알 삼형제 외

$
0
0
 벼알 삼형제1398594651_00502466901_20140428.JPG
<사랑손님과 어머니>의 작가 주요섭의 동화. 80년 전에 나온 책이지만 판타지 동화로서 손색없다. 벼알 삼형제가 각각 세상 구경을 하고 다니는 얘기가 줄거리인데, 어휘와 사투리를 살렸고 이해하기 쉽도록 낱말의 뜻풀이도 충실하게 달았다. 
주요섭 글, 이형진 그림/개암나무·1만3000원. 






1398594659_00502466601_20140428.JPG
 이봐요, 까망씨! 
하루하루 지루한 일상을 보내던 고양이 까망씨가 외계인과 곤충들을 발견하고 겪는 소동을 담은 그림책. 글이 없어 더욱 상상력을 자극한다. 작가 데이비드 위즈너는 그림만으로 이야기를 끌고 가는 능력을 보여줘 어린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한다. 
/비룡소·1만1000원. 




1398594667_00502467001_20140428.JPG
 우리 마을에 놀러오세요 
강화도에서 살고 있는 오진희 작가가 12년 동안 그곳의 들, 산, 바다와 갯벌의 아름다운 사계절을 지켜보며 쓴 따뜻한 이야기. 고라니, 생강나무꽃, 두루미, 저어새, 들고양이들과 함께 사는 사람들의 모습을 한달씩 나눠 설명했다. 
남성훈 그림/웃는돌고래·1만2000원. 







1398594674_00502466801_20140428.JPG
수상한 아파트 
이혼을 앞둔 부모님 때문에 혼자 사는 이모 집에 가서 살게 된 13살 여자 아이의 성장동화. 뜻하지 않게 도둑으로 오해받은 여진이는 마음의 문을 닫기로 하지만 우여곡절 끝에 이웃에게 관심을 쏟기 시작하며 서서히 바뀐다. 
박현숙 글, 장서영 그림/북멘토·1만1000원.

검은 망토 입은 ‘죽음’이 들려주는 이야기

$
0
0
00502498301_20140428.JPG

서천석의 내가 사랑한 그림책

오래 슬퍼하지 마
글렌 링트베드 글, 샬로테 파르디 그림, 안미란 옮김
느림보 펴냄(2007)

아이들이 죽음을 받아들이기란 쉽지 않다. 아니 죽음이 무엇인지 이해하기조차 어렵다. 살아온 시간이 얼마 안 돼 삶이 무엇인지도 모르겠는데 죽음을 어찌 이해하겠는가? 아이는 죽음보다 삶을, 끝보다는 시작을 배우고 느껴야 할 나이다. 하지만 아이에게도 죽음이란 경험은 피해갈 수 없다. 초등학교를 졸업하기 전 80%가 넘는 아이들이 가까운 사람의 죽음을 경험한다는 보고가 있다. 봄날의 꽃처럼 이제 막 피어나는 아이에게 죽음을 말해주고 싶지 않지만 죽음에 대한 대화를 피할 수 없는 이유다.

죽음을 다룬 그림책은 많이 있다. 안데르센상을 수상한 브라이언 멜로니의 <살아있는 모든 것은>은 피할 수 없는 자연스러운 일로 죽음을 노래하고 있다. 처음 읽을 때는 너무나 담담하게 죽음을 묘사한 문장에 가슴이 답답하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읽었던 문장이 입에 다시 맴돌며 자연스럽게 죽음을 받아들일 수 있도록 도와준다. 사실 받아들이기 어려운 슬픔일수록 미화하거나 포장하지 않아야 한다. 있는 그대로 말해야 한다. 그것이 슬픔에 대응하는 고귀한 자세이고 이야기를 듣는 아이들에 대한 존중이다.

글렌 링트베드가 글을 쓰고 샬로테 파르디가 그림을 그린 <오래 슬퍼하지 마>는 이보다는 조금 더 아이들이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는 책이다. 죽음이란 추상적 개념이기에 아이들로선 이해하기 어렵다. 그래서 링트베드가 사용한 방법은 죽음의 의인화다. 검은 망토를 입고 날카로운 코만 삐죽 나온 키 큰 사람이 할머니와 아이들이 사는 집을 찾아온다. 그 사람의 이름은 죽음이다. 커다란 낫을 들고 휘파람 소리를 내며 무섭게 숨을 쉬지만 아이들은 겁을 먹진 않는다. 그가 할머니를 데리러 온 것을 알기에 슬픔이 두려움에 앞서기 때문이다.

아이들은 죽음이 할머니를 데려가지 못하게 방해하고 애원한다. 죽음은 아이들의 말을 다 들어주고 서두르지 않는다. 죽음은 차갑고 냉정하리라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다. 죽음은 아이들과 함께 슬퍼하며 따뜻한 눈빛으로 아이들을 바라본다. 그리고 아이들에게 삶에 대한 옛이야기를 들려준다. 기쁨과 슬픔, 웃음과 눈물이 서로 헤어질 수 없는 부부로 살아간 이야기다. 그러고는 그것이 삶이고, 마찬가지로 삶과 죽음도 서로 헤어질 수 없고, 서로가 있기에 의미가 있다고 이야기해준다.

아이들은 죽음이 하는 이야기를 다 이해하지는 못한다. 하지만 죽음이 거칠고 두렵고 무서운 존재가 아님은 충분히 느낄 수 있다. 죽음 역시 ‘생명이 가는 길’이다. 이제 아이들은 병든 할머니의 죽음을 받아들인다. 죽음은 할머니의 곁에 선 아이들에게 이야기한다. “마음아 울어라, 하지만 오래 슬퍼하지는 말거라.”

죽음 앞에서 슬퍼하지 않을 방법은 없다. 슬픔은 자연스러운 감정이다. 처음에는 죽음을 받아들이기 어렵고, 죽음에게 화를 내고 싶고, 나중에는 죽음을 받아들여야 하는 자신에게 화가 난다. 그래서 슬프고, 그래서 눈물이 난다. 그 시간은 우리가 감정을 갖고 있다는 증거다. 하지만 잊지 말아야 할 말이 있다. 죽음도 생명이 가는 길이다. 죽음은 영원한 사라짐이 아니다. 바람처럼 영혼이 떠나듯 죽음 이후에도 사랑하는 사람은 바람으로 다시 와 내 곁에 머문다. 숨을 쉬면 내 안에 들어와 언제든 내 마음에 자리 잡는다. 그러곤 내게 이야기할지 모른다. 나를 사랑했다면 지금 내가 자리 잡은 네 마음을 더 사랑해달라고.

서천석 소아정신과 의사, 그림 느림보 제공


닭 가족과 이웃들 시끌벅적 모험담

$
0
0
 00502488101_20140428.JPG» 그림 소년한길 제공


1398595026_00502520301_20140428.JPG

우당탕탕! 꼬꼬닭 대소동 
크리스티앙 졸리부아 글, 크리스티앙 아인리슈 그림, 류재화 옮김 
소년한길·각 권 1만4000원

세계 17개 나라에 번역된 프랑스 그림책. 하얀 암탉 카르멜라와 빨간 수탉 피티코크 부부, 병아리들과 농장 이웃들의 시끌벅적한 모험담을 그린 이야기인 <우당탕탕! 꼬꼬닭 대소동>은 모두 5권의 시리즈다.

모험심 강한 암탉 카르멜라는 병아리 시절 바다가 보고 싶다며 몰래 나갔다가 콜럼버스의 배에 실려 아메리카 대륙으로 떠난다. 뱃사람들에게 발각되지만 ‘콜럼버스의 달걀’을 낳아주겠다며 기지를 발휘해 잡아먹히지 않고 무사히 배 위에서 지내던 그는 ‘토착 수탉’ 피티코크를 만나 사랑에 빠지고, 둘은 함께 카르멜라의 고향으로 간다. 둘이 낳은 첫 자식 카르멜리토는 동생을 갖고 싶어 하는데, 농장 주인이 달걀을 다 가져가 엄마가 동생을 품을 수 없다는 얘기를 듣고 실의에 빠진다. 허풍선이 가마우지 페드로는 몰래 달걀 하나를 훔쳐내 엄마 대신 품어 동생을 낳는 데 일조한다. 이렇게 태어난 카르멘은 용감하고 지혜로워 오빠 카르멜리토를 보호해주는 한편, 불길하다고 강물에 버려졌던 검은 고양이까지 구출해 닭장 식구로 함께 살아간다.

가족과 닭장 이웃들은 바깥세상에서 고군분투하지만 정말 문제는 편견이나 차별에 시달리는 일상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콜럼버스, 디오게네스, 갈릴레이, 장화 신은 고양이처럼 옛이야기나 역사 속 유명한 인물들, 잘 알려진 동화 장면들이 각 권에 패러디돼 나오며 보는 재미를 더한다. 그림책을 보면서 인류 역사와 문화를 자연스럽게 익힐 수 있다.

이유진 기자 frog@hani.co.kr, 그림 소년한길 제공

세월호 참사로 온 국민 트라우마, 임신부 정신건강 특별히 살펴야

$
0
0

 

03861262_P_0.JPG


세월호 침몰 사고로 온 국민 비통에 빠져있다. 사고의 당사자가 아닌 일반 국민도 TV방송 등의 간접 경험을 통해 트라우마에 빠지게 되어 자신도 모르게 긴장하고, 잠이 오지 않으며, 집중하기 어렵고, 예민해져서 짜증이 늘어난다고 호소하고 있다. 임신부가 세월호 TV방송을 본다면 어떨까?


일부 임신부는 임신을 통해 더 큰 위기를 겪는다. 특히 우울증이나 불안장애와 같은 정서적 문제를 겪는다. 그러나 연구에 의하면 임신부가 같은 연령대의 임신을 하지 않은 여성보다 특별히 더 많은 정서적 문제를 겪는 것은 아니라고 한다. 사실 가임기 여성은 일반적으로 우울증이나 불안장애를 겪을 위험이 가장 큰 연령대이다. 더구나 임신은 이들 정서적 장애를 보호해주는 것도 아니다. 심리학자들은 임신부의 20%는 정서문제나 불안을 경험하며 10% 정도는 우울증을 앓지만 다만 발견되지 않을 뿐이라고 주장한다. 더구나 수면습관이나 식사습관이 변하고 기력이 없어지는 것은 임신 때문에 오는 것인지 우울증의 증상인지를 구별하기 어렵다. 특히 임신 초기에는 호르몬 변화로 인해 감정 기복이 커지는데 이때 입덧이나 유방통 등의 신체 변화는 우울증을 악화시킨다. 우울한 감정이나 집중력의 현저한 감퇴, 불면증, 과다한 수면, 자살이나 죽음에 대한 생각, 불안감, 죄의식이나 자존감 결여, 폭식이나 거식증 같은 증상이 2주 이상 지속된다면 임신 중 우울증일 가능성이 높다.

 

연구에 의하면 우울증 임신부는 정상 임신부에 비해 코르티솔의 수치 변화가 천천히 일어난다고 한다. 일반적으로 혈중 코르티솔 수치는 하루 종일 변한다. 이른 아침에 눈을 뜨면 코르티솔 수치가 하루 중 가장 높고, 낮 동안에는 급격히 낮아지다가 한밤중에는 최저치에 도달한다. 그러나 우울증이 심할수록 코르티솔 수치의 변화가 줄어들어 하루 24시간 내내 코르티솔 수치가 일정하게 유지되기도 한다. 그것은 하루 종일 스트레스 반응이 켜져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이것은 태어난 아이에게도 영향을 미친다. 임신부중 우울증과 불안장애 등을 겪은 엄마의 아이는 성장하는 동안 충동성, 과잉행동, 정서, 행동 장애를 일으킬 확률이 높다. 기질이나 성격에 영향을 줄 뿐 아니라 정신질환에 취약한 아이를 만들 수도 있다. 이들은 더 신경질적이고 달래기 어려우며, 수면장애와 혈액 내 코르티솔 분비가 더 많다. 멍크의 연구에 의하면 우울증이나 불안장애가 있는 임신부의 태아는 유독 자극에 민감하다. 임신부의 심박수, 혈압, 코르티솔 수치는 임신 10개월 동안 태아에게 영향을 미치고, 그 여파는 출생 후 아이의 성장 발달에까지 영향을 미친다. 자궁 환경이 다음 세대로 정신질환을 전달하는 통로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생명의 출발선에서 이미 아이는 어떤 사람이 될지 결정된다는 뜻이기도 하다.


 

00647451_P_0.JPG


치료받지 않은 우울증


임신 중 우울증은 적절하게 치료되지 않으면 임신부와 태아에게 모두 위험하다. 우울증을 겪는 산모는 영양결핍, 음주, 흡연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다. 이는 유산, 조산, 태아 발육 지연 및 출생 후 성장 지연까지 초래할 수 있다. 우선 우울증을 겪는 임신부는 아기를 조산할 가능성이 높다. 2008년 연구에 의하면 경미한 우울증을 보인 임신부의 조산 가능성은 60%가량 증가하고, 심한 우울증을 앓고 있는 임신부는 저체중아의 출산율이 거의 두배가 된다. 물론 이러한 결과는 우울증 임신부들이 잘 챙겨 먹지 않고 술과 담배를 하거나 출산 전 관리가 적절하게 이루어지지 않는 등 자기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한 탓일 수 있다. 그러나 우울증 자체로도 신체의 생화학적 균형을 급격하게 변화시킨다. 예를 들어 우울증 임신부에게 많이 분비되는 코르티솔은 태반을 통해 태아 발달에 직접 영향을 미치거나 혈관을 수축시켜 태아에게 도달하는 산소와 영양분을 감소시킨다. 임신 중 우울증은 산후 우울증에 비해 사회적 관심도도 낮고 치료하는데도 소극적이지만, 치료하지 않으면 위험에 빠질 수 있다. 출생 후에도 신생아의 신체나 인지 발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임신부와 태아의 신체적인 건강을 챙기는 것도 중요하지만 임신부의 정신적인 건강을 보살펴야 한다. 특히 요즘처럼 세월호 참사로 온 국민이 우울해지는 이 시기에는 임신부의 정신적인 건강상태를 점검하여야 한다. 나는 슬픈가? 절망감을 느끼는가? 무기력한가? 자기혐오에 빠져 있나? 다른 사람들의 기분을 망쳐놓는다고 느끼는가? 과거의 실수들을 떨쳐버리지 못하는가? 아무 일에도 흥미를 못 느끼고, 결단을 못내리고, 우유부단한가?

 

그러나 우울증 진단을 받고 치료를 하는데도 장애물이 있다. 오늘날 우울증 치료에는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억제제(SSRI)라고 불리는 항우울제가 처방된다. 하지만 연구에 의하면 임신 중 SSRI의 복용이 신생아 호흡곤란증을 일으킬 수 있다고 한다. 그래서 많은 임신부들이 항우울제를 복용하는 것을 꺼린다. 그러나 연구에 의하면 임신을 하면서 항우울제를 끊은 여성들은 병이 재발할 가능성이 높다. 2006년 연구에 의하면 우울증 병력이 있는 201명 임신부를 추적 관찰하였는데 지속적으로 약물을 복용한 여성들은 4분의 1만이 임신 중 우울증을 앓았지만 복용을 중단한 여성들은 3분의 2이상 병이 재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울증의 치료


임신 중 우울증 치료는 주위의 도움을 구하는 것에서 시작하여야 한다. 임신부가 먼저 도움의 청하여야 하며, 가족이나 주위 사람들의 정신적인 지지가 필요하다. 전문가와 반드시 상담해서 필요하면 항우울제를 복용해야 한다. 가장 흔한 것은 임신 자체에 대한 불안감인데 이것은 임신부 스스로 해결할 수 있다. ‘태아가 건강할까, 유산이 되면 어쩌지, 아기 낳을 때 얼마나 아플까, 출산 후 합병증이 생기면....’ 특히 초산부는 이런 걱정과 두려움으로 불안해한다. 그러나 이러한 불안은 불확실성에서 오는 불안이 대부분이므로 임신출산책을 보거나 몇 번의 강좌만 들어도 도움이 된다. 특히 임신에 대한 임신부의 시각이 중요하다. 평소에 바깥활동이 많았던 임신부는 임신이 더 갑갑하게 느껴질 수 있다. 따라서 활발한 성격이라면 임신 중에 집에만 있는 것보다 되도록 산책을 하거나 가벼운 나들이를 하는 것이 좋다. 연구에 의하면 임신을 기뻐한 임신부보다 걱정한 임신부가 훨씬 더 입덧이 심하다고 한다. 임신 중 입덧은 태반에서 분비되는 임신성 호르몬 때문에 나타나는데, ‘융모성 성선호르몬’이 증가하면 입덧이 심해진다. 쌍둥이 임신으로 태반이 크거나, 태반조직이 비정상적으로 증식하는 포상기태가 있는 임신부에게서 입덧이 더욱 심해지는 것도 이 때문이다. 언니들의 힘든 임신과 분만 때문에 임신에 대한 부정적인 기억을 가지고 있는 동생이 더 입덧을 많이 한다는 연구도 있다. 또한 임신부의 엄마가 과거에 임신에 대한 부정적인 말을 많이 하였던 경우 그 말이 기억에 남아 입덧이라는 거부반응으로 나타나는 경우고 있다고 한다. 따라서 입덧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야 하고 그러다 보면 입덧도 한결 줄어든다.

 

반면, 스스로 해결할 수 없는 스트레스 요인들은 가족과 사회적 지지가 필요한 부분이다. 서호석 교수가 임신부 400여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의하면 우울증의 원인은 남편과의 불화 28%, 직장 내 스트레스 18%, 시댁과의 갈등 13%로 나타났다. 이는 남편을 비롯한 가족, 그리고 사회가 조금 더 관심을 갖고 문제해결 나서면 임신부 스트레스의 상당 부분이 풀릴 수 있다는 것을 뜻한다.

심리요법이 필요할 때도 있다. 2003년 스피넬리는 최초로 임신부에 대한 대인관계 치료를 통하여 효과를 보았다. 대인관계 치료를 받은 임신부와 부모교육만 받은 임신부들를 비교한 결과 대인관계 치료를 받은 임신부들의 60%가 우울증이 치료된 반면에 부모교육만을 받은 임신부들은 15%만이 우울증에서 치료됐다. 스피넬리는 이런 대인관계 치료를 통하여 임신이 여성의 자아형성에 있어서 모성이라는 새로운 역할을 받아들일 수 있게 한다. 임신 중 우울증은 호르몬 변화에 의한 보편적인 현상은 아니다. 엄마와 아기의 평생 건강을 위해서 전문가의 도움이 반드시 필요하다.

평등과 공동의 부를 가르치는 것이 교육

$
0
0

 1111.jpg

 

지금의 교육은 개인을 단위로 이루어지고 있다.
자신이 출세하기 위해서 열심히 공부하는 것일 뿐
다른 이유들은 명목에 불과하다.
따라서 어떤 제도를 도입해도 사교육을 잡을 방법이 없다.
개인의 신분상승 욕구를 꺾을 방법이
민주주의와 시장경제하에서 가능하겠는가.
....(중략)...
우리는 원자화 혹은 파편화되어 있고,
이것은 교육을 통하지 않고는
원상회복될 가능성이 적다.
따라서 앞으로의 교육의 목적은
신분상승이 아니라
원자화를 막는 것이어야 한다.
....(중략)....
나는 이런 결과주의나 총합주의에서 벗어나
평등과 공동의 부를 가르치는 것이 교육이라고 생각한다.
평등과 공동의 부는 가르치지 않으면
사회에 뿌리를 내릴 수 없다.
현대와 같은 개인주의, 시장주의 그리고 공리주의가
지배하는 사회에서는 더더욱 그렇다.
애덤 스미스의 주장처럼
균형을 잡아주지 않으면 안 된다.
개인적인 이익에 앞서 공동의 부를 형성해야 한다는 것,
그리고 평등이 보장되어야 자유가 생겨나며,
평등은 제도에 의해 마련되어야 한다는 것이
교육이 아니라면 퍼져나갈 가능성은 높아 보이지 않는다.
교육은 신분 상승의 기회가 아니라,
모두가 좀더 좋은 삶을 살기 위해서
평등과 공동의 부가 필요하다는 것을
체험하게 하는 토대가 되어야 한다.
 
- <행복 스트레스>중 (탁석산 지음, 창비 펴냄)-
 
탁석산씨가 말한 것처럼
한국 사회는 개인주의, 시장주의, 공리주의가
만연한 사회입니다.

세월호 참사도 이런 사회 분위기를 반영합니다.

승객들의 안전을 마지막까지 챙겨야 할
선장과 승무원들은

자신들의 안위를 위해

제일 먼저 탈출을 시도했습니다.

보다 많은 이익만을 추구하던 청해진해운은
직원들에게 안전교육은 거의 실시하지 않고
불법으로 배를 증축하고
화물을 과다로 적재하고
결박을 소홀히 했습니다.
선장과 승무원도 계약직으로 고용했습니다.  

개인주의와 시장주의가 판치는
세상에서는 언제든 이런 사고가
일어날 수 있습니다.

이번 참사를 통해 우리 사회는
재난관리시스템은 물론 교육 시스템까지
전반적으로 성찰해봐야 합니다.

 

어른이 어른답지 않은 사회,

선장이 선장답지 않은 사회,
공무원이 공무원답지 않은 사회,
언론이 언론답지 않은 사회...

어떻게 이런 사회가 만들어졌는지
전반적인 사회 시스템을 살펴봐야 합니다.

그리고 그 사회 시스템의 핵심인
교육 시스템에 대해서도 성찰해야 합니다. 

탁석산씨의 말대로
교육은 신분 상승의 기회가 아니라,
모두가 좀더 좋은 삶을 살기 위해서
평등과 공동의 부가 필요하다는 것을

배우는 체험을 제공해야 합니다.

 

학교와 가정에서 이뤄지는 교육의 내용이

`나 혼자 잘 살면 된다' `돈이 최고다'가 아닌

더불어 함께 살아가는 것이 왜 중요한 지,

자신의 책무를 다하는 사람이 왜 멋진 지

가르칠 수 있어야 합니다.

 

선아생각 anmadang@hani.co.kr

세월호 사건에 대하여 아이들에게 어떻게 말해주어야 하나?

$
0
0
05029009_P_0.JPG» 한겨레 사진 자료 

세월호 사건이 일어난 지도 벌써 열흘이 더 지났습니다. 계속되는 실망스러운 소식들 때문에 전국민이 우울증에 걸릴 지도 모른다는 전문가다운 걱정도 해봅니다. 오늘은 부모로서 아이들에게 이 사건에 대해 어떻게 대처할 수 있는지 함께 생각해 보겠습니다. 

대한소아청소년정신의학회에서는 이 문제에 대해 몇 가지 대처방안을 내놓았습니다. 제 방식대로 풀어서 먼저 간략하게 말씀드리는 것으로 시작하겠습니다. 

첫째, 자녀와 이 사건에 대해서 대화하십시오. 
어린 아이들도 이 사건에 대해서 어느 정도 알고 있습니다. 부모가 느끼고 생각하게 된 부분에 대해서 아이와 솔직하게 대화를 나누어보는 것은 산교육이 될 수 있습니다. 지레 부모가 아이가 불안해할까 봐, 혹은 세상에 대해서 부정적인 생각을 갖게 하는 것을 걱정하여 숨기거나 대화를 회피한다면, 아이들은 이런 세상의 나쁜 일들에 대해서 회피하고 생각하는 힘을 갖지 못하게 될 것입니다.

둘째, 알기 쉽게 사건에 대해 설명을 해 주되, 아이가 모든 것을 다 알 필요는 없습니다.
사건을 왜곡하지 않는 범위내에서 아이가 알아들을 수 있는 용어와 방식으로 아이에게 설명해주면 좋습니다. 아이에게 모든 것을 다 이해시킬 필요는 없습니다. 만약 아이가 재차 묻고 또 묻는다면 이는 아이가 이 사건을 잘 소화하지 못했다고도 볼 수 있으니, 나무라지 마시고 차분하게 이해한대로 설명해주십시요. 

셋째, 아이들의 사건에 대한 생각과 감정은 각자 다르므로 이를 제대로 알고 다루어 주십시오.
아이가 이 사건을 어떻게 알고 있는지, 잘못 알고 있지는 않은지 부모가 알아보시면 좋습니다. 또한 아이가 느끼는 감정에 대해서도 물어보면 좋습니다. 걱정을 하는지 두려워하는지, 아이에게 들어보고 함께 감정에 대해서 이야기하면 좋습니다. 감정은 솔직하게 표현해도 되는 것이며 그런 태도가 좋은 것임을 알려주세요. 그리고 함께 힘을 합쳐 이겨나갈 수 있음을 아이에게도 전달하면 좋겠어요.

넷째, 부모 자신이 사건에 대해 어떻게 느끼고 있는지 그리고 어떻게 대처하는지를 설명해주고 자녀에게 보여주십시오. 
부모가 이 사건에 대한 자신의 감정을 아이와 솔직하게 나누는 것도 좋은 교육이 될 것입니다. 또한 부모가 어떻게 대처하고 행동하는 지를 아이에게 보여주고, 그렇게 하는 이유를 설명하는 것도 좋겠지요. 그러나, 만약 부모가 자신의 감정에 압도되어 무너지는 모습을 보이게 된다면 아이에게도 아픈 기억이 될 것입니다.

다섯째, 자녀의 사건과 관련된 언론 노출을 최소화하고 부모가 지도감독 하십시오.
자녀가 TV, 라디오, 신문, 인터넷 등 다양한 미디어에 반복해서 노출되지 않도록 하십시오. 여과없이 사고 장면을 자주 접하는 것은 자칫 예민한 아이들의 불안을 자극할 수 있습니다. 자녀가 미디어를 보는 경우, 부모도 함께 보며 아이의 반응을 살피고 적절히 수위를 조절해 주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여섯째, 자녀의 행동에 대해 걱정이 되거나 자녀가 사건에 대해 잘 대처하지 못한다고 생각이 들면 정신건강 전문가와 상담하십시오. 
불안이나 우울, 두려움 등은 내면화 문제라고 해서 겉으로는 잘 드러나지 않습니다. 이전부터 예민하고 다소 우울감이 있던 아이들이 또래 다수의 죽음을 접하는 경우 증상이 악화될 수도 있습니다. 아이가 정서적 문제나 수면 문제, 행동의 급격한 변화, 신체적 불편감 등의 증상을 보이게 되면 정신건강 전문가와 상의하는 것이 좋습니다. 학교에는 위센터(Wee Center)에 상담선생님이 보통 있으며 동네의 정신건강증진센터 등에 문의할 수도 있습니다.

이런 사건에 제일 민감하게 반응하는 아이들은 예민한 기질의 아이들입니다. 이들은 다른 사람의 고통과 아픔에 쉽게 공감하므로 더 빨리 더 많이 아파하게 됩니다. 어른들의 경우라면 직접 현장으로 달려가서 자원봉사도 하고 성금도 보내는 등 인도적인 활동을 통해 자신의 불안을 해소하고 치유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아이들은 마땅한 방법을 알지 못하고 혼자 걱정하고 미안해할 수 있습니다. 이럴 때 부모로서 아이의 감정을 물어봐주고, 함께 추모식에 참석하거나 봉사활동을 하는 등 건설적인 방법을 통해 아동의 불안을 해소해줄 수 있습니다.

부산하고 산만한 아이, 다소 혼자 노는 기질의 아이들은 이런 사건에 별 관심을 보이지 않을 수 있습니다. 다소 엉뚱하게 이해하고는 '왠 호들갑이야?'하는 시큰둥한 반응을 보일 수도 있습니다. 이런 반응은 주위 사람들로부터 매정한 녀석이라는 비난을 살 우려가 있습니다. 이런 아이들의 부모라면 아이에게 이 사건의 내용에 대해 요령있게 설명하고, 적절한 감정 반응을 부모가 먼저 보여주는 것이 좋겠습니다. "저 아이 부모라면 얼마나 마음이 아프겠니? 그러니까 네가 수학여행을 못 가게 되었다고 해서 너무 분을 내는 것은 별로 좋아보이지 않는구나!"라고 말해줄 수 있겠어요. 

그리고 또 한 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점이 있습니다. 이번 사건을 통해 자칫 '어른들 말을 잘 듣는 착한 학생'이 피해를 보는 역설적인 현상이 공공연한 교훈으로 회자되는 것을 경계해야 하겠습니다. 선장이나 교사 등의 어른들이 아이들의 안전을 책임지지 않았던 부도덕한 모습은 정말 위험한 선례가 될 수 있습니다. 어른들은 이런 무책임한 일들을 아이들에게 사과하고 반성하는 모습을 가져야 하겠습니다. 또한 잘못된 관행을 과감하게 고쳐나가는 모습을 보임으로써 아이들에게 어른으로서의 권위를 회복해야 하겠습니다.  

우리 아이들의 밝은 미래, 안전한 내일을 위해서 이번 사건이 '작은 밀알'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세심한 사후조치와 노력이 지금 행해져야 하겠습니다!
 

일찍 찾아온 각결막염, 손 잘 씻는 게 예방 지름길

$
0
0
00503469201_20140507.JPG» 한여름 눈 질환이었던 각결막염은 요즘엔 4월 말부터 환자가 늘기 시작한다. 예방을 위해선 무엇보다 손을 잘 씻는 게 중요하다.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건강] 유행성 눈질환 증가세

여름철 앞서 봄부터 조심해야
아데노바이러스가 주된 원인

눈곱 많이 끼고 빨갛게 눈 충혈
손가락 사이까지 꼼꼼히 씻고
눈 비비거나 만지는 습관 금물

한여름부터 초가을인 8~9월에 가장 많이 발생하는 유행성 각결막염 환자가 최근 증가 추세다. 지난달 20~26일 주 기준 유행성 각결막염 환자는 표본 감시 의료기관의 외래환자 1천명에 13.9명꼴이다.

최근 10년 동안의 자료를 보면 대체로 4월 말부터 환자가 늘어나 한여름에는 외래환자 1천명에 70여명꼴로 증가한다. 봄철부터 각결막염에 걸리지 않도록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각결막염 환자들을 진료하는 안과 의사들과 보건당국은 예방의 첫걸음은 무엇보다도 손을 잘 씻는 것이며, 눈을 만지거나 비비지 않아야 한다고 지적한다. 미세먼지가 많은 날에는 콘택트렌즈 대신 안경을 쓰면 각결막염에 걸릴 가능성이 줄어든다고 한다.

유행성 각결막염은 여름철 질환? No!

유행성 각결막염은 아데노바이러스가 원인이다. 이 바이러스가 안구의 표면인 각막과 결막에 여러 증상을 일으킨다. 주요 증상은 눈곱이 많아지고 눈이 빨갛게 충혈되는 것이다. 안구에서 통증이 느껴지며, 눈에 뭔가가 들어 있는 느낌인 이물감이 있다. 유행성 각결막염은 기온이 높을 때 잘 생겨 그동안 여름철에 유행하는 대표적인 눈 질환으로 알려져 왔다. 수영장 등에서 감염된다고 알려져 있기도 했다. 하지만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다. 질병관리본부의 자료를 보면 지난 1월 말에도 외래환자 1천명당 유행성 각결막염 환자가 30명에 이르렀다. 3월에는 줄었는데 다시 증가세라고 한다. 특히 올해는 봄철 기온이 일찍부터 올라 봄철 환자 발생이 많아지리라는 예측이 있다.

드물게 각막에 합병증 남을 수 있어

유행성 각결막염은 대부분 1~2주일이 지나면 호전된다. 하지만 드물게 각막에 궤양이 생기거나 각막이 혼탁해지는 합병증이 생길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유행성 각결막염의 치료는 바이러스를 죽일 수는 없어 증상을 줄이는 치료를 한다. 바이러스 감염에 이어 나타날 수 있는 세균 감염을 막으려고 약을 쓸 수도 있다. 각막 상피 아래층에 혼탁이 생기면 스테로이드 계통의 약이 필요할 수 있다. 유행성 각결막염과 비슷한 증상을 일으키는 질환도 많은데, 알레르기성 결막염과 자극성 각결막염이 대표적이다. 알레르기성 결막염은 꽃가루나 동물의 털, 집먼지 진드기, 곰팡이 등이 원인인데 이에 노출되지 않으면 증상이 없어지며 예방도 가능하다. 자극성 각결막염은 외부 물질이 각막이나 결막에 자극을 일으켜 생기는 것으로, 요즘에는 미세먼지나 황사에 든 각종 중금속 성분이 문제가 될 수 있다.

손 씻기만 잘해도 70% 넘게 예방

세균이나 바이러스가 원인인 감염병 예방의 첫걸음은 손 씻기다. 다른 사람이나 물건과 가장 접촉이 많은 손을 통해 바이러스와 세균이 잘 전파되기 때문이다. 세계보건기구(WHO)의 자료를 보면 감염성 질환의 70%는 손을 통해 옮겨진다고 한다. 손만 잘 씻어도 유행성 각결막염은 물론 감기·식중독 등 감염성 질환을 예방할 수 있다. 손을 씻을 때에는 물로 대충 씻지 말고 비누 등을 써서 손바닥과 손등·손가락 사이까지 꼼꼼하게 씻어야 한다. 손은 외출에서 돌아온 뒤, 식사 전이나 요리하기 전, 컴퓨터를 사용한 뒤에도 씻어야 한다. 쓰레기와 같은 오물을 만진 뒤나 렌즈를 끼기 전, 코를 풀거나 재채기를 했을 때, 아기 기저귀를 만진 뒤에도 씻는 것이 좋다.

눈을 비비거나 만지지 않는 습관도 필수다. 손에 아데노바이러스가 묻었다고 해도 눈에 닿지 않으면 감염이 되지 않는다. 습관적으로 눈이나 코, 입을 자주 비비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각종 바이러스와 세균에 더 쉽게 감염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아울러 미세먼지와 황사가 심한 날에는 콘택트렌즈보다 안경을 쓰는 것이 각결막염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

김양중 의료전문기자 himtrain@hani.co.kr
도움말: 질병관리본부, 서정원 한림대학교 동탄성심병원 안과 교수

(한겨레 신문 2014년 5월 7일자)

“한 발짝 물러서 아이 스스로 해결하는 힘 키워줘야”

$
0
0

CHRISTINE-GROSSLOH-large570.jpg» 미국 이민자였던 한국인 부모 밑에서 성장한 크리스틴 그로스-노는 엄격한 한국식 교육과 자유로운 미국식 문화를 동시에 경험했다. 그로스-노는 유대계 미국인 남편을 만나 미국과 일본을 오가며 네 남매(13살, 11살, 7살, 4살)를 키우고 세계 18개국의 양육법을 비교분석하면서 양육 전문가가 됐다. 그로스-노가 자녀들과 함께 활짝 웃고 있다. 부키 제공

 

육아 멘토를 찾아서 ④ 양육 전문가 크리스틴 그로스-노

올해 8월 출산 예정인 임신부 김지혜(34·서울 연희동)씨는 곧 태어날 아이를 어떻게 키울까를 고민하면서 육아서를 틈틈이 읽는다. 책을 읽으면서 김씨는 아이를 재우는 법조차 다양한 견해가 있다는 사실에 놀랐다. 어떤 책에서는 “아이가 울더라도 혼자 자는 법을 가르쳐야 한다”고 했고, 어떤 책에서는 “아이는 엄마와 함께 자는 것이 좋다”고 했다. 김씨는 “결국 내가 선택할 문제지만 전문가들의 상반된 주장 속에서 혼란스럽다”고 말했다.

올바른 양육법에 대한 부모들의 혼란과 갈등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인터넷이 발달하고 다른 나라와의 교류가 늘면서 최근 국내에는 ‘프랑스 육아’ ‘스칸디나비아 육아’ 등 다양한 나라의 육아법이 소개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어느 한 나라의 양육법이 아닌 세계 18개국의 양육법을 비교·분석하고, 실제로 자신이 미국과 일본을 오가며 다양한 문화 속에서 네 자매를 키워본 경험담을 펴내 주목받고 있는 사람이 있다. 바로 <세상의 엄마들이 가르쳐준 것들>(부키 펴냄·작은 사진)을 펴낸 재미 동포 2세 크리스틴 그로스-노 박사다.

그로스-노는 하버드대에서 동아시아 역사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고, 현재 <뉴스위크> <허핑턴 포스트> 등 미국 언론에서 양육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다. <한겨레>는 최근 그로스-노와 이메일 인터뷰를 진행했다. 인터뷰 내용을 바탕으로 그가 세계 여러 나라의 양육법에 대한 조사를 통해 얻은 지혜는 무엇이고, 한국 부모들이 다른 나라의 양육법으로부터 어떤 영감을 얻을 수 있는지 정리했다.

 

세계 18개국 양육법 비교 분석
네자매 키운 재미동포 2세 조언

미국에선 아이 혼자 재우지만
일본·스웨덴은 곁잠을 중요시
육아는 문화적 산물…정답 없어
아이 행동 지나친 통제 삼가고
사회적 구조에도 관심 가져야

 

나라마다 육아방식 차이 커

 

“최근 미국에서도 프랑스 육아법에 대한 관심이 높았어요. 한국에서도 여러 나라의 양육법이 소개되고 있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그런데 다른 나라의 양육법을 무조건 좋다 나쁘다 평가하기보다, 왜 그들이 그런 육아 방식을 택했는지 이해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왜냐하면 육아는 문화이고, 양육법에는 정답이 없기 때문이죠.”

그로스-노는 분명한 어조로 말했다. 한국인 부모 밑에서 컸고, 미국과 일본을 오가며 네 남매를 키운 그는 “육아엔 정답이 없다”는 걸 몸소 깨달은 당사자이다.

미국에서 살 때 그는 아이를 혼자 재우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미국 부모들은 아이가 매일 일정한 시간에 자야 한다고 생각하고, 잠자기 전 목욕이나 책 읽어주기 등 수면 의식을 제대로 해주는 것을 중시했다. 그런데 일본에 가 아이를 키우면서 그는 일본인들이 아이를 재우는 법을 보고 미국 방식이 꼭 정답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일본인들은 아이를 어디든지 데려가고, 어디서든 재웠다. 특별히 수면 의식 같은 것도 없었다. 부모는 아이와 함께 잤고, 아이를 위한 방도 따로 마련하지 않았다. 그로스-노는 “일본이나 스웨덴에선 부모가 아이들과 함께 잠자는 것을 중시했다”며 “그들은 곁잠을 자야만 아이가 안정감을 느끼고, 나중에 그것이 아이가 독립된 인간으로서 크는 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다”고 전했다.

그는 또 “덴마크 등 스칸디나비아 국가에서는 추운 겨울에도 실외에서 아이를 낮잠 재우는 것이 관습”이라며 “이들 국가에서는 아이들이 되도록 많은 시간을 바깥에서 보내며 맑은 공기를 마시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이처럼 아이를 올바르게 재우는 법만 해도 나라마다 다르다. 이외에도 아이들의 식습관 잡는 법을 비롯해 장난감을 사주는 방식, 아이와의 대화법, 적당한 아이 놀이 시간 등에서도 나라마다 차이가 있었다. 그로스-노는 “육아 방법은 사회문화적 배경, 지역적 영향, 그리고 다른 여러 요소들에 의해 정해진다는 것을 부모들이 자각해야 한다”며 “왜 자신이 특정한 방식으로 아이를 키우는지 이유를 알게 되면, 스스로 불만족스러운 육아 방식을 어떻게 바꿀지도 결정할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한국과 미국 양육법 닮은꼴

 

그는 최근 한국 사회에서 주목하고 있는 스칸디나비아식 양육법에 대해 “장점이 많지만, 현재 한국이나 미국 상황에 적합한지는 다시 한번 생각해봐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왜냐하면 스칸디나비아식 양육법은 일과 생활의 균형, 요람에서 대학까지의 무상교육 지원, 충분한 양육 휴가 등 부모를 도와주는 훌륭한 사회적 시스템이 있어 가능하기 때문이다. 경쟁이 심하고 부모를 돕는 사회적 시스템이 취약한 미국·한국에서 스칸디나비아식 양육법을 무작정 따라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스칸디나비아 양육법의 좋은 점을 참고하되, 아이들이 어디에 살고 어떤 종류의 성인기를 맞으며, 성인기를 대비해 어떤 기술을 습득해야 하는지까지 고려해야 한다고 그는 설명했다.

 

그로스-노는 “미국과 한국의 육아 방식은 매우 흡사하다”고 설명했다. 미국과 한국 엄마들은 아이들의 행동을 매우 계획적으로 통제하고, 아이에 대한 칭찬을 많이 하려고 노력한다. 부모는 아이의 발달에 맞는 장난감과 책을 찾아다니고, 아이들의 교우 관계와 다툼까지도 부모가 해결하려 든다. 많은 부모들은 아이의 대학 진학을 위해 아이들의 과외활동과 봉사활동을 신중하게 선택해 아이의 이력서를 현란하게 채워주기 급급하다. 그로스-노는 이 지점에서 왜 미국과 한국 부모들이 자신의 모든 것을 던져서 아이들의 미래를 통제하려고 하는지 자문해보라고 권했다. 그는 “부모가 아이를 통제하려는 이유는 한국과 미국 사회가 좋은 학교에 들어가기 너무 힘들고, 취업하기가 너무 힘든 사회적 구조 때문”이라며 “한국 부모들이 이제는 그런 문제를 고민하고 사회적 변화를 시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양육법을 조사하면서 제게도 큰 변화가 생겼어요. 부모인 내가 아이들에게 완벽한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는 생각을 그만두게 됐지요.”

그로스-노는 이제는 아이가 학교에서 나쁜 성적을 받아도, 친구와 싸워도, 아이가 원하는 것을 다 해주지 못해도 과거만큼 아이를 지나치게 걱정하거나 부모로서 죄책감을 느끼지 않는다. 오히려 그런 경험들이 아이를 끈기있게 만들고, 아이의 타고난 성격을 발전시키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 믿게 됐다. 왜냐하면 어느 한 나라가 아닌 세계 다양한 나라의 부모들이 공통적으로 아이에게 많은 것을 주고 아이를 대신해 부모가 무엇을 해주는 것이 오히려 아이가 자신의 일을 스스로 해결하는 힘을 약화시킨다고 말해주었기 때문이다.

 

그로스-노는 “좋은 양육이란 아이에게 많은 것을 해주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아이에게 관여하고 어디에 초점을 맞추는가가 결정한다”고 단언했다. 따라서 그는 아이들이 타인에게 관심을 갖도록 부모가 일깨워주고, 아이가 스스로 자신의 일을 해결할 힘을 키워주고, 공동체를 생각하는 마음을 가르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한국 부모들이 아이들의 교육에 대해 지대한 관심을 가지는 것은 멋진 일이고, 그것이 한국 양육법의 힘”이라면서도 “아이를 좋은 학교에 보내기 위해 고심하는 만큼 아이들이 스스로의 삶을 개척할 수 있도록 한 발짝 물러서 주는 것도 중요함을 다른 나라의 양육법으로부터 배웠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양선아 기자 anmadang@hani.co.kr


가슴이 나왔어요. 성조숙증인가요?(1)

$
0
0
 04342876_P_0.JPG» 한겨레 사진 자료

가슴이 나왔다고 생각되면 항상 병원에 가봐야 할까? 한 쪽 가슴만 나온 경우라면? 병원에 가보자니 너무 요란을 떠는 것 같기도 하고 안 가보자니 요즘 그렇게 많다는 성조숙은 아닐까 염려가 돼서 고민스러울 때가 있습니다. 주위에 우리 아이 또래 중에 비슷한 경우들이 있는지 찾아보면 비슷한 경우가 그리 없지도 않아서 요즘 아이들은 엄마들이 어렸던 시절보다 뭐든 빠른 경향이 있지 싶어 좀 더 두고 보자 마음먹기도 하지만 그 역시 불안하기는 마찬가지입니다.

굳이 병원을 방문하지 않아도 유방이 나오기 시작한 것을 엄마가 확인할 수도 있습니다. 그냥 보기만 하는 것보다 만져서 확인을 해야 합니다. 그런데 많은 엄마들이 아이의 가슴을 만져보고도 그것이 유방이 나오는 것인지를 확실히 알지 못하는 경우가 꽤 있습니다. 물론 엄마도 아이의 가슴을 만져서 확인해보는 것이 처음 시도하는 것이므로 판단이 잘 서지 않을 수 있습니다. 더구나 살이 찐 경우에는 살인지 유방인지를 구별하는 것이 더 어려워 질 수 있습니다. 

유방이 나올 때 양측이 같이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진짜 가슴이 나오는게 아니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가슴 양측이 항상 동시에 같은 정도로 나오는 것은 아닙니다. 초반에는 한쪽 가슴만 나온 것으로 인식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아이가 가슴이 나올 때 아프다고 하는 경우도 있고,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어 통증의 유무가 진짜 유방인지 아닌지를 판단하는 근거로 충분하지 않습니다. 아이들은 가슴이 나올 때 그저 “이상해”, “간지러워” 등으로 표현하거나 아무 느낌이 없을 수도 있습니다. 

간혹 가슴이 나왔다가 들어갔다가 하는 것처럼 보여 질 때도 있습니다. 이것은 관찰하는 사람의 판단이 주관적일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드문 경우에는 성조숙증을 유발하는 원인 중에 이러한 현상을 초래하는 경우도 있어 분명히 가슴이 있었는데 이후 없어졌다 하면 지속적으로 관찰할 필요가 있습니다.

만약 엄마가 아이의 가슴이 나온 것인지 아닌지 판단이 잘 서지 않는 경우라면 진찰을 받아보는 것이 제일 좋습니다. 정확한 진찰을 통해 성조숙증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해소하시기 바랍니다. 만약 유방이 나오기 시작한 것이 맞다면, 연령과 다른 몇 가지 요소들을 고려해 정상적인 변화인지 아니면 성조숙증을 의심하여 검사를 진행하게 될지를 결정하게 됩니다. 따라서 성조숙증을 염두에 두고 너무 앞서 걱정을 하기 보다는 우선 가슴이 나온 것이 맞는지를 확실히 확인하는 것이 우려를 종식시킬 수 도 있고 혹여 성조숙증이 맞다면 치료를 늦추지 않는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우리 순둥이가 유사자폐라니...

$
0
0
 04088411_P_0.JPG» 한겨레 사진 자료


"큰 아들은 백일 넘어서까지 거의 안겨서만 잠을 자는 까다로운 아이였습니다. 5개월 지나서야 서서히 수면 시간이 안정적이 되었습니다. 세 살 터울로 딸아이, 희진이를 낳았습니다. 아들에 비해 딸은 첫돌까지 그저 “순둥이” 였습니다. 스윙에 앉혀서 우유를 주면 조용히 먹고, 전동 장치 덕분에 스윙 위에서 낮잠도 잘 자고 보채는 일이 거의 없었습니다. 그래서 친정엄마 도움 없이 두 돌까지 저 혼자서 육아를 감당해 냈습니다. 
희진이가 26개월 지나서 아무 걱정 없이 어린이집에 보내기로 결정했고, 저는 IT 분야 전문직에 무사히 복귀하였습니다. 겨우 2개월 정도 지났는데, 원장님께서 아이가 좀 이상해 보인다고 전문 진단을 권유하셨습니다. 검사 결과가 너무 뜻밖이어서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더군요...! 순둥이 희진이가 "유사자폐"판정을 받았습니다. - 진단 직후 저는 직장을 접었고, 다시 전업주부로서 양육에 전념하고 있습니다." 


어린이집의 현장 보고에서도 희진이의 조용함은 두드러집니다.  
엄마 표현대로 아이가 너무 순해서 적응기 없이 곧 바로 종일반이 가능했고, 영아반 담당선생님은 희진이가 전혀 보채지를 않아서 손이 덜 가는 편이라고 칭찬까지 했습니다. 또래에 비해 말수도 적고, 아장아장 걸어 다니면서 이것저것 만지고 말썽부리는 일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아이는 새로운 환경에 전혀 호기심을 보이지 않았고, 6주가 지나도 혼자 누워있기를 좋아했습니다. 처음에는 발육이 늦다고만 여기다가, 교사들 사이 조금 이상한 생각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혼자 뒹굴뒹굴 놀다가, 심한 날은 겨우 앉아 밥을 먹고 다시 누워서 시간을 보냈습니다. 어느 날은 바닥에 앉는 것조차 힘들어하여 등받이 있는 식탁의자를 이용하거나, 선생님이 아예 무릎에 앉혀서 밥을 먹이곤 했습니다. 희진이는 바깥놀이나 산책을 나가면, 자주 넘어지고 조금 걷고 나면 주저 앉아버렸습니다. 어린이집의 생활 관찰에서 희진이의 움직임이 극단적으로 제한되어보여서, 원장 입장에서 엄마에게 전문 검사를 권유했던 것입니다.  

진단 후 약 20개월 만에 희진이의 상태가 아주 빠르게 좋아지고 있는데, 그 묘책은 아주 단순(!)해 보입니다. 영유아시기의 발달에서 놓쳐버린 것 중에서 중요한 부분을 희진이에게 조금씩 채워주고 있습니다. 매일 산책을 통해 아이는 부족한 부분을 조금씩 회복하는 중입니다. 처음에는 희진이가 움직이는 것 자체를 싫어하여 바깥 활동과 산책을 어려워했습니다. 그래도 원장님은 ‘희진이의 특별 프로젝트’라고 말하며 산책을 함께하며 그 길이를 점점 늘려가고 있습니다. 원장님의 추천에 따라 주말에도 가정에서 규칙적인 산책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또래와 비교하면 아직도 여러 면에서 느린 발달을 보이고 있지만, 차츰 상호 작용이 좋아지고 있습니다. 외마디라도 표현 회수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지금은 주변 사람들을 보며 웃기도 하고, 친구들 놀이에 끼어드는 적극성을 보이기도 합니다. 눈에 띄는 것은, 아이가 산책길에서 예전처럼 자주 넘어지지도 않고, 즐거워합니다. 바깥 활동에서 희진이의 “유사자폐증”은 거의 극복된 것처럼 보입니다.    

심리학과 의학에서 "유사자폐"라고 불리는 증상이 급증하고 있지만 이제는 교육학적으로 새롭게 바라볼 필요가 있습니다. 유사자폐는 표현 그대로 아이가 세상에 대하여 스스로를 닫아버린 상태입니다. 그렇다면 영유아기의 발달과정에서 세상과의 관계 맺음을 이루지 못하고 내면을 닫아버린 이유가 무엇일까요? 

아이마다 다소간의 차이가 있겠지만, 유사자폐증으로 발전되기까지 영아기의 양육이 두 가지 측면에서 문제될 때가 많습니다. 즉, 생후 1-2년간 주 양육자와의 불안정한 애착형성과 동적 움직임의 결핍입니다. 게다가 일상 생황에서 움직임의 기회가 불충분하면, 결과적으로 언어발달의 부진으로 이어집니다. 

희진이의 사례에서 생후 1년간의 양육과정을 눈여겨보아야 합니다. 신생아 때 오빠보다 훨씬 순해서 돌봄이 수월했던 것이, 세상과의 상호작용을 자주 놓치게 만든 것입니다. 예시적으로 바쁠 때마다 전동 스윙에 자주 앉혀놓고 젖병만 물려준 것, 우유 먹고 낮잠까지 푹 자고 일어나도 혼자 있게 내버려둔 점 등이 순둥이였기 때문에 주변 어른들이 믿고 혼자 내버려 둔 것이 문제의 발단입니다. 사소해 보이는 이런 것들이 신생아 시기의 안정적인 애착 형성과 신체 발달을 위해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하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해 영유아기의 발달은 아이 혼자 조용한 상태에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주변 어른들의 충분한 본보기가 필요합니다. 환경의 자극을 받지 못하면, 신체발달을 위한 기초 감각들 (특히 움직임과 균형 잡기 능력) 역시 충분하게 깨어나지 못합니다. 

결론적으로 생후 3년간의 발달에서 가장 결정적인 것은 일상의 움직임입니다. 그 기회가 제한적이면, 아이에게 다양한 어려움이 생겨납니다. 움직임이 언어발달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는 것과 같이, 뇌의 인지작용을 위해서도 이것은 지능발달의 자극제 역할을 합니다. 더욱이 아이는 자신의 움직임을 통해 몸의 균형을 지각하게 됩니다. 움직일 때 불균형 상태가 있어야 몸의 균형 잡기가 훈련되므로, 걷기와 놀이에서 소위 '방해물'을 자주 경험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예를 들어 평지 뿐 아니라 울퉁불퉁한 길을 걷는 것은 움직임의 발달과 균형 감각의 발달을 위해 효과적입니다. 아이는 균형을 안정적으로 취하기 위해, 집중력을 발휘하며 몸을 조절하고 상황 대처를 하기 때문입니다. 이것을 통해 내적 자신감이 길러지고, 자기 확신과 독립심이 늘어납니다.  



Q.어쩌지요? 32개월 남아입니다. 아이는 거의 말을 못하고, 의미 없는 소리를 내면서 뛰어다니거나 공격적입니다. 아파트 놀이터에 나가도 다른 아이들과 어울려 놀이형성을 못합니다. 사실 남편도 유아기에 말이 느렸다고 시어머님이 알려주셔서 별로 걱정 안하다가, 아이 상태가 심상치 않아서 지난주 검사를 받았습니다. "자폐 스펙트럼"에 들어있다고 하네요. 검사결과를 알려주면서 언어치료를 추천받았는데, 비용도 만만치 않고 거리도 멀어서 걱정입니다. 언어치료 대신 집근처에 있는 놀이치료나 미술치료실을 다녀도 좋을까요?

A."자폐 스펙트럼"이라 해도 꼭 치료가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언어치료가 언어촉진을 보장하는 것은 아닙니다. 영유아기의 언어 습득은 일상생활에서 어른들이 말하는 것을 보고 듣는 것을 토대로 이루어집니다. 가정에서 이야기 들려주기를 규칙적으로 하시면 효과적입니다. 더 중요한 것은 아이에게 움직임의 기회를 많이 주셔야합니다. 가능하면 규칙적인 산책과 바깥놀이를 할 수 있도록 보살펴주시면, 그것이 유료 치료를 능가하는 효과를 가져 올 수 있습니다.  




휴대폰 요금 월 7만원 넘는다면…당신은 ‘호갱님’

$
0
0
00503566001_20140508.JPG

6만원대면 통화·문자·데이터 무제한 
이통3사, 새 요금제 앞다퉈 내놔
초기가입자들 대부분 무신경 방치

정기적으로 요금 갈아타는 게 정석
알뜰폰으로 바꾸면 요금이 절반
유심요금제는 3분의1로 줄어들어

언론사에 근무하는 30대 직장인 이아무개씨는 이동통신 요금 청구서를 받을 때마다 “요금이 너무 비싸다”고 투덜댄다. 실제로 이씨 요금청구서를 보면 10만원을 넘는 달도 많다. 이씨는 단말기 값이라도 아끼겠다며 스마트폰은 3년 전 것을 그냥 쓰고 있다. ‘호갱님’(호구 노릇하는 어리석은 고객)이다.

이동통신 업체들은 영업정지 명령을 받아 번갈아가며 영업 중단 및 재개를 반복하는 과정에서 월 6만여원에 음성통화·문자메시지·데이터통신을 무제한 이용할 수 있게 하는 요금제를 앞다퉈 내놨다. 이 요금제대로라면, 월 이동통신 요금을 에스케이텔레콤(SKT) 가입자는 6만7375원(이하 부가세 포함), 케이티는 6만7100원, 엘지유플러스는 6만7200원 이상을 낼 이유가 없다. 하지만 아직도 그 이상의 이동통신 요금을 내며, 요금이 너무 비싸다고 투덜대는 이들이 많다.

이통사들은 “대외비”라며 고객들의 월 요금 분포 자료를 공개하지 않는다. 다만, 이동통신 3사의 가입자당 평균 매출을 근거로 아직도 수백만명이 월 7만원 이상 내고 있을 것으로 추산한다. 대부분 한 업체 서비스를 꾸준히 이용하는 사람들이란다.

이통사들의 분석을 보면, 이동전화 초기 가입자 중에는 요금에 별 부담을 느끼지 않는 이들이 많다. 이들은 요금제를 비교해보는 것 자체를 매우 귀찮게 여긴다. 에스케이텔레콤의 한 임원은 “싼 요금제로 바꿔주겠다고 하면 그냥 놔두라고 한다. 신세기통신 시절의 커플요금제를 쓰는 가입자도 아직 3000여명이나 된다. 우리 쪽에서야 고마운 일이지만, 솔직히 이해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호갱은 회사 이름으로 가입해 직원들에게 나눠주는 기업 고객 중에도 많다. 총무팀 담당자가 정기적으로 싼 요금제로 바꿔줘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사용자도 회사에서 요금이 지급되니 요금에 신경쓰지 않는다.

“누군가가 월 이동통신 요금이 7만원 이상 나온다며 요금 부담이 크다고 한다면, 그는 게으름뱅이거나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것이다.” 한 이통사 관계자는 “이동통신 요금 청구서를 살펴 음성통화·문자메시지·데이터통신 요금을 합친 금액이 월평균 6만8000원을 넘거나, 약정할인·가족할인 등을 받은 뒤 실제로 내는 월 정액요금이 이보다 많을 때는 요금이 비싸다고 투덜대지 말고 고객센터를 방문해 줄 것”을 당부했다.

미래창조과학부의 통신요금 정책 담당자들의 말을 들어보면, 이통 3사 서비스 이용을 고집하면서 가계통신비 부담이 크다고 투덜대면 그 사람 역시 게으름뱅이거나 엄살을 피우는 것이다. 이통 3사의 통신망을 도맷값으로 빌려 이동통신 서비스를 제공하는 ‘알뜰폰’으로 옮겨타는 것만으로도 요금을 절반 수준으로 낮출 수 있기 때문이다. 이제 알뜰폰은 우체국과 편의점에서도 가입할 수 있다. 쓰던 전화번호를 그대로 사용하고 통신품질도 이통사 것과 똑같다.

특히 케이티가 지난달 27일 영업을 재개하면서 내놓은 ‘스펀지 플랜’과 알뜰폰 사업자들이 앞다퉈 내놓는 ‘유심 요금제’를 활용하면, 단말기를 싼값에 최신 모델로 바꾸면서 통신요금도 절약할 수 있다. 스펀지 플랜은 납부한 기본료 총액이 70만원을 넘으면 나머지 단말기 할부금을 면제해주는 것이다. 월 6만원짜리 요금제에 가입한 경우, 1년이 지난 뒤에는 위약금 없이 해지하거나 옮겨갈 수 있다는 얘기다.

케이티 이동통신망을 빌려 ‘헬로모바일’이란 브랜드의 이동통신 서비스를 제공하는 씨제이(CJ)헬로비전(www.cjhello.com)은 번호이동 고객이 케이티 가입 시절 쓰던 단말기를 가져와 사용하면 요금을 기존 요금제의 3분의 1 수준으로 낮춰주는 ‘조건 없는 유심 엘티이(LTE) 요금제’를 내놨다. 9900원짜리 유심을 사서 단말기에 꽂기만 하면 된다. 약정도 없다. 케이티 가입자가 스펀지 플랜을 이용해 스마트폰을 최신 모델로 바꾼 뒤, 1년쯤 후 헬로모바일의 무조건 유심 요금제로 바꾸면 ‘꿩 먹고 알 먹고’ 혜택을 볼 수 있는 셈이다.

미래창조과학부 김경만 통신경쟁정책과장은 “알뜰폰 사업자들이 앞다퉈 내놓고 있는 유심 요금제는 이통업체들의 보조금 경쟁으로 엄청나게 쏟아지는 중고 스마트폰을 재활용하고, 가계 통신비 부담도 덜어준다. 덩달아 보조금을 받아 단말기를 최신 모델로 바꾼 뒤 알뜰폰으로 도망가는 이용자들이 늘면, 이통사 쪽에서는 ‘죽 쒀서 남 주는 꼴’이라 보조금을 많이 쓸 필요가 없어지는 효과도 낸다. 유심 요금제가 활성화하도록 정책적으로 지원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김재섭 기자 jskim@hani.co.kr


(*한겨레 신문 2014년 5월 8일자)

행복한 우리 아이 사진 콘테스트

깜빡 놓친 월세 소득공제, 5월 놓치지 마세요

$
0
0
00503657901_20140509.JPG» 연말정산 때 빠뜨렸던 월세 등의 소득공제 신청을 5월 중 종합소득세 확정신고 기간에 할 수 있다. 월세 매물이 줄줄이 붙어 있는 수도권의 한 부동산중개업소. 뉴시스


지난해 번 소득에 대한 연말정산에서 월세 소득공제를 신청할 수 있는 대상인데도 미처 하지 못한 이들은 5월 중 종합소득세 확정신고 기간에 추가로 신청하면 뒤늦게라도 공제받는 게 가능하다. 부득이하게 확정신고도 못할 상황일 경우 3년 안에 경정청구를 하는 방법도 고려해볼 수 있다.

국세청은 “2013년 귀속 연말정산에서 월세소득공제 요건에 해당되나 신청하지 못한 근로자는 종합소득세 확정신고 기간인 5월 말까지 월세 소득공제 내용을 반영해 확정신고하면 공제를 받을 수 있다”고 8일 밝혔다.

2013년 소득에 대한 월세 공제 요건은 총급여 5000만원 이하의 무주택 세대주로 임차계약서의 주소지와 주민등록상 주소지가 동일해야 한다. 국민주택규모(전용면적 85㎡) 이하 거주라는 조건도 있다. 집주인에게 지급한 월세액의 50%를 소득공제 받을 수 있으며 한도는 300만원까지다. 월세임대차계약서 사본과 계좌이체 확인서나 통장 사본 등 월세 납입을 증명할 서류, 주민등록표 등본을 준비해 관할 세무서를 방문하거나 국세청 ‘홈텍스’ 사이트를 통해 신청할 수 있다.

이달말까지 종합소득세 확정신고 
총급여 5천만원 이하 무주택세대주 
300만원 한도 월세액 50% 공제 
자격요건 꼼꼼히 따져 신청 가능 

부득이한 경우 경정청구 활용 
3년이내 신청땐 소급받을 수 있어 

올해 연말정산땐 세액공제 전환 
‘총급여 7천만원 이하’ 대상 확대 

기부금 등 빠뜨린 공제도 챙겨봐야 

만일 종합소득세 확정신고를 하지 못한다면 3년 안에 관할 세무서에 경정청구를 하면 소급해 공제받는 것도 가능하다. 경정청구란 정해진 신고 기한에 세금을 더 냈거나 잘못 낸 경우 나중에 돌려받는 제도로 3년 안에 관련 서류를 준비해 신청해야 한다. 원천징수 의무자 연말정산 지급명세서 제출 기한이 매년 3월10일까지인 만큼 지난해 낸 월세에 대한 경정청구는 2017년 3월10일 안에 해야 공제 가능하다.

경정청구를 통하면 월세 소득공제 제도가 실시된 2010년 이후 공제받지 못한 것에 대해서도 돌려받을 수 있다. 단 본인이 여러 조건에 충족되는지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해마다 규정이 조금씩 바뀌었다. 2010~2011년에는 총급여 3000만원 이하 근로자로 배우자 또는 기본공제 대상 부양 가족이 있는 무주택 세대주가 그 대상이었다. 2013년 8월 이후에는 전입신고를 한 주거용 오피스텔 거주자의 월세 공제도 가능해졌다.

올해엔 월세와 관련해 더 큰 제도 변화가 예정돼 있다. 2014년치에 대한 연말정산부터는 월세에 대한 공제가 소득공제에서 세액공제로 전환된다. 총급여 7000만원 이하인 무주택 근로자에 대해 월세의 10%(최대 750만원)를 근로소득세 납부액에서 공제하는 등 대상과 혜택 금액이 늘어났다. 월세 외에 일정 보증금을 낸 경우 확정일자를 받아야 했던 월세 소득공제 요건도 삭제돼 확정일자 없이도 신청이 가능해졌다.

국세청은 월세 소득공제 활성화를 통해 월세 임대 수입을 올리는 집주인들의 과세 정보를 수집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두고 그간 피해왔던 세원 노출을 꺼려 월세 소득공제를 신청하지 않는다는 조건을 계약 과정에서 추가하는 식의 부작용이나 전에 내지 않던 세금에 대한 고려로 처음부터 월세를 인상하는 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월세 외에도 기부금 공제 등 소득공제가 가능한데 연말정산에서 누락했을 경우 5월 중 추가로 신청할 수 있다. 한편 올해 종합소득세 신고 때는 합산 과세되는 금융소득 기준 금액이 4000만원에서 2000만원으로 인하되고, 배우자가 없이 직계비속·입양자가 있는 한부모에 대한 소득공제(연 100만원까지)가 신설되는 등 제도 변화가 있어 확인이 필요하다. 경기 안산, 전남 진도 등 특별재난선포 지역 등의 납세자는 신고·납부 기한을 최대 9개월까지 연장할 수 있다.

송경화 기자 freehwa@hani.co.kr


(*한겨레 신문 2014년 5월 9일자)

아이 둘러업고 등교…서러운 '스터디맘'

$
0
0

00503677301_20140509.JPG



다자녀·맞벌이에 우선순위 밀려

국공립 어린이집 ‘하늘의 별 따기’

학교 어린이집은 교직원 1순위

애 맡길 곳 없어 학업중단 고민

소수라 육아정책 논의조차 안돼


서울대에서 석사학위 과정을 밟고 있는 서정원(33)씨는 지난 3월 한달 내내 석달 된 아이와 베이비시터(육아도우미)를 데리고 등교했다. 교내 모유수유실에서 베이비시터가 아이를 돌보는 동안 서씨는 강의를 들었다. 그 중간에 짬을 내 아이에게 모유를 먹였다. “한달을 그러고 나니 더는 못하겠더라고요. 이젠 강의가 있는 날이면 남편이 아이를 돌보고 있어요.”


유아무개(36)씨도 5살 아이를 두고 있는 박사과정 대학원생이다. 하루 종일 교내 연구실에 있어야 한다. 남편은 회사원이다. 하지만 이들 부부는 맞벌이가 아니기 때문에 유치원 종일반 우선순위에서 밀렸다. 유치원이 끝나는 오후 3시30분 이후엔 유씨의 부모가 아이를 돌본다.


학업과 육아를 병행해야 하는 ‘스터디맘’의 처지는 ‘직장맘’보다 훨씬 더 고달프다. 이들이 전국 어린이집 4만3000여곳 가운데 5%에 불과한 국공립 어린이집에 아이를 보내는 건 ‘하늘의 별 따기’다. 입소 1순위가 장애인·한부모·다자녀·맞벌이 가구 등으로 한정돼 있어서다.


스터디맘은 차선책인 학교 안 어린이집에 아이를 맡기기도 쉽지 않다. 보건복지부 자료를 보면, 직장 어린이집 의무 설치 대상(상시 여성 노동자 300명 이상 또는 상시 노동자 500명 이상 사업장)이 되는 대학 95곳 가운데 어린이집을 설치·위탁한 학교는 40곳(42.1%)뿐이다. 서울대는 어린이집 정원이 420명으로 상대적으로 많지만 대기 인원만 200명이 넘는다. 다른 대학도 사정이 크게 다르지 않다. 그나마도 교직원 자녀가 1순위이고 학생 자녀는 2순위다. 신청 대상을 법학·의학전문대학원 학생으로 제한한 학교도 있다.


한국에 이런 스터디맘이 얼마나 있는지 정확한 통계도 없다. 이 문제와 관련한 정책적 고민이 없다는 뜻이다. 서문희 육아정책연구소 선임연구위원은 “취업 여성조차 어린이집에 자리가 없다고 난리인데 소수인 학생 엄마를 고려하기 어려운 현실”이라고 짚었다. 이런 사정 탓에 아이를 맡길 곳이 없는 스터디맘은 학업 중단을 고민할 수밖에 없다. 정헌진 전 국가평생교육진흥원 연구원이 발표한 ‘대학원 여성의 학습 참여 동기와 저해 요인’이라는 논문을 보면, 자녀가 어릴수록 여성 대학원생들이 학업을 그만둔 비율이 높다. 자녀가 미취학이면 33.3%였고 초등학생일 땐 27.3%, 중고생일 땐 12.5%로 나타났다.


스터디맘은 시간강사나 연구원 신분이어도 보육 지원의 우선순위가 되는 ‘맞벌이 부부’로 인정받기 어렵다. 맞벌이로 인정받으려면 재직증명서 또는 근로계약서와 함께 4대 보험 증명서 등이 있어야 한다. 비정규직인 이들과 거리가 멀다. 이진화(33)씨는 출산 뒤 박사과정을 중단하고 시간강사로 일한다. 이씨는 “공부와 병행할 수 있는 사실상 유일한 일거리가 시간강사인데, 맞벌이로 인정받지 못해 보육 지원 정책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이준균 보건복지부 보육정책관은 8일 “전일제로 공부하는 학생들이나 시간강사 등의 사정을 이해하지만 이들을 우선순위에 넣으면 피해를 보는 사람도 있어 검토가 필요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박수지 기자 suji@hani.co.kr


(*한겨레 신문 2014년 5월 9일자)


프리랜서도 출산휴가 쓸 수 있나요?

$
0
0

03690293_P_0.JPG


Q.웹디자이너로 입사한 지 7개월 정도 됐는데 임신 중입니다. 말은 프리랜서지만 정규직처럼 항상 시간 맞춰 출퇴근도 해야 하고 급여도 다르지 않고 겉보기에는 별다른 것이 없습니다. 회사에서는 4대 보험료를 떼지 않는다고 하길래, 저는 남편 건강보험으로 들어가 있으니까 괜찮을 것 같아서 그렇게 하기로 했습니다. 근로소득세 대신 기타소득세로 3.3%를 뗀다고 하더군요. 처음에는 미처 생각을 못했지만 프리랜서는 출산휴가를 쓸 수 없다는 말이 있어 불안한데 사실인가요.


 

A. 정규직과 근무 방식이 같다면 가능성이 높아요


프리랜서는 한 회사와 근로관계를 맺지 않고 개인의 능력이나 기술에 따라 독자적으로 활동하고 돈을 벌어 생활하는 직업을 말합니다. 일반적으로는 상당한 정도의 전문적인 능력을 가지고 일정한 소속 없이 자유로운 계약에 따라 일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요. 소속 없이 불안정하게 일하는 경우에도 프리랜서라고 불립니다. 이런 형태의 프리랜서는 근로기준법의 보호에서 제외돼 출산전후휴가의 권리를 보장받기 어렵습니다.

 

프리랜서라는 말은 도급, 위임, 자유직업소득자 등의 특수형태 근로 종사자를 폭넓게 일컫는 말로 쓰이기도 합니다. 프리랜서라고 불리지만 사실상 근로자에 해당되는 경우에는 근로기준법에서 보장하는 출산전후휴가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4대 보험에 가입하지 않거나 소득세를 내더라도 근로자에서 제외되는 것은 아닙니다. 사업주가 업무를 정해주고, 회사 규정을 적용받고, 업무를 할 때 상사가 구체적이고 개별적으로 지휘·감독하는지 등을 종합해 근로자 여부를 결정합니다. 정규직과 별 다르지 않은 근무 방식이라면 사실상 근로자로 인정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러나 3.3%의 소득세를 낸 부분은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습니다. 가능한 한 4대보험에 가입하고 근로소득세를 납부하는 근로계약을 맺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근로자에 해당되는지에 대해 법적으로도 계속 다툼이 있는 상황이고, 관련 기관에서도 구체적 사례에 따라 서로 다른 의견을 보이고 있기도 합니다. 디자이너, 학원강사, 학습지 교사, 애니메이터, 관광가이드, 텔레마케터, 영업직 등의 직종에서 비슷한 사례가 있습니다. 사실상 근로자에 해당되지만 프리랜서라는 그럴듯한 이름으로 포장돼 근로기준법 등 노동법에 명시된 권리를 찾기 어려운 경우가 아직도 많아요. 하루빨리 이들도 법의 보호를 받을 수 있어야 합니다. 꼼꼼히 따져보면 근로자로 인정받을 수 있고, 출산전후휴가도 사용할 수 있는 경우도 많습니다. 적극적으로 진행해 출산휴가를 사용하는 권리를 누릴 수 있기를 바랍니다.

 

※ 이 글은 여성신문 2014년 5월 3일자에도 실린 글입니다.




간결해서 마음에 더 와닿는 말의 힘

$
0
0
00503875201_20140512.JPG

맑은 눈으로 세상 들여다본 동시
아이들 특유의 익살이 흐르고
어른에겐 안보이는 재미난 세계

“쉬는 날/ 잠만 자는 아빠// 곁에서 맴돌아도/ 툭 툭 건드려도/ 두 팔을 잡아끌어도/ 꿈쩍 않더니// 쪽!/ 뽀뽀 한 방에// “아이구, 우리 딸.”// 반짝/ 일어난다”(‘뽀뽀의 힘’)

1399806593_00503875601_20140512.JPG뽀뽀의 힘 
김유진 시, 서영아 그림 
창비·9000원

어린이 달에 맑은 눈과 언어로 세상을 들여다보는 동시집 3권이 나란히 나왔다. 계간 <창비어린이> 신인문학상 동시 부문을 수상한 김유진 시인의 첫 시집 <뽀뽀의 힘>은 책 전체에 아이 특유의 익살이 흘러 빙긋이 ‘엄마미소’를 자아낸다. 화난 엄마 얼굴이 빨간 카멜레온처럼 변신하면 ‘나’는 자벌레가 되어 가만히 숨죽이고(‘변신 모녀’) , 큰소리로 부부싸움을 한 다음날 아빠는 몰래몰래 나가다가 옆집 사람을 보면 유난히 명랑하게 인사한다.(‘부부 싸움 다음 날’) 유방암 수술로 한쪽 가슴을 잃은 뒤 ‘혹부리 영감님 혹처럼/ 축 늘어진 젖 하나만/ 덜렁 달’린(‘할머니의 짝젖’) 할머니의 가슴을 보는 애처로움이나 할머니의 호스피스 병동에서 기도를 하다가 뱃속에서 나는 ‘꼬르륵’ 소리에 한없이 미안해지는 마음(‘꼬르륵’)은 꾸밈없는 말투 덕에 더 먹먹하다.





1399806600_00503875501_20140512.JPG사과의 길 
김철순 시, 구은선 그림 
문학동네·9500원

‘하하하/ 호호호// 흰쌀밥 먹고/ 흰 똥을 싸는// 저 똥꼬 좀 봐// 두 개야, 두 개’ 이 시의 제목은 뭘까. ‘가래떡’이다. 떡집에서 가래떡이 뽑아져 나오는 기계를 보면서 어른들은 질색할 ‘똥꼬’를 떠올린다. 김철순 시인의 첫 동시집 <사과의 길>에는 이처럼 상식이나 관습에 젖은 어른들의 눈에는 보이지 않는 재미난 세상이 담겨 있다.

“쉿!/ 조용히 해/ 저,/ 두 귀 달린 냄비가/ 다 듣고 있어// 우리 이야기를 잡아다가/ 냄비 속에 집어넣고/ 펄펄펄/ 끓일지도 몰라// 그럼, 끓인 말이 어떻게/ 저 창문을 넘어/ 친구에게 갈 수 있겠어?/ 저 산을 넘어/ 꽃을 데려올 수 있겠어?(‘냄비’) 냄비의 양 손잡이는 귀가 되고, 그 귀가 아이들의 속닥속닥 이야기를 잡아다가 팔팔 끓인다는 상상력이 참신하다. 시인의 눈에는 냄비 하나도, 주전자도, 우산도, 콩나물국도 예사롭지 않다. 개구리가 겨울에는 울지 않는 이유에도(‘개구리’), 산비둘기의 “구구 구구” 지저귐에도 어른들은 생각하지 못한 각자의 사연이 보인다. 시인은 금을 캐듯 익숙한 사물과 이웃들에게서 새로운 의미를 캐낸다.



 1399806610_00503875401_20140512.JPG뿔이 있다면 
신현득 시, 김진희 그림 
리젬·1만1000원

<뿔이 있다면>은 반세기 넘게 동시를 써온 신현득 시인이 그간 출간한 27개의 작품집 가운데 60여 편을 골라 엮은 시선집이다. 1959년에 신춘문예 당선작으로 작가의 시세계를 처음 펼쳐 보인 ‘문구멍’은 창호지문 바르던 시절의 이야기지만 지금 읽어도 여전히 아름답다. ‘빠꼼빠꼼/ 문구멍이/ 높아간다.// 아가 키가/ 큰다.’ 김은형 기자dmsgud@hani.co.kr, 그림 창비 제공

싹 틔우고 퍼지는 민들레의 일대기

$
0
0
00503876301_20140512.JPG» 그림 이야기꽃 제공

1399806457_00503875301_20140512.JPG  민들레는 민들레 
김장성 글, 오현경 그림 
이야기꽃·1만원

봄날의 민들레. 우리 들판에서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식물 가운데 하나다. 그림책 <민들레는 민들레>는 그야말로 ‘민들레의 일대기’다. 도시·농촌 할 것 없이 담벼락이건 어디건 한줌 흙만 있다면 싹 틔우고, 꽃피우고, 씨를 맺고, 날아다니며 퍼져가는 봄꽃의 한철살이를 담백하게 그렸다.

책의 느낌은 차분하고 곱다. 천진난만한 감성을 지나치게 강요하거나 마음을 들뜨게 하지도 않는다. 그저 위로와 편안함이 잔잔하게 번져갈 뿐이다. “민들레는 민들레/ 여기서도 민들레/ 저기서도 민들레…”로 거듭되는 문장은 동시나 동요처럼 리듬감이 있어, 읽고 나면 저절로 입에 달라붙는다. 연필과 수채화를 주로 한 그림은 맑고 투명해 글과 잘 어울린다. 그림을 맡은 오현경씨는 한국일러스트레이션학교(HILLS)에서 공부하며 이 그림책을 처음으로 만들었다.

‘산과 노래와 그림을 사랑하는 아저씨’라고 스스로를 소개하는 글쓴이 김장성씨는 “민들레가 사뭇 대견하고, 대단하고, 존경스럽기까지 하다. 어쩌면 그 작지만 야무진 생명이, 고단한 삶을 사느라 개성과 자존을 종종 놓치곤 하는 우리네보다 한 수 위인 것 같다”고 밝힌다. ‘나의 나다움, 저마다의 저다움’을 지켜가길 바라는 뜻을 담은 것이다.

민들레는 싹 틔우고 씨앗을 바람에 날리기까지 모든 과정이 그 자체로 완전하다. 화려하고 눈길을 잡아끌고 찬탄을 불러일으키는 화려한 꽃이 아니더라도 모든 과정, 매 순간 오롯이 아름답고 순환적이다. 철학적인 공상의 가능성을 열어주는 그림책이라, 아이에게 책 읽어주는 엄마 아빠도 깨닫는 게 있을 것 같다.

이유진 기자 frog@hani.co.kr, 그림 이야기꽃 제공

[5월 12일 새 그림책] 빨간 볼 외

$
0
0


 1399806341_00503875701_20140512.JPG빨간 볼
‘나도 모르게 시작된 왕따 이야기’라는 부제를 달았다. 엉겁결에 한 친구에게 낙인을 찍은 ‘나’는 번져가는 집단 따돌림에 괴로워하다가 이에 저항하게 된다. 네덜란드 작가 얀 더 킨더르가 따돌림과 죄책감 문제를 다양한 색채와 구성으로 성의있게 그려냈다. 

정신재 옮김/내인생의 책·1만2000원.








 1399806312_00503875901_20140512.JPG 처음 읽는 중국사 
전국역사교사모임이 10대 후반 청소년부터 대학생까지 독자들을 대상으로 중국사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썼다. 문명의 발상부터 춘추·전국시대, 진, 수·당, 유목민족의 역사 등을 훑어보며 중화민국과 중화인민공화국까지 현대사도 담아냈다. 

/휴머니스트·1만8000원. 








 1399806319_00503876101_20140512.JPG나는 인도 김씨 김수로 
‘인도 김씨’ 2대손인 한 남자아이의 이야기를 다룬 장편 동화. 인도인 아버지와 한국인 엄마 사이에서 태어나 자란 수로는 ‘가짜’, ‘다문화’라는 놀림을 받는다. 유머와 유쾌함이 살아있는 성장담으로, 너무 교훈적이지 않고 자연스럽다. 

윤혜숙 글, 오윤화 그림/사계절·8800원. 









 1399806325_00503876001_20140512.JPG미래로 가는 희망버스: 행복한 노동 
아이들이 장래 희망을 ‘정규직’이라고 쓰는 시대, 어린이를 위한 인문사회서적. 5학년 감병만은 마르크스 유령, 네그리 교수, 호세 신부와 함께 희망버스를 타고 여행하며 과거·현재·미래의 노동을 알아본다. 

류재숙 글, 문구선 그림/분홍고래·1만2000원. 








 1399806333_00503875801_20140512.JPG파브르에게 배우는 식물이야기
파브르의 <식물기>를 어린이용으로 다시 만들었다. 진화와 분류는 최근 이론을 따랐다. 예를 드는 식물은 원작을 참고하되 우리나라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것으로 바꿔 정성을 들였다. 

바람하늘지기 기획, 노정임 글, 안경자 그림, 이정모 감수/철수와영희·1만8000원. 









[단신] 누비, 14일까지 50% 할인전

$
0
0

누비_1주년(greaten).jpg

 

미국 유아용품 브랜드 `누비'아벤트코리아 공식 온라인몰 그레이튼 입점 1주년을 기념해 전 제품 50% 할인전을 진행한다.
 
이 할인전은 14일까지 그레이튼(www.greaten.co.kr)에서 단독으로 진행되며 대표상품 ‘키즈&베이비 텀블러’,‘물놀이 3종’, 즐거운 식사시간을 제공하는 ‘몬스터 커틀러리 세트’를 비롯해 전 제품을 할인된 가격에 구입할 수 있다.
 
할인전 관련 자세한 사항은 그레이튼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문의는 080-628-8800

 

양선아 기자 anmadang@hani.co.kr

[단신]한국장난감도서관협회, 놀이 기록 작품 공모

$
0
0

한국장난감도서관협회가 5월28일 `세계 놀이의 날'에 대한 국민적 인식을 확산시키고 아동 놀이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아동-가족 놀이 기록 작품을 공모한다고 12일 밝혔다.
 
공모를 하고 싶은 사람은 아동이 가족과 함께 또는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등의 기관에서 즐겁게 노는 모습을 담은 동영상이나 패널, 놀이 관련 프로젝트 실행과정을 담은 패널을 한국장난감도서관협회(ktla@hanmail.net또는 서울 용산구 효창원길 52 숙명여자대학교 순헌관 810호)쪽으로 다음달 30일까지 보내주면 된다.
 
응모 작품 중 우수 작품은 오는 8월18일부터 21일까지 한국에서 열리는 국제장난감도서관대회에서 전시되며, 우수 작품 응모자에게는 국제장난감도서관협회장의 감사장도 준다. 문의는 (02)710-9475로 하면 된다.

 

양선아 기자 anmadang@hani.co.kr

Viewing all 4145 articles
Browse latest View li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