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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운 바퀴벌레들의 우정과 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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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샤워 

       정지원 글, 노인경 그림 / 문학과지성사·9500원


사람들이 잠든 시간 바퀴벌레들의 축제는 시작된다. 한달에 한번 모든 바퀴벌레가 화장실에 모여서 수컷은 맘껏 자신의 비행실력을 자랑하고 암컷을 선택해 짝짓기를 한다. 하지만 암컷 바퀴벌레 ‘아늑’은 벌써 5번째 짝짓기 축제에서 선택받지 못했다. 어릴 때는 따뜻한 마음씨 덕분에 누구보다 인기가 많았지만, 탈피를 거듭하며 이상하게 덩치가 커졌기 때문이다. 아늑이 몰래 마음에 담아둔 수컷 바퀴가 자신의 조카를 선택한 그날 밤 아늑은 슬픔을 이기지 못해 홀로 노래를 부르고 그 덕에 친구를 만난다. 샤워기 속에 살고 있는 수컷 바퀴벌레 ‘부드’다. 부드는 가정을 버리고 세상여행을 떠났던, 원래도 이상한 바퀴였는데 수리하려고 분리해둔 샤워기 속에 들어갔다가 갇혀 버렸다. 수돗물만 먹으며 차차 죽어가는 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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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은 금세 친구가 됐다. 큰 덩치 덕에 그 어떤 바퀴도 낼 수 없는 소리로 노래하는 아늑과, 갇혀 살면서 어쩔 수 없이 하게 된 깊은 사유로 세상사에 달관한 부드는 세상 이야기를 들려주고, 노래를 가르쳐 주며 서로를 보듬기 시작한다. 아늑은 자신을 긍정적으로 보기 시작했고, 부드는 한참 전에 포기했던 탈출을 다시 꿈꾸기 시작한다.


우리 어린이동문학의 첫길을 연 마해송(1905~ 1966)의 업적을 기리는 문학과지성사의 마해송문학상 10회 수상작이다. 주변에서 자주 보이지만 모두가 싫어하는 바퀴벌레를 의인화해서 감칠맛 나게 풀어간 이야기 솜씨가 일품이다. 초등 고학년 대상.


이형섭 기자 sublee@hani.co.kr, 그림 문학과지성사 제공




[6월2일 새 그림책] 치악산 마을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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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1619450_00505619601_20140602.JPG치악산 마을 “누가/ 세어 오랬니/ 그 많은 콩잎을.// 가을/ 짧은 해에/ 바삐 뛰는 메뚜기들아.”(<콩밭 메뚜기>) 1990년 출간돼 사랑받았던 황베드로 시인의 동시집 <치악산 마을>이 24년 만에 재출간됐다. <콩밭 메뚜기><작은 것>을 비롯한 해맑은 동시 24편이 묶였다. 5살부터. 김혜영 그림/보물창고·1만500원.








1401619458_00505619101_20140602.JPG말랄라, 우리가 세상을 바꿀 수 있어요!파키스탄 소녀 말랄라는 여자아이들이 학교에 가는 것을 금지하는 탈레반의 모습을 세상에 알렸다가 등굣길에 탈레반이 쏜 총에 맞았다. 인권을 위해 싸운 말랄라의 이야기. 초등 1학년부터. 로즈메리 매카니·플랜인터내셔널 지음, 황세림 옮김/푸른숲주니어·1만원.




1401619464_00505619301_20140602.JPG어린이를 위한 슈퍼피쉬그 옛날 인류는 물고기를 어떻게 잡고, 저장하고, 먹었을까? 물고기를 열쇳말 삼아 인간의 역사와 문화를 되돌아봤던 2012년 <한국방송>다큐멘터리 <슈퍼피쉬>를 어린이 눈높이에 맞춰 풀어냈다. 초등 3학년부터. 한국방송 슈퍼피쉬 제작팀·김형자 지음, 유준재 그림/상상스쿨·1만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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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부님 신부님 우리들의 신부님 1·2이탈리아 한 마을의 돈 카밀로 신부와 공산당원 읍장 페포네. 세계 150개 나라에서 7000만여 독자의 사랑을 받은 이탈리아 작가 조반니노 과레스키의 대표작이 만화로 옷을 바꿔 입고 출간됐다. 초등 4학년부터. 다비데 바르치 그림, 김정훈·이정석 옮김/서교출판사·각 권 9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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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 읽을까 클릭할까? 기자는 어떻게 사건을 파악하고 보도할까. 프랑스 현직 신문기자가, 기자를 꿈꾸는 청소년을 대상으로 쓴 책. 뉴미디어시대에도 종이신문은 사실을 바탕으로 한 신뢰성 있는 보도의 보루 구실을 하리라고 말한다. 마리용 기요 지음, 이은정 옮김/내인생의책·1만3000원.















꿈과 밥인 놀이터, 고사리손이 만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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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0505312101_20140603.jpg» 서울 은평구 불광동 연신교회 보듬손어린이집에서 지난달 28일 어린이들이 장난감 놀이터 개소식에 참석해 선생님과 학부모들이 현판 가림막을 벗기는 동안 꽃가루를 뿌리고 있다.

 
 
 보듬손어린이집의 놀이터 실험

“저기는 우리가 눕는 침대예요. 위로 올라가면 안 돼요! 여기는 바다예요~ 누구도 절대 안 빠지는 바다! 미끄럼틀을 타고 쭉 내려오면 바다에 풍덩 할 수 있어요.”

박서현(7)양이 해맑은 미소를 지으며 놀이터 구석구석을 소개했다. 서현양의 설명을 들으니 그제야 놀이터 공간 하나하나가 의미있게 다가왔다. ‘세계 놀이의 날’인 5월28일 서울 은평구 불광동에 있는 국공립어린이집 보듬손어린이집에서 작은 축제가 열렸다. 이날은 이 어린이집에 다니는 7살 아이들이 직접 기획하고 부모·선생님의 협조를 받아 완성한 자신들만의 장난감 놀이터를 대내외적으로 소개하는 날이었다.

 

00505313201_20140603.jpg» 놀이터 개소식에서 아이들이 자신이 좋아하는 옷을 입고 패션쇼 하는 모습.

 
아이들이 직접 만든 놀이터에 가보니…

 

아이들이 꿈꾸는, 아이들이 놀고 싶은 놀이터는 어떤 모습일까? 가장 눈에 띄는 것은 계단이 있고 다락방처럼 생긴 공간이었다. 김선우(7)양에게 물어보니 ‘나무동굴’이란다. 도자기공예를 하는 학부모의 재능 기부로 만든 ‘나무 동굴’은 아이들이 폐회로텔레비전(CCTV)이 없는 자기들만의 공간이 필요하다고 해서 나무 기둥에 구멍을 판 형태로 만들었다. 아이들은 이 공간을 가장 좋아했다. 놀이터에서 놀던 22명의 아이 중에 14명이 상당 시간 동안 ‘나무동굴’에서만 놀았다. 그만큼 아이들은 비밀스러운 공간을 좋아했다.

김온유(7)양에게 “이곳에서 가장 좋은 곳은 어디야?”라고 물으니 바로 “두더지굴이요”라고 소리친다. 온유양이 가리키는 곳을 보니 구멍이 뻥 뚫려 있는 곳에 아이들이 두더지처럼 쏙 들어가 놀고 있다. 온유양은 “두더지굴은 다른 놀이터에는 없어요. 친구들이 두더지굴을 생각해내서 만들었는데 저는 이곳이 제일 좋아요. 숨바꼭질을 할 수 있잖아요”라고 말했다.

이외에도 아이들은 자기들이 직접 가져온 장난감과 재활용 장난감을 가지고 놀고, 친구들끼리 모여 놀고, 레고 놀이를 하기도 했다. 한쪽 벽면에는 아이들이 놀이터에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한 무당벌레·해님·달님이 조명 형태로, 비행기는 조형물의 형태로 걸려 있었다. 벽면에는 또 조유근(7)군이 제일 좋아한다는 자석판이 붙어 있었고, 작은 집 모양의 공간에 아이들이 매달려 놀 수 있는 철봉도 있었다. 김선우양은 “키즈카페는 시시하고, 여기가 훨씬 재밌어요”라고 말했다.

 

00505307501_20140603.jpg» 아이들이 가장 좋아했던 ‘나무동굴’.

 
나무동굴 등 비밀 공간 좋아해
실컷 놀다 쉴 수 있는 침대 찾아
어른 통제 벗어난 주도적 놀이가
아이들의 자립심과 협동심 키워

 

 

아이들이 말하는 놀이와 놀이터는?

 

아동 발달에 놀이는 필수적이다. 놀이의 중요성에 대해선 대부분 공감한다. 문제는 아이의 입장에서 즐거운 놀이와 놀이터가 부족하다는 것이 이 어린이집에서 놀이터 프로젝트를 진행하게 된 배경이다. 이순희 보듬손어린이집 원장은 “놀이의 주체가 되는 ‘아이들의 입장’에서 논다는 것이 무엇인지 궁금했다”며 “한 달 동안 아이들과 놀이 프로젝트를 하며 어른들이 아이들의 놀이에 대해 얼마나 잘 모르고 있었는지 알 수 있었다”고 말했다.

어른들은 바깥에 나가 놀아야 아이와 잘 놀아준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실제로 이 어린이집에서 맞벌이 아빠들을 대상으로 그룹 면담을 해보니 아빠들은 주말마다 아이들과 어떻게 놀아야 할지, 어디로 가서 놀아야 할지에 대한 고민이 가장 많았다.

이 원장은 “아이들은 그냥 마음껏 놀 수 있는 놀이터가 필요한 것이지 꼭 바깥으로 나가야만 놀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아니었다”며 “아이들에게 놀이와 놀이터는 상당히 유동적인 개념이었다”고 설명했다. 특별히 놀이공원을 찾는다거나 키즈카페를 가지 않더라도 스스로 주도할 수 있는 놀이를 할 수 있고, 친구나 가족과 함께 활동적인 것들을 하면 아이들에게는 그것이 노는 것이었다. 아이들은 미술·피아노 선생님과 함께 하는 예능활동이나 책읽기, 글씨쓰기는 공부로 인식하고 있었다. 바깥놀이, 레고놀이, 얼음땡, 잡기놀이, 미끄럼틀, 공놀이, 팽이놀이, 강아지하고 놀기, 탑 블레이드, 미술 영역에서 선생님 없이 놀기 등은 놀이로 받아들였다. 놀이와 공부의 중간 영역으로는 피아노, 장구, 체육 시간 등을 꼽았다. 또 아이들은 놀이터에 장난감이 있는 것을 선호했고, 비밀 공간을 좋아했다. 한꺼번에 쉬거나 낮잠 자는 것처럼 일률적인 것 말고 놀이터에서 맘껏 놀다가 자기 스스로 자유롭게 쉴 수 있는 침대 같은 장소를 요구했다.

 

00505311901_20140603.jpg» 놀다가 아이들이 쉴 수 있는 침대.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어린이집 안 놀이터, 부모들 대환영

 

보듬손어린이집에서는 아이들이 스스로 기획한 이 ‘장난감 놀이터’를 토요일 어린이집 운영시간 안에서 이 어린이집 맞벌이 부모들이나 장애통합 자조모임 부모들 중심으로 아이들과 함께 놀 수 있는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더 나아가 이 공간을 지역 사회 주민들과 함께 할 수 있는 방안이 있는지 고심하고 있다.

장난감 놀이터 개소식 날 만난 부모들은 한목소리로 이 놀이터를 환영했다. 4살 아이를 이 어린이집에 보내는 엄마 한송희(35·은평구 대조동)씨는 “키즈카페 같은 곳에 가면 모르는 아이들과 잠시 어울려 놀지만 이렇게 어린이집 안에 놀이터가 있으면 아는 아이들과 함께 놀 수 있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또 “무엇보다 어린이집 안에 있는 놀이터라 안전에 대한 걱정을 덜 하게 돼 안심할 수 있다”고 말했다.

7살 김우진군의 엄마 강현주(33·은평구 불광동)씨는 “아이가 우리만의 공간이라며 너무 좋아했고, 개소식에서 자기가 안내요원을 할 것이라고 자랑스럽게 말했다”며 “놀이터가 부족한 은평구에서 가까운 곳에 이런 곳이 생긴 것이 반갑다”고 말했다. 강씨는 또 “아이들이 스스로 놀이터를 만들어보고 장난감 놀이터에서 친구들과 주도적으로 노는 것이 아이에게 자립심과 협동심을 키울 수 있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서영숙(한국장난감도서관협회장·한국아동학회장) 숙명여대 아동복지학과 교수는 보듬손어린이집의 이러한 놀이 프로젝트에 대해 놀이 활성화를 위한 좋은 모범사례라고 평가했다. 놀이 활성화를 위해 많은 활동을 해온 서 교수는 “아이들을 보살피고 교육하는 보육 종사자들의 교육 철학이 중요하다”며 “아이들의 얘기를 들어야겠다는 마음을 가지고 그것을 실제로 생활에 적용한 점을 높이 평가한다”고 말했다.

그는 “놀이는 어린이를 건강하고 행복하게 키우는 훌륭한 밥이며 미래 사회를 이끌어갈 아이들의 창의성을 키워주는 원동력”이라며 “갈수록 놀이터가 사라지고 놀이 동무가 없어지는 현실에서 어른들이 앞장서서 아이들이 자유롭게 놀 수 있도록 놀이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선아 기자 anmadang@hani.co.kr

 


세계 놀이의 날이란?

우리나라 장난감도서관 최초 설립자이자 한국장난감도서관협회 창립자인 김후리다 박사가 우리나라에서 2000년부터 시작한 놀이장려 운동이다. 김 박사는 이 날을 국제장난감도서관협회와 유엔(UN)에 제안해 2001년 국제장난감도서관협회 이탈리아 총회에서 공식 채택돼 국제적으로 지켜지는 즐겁게 노는 날의 이름이다. 전 세계는 국제장난감도서관협회가 창립한 5월28일을 ‘세계 놀이의 날’로 정해 어린이들이 어른들과 함께 마음껏 놀 수 있는 다양한 행사를 개최하고 있다.


 

“한국 놀이터는 판박이…재료·디자인 다양화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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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놀이터는 너무 천편일률적이에요. 놀이기구가 온통 플라스틱으로 돼 있어요. 디자인도 거의 동일하더군요. 아이들에게 이런 놀이터가 매력적일까요? 놀이터에 왜 폐회로텔레비전(CCTV)이 있는거죠? 왜 부모도, 아파트 경비원도, 시시티브이도 아이들이 노는 것을 감시하는 거죠?”

세계 놀이터 곳곳을 돌아다녔다는 독일의 유명한 놀이터 디자이너 귄터 벨치히(73·왼쪽 사진)가 한국의 놀이터를 둘러본 뒤 내놓은 의견이다. 지난달 23일 서울시 사회적경제지원센터·마을공동체종합지원센터 등이 공동 주최한 특별 강연회에서 그를 만났다. 시종일관 유머 넘치는 강연을 펼친 그는 아이들과 눈높이를 맞출 줄 아는 정감 넘치는 할아버지였다.

벨치히는 이날 강연에서 세계의 다양한 놀이터(사진)를 보여주며 좋은 놀이터라면 어떤 조건들을 갖춰야 하는지에 대해 설명했다. 그가 보여준 좋은 놀이터는 재료부터 디자인과 공간 배치까지 그야말로 다채로웠다. 지역에서 흔히 구할 수 있는 돌과 나무를 이용해 만든 놀이성, 나무 사이에 큰 다리를 놓아 만든 놀이터, 다양한 색깔의 빛이 비추는 미로처럼 생긴 동굴 놀이터, 고대 로마시대의 유적지처럼 생긴 놀이터, 과학기술 등을 활용한 놀이터 등 한국에선 볼 수 없는 다양한 형태의 놀이터를 소개했다. 청중은 내내 신기하다는 듯 사진들을 둘러보았다. 왜 그가 한국의 놀이터가 천편일률적이라고 말하는지 바로 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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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치히는 “놀이터는 서로 비슷해도 디자인이라도 조금씩 달라야 한다. 재료도 나무, 고무, 콘크리트, 돌 등 놀이의 특성을 고려해야 한다. 그래야 아이들에게 행복감을 주고 더 머무르고 싶은 느낌을 주고, 뭔가 아이들이 발견할 가능성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많은 어른들이 ‘로맨틱한 놀이기구’가 있어야만 아이들이 잘 놀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또한 잘못된 견해라고 지적했다. 오히려 아이들은 놀이기구가 없어도 언제 어디서나 잘 놀 수 있다는 것이다. 정작 놀이를 방해하는 사람은 부모를 포함한 어른들이다. “조심해” “그렇게 하지 마” “위험해” “올라가지 마” “이렇게 딛고 내려가” 등 사사건건 어른들의 간섭과 지시가 아이들의 놀이를 방해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좋은 놀이터는 어느 정도 위험을 허용해야 해요. 통제와 인식이 가능한, 조정할 수 있는 위험을 제공해야 합니다. 그리고 아이들은 이 놀이터에서 자신이 결정권을 가져야 하죠.”

1401704202_00505563601_20140603.JPG지나치게 안전하고, 지나치게 통제된 놀이터는 나쁜 놀이터라고 지적하는 벨치히는 어린이의 시선으로, 어린이의 정서로 놀이터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5천년의 역사를 지닌 한국이 왜 그보다 역사가 짧은 다른 나라의 엉망진창 놀이터를 모방하는지 모르겠다”며 “한국의 뿌리에 관심을 갖고, 아이들이 ‘나는 한국의 자랑스런 일원’이라는 생각을 가질 수 있도록 놀이터를 만들라”고 권유했다.


양선아 기자, 사진 귄터 벨치히 제공






아이가 스마트폰 보챌 때…“달래려고 줘선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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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 상담실

Q. 5살 딸아이가 스마트폰을 달라고 울고 보챕니다. 어떻게든 주지 않으려고 하는데 너무 시끄럽게 우는 아이를 보면 마음이 약해져 어느새 손에 쥐여주게 됩니다. 계속 줘도 되는 걸까요?

A. 식당과 같은 공공장소에서 아이를 조용히 시키기 위해서, 차 안에서 아이가 보챌 때, 집안일을 하기 위해 아이에게 스마트폰을 쥐여줄 때가 많습니다. 스마트폰을 쥐여주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아이가 짜증을 멈추고 기기에 집중합니다. 이러한 방법은 순간적으로 아이를 달래고 어르기에는 좋을지 모르나 잘못된 스마트폰 이용 습관을 키웁니다. 아이는 자연스럽게 비슷한 상황에서 떼를 쓰면 원하는 스마트폰을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고 으레 그러한 장소나 시간에 습관처럼 사용하게 됩니다.

또한 아이가 발달 과정에서 경험할 수 있는 여러 기회를 뺏는 것이 됩니다. 유아에게 공공장소에서의 예절을 가르치는 것도 필요하고 가족과 함께하는 행사에서 다른 사람들과의 상호작용에 함께 참여하고 경험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부모 스스로 다른 일을 해야 하는데 자꾸 보채니까 아이가 성가셔서 순간적인 모면책으로 스마트폰을 쥐여주진 않나요? 이러한 아이의 이용 습관은 점점 더 강화되고 아이는 보채면 원하는 대로 스마트폰을 얻을 것이라고 생각하게 됩니다.

우리 자녀들은 스마트 미디어 기기의 발전과 함께 성장하는 세대입니다. 부모세대처럼 스마트 미디어 기기가 배워서 사용하게 되는 도구가 아니라 원래 있었던 몸의 일부처럼 자연스레 접하고 이용하게 되면서 앞으로의 삶에 없어서는 안 되는 필수적 도구로 기능할 것입니다. 따라서 유아가 미디어를 접하는 초기 이용 시기부터 올바른 이용습관을 길러주는 게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유아 시기는 스스로 통제할 수 있는 연령이 아니므로 부모가 스마트 기기를 사용하는 모습을 보거나 부모의 사용 지도 방식을 그대로 학습하게 됩니다. 어른들의 사용 모습을 먼저 점검해보실 것을 권해 드립니다.

스마트 기기를 아이를 달래는 수단으로 사용하지 않는 게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아이가 보챌 경우 주의를 환기시킬 만한 다른 놀이방법을 찾아보시거나 아이의 울음이 그칠 때까지 몇분간만 참고 기다려 보십시오. 아이가 진정한 뒤에 스마트 기기를 무분별하게 줄 수 없는 이유에 대해 간략하면서도 분명하게 전달하십시오. 부모가 단호하게 거절 의사를 표현하시는 것도 교육의 한 방법입니다. 몇 번 그런 상황이 반복되고 나면 아이는 점차 요구하는 횟수가 줄어들 것입니다.

무엇보다 자신만의 놀이 세계에 흠뻑 빠지는 경험, 부모와 몸을 맞대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경험을 될 수 있는 한 자주 만드는 것이 이 시기 아이에겐 중요합니다. 부모 역할이 때론 피곤하고 어려워 보이지만 그 경험은 아마 평생 기억에 남을 것입니다.

박효수 한국정보화진흥원 인터넷중독대응센터장


(*한겨레 신문 2014년 5월 27일자)




아이들이 안드로이드폰을 찾는 이유…“‘불따’가 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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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가 알아야 할 디지털 

‘불따’, 결제 없이도 유료앱 이용이 가능하다?


중학생 이아무개군은 아이폰을 써오다가 1년 전 안드로이드폰으로 바꿨다. 이유를 물어보니 “불따가 되잖아요. 제가 제일 늦게 간 거지, 친구들은 진작에 다 갈아탔거든요.” 아이폰 운영체제(iOS)는 ‘탈옥’을 해도 불안한데, 안드로이드는 그럴 염려가 전혀 없단다. 이른바 ‘불따’(불법 다운로드)가 자유자재로 된다는 게 장점이라는 것이다.


얼마나 많은 아이들이 ‘불따’를 하냐고 물었더니 “대부분”이라고 말한다. 게임이랑 앱만 대상이 아니다. 방송·영화·만화 등 인기 콘텐츠도 마찬가지다. 국내 스마트폰 운영체제 비중에서 안드로이드는 90%가 넘는다.


아이들의 앱 ‘불따’에 어떤 이유가 있는지 궁금했다. 그랬더니 미처 몰랐던 대답이 왔다. 구매 결제 없이도 유료 앱을 이용할 수 있는 게 ‘불따’의 주된 동기라고 알고 있었는데 아니었다. 10대들의 불따 동기는 좀더 복합적이었다. 돈을 들이지 않고 무한히 아이템을 구할 수 있거나, 쉽게 높은 레벨로 올라갈 수 있는 앱은 ‘불따’를 통해 가능했다. ‘결크’(결제 크랙) 앱이나 끝까지 쉽게 깰 수 있는 ‘버그판 앱’을 전문사이트를 통해서 내려받는 방식이다. 아이들은 부족한 용돈 때문에, 또는 끝까지 게임을 깨고 싶은데 시간이 없어서라고 ‘불따 동기’를 설명했다.


게임을 개발한 업체들은 게임 내용 중 각 단계에 적합한 무기 등 아이템을 구입하거나 획득해 사용하도록 하고, 한 레벨씩 올라가는 데 플레이어가 상당한 시간과 노력을 기울이도록 설계했다. 



아이들은 시간과 돈이 부족하지만, 모든 레벨을 격파하고 ‘끝판왕’이 되고 싶은 욕망은 있다. 한 계단씩 차근차근 밟아 정상을 맛보라고 어른들은 만들었지만, 조급한 아이들은 그런 설계 의도를 따르지 않는다.


아이들은 부모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많은 앱을 접하고 있으며 자신들만의 경로를 통해 부모들이 잘 모르는 목적으로 앱을 내려받고 있다. 어른의 눈으로 봤을 때 과정을 단축하고 어떤 목표에 손쉽게 도달하려는 아이들의 태도는 잘 이해되지 않는다. 하지만 길을 제대로 몰랐을 때만 돌아가지, 지름길을 알면 지름길이 대로가 되기 마련이다.


고평석 사람과디지털연구소 객원연구원


(*한겨레 신문 2014년 5월 20일자)




아이와 함께 즐기는 게임 ‘모뉴먼트 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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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가 알아야 할 디지털


‘모뉴먼트 밸리’(Monument Valley)는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얻은 모바일 게임이다. 정체를 알 수 없는 소녀 아이다의 여정을 퍼즐 방식으로 플레이하는데, 공들여 만든 시각·음향 효과가 돋보인다. 한글화되어 나왔고 아이폰(iOS) 버전에 이어 얼마 전 안드로이드 버전도 공개되었다.


이 게임은 네덜란드 출신의 초현실주의 예술가인 마우리츠 코르넬리스 에스허르의 작품에서 영감을 얻어 만들어졌다. 덕분에 현실에서는 볼 수 없는 비유클리드 기하학의 세계가 눈앞에 펼쳐지고 플레이어는 그 안으로 들어가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된다. 게임에 익숙한 사람들만 할 수 있는 어려운 게임도 아니다. 이 게임은 제작 초기부터 일반인들도 쉽게 즐길 수 있는 단순함, 게임의 장면들을 프린트해서 벽에 걸어놓아도 부족함이 없을 정도의 아름다움을 목표로 했다. 에스허르 작품의 유전자를 계승한 게임답다.


평소에 게임을 즐기거나 아이들이 게임에 열광하는 이유가 궁금한 부모들은 아이와 함께 플레이해보길 권한다. 초등학교 저학년도 간단한 게임 진행 방식만 알고 나면 쉽게 할 수 있다. 퍼즐 방식이라 서로 아이디어를 내어 이렇게 저렇게 건축물을 움직이며 풀어나가는 재미가 있다.


함께 플레이하며 이 게임의 모티브가 된 ‘폭포’, ‘상대성’ 등 게임에 등장하는 건축물을 닮은 에스허르의 작품을 보여주거나 배경에 대한 설명을 덧붙여주면 좋겠다. 관련 이미지와 기본 정보들은 인터넷 검색을 통해 쉽게 구할 수 있다.


아이들의 게임과 디지털 기기 사용을 놓고 논란이 많다. 스마트폰은 어른과 아이가 거의 동시에 쓰기 시작했다고 볼 수 있다. 사주는 것은 부모지만 그 문화에 대한 주도권은 갖고 있지 않다. 새 기술의 다양한 기능을 빨리 익혀서 쓰는 아이들을 보면 불안하기도 하다. 부모는 아이들의 인터넷 사용에 대한 유럽연합의 기본 원칙처럼 ‘기회와 위험을 다각도에서 살피는 균형’이 필요하다. ‘모뉴먼트 밸리’는 좋은 게임이다. 무엇보다 재밌다. 아름답고 또한 도전적이다. 사람이 만든 것 중 이 셋 모두를 갖춘 것을 찾기는 힘들다.


최호찬 ‘공부하는 가족’ 대표




아이가 왜 화요일 좋아하는지 아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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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가 알아야 할 디지털


“아무리 좋은 소설이라도 명랑소설만큼 읽히지 않고, 아무리 좋은 명랑소설이라도 만화만큼 읽히지 않는다.” 조흔파 <얄개전>의 한 문장이다. 만화는 그만큼 대중적이고 매력있다. 종이에서 스크린으로 옮겨간 만화, 웹툰도 그럴까?


얼마 전 중학생들과 우리 역사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다. 태종무열왕 김춘추에 대해 설명을 하려고 그 할아버지인 진지왕 이야기를 꺼냈더니 아이들이 웃기 시작한다. 이유를 물어보니, “요즘 인기있는 네이버 웹툰 중 <웃지 않는 개그반> 주인공 이름이 왕진지예요. 왕 이름이랑 같네요”란다. 그러더니 재미나게 보고 있는 다른 웹툰 이야기를 하기 시작한다. 아이들에게는 아무리 많은 이야기를 품고 있는 역사 속 주인공도 만화 속 주인공보다 우선순위가 밀리는 것이다.


웹툰에 대해 아이들은 어떤 생각들을 갖고 있을까?


“친구 대부분이 웹툰을 좋아해요.” “부모님은 싫어하시죠. 접속한 뒤에는 웹툰만 보지 않고 다른 것까지 하느라 시간이 걸리니까요.” “요즘 웹툰 작가가 꿈인 아이들이 많아요.” 일주일 중 가장 기다려지는 날은 좋아하는 웹툰이 올라오는 요일이란다. 요즘 아이들은 느낌을 표현할 때 글이나 말보다 그림 솜씨가 제법이다. 꽤 오랜 시간 웹툰의 세례를 받은 덕분이 아닐까?

아이들은 왜 웹툰에 빠졌을까? “우리 이야기니까요.” “고등학생 이야기가 젤 재미있어요. 가까운 미래 이야기예요.” “소설책 대신 봐요.” 포털에서 웹툰 인기순위를 보면 답이 보인다. 인기 웹툰은 학원물이거나 학생들이 주인공인 경우가 많다.


사실 예전부터 아이들은 자기들의 이야기를 대변해주는 이야기에 열광해왔다. <얄개전>이 그랬고, <호랑이 선생님>, <사랑이 꽃피는 나무>, <우리들의 천국>, <여고괴담> 그리고 <학교>와 최근 <드림하이> 시리즈가 그랬다. 부모들도 학창 시절 비슷했다. 지금은 보는 방법이 모바일과 디지털로 바뀌었을 뿐이다. 웹툰은 아이들에게 현실의 묘사 또는 그를 벗어나 이상을 꿈꾸는 통로인 셈이다. 부모들이 관심을 갖고 지켜볼 웹툰이다.


고평석 사람과디지털연구소 객원연구원





3040 엄마들, 세월호와 지방선거를 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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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에서는 세월호 참사에 대해 분노한 엄마들을 ‘앵그리맘’이라고 부른다. 그러나 엄마들이 세월호 참사를 보면서 느낀 감정, 생각, 의견들은 단순히 ‘앵그리맘’이라는 용어 하나로 설명하기에는 충분치 않다. <한겨레>가 ‘3040’ 엄마 8명을 만났다. 이들이 세월호 참사를 보면서 왜 분노했는지, 엄마들에게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지방선거를 앞두고 그들이 어떤 생각을 하는지를 듣는 좌담회를 열었다. 좀더 객관적인 얘기를 듣기 위해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엠브레인에 의뢰해 연령, 지역, 정치적 성향, 취업 유무를 안배해 8명을 선정했다. 좌담회는 5월28일 오후 7시 한겨레신문사 대회의실에서 진행됐다. 엄마들의 솔직한 이야기를 듣기 위해 익명으로 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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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1(46·서울시 성북구)요즘에는 자식들이 제 곁에 있는 것만으로도 고마워요. 아이가 학교에서 체험학습 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데, 이전에는 학교에서 가는 거라면 무조건 억지로 아이를 보냈어요. 그런데 이제는 아이 의사도 물어보고 내가 선택해서 보내려고요. 학교를 못 믿게 된 거죠. 세월호 사건에서 ‘골든타임’을 놓쳐 가장 안타까워요. 신속하게 사태를 해결하려면 정부 관료들이 보고체계가 있어야 하는데, 사건을 해결하는 체계 자체가 없더라고요. 세월호 사건 뒤로 좀더 신문을 꼼꼼하게 보고, 새누리당이 아닌 다른 당에도 관심을 갖게 됐어요.

 

엄마 2(46·경기도 고양시) 세월호 참사를 지켜보면서 법을 지키고 원칙을 지키면 오히려 피해를 입을 수 있겠구나 하고 느꼈어요. 그날 아이들이 왜 죽었나요? 거기 앉아 있으라는 어른들의 말을 듣다가 피해를 입은 거잖아요. 앞으로 제가 제 아이에게 어떻게 법을 지키고 원칙을 지키라고 말할 수 있겠어요? 우리 아이는 융통성이 없고 약간 고지식한 편이에요. 그래서 아이에게 “선생님 말이 법은 아니다”라며 이제까지와는 반대의 교육을 해요. 네 주도적으로 인생을 개척해야 하고, 네 판단으로 움직여야 한다고 얘기합니다.

 

엄마 3(47·서울 서초구) 저는 여느 강남 엄마들처럼 학원가를 돌면서 아이 열심히 보좌해서 큰아이를 명문대에 보내려고 최선을 다했어요. 제가 아이를 명문대에 보내고 싶었던 이유는 내 자식이 좀더 좋은 교육을 받아서 사회에 나가 훌륭한 지도층이 되고 우리 사회를 좀더 바람직한 사회로 만들었으면 하는 바람에서였어요. 물론 자식의 성공과 부, 출세는 모든 부모의 바람이지요. 그런데 세월호 사건을 보면서 ‘그렇게 명문대 나와서 무슨 소용이야?’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저를 포함한 많은 엄마들이 아이들 양육을 하면서 본인의 출세, 본인만이 잘되라고 가르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둘째에게 이제 공부보다는 네가 좋아하는 것을 하면 좋겠다고 말해요.

 

엄마 4(39·서울 서대문구) 당시 아들도 제주도로 수학여행을 갈 계획이었는데 정말 많이 울고 슬퍼했어요. 지금도 실종자가 16명이나 있다는 사실에 너무 속상하고 안타까워요. 세월호 사건 이후에 아들이 더 애틋해요. 아들이 그 시점에 담배를 피우다가 걸렸는데 당시에는 쉽게 넘어가게 되더라고요. 저는 사고 직후 대통령이 내려가서 뭔가 잘될 거라고 생각했는데, 결과적으로 한 명도 못 구했어요. 정부에 책임이 있다고 생각해요.

 

( 지난 대선 때 박근혜 대통령을 찍었다는 엄마 1~4는 기본이 무너진 사회, 법과 원칙이 지켜지지 않는 사회, 옳고 그른 것이 없어진 사회를 세월호 참사에서 목격하고 분노했다. 엄마 1~8은 모두 박근혜 대통령이 이 모든 사태에 최종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박근혜 지지자인 엄마1~4는 박 대통령이 대통령직에서 물러나야 한다고는 생각하지 않았고, 박 대통령에 대한 지지를 아예 철회하는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3040 엄마들의 세월호 관련 좌담회 주요 발언.jpg

 


"대통령이 내려가 기대했지만…
결국 한 명도 못 구한 건 정부책임”

 

“세월호 계기로 엄마들 달라져
시야 넓어지고 발언도 하게돼”


“참사 터졌는데 가만히 있는 사람들
더 무서운것 같아”


“이번 시장·교육감 선거에 관심
후보 정보·공약 찾아봐”


“변호사 출신이 교육감 선거에 왜?
교육 아는 사람이 후보로 나와야”

 

 

엄마 5(34·서울 성북구)솔직히 저는 이 나라를 세월호 참사 이전부터 불신했어요. 다들 그랬겠지만 우리 여자들 열심히 공부하고 최선을 다했지만 이 사회에서 번듯한 일자리 하나 못 잡았잖아요. ‘스카이’(명문대)가 뭔지 학부에서 ‘스카이’ 정도는 나와줘야 그나마 제대로 된 직장도 얻을 수 있잖아요. 명문대 대학원까지 나온 나지만 아이를 출산한 뒤 일하면서 아이 키울 수 없어 전업주부가 됐어요. 세월호 참사로 국가에 대한 나의 불신이 맞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했어요. 해경이 일부러 안 간 것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정부 관료들은 아무것도 한 게 없어요. 나를 구해줄 사람, 나를 지켜줄 사람은 국가가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엄마 6(46·서울 강서구) 저는 이른바 386세대입니다. 대학 다닐 때는 정치에 관심 많았는데 결혼하고 아이 키우면서 사회에 관심을 덜 갖게 됐어요. 세월호 참사 때 ‘내가 그동안 사회에 너무 무관심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 이후 깊이있게 여러 정보를 찾아보고 관심을 갖게 됐어요. (울먹거리며) 저는 이번 세월호 사태 때 무엇보다도 <한국방송>(KBS) 등 지상파에 대해서 정말 화가 많이 났어요. 내가 지상파 방송만 주로 봤다면 어떻게 됐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이번 사태 때 언론들이 보여준 보도 행태가 제게는 너무 충격적이었어요. 이후에 <제이티비시>(JTBC), <국민티브이>를 찾게 됐어요.

 

엄마 2맞아요. 저도 이번 사건 터졌을 때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정보를 많이 봤어요. 지상파랑 일치하지 않는 부분이 너무 많더라고요. 이번 사태로 언론에 대한 신뢰가 없어졌어요.

 

엄마 7(40·서울 공덕동) 저는 노무현 대통령 이후부터 뭔가 이 사회가 부당하다고 생각했어요. 주변에 짱짱하게 받쳐줄 사람이 없으면 저렇게 당하는구나 그런 생각이 들었지요. 세월호 참사를 보면서 저는 이 사회가 사람보다 위계질서를 더 중시한 것처럼 느껴졌어요. 이 나라는 아이들을 구조해야 하는 상황에서 위계질서 따지느라 우선순위를 바꿨어요. 한참 우울하고 화가 났어요. 서울시청 앞에 있는 분향소에 아이들 손을 붙잡고 가서 함께 조문을 했어요. 아이가 나중에 커서 더 좋은 기술을 만들어서 배가 뒤집히지 않게 만들면 되지 않겠느냐고 말하더군요. 저는 아이에게 이것은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사람들이 올바르지 못해서 일어난 일이라고 말해줬어요. 정부에서 언론을 통제하고 자기 입맛에 맞는 정보만 흘려서 사람을 속이고 있다고도 얘기해줬어요. 그래서 너희들도 많이 배워야 하고, 알아야 한다고 말해줬어요. 참여하지 않고는 이 나라는 바뀌지 않는다고 말해줬지요.

 

엄마 8(39·서울 송파구) 그동안 정치에 관심없었는데, 관심을 가져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저도 언론에 속고 있었다는 사실에 정말 화가 났어요. 저는 원래 박 대통령이 사람을 제대로 써야 하는데 그러지 않은 것 같아서 안 좋아했어요. 그런데 이번에 대처하는 것 보면서 내 생각이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했어요. 정말 대통령은 능력 있는 사람이 돼야지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세월호 참사 이후에 잠깐 일주일 정도는 우리 아이들이 건강한 게 고마웠지요. 잔소리도 좀 덜 하게 되고요. 그런데 그런 것이 그렇게 오래가지는 않더라고요.

 

(엄마 5~8은 지난 대선 때 문재인 후보를 지지했다. 30대 중반~40대 중반에 해당되는 이들은 세월호 참사에서 사람이 먼저이지 않은 사회, 학력과 인맥과 연줄이 중시되는 사회, 능력만큼 대접받지 못하는 사회를 보았다. 참사 이전에도 박 대통령을 탐탁치 않아 했던 이들은 세월호 참사를 통해 박 대통령의 무능을 다시 확인하며 대통령에 대해 비판의 날을 세웠다. 이들은 또 사실을 있는 그대로 보도하지 않은 언론 특히 지상파 방송에 대한 불신이 뿌리 깊었다.)

 

엄마 5 그래요? 저는 좀 달라졌어요. 솔직히 저는 비겁한 교육을 하고 있었어요. 아이에게 막 공부를 시키지 않는 것 같으면서도 입시를 위해 필요한 능력은 향상될 수 있게 교육시켜왔어요. (좌중 웃음) 세월호 참사 뒤 아이에게 ‘남이 시키는 대로 살 거냐’는 잔소리를 하고 있어요. 남이 시키는 대로 안 살려면 아이에게 자기만의 시간이 필요하겠다는 생각에 사교육을 하나씩 끊었어요.

 

엄마 8 엄마들이 화를 내는 것은 당연한 것인데 마치 특별한 것처럼 대하는 것 같아 ‘앵그리맘’이라는 말이 달갑지 않아요. 아무튼 이번 지방선거에 투표를 꼭 할 겁니다. 예전에는 대통령 선거 정도만 관심 가졌는데, 이번에는 시장, 교육감, 구청장 등 후보나 공약에 관한 정보도 찾아보고 있어요. 박원순 시장은 서울 빚도 줄여줬고, 노숙자 위한 일도 하고 잘한 것이 많더라고요. 약속을 지키는 사람이니까 믿음이 가요. 교육감도 공약 찾아보니 서로 많이 다르더라요.

 

엄마 4 우리가 이번 사건에 대해서 화만 내는 것은 아니잖아요. 슬퍼하는 모습도 많은데 왜 화난 엄마로 규정하는지 모르겠어요. 그리고 저는 시위한다고 이런 문제가 해결된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엄마들이 의견 표출하는 것은 좋은데 복잡한 데 어린아이까지 데리고 나와 시위하면 위험하지 않나 하는 생각도 해요.

 

엄마 5 언론들은 자기네들 할 일이라도 제대로 하면 좋겠어요. 무슨무슨 맘 신조어는 잘도 만들어내죠. 우리를 앵그리맘이라고 부르든지 말든지 그게 무슨 상관이에요. 요즘 길거리로 나오는 엄마들 수준은 광우병 때랑은 수준이 달라요. 아이를 안전하게 보호하면서 사건에 대한 나의 분노를 어떤 식으로 합리적으로 공감대를 모을 수 있는지 고민하거든요. 길거리에 나가는 사람이 지금 국면에서는 가장 적극적인 사람이에요. 오히려 저는 세월호 사건이 터졌는데 아무런 행동도 안 하는 사람이 더 무서울 것 같아요. 같이 분노하고 같이 울든가 뭔가 행동을 해야지 가만히 있으면 ‘저 사람이 무슨 마음으로 살아갈까’ 하면서 무서울 것 같아요. 제가 아는 커뮤니티에서는 아이들 안전을 위해 엄마들이 행동을 시작했어요. 140㎝ 이하 아이들은 모두 카시트에 앉히는 캠페인을 펼치고 있어요. 그런 사람들 보면서 저도 영향을 받죠.

 

엄마 3예전에 2002년 월드컵 때 기억나세요? 그때도 유모차 부대들이 아이들과 함께 나왔는데, 아이들이 힘들지 않을까 그런 걱정을 했거든요. 그런데 오죽 안타깝고 답답하면 유모차까지 끌고 아이들 데리고 나와 저렇게 시위하겠는가 그런 생각이 들어요. 그런 엄마들 심정을 사회가 알아줬으면 좋겠어요.

 

엄마 6 저는 앵그리맘이라는 용어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였어요. 엄마들 하면 정치나 사회 돌아가는 것에는 관심 없고 아이들 성적이나 집안일에만 머물렀다면, 세월호를 계기로 엄마들의 시야가 넓어지고 발언도 하고 행동도 하고 뭐 그런 의미로 받아들였어요. 박원순 시장이 전시행정에 치우치지 않고 물밑에서 소시민들을 위한 일들을 많이 해서 좋아요.

 

엄마 7 엄마들이 유모차 끌고 시위하는 것은 어쩔 수 없이 하는 거라고 봐요. 그렇게라도 이슈화시키지 않으면 아무것도 되지 않는 나라, 그렇게 해야만 정부가 잘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 나라이기 때문이지요. 시장은 박원순 후보를 지지하지만, 교육감은 문용린 후보를 지지해요. 교육정책이 계속 변하는 것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해요.

 

엄마 1 이명박 전 시장 때 청계천 복원한다고 난리치는 것이 너무 싫었어요. 너무 큰 것에만 투자하면 정작 쓰여야 할 다른 곳에 돈이 못 쓰인다고 보거든요. 고승덕 후보는 변호사 출신인데 교육감 선거에 왜 나오는지 모르겠어요. 교육에 대해 아는 사람이 나오면 좋겠어요. 저는 교육감 투표할 때는 교육정책에 큰 관심 없는 60, 70대는 투표 안 했으면 좋겠어요.

 

엄마 4저는 박근혜 대통령을 찍었지만 꼭 새누리당을 찍지는 않아요. 사람을 보고 찍는 편입니다. 박원순 시장에 대해 크게 한 것은 없지만 무난하게 한것 같아 지지하고요. 세월호 사건이 꼭 박 대통령 때문은 아니지만 교육감은 그냥 한번 새로운 사람으로 바꿔보고 싶어요.

 

사회 한귀영 한겨레사회정책연구소 연구위원, 정리 양선아 기자 anmadang@hani.co.kr

숲에서 놀기 화사한 가이드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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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0506021101_20140609.JPG» 그림 시공주니어 제공

 1402221806_00505911201_20140609.JPG살랑살랑 봄바람이 인사해요 
김은경 글·그림  /시공주니어·1만원

긴 겨울 가고 새봄이 온다. 우수·경칩 다 지나도, 솔직히 알 수 없다. 4월에서 5월 사이가 돼서야, 숲이 옷을 갈아입는다. ‘신록’이라고 부르는 그 빛깔, 딱 그때만 볼 수 있다. 그것도 눈 부릅뜨고, 찬찬하게 봐야 안다. 접두어 ‘연’자를 붙인 초록이 어떤 색깔인지를 말이다.

계절이 성큼 여름을 향해 간다. 나무와 숲에도 초록의 무게가 하루하루 더해진다. 벌써 덥다. 그러니 어서 나서자. 들꽃 향기 맡아가며, 살랑살랑 바람 따라 숲으로 가보자. <봄바람이 인사해요>는 아이 손 부여잡고 뒷산이라도 오를 때 가이드북으로 삼을 만한 그림책이다. 숲을 놀이터 삼아 즐겁게 뛰노는 아이들의 모습을 화사한 아크릴 채색으로 정감있게 그려냈다.

아까시, 조팝꽃, 머위, 봄망초, 광대나물, 애기똥풀, 구슬붕이 따위 꽃나무와 들에 핀 풀꽃을 만날 수 있다. 두 뺨이 하얀 박새며, 조약돌 부딪는 소리를 내는 검은딱새, 날개가 반투명한 모시나비며, 등껍질이 반짝이는 대왕노린재까지 산새와 벌레도 소개한다. 숲에서 할 수 있는 자연놀이 매뉴얼은 덤이다.

국화과 두해살이풀, 박조가리나물로도 불리는 ‘뽀리뱅이’가 제철이다. 노랗게 망울을 터뜨린 꽃대를 손톱으로 잘라내, ‘삐리삐리 뿌뿌뿌, 삐리삐리 뿌뿌뿌’ 풀피리를 불어보자. 토끼풀 엮어 꽃 장식을 머리에 이고, 머위 잎 따서 우산 놀이도 해볼까? 꽃잎 콩콩 찧어 화장을 하고, 둥글납작 꽃떡도 만들어보자. 5살부터.

정인환 기자 inhwan@hani.co.kr, 그림 시공주니어 제공


우정이 있는 한 인생은 살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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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화의 어린이책 스테디셀러 

우정의 거미줄20131223_한미화.JPG
엘윈 브룩스 화이트 지음, 김경 옮김
창비 펴냄(1985)

누구에게나 잊을 수 없는 책이 있기 마련인데 내게는 엘윈 브룩스 화이트의 <우정의 거미줄>이 그렇다. ‘동화가 이렇게 재미있구나’ 하는 사실을 알려준 책 중 한 권이기 때문이다. 1953년 뉴베리 영예 상을 받은 작품이며 미국 어린이들의 스테디셀러로, 다코타 패닝이 주연을 맡아 영화로도 만들어졌다. 얼마 전에는 텔레비전에서 한 연예인이 내 인생의 책으로 소개하기까지 했으니 동화로는 이례적으로 유명한 작품이다. 이렇게 잘 알려졌으니 구태여 또 소개할 필요가 있을까 싶었지만 첫사랑을 못 잊듯 다시 읽어보니 이 책을 놔두고 어떤 동화를 말하랴 싶게 애틋한 마음이 들었다.

이라벨 집안의 막내딸 펀은 유난히 약하게 태어난 새끼 돼지 윌버를 우유를 먹여가며 정성으로 보살핀다. 덕분에 무럭무럭 자란 윌버는 이웃 주커만의 농장으로 옮겨지는데, 펀의 보살핌을 받다가 외떨어진 윌버는 심심하기 짝이 없다. 하루 종일 풀이 죽어 흐느껴 울던 날 밤, “친구가 있으면 좋겠니, 윌버? 내가 친구가 되어 줄게. 난 오늘 종일 널 지켜보았는데, 네가 마음에 들었어” 하는 가냘픈 목소리를 듣는다. 밤새 설레던 윌버가 목소리의 주인공을 찾아보니, 알사탕만한 크기의 잿빛 거미가 여덟 개의 다리 중 하나를 윌버를 향해 흔들고 있는 것이 아닌가. 그 거미의 이름은 샬럿 에이 캐버티카!

친구가 생겼지만 윌버에게는 위험이 기다리고 있다. 성탄절 무렵 베이컨과 햄을 만들기 위해 윌버를 죽일 거라는 사실이 알려지자 하루 종일 징징거리는 친구를 보다 못한 샬럿이 윌버를 구해주겠다고 나서며 이야기는 흥미진진해진다. 고작 거미 한 마리가 무슨 수로 윌버를 구할까 싶지만, 샬럿은 그럴듯한 묘안을 짜낸다. 온 힘을 다해 ‘대단한 돼지’라는 말을 거미줄에 짜 넣었고 주커만을 비롯한 동네 사람들이 이를 기적이라 여기고 윌버를 특별하다고 믿기 시작한다. 연이어 샬럿은 ‘훌륭해’와 ‘눈부신’이라는 말을 짜 넣었고 윌버는 그 이름에 어울리도록 최선을 다한다. 정말로 훌륭하고 건강한 돼지로 변해간다. 마침내 농산물 품평회까지 출전하게 된 윌버를 위해 샬럿은 어떤 글자를 새겨 넣을까? 이번에 명예로운 돼지로 뽑히면 윌버는 죽지 않고 샬럿과 재미나게 살 수 있는 걸까?

동화는 인생에서 무엇이 소중한지를 흥미진진한 이야기 속에 숨겨놓았다. 혼자라는 것만큼 사람에게 두려운 건 없는 것 같다. 어른들이라면 같이 술 먹을 친구가 필요하고, 아이들이라면 함께 놀 친구가 필요하다. 나이, 사회적 지위, 재산에 상관없이 자신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믿어줄 만한 사람과 함께 있을 때 우리는 외롭지 않다. 윌버는 지극히 평범한 돼지에 불과했지만 샬럿이 있어 외롭지 않았고 샬럿이 훌륭하고 좋은 친구라고 믿어주는 한 정말로 훌륭한 돼지로 살아갈 수 있었다. 샬럿 역시 친구의 도움으로 별 볼일 없는 삶이 아니라 ‘훨씬 보람 있고 고상한 삶’을 살 수 있었다. 친구가 더 잘되기를 바라는 마음, 그 위대한 가치를 우리는 이런 책을 통해 만나고 느낀다. 한 권의 좋은 책은 이처럼 우리에게 좀 더 나은 인생에 대해 말해 준다. 초등 3학년부터.

한미화 출판 칼럼니스트


[6월9일 새 그림책] 말 먹는 괴물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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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02221605_00505882701_20140609.JPG말 먹는 괴물 

말을 흘려듣는 유아를 위한 그림책. 엄마 말을 귀담아듣지 않는다고 만날 혼나는 아이 앞에 ‘말 먹는 괴물’이 나타난다. 아이가 떨어뜨린 말을 주워 먹는단다. 아이는 이 괴물과 모험을 시작하는데…. 엄마와 유아가 서로의 말을 귀담아듣는 노력이 필요함을 알려준다. 4~7살. 

김수옥 글·그림/소담주니어·9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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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아골 아기 고래 

지리산 피아골 냇물에는 새끼 고래를 빼닮은 바위가 누워 있다. 새끼 고래는 어디서 왔을까? <이야기 할머니>의 작가 박예분이 큰 바다에서 엄마, 아빠와 놀던 고래가 거센 파도를 만나 홀로 산골짜기까지 닿는 모험을 그림책에 새겼다. 4~7살. 

이보름 그림/꿈꾸는꼬리연·1만2000원.







 1402221620_00505882801_20140609.JPG속담 속에 숨은 수학2 

‘우물에 가 숭늉을 찾는다’는 속담에서 진짜로 우물에서 숭늉이 나올 확률을 계산해 보면 어떨까? 제비가 낮게 날면 비가 올 확률은? <아인슈타인 생각 실험실>의 지은이 송은영이 우리 속담을 실마리 삼아 들려주는 재미있는 확률과 통계의 세계. 초등 4학년부터. 

박안숙 그림/봄나무·1만1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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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왕 차공만 

<다락방 명탐정>으로 비룡소문학상을 받은 작가 성완의 신작 동화. 앉으나 서나 오로지 축구 생각뿐인 10살 소년 차공만은 공차기 실력은 형편없다. 별명이 헛발왕이다. 늘지 않는 축구 실력 때문에 한숨 쉬던 차공만이 축구를 제대로 즐기기까지의 과정을 그렸다. 초등 1학년부터. 

윤지회 그림/비룡소·8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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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상을 두드리는 소년 

1933년 뉴베리문학상 수상작. 1920년대 중국을 배경 삼아 어려움을 헤쳐 나가는 가난한 시골 소년 샤오푸의 성장기. 청 멸망 뒤 군벌들의 권력 다툼 속에 샤오푸는 농토와 아버지를 잃고 고향을 떠나 충칭으로 간다. 초등 5학년부터. 

엘리자베스 포어먼 지음, 조세형 옮김/개암나무·1만1000원.


아이와 통하고 싶나요? 아빠도 함께 게임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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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0506207501_20140610.JPG» 지난 7일 서울 용산역 앞 광장에서 열린 ‘2014 이(e)스포츠 가족 페스티벌’에 참가한 박대복씨가 아들과 함께 게임을 즐기고 있다.


[사람&디지털] 자녀와의 게임 갈등 어떻게 풀까


초여름의 더위가 거리를 달군 지난 7일 정오, 서울 용산역 앞은 나들이객으로 붐볐다. 한국이(e)스포츠협회가 주최하는 ‘2014 가족 페스티벌’의 개막날이다. 회사원 박선진(42)씨는 아들 철민이(초등3)와 파라솔 아래 앉아 사회자가 재담을 하는 무대를 느긋하게 바라보고 있었다. 두 사람은 ‘다함께붕붕붕’이라는 게임의 가족대항전 참가자다. 자동차를 운전해 승부를 가리는 스마트폰 게임이다. 아들과 게임을 하는 이유를 묻자 박씨는 망설임 없이 답했다. “가장 좋은 점은 아이와 공감대를 가진다는 것이죠.” 스마트폰으로 몸을 풀고 있던 철민이는 “아빠랑 게임해서 어때?”라는 질문에 고개를 들어 잠깐 생각하더니 “좋아요”라고 말하고 다시 게임에 빠졌다. 박씨는 “함께 게임하고 나면 더 잘하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곤 한다”고 덧붙였다.


게임은 디지털 시대의 놀이다. 인간이 하는 여러 유희 가운데 가장 젊은 축에 속한다고도 할 수 있다. 동시에 게임은 디지털시대 어른들의 가장 큰 골칫거리 가운데 하나이기도 하다.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은 2011년 낸 ‘청소년 온라인게임 중독 실태와 대응방안’ 보고서에서 “우리나라 15~24살 청소년의 컴퓨터게임 이용 시간은 하루 평균 46분으로 영국의 8배, 미국의 2배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주변에서 게임에 빠진 자녀 때문에 고민하는 부모들을 만나기란 어려운 일이 아니다.


아날로그 어른에겐 골칫거리지만 

게임은 디지털 시대의 대표 놀이 

한국 청소년 게임 시간, 미국 2배


바른 활용 원하면 부모도 공부를 

롤, 서든어택, 리니지쯤은 알아야 

아이가 즐겨 하는 게임 이해하면 

대립관계가 협력으로 바뀔 수도


게임에 집착을 보이는 청소년들도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지난해 ‘게임 과몰입 실태조사’ 보고서를 보면 약 1.9%의 아이들이 그런 위험에 처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다수의 아이들의 경우 어떻게 가르치는 것이 현명할까? 아이들마다 개성이 다른 만큼 그에 맞춘 지도가 필요하지만, 전문가들은 우선 부모가 게임에 대해 아는 것이 ‘기본’이라고 강조한다.


전직 게임개발자로 <게임을 알아야 아이와 통한다>의 저자 차무진씨는 “우리가 아이들과 정말 소통을 했는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부모가 ‘게임은 공부에 방해’라는 생각에서 물러날 뜻이 전혀 없다면 아무리 아이와 대화한들 그것은 ‘소통’이 아니라 ‘관철’에 불과합니다. 아이는 알죠.”


게임의 올바른 활용에 대한 고민을 나누고자 한다면 상대방의 입장, 아이가 즐겨 하는 게임을 알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덕현 중앙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게임을 끄면 아이가 왜 난리를 피우는지 알려면 내용을 알아야 한다. 내용상 중요한 시점에 강압적인 처방은 오히려 문제 해결을 멀어지게 할 뿐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어디서부터 시작하면 좋을까? 유행하는 게임부터 시작하면 된다. 아이들이 게임을 하는 큰 이유는 또래로부터 소외되지 않기 위해서다. 즉, 몇몇 유행하는 게임을 중심으로 뭉치게 된다는 뜻이다.


현재 청소년들 사이에서 단연 인기를 끄는 게임은 ‘리그 오브 레전드’(LOL)다. 2년 가까이 국내 온라인게임 1위를 지키고 있다. 줄여서 ‘롤’이라고도 한다. 이 게임은 보통 농구처럼 5 대 5 팀전으로 진행된다. 게임 도중에 한명이 갑자기 빠지면 나머지 사람들은 큰 피해를 보는 형태다. 그만큼 게임 안에서 평판을 지키는 게 중요한 요소인 게임이다.


역시 인기 게임으로 ‘서든어택’이 있다. 이 게임은 1인칭 슈팅(FPS) 게임이라고 불리는데 보통 게임 화면에서 상대를 향해 ‘총질’을 해대는 게임을 뜻한다. 폭력성이 가미되어 있기 때문에 만 15살 이상 제한이 있다. 만 15살 미만의 자녀가 이 게임을 하고 있다면 누군가의 주민번호를 빌려 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비슷한 종류로 ‘스페셜포스’, ‘카운터스트라이크’ 등이 있다. ‘리니지’는 여러 이유로 뉴스 등에도 이름이 오르내리면서 유명해졌다. 이런 종류의 게임을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이라고 하는데, 수많은 사람들이 온라인에서 커뮤니티를 형성해 전투 등 고유의 사회활동을 하면서 각자 캐릭터를 키우는 게임이라고 생각하면 쉽다. 이런 게임은 보통 끝없는 강함을 추구하는 구조로 만들어지기 때문에 ‘중독 성향’이 상대적으로 높다.


우리나라의 게임에 대한 인식은 이중적이다.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게임을 즐기는 나라이면서도, 게임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강한 편이다. 이는 지난날 급속한 산업 중흥의 이데올로기 속에 놀이는 나태하고 불온한 일로 취급되어 온 탓이 크다. 이날 가족 페스티벌에서 만난 한 아버지는 아들딸과 함께하는 축제를 즐겁게 즐기면서도 “직장이나 주변에 누가 알까봐 두렵다”는 이유로 한사코 실명 공개를 꺼리기도 했다.


아이가 즐기는 게임에 대해 이해하는 일은 규율하고 명령하는 부모와, 따르면서 빠져나갈 궁리를 하는 아이라는 대립적인 관계를 협력적인 관계로 바꾸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중학교 1학년 아들과 함께 페스티벌을 찾은 박대복(46·초등교사)씨는 게임이 관계를 바꾸는 징검다리 구실을 했다고 한다. “게임을 하면서 꼭 게임을 둘러싸고 부모와 아이가 적대적인 관계일 필요는 없다고 느끼게 되었죠. 게임 이야기를 나누면서 점차 다른 이야기도 나누고 이해의 폭을 넓힌 게 좋은 점이에요.”


글·사진 권오성 기자 sage5th@hani.co.kr


아이들은 왜 페이스북에서 인스타그램으로 옮겨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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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가 알아야 할 디지털

인스타그램(Instagram)은 사진과 동영상을 촬영하여 인터넷에 올릴 수 있는 모바일 앱이다. ‘인스턴트 카메라’와 ‘텔레그램’(전보)을 합쳐서 만든 이름으로, 2010년 서비스를 시작했고 3년 만에 월 1억5천만명이 사용하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이자 사진 공유 서비스로 성장했다.

인스타그램의 성공 요인은 세 가지로, 필터·셀카(영어로는 selfie)·공유다. 사진에 감성적 색감과 효과를 더해주는 ‘필터’ 기능은 인스타그램 이후 대부분의 사진 앱들이 채택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이 필터를 사진에 적용하면 일반인이 찍은 사진도 전문 사진가가 찍은 것 같은 느낌을 준다. ‘셀카’의 인기는 가히 세계적이다. 옥스퍼드영어사전이 2013년을 상징하는 ‘올해의 단어’로 셀피를 뽑았을 정도다. 카메라가 달린 휴대폰을 사용한다면 공개적으로든 숨어서든 대부분 찍어봤을 것이고 세계적으로 일반인·유명인을 가리지 않고 많은 사람들이 다양한 셀카를 올리고 있다. 자신의 사진을 쉴새없이 찍고 또 찍는 배경엔 다른 사람에게 보여주기 위한 동기가 많다. 인스타그램에만 올릴 수도 있지만 대규모 사회관계망인 페이스북·트위터 등에도 동시에 쉽게 사진을 올릴 수 있다. 자신이 활동하고 있는 다른 곳에도 공유하면 더 다양하고 많은 반응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인스타그램 하면 빼놓을 수 없는 게 페이스북이다. 이미 국내에서도 많이 사용하고 있는 페이스북은 2012년 1조2천억원에 인스타그램을 인수했다. 인수 배경의 하나로 지목된 이유는 10대들이 페이스북을 떠나 인스타그램과 같이 더 ‘멋진’ 서비스로 옮겨간다는 사실이었다. 페이스북이 주류 서비스가 되면서 부모 세대도 사용하기 시작하자 10대들은, 부모가 ‘친구 신청’을 하는 난감한 상황을 피해 더 자유로운 자신들만의 서비스를 찾아 나섰고 그중 하나가 인스타그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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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지털 원주민’들은 ‘디지털 이주민’과 같은 공간에 있는 것이 참기 힘든 일일지 모른다. 자신이 사용하는 서비스가 자신의 정체성을 구성하는 요소일 수 있기 때문이다.

                                                                                                            

                                                                                                                최호찬 공부하는 가족 대표

손에서 스마트폰 놓지 않는데…“뺏지 말고 스스로 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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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 상담실


Q. 6살 아들에게 스마트폰을 한번 쥐여주면 끌 줄을 모릅니다. 몇 번이나 끄라고 해도 안 꺼서 결국은 빼앗아 버리죠. 결국은 큰소리가 나고 서로 감정이 상합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A.스마트 기기 사용을 지도하는 데서 가장 중요한 점은 무조건 사용을 금지하거나 강제로 빼앗는 대신 조절능력을 길러주는 것입니다.


아이가 스마트폰으로 게임을 하는 것은 온라인이라는 가상공간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하다가 잘 안되어도 중간에 그만두거나 또는 다시 시작하거나 원하는 대로 껐다가 켤 수 있습니다. 실제 현실에서는 또래들과 함께 놀이를 할 때 친구와 상호작용을 하면서 협동하고 상황을 살피고 양보나 참는 것을 배웁니다. 온라인 세계에서는 원하는 것을 참거나 조절할 필요가 없는 것이죠.


많은 연구자들이 사용 조절능력의 상실을 미디어 기기의 과다한 사용, 집착적 사용으로 발전하는 핵심 요인으로 보고 있습니다.


사용 통제감과 조절력은 스마트 미디어 기기를 건강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중요한 자질인 것입니다. 아이들에게 사용 통제감과 조절능력을 길러주는 방법은 스마트 기기를 아이 스스로 끄도록 하는 것입니다. 매우 간단해 보이지만 아직 발달 단계에 있는 아이에게는 아주 어려운 일입니다. 아이들은 원하는 것을 참고 기다릴 수 있는 능력인 ‘만족 지연’이 아직 어렵습니다. 재밌게 하고 있는 스마트폰을 끈다는 것은 대단한 결단, 용기, 참을성, 인내력이 필요한 일인 것입니다.


아이와 스마트 미디어 사용시간을 정할 때는 아이 나이와 수준을 고려해 ‘30분까지만 하자~!’보다는 ‘한번(게임)만 더 하자’라고 구체적으로 약속해주세요. 4~6살은 얼마나 시간이 흐르고 있는지 인지하기가 어렵기 때문입니다.


아이에게는 스스로 끄기로 한 약속을 지키지 않으면 부모가 직접 끌 수도 있음을 미리 알립니다. 절대 사전에 아무런 약속 없이 아이가 재미있게 스마트 기기를 사용하고 있는 도중에 기기를 빼앗는다든지, 꺼버린다든지 해서는 안 됩니다. 이런 경우 통제감을 키워주기보다는 아이에게 분노감을 주거나 기기를 하고 싶은 욕구를 더 불러일으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1401099960_00505107601_20140527.JPG» 박효수 한국정보화진흥원 인터넷중독대응센터장처음에는 아이에게도 지도하는 부모에게도 아주 어려울 수 있습니다. 아이가 떼를 쓰거나 따르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아이와 부모 모두 시행착오를 거치며 반복하다 보면 어느새 아이는 스스로 버튼을 끄고 성취감을 느끼고 있을 것입니다.

아이가 스스로 껐을 때는 아주 구체적으로, 반드시 칭찬해주세요. “우리 딸 이번 판만 하고 끈다고 했는데 직접 껐구나” “우리 아들 ○○는 스스로와의 약속도 잘 지키고, 스마트폰을 잘 조절하여 사용하고 있는 것 같구나. 아주 잘했어.”



박효수 한국정보화진흥원 인터넷중독대응센터장



엄마의 운동, 태아 뇌 바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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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부의 운동은 태뇌를 변화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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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부의 운동이 태아를 똑똑하게 만들까? 미시건대 심리학자 리처드 니스벳(Richard Nisbett)은 아이를 똑똑하게 키우기 위해서 임신 기간에 운동을 해야한다고 주장한다. 임신부의 운동이 저체중을 줄이고 뇌발달을 촉진시킨다는 것이다. 여기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 전정기능이다. 태아의 전정기관은 임신 4-6개월 정도에 일찍 성숙해진다. 산전감염 등으로 전정기관에 이상이 생기면 아이는 균형감각에 문제가 생겨 걷는 것이 어렵다. 태아의 전정기관은 임신부의 운동에 반응하기 때문에 임신부가 어떻게 운동하느냐에 따라 아이의 전정기능이 발달하고 잘 걸을 수 있다. 임신부가 운동을 하면 자궁의 환경이 변화하며, 이러한 변화는 태뇌에는 일종의 도전이다. 태뇌는 더 큰 스트레스에 빠르고 효과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주기적으로 생리학적 도전을 필요로 한다. 임신부가 운동을 하면 심장박동수, 호흡수, 혈당 등이 변하는데 이것이 태뇌에게는 생리학적 도전이다. 태아는 이를 통하여 탄생할 때의 스트레스와 출생 후 영영공급의 변화에 잘 적응할 수 있다. 또한 임신부의 운동을 통하여 태아는 움직이고, 흔들리며, 새로운 소리를 듣게 되는데 태뇌에는 풍부한 감각자극이 된다. 미국의 크랩박사에 의하면 운동을 한 임신부의 아이들이 기르기 쉽고 밤에 잘 잔다고 한다. 스트레스에 대한 반응도 적어서 운동하는 임신부의 아이들은 더 조용하고, 더 여유롭고, 더 긍정적이다. 환경을 잘 인지할 뿐 아니라 그것에 잘 반응한다는 것이다.


태아를 위한 임신부의 운동


연구에 의하면 임신부가 자전거를 타거나 런닝머신에서 뛰면 태아의 움직임과 심장 박동수의 변화를 가져온다. 운동 강도에 비례해서 태아의 심장 박동과 호흡이 증가하고, 태아의 움직임이 증가하는데 운동이 너무 격렬할 경우 태아의 심장박동과 호흡은 오히려 줄어들었고, 태아의 움직임도 함께 줄어들었다. 적당한 운동은 태아의 움직임을 증가시키지만 너무 격렬한 운동을 하면 태아의 움직임이 오히려 줄어드는 것이다. 격렬한 운동은 자궁으로 가는 혈류를 제한해서 태아에게 공급되는 산소가 줄어들 수 있으며, 태아의 체온이 증가하여 유산과 뇌기형의 발생을 높인다. 그러나 적당한 운동에서 얻는 이득은 운동의 잠재적 위험을 상쇄하고도 남는다. 운동을 하면 임신부의 혈중 베타엔도르핀(β-endorphin) 양이 증가하는데, 이것은 체내 모르핀으로 통증을 차단한다. 또한 운동을 하면 스트레스호르몬인 코르티솔의 양이 감소시켜 태아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그 외에도 운동을 규칙적으로 한 임신부는 출산 과정을 비교적 잘 견딜 뿐 아니라 분만시간도 59분에서 27분으로 줄어든다. 분만시간이 짧으면 분만 후유증이 감소하고 태아에 대한 산소 공급도 원활해진다.


그렇다면 임신부는 어느 정도의 운동이 좋을까? 임신부의 운동은 단순한 스트레칭에 국한되어있지는 않다. 연구에 의하면 임신 중에도 평소 운동량의 50%까지 가능하다고 한다. 신체 변화에 맞게 운동의 종류를 바꿔 임신 중에도 적당한 운동을 지속하는 것이 좋다. 운동을 하면 혈액의 공급이 증가하여 혈압이 낮아지고 최대 심장 박출량이 증가한다. 임신부가 규칙적으로 운동을 하면 새로운 혈관이 성장하고 세포의 대사 기능도 증가한다. 운동이 세포에 산소를 더 많이 전달하여 세포의 에너지를 생성하는 미토콘드리아의 숫자가 증가하기 때문이다. 또한 규칙적인 운동은 피부를 통해 열을 방출하는 능력을 증가시켜, 땀 배출량을 늘리고 피부혈관도 이완시킨다. 임신부는 조깅을 하고 수영을 할 수 있으며 재즈 댄스도 가능하다. 클랩 박사에 의하면 임신부가 에어로빅을 할 때 보통 분당 150이었던 맥박수가 분당 180이나 올라가지만 이 정도의 증가는 임신부에게 안전하며, 임신부의 체온이 정상적이었고 운동 후 혈당이 떨어져 임신성당뇨병의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고 한다.


그러나 산소 소모가 큰 운동은 가급적 하지 않는 것이 좋다. 특히 산소가 부족한 환경에서 장시간 운동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 미국 보스턴 의대 밀런스키 교수의 연구에 의하면 임신 초기에 사우나 등 열탕에 자주 가는 임신부는 기형아 출산률이 2-3배에 이른다고 한다. 덥거나 뜨거운 곳에 오래 있으면 산소 부족이 올 수 있기 때문이다. 임신부가 더운 장소에서 숨이 가쁠 정도로 운동을 하면 태아는 산소 부족을 어려움에 처하게 된다. 따라서 격렬한 운동은 태아의 체중을 감소시키고 유산을 야기한다.


임신 중 운동의 효과


최근까지만 해도 임신부는 운동을 피하는 것이 좋다는 이롬이 많았다. 그러나 많은 연구에서 이렇게 운동을 피하는 것이 잘못된 생각이라는 것이 밝혀졌다. 오히려 임신부의 운동은 태아와 임신부에게 모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첫째, 임신부의 스트레스를 줄인다.임신을 하게 되면 신체적인 변화와 정신적 스트레스를 겪게 되는데 운동은 신체적 정신적 스트레스를 줄일 수 있다.


둘째, 수면의 질을 향상시킨다.임신부는 잠을 자는 것이 힘들고, 수면 시간이 많다고 하더라도 수면의 질이 낮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운동은 수면리듬을 개선하고 세로토닌을 증가시켜 수면의 질이 좋아진다.


셋째, 임신부 우울증이 감소된다.임신부가 운동을 하면 불안과 걱정을 감소시키는 베타엔도르핀이 증가하고 우울을 억제시키는 세로토닌이 증가한다.


넷째, 임신부의 체력을 강화시켜 회복탄력성을 높인다.임신부의 신체는 태아의 무게 때문에 근육이 긴장한다. 운동은 근육을 이완시켜 통증을 감소시키고 분만 후 커진 자궁과 자궁내막을 빠르게 회복시킨다.


다섯째, 태아의 신체발달과 뇌발달을 돕는다.운동은 태아에게 충분한 산소공급과 풍부한 영양공급을 가능하게 한다. 신선한 산소가 충분하고 풍부한 영양분이 원활해지면 태아의 체중도 적당히 늘게 하고 뇌발달도 순조롭게 이루어진다.







“종이운동화 20분 만들기도 힘든데…인도아이들은 10시간씩 일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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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0240160479_20140611.JPG» 인도의 아동노동 철폐 운동가인 레니 제이콥이 ‘세계 아동노동 철폐의 날’(6월12일)을 앞두고 지난 9일 오후 서울 양천구 목동 영도초등학교에서 학생들을 대상으로 인도의 아동노동 실태를 설명하고 있다. 그는 “우리가 쓰는 물건 어딘가에 아동노동의 결과물이 포함되어 있다”고 말했다.

아동노동철폐의날 맞아 체험행사

6학년생들 그림 색칠하고 자르고…
분주히 일해도 시간 빠듯한데
“색연필 반납을” “3명 빠지세요”
실제처럼 극한상황 내몰자 당황
아동노동 경험하며 한숨짓기도

“우리는 인도에 있는 한 공장에서 일을 하고 있어요. 지금부터 운동화 한 켤레를 만들면 100원을 줄 거예요. 그렇다고 여러분들이 만든 운동화를 모두 사는 건 아니에요. 잘 만들었는지 꼼꼼하게 확인을 한 다음에 사도록 하겠습니다.”

9일 오후 서울 양천구 목동 영도초등학교 6학년 3반 교실. 구호단체 월드비전에서 일하는 안소정(30)씨의 ‘지시’에 따라 학생들은 인도 운동화 공장에서 일하는 ‘아동 노동자’가 됐다.

아이들은 운동화 그림이 그려진 A4 용지를 자르고 칸별로 색칠을 하기 시작했다. 웃음기 많던 아이들이 이내 진지해졌다. 5개 모둠으로 나뉜 아이들 27명은 서로 역할을 나누는 데 한창이었다. “1명은 자르고, 우리 2명은 색칠을 할게. 너는 꼼꼼하니까 마무리작업을 해서 갖다 팔면 되겠다.” 아이들은 짧은 시간 안에 운동화를 최대한 많이 만들어 팔 수 있는 방법을 고민했다.

“아직 운동화 하나도 완성하지 못했네요.” 운동화 만들기를 시작한 지 채 5분도 안 돼 안씨가 ‘아동 노동자’들을 다그쳤다. 아이들이 다급해졌다. 손놀림이 빨라졌다. “지금 열심히 만들고 있으니까 저희가 만든 거 꼭 사셔야 해요.” 아이들은 계속되는 색칠에 팔이 아픈 듯 사이사이 한숨을 내쉬기도 했다.

 140240160490_20140611.JPG» 오른쪽은 영도초등학교 6학년 3반 학생들이 ‘종이 운동화’를 만드는 모습. 월드비전 제공
얼마 뒤 안씨는 아이들에게 더 어려운 노동조건을 제시했다. 한 모둠에서는 독한 접착제로 인해 아동 노동자 3명이 쓰러져 일을 못 하게 되는 상황을 주는가 하면, 다른 모둠에는 운동화를 만들다가 졸았다는 이유로 색연필 2개를 반납하도록 했다. 김지후군은 “그냥 체험인데도 색연필 2개를 뺏기고 나니까 속이 상했다”고 했다. 20여분 동안 아이들이 팔 수 있는 운동화는 많지 않았다.

이날 ‘아동 노동’ 체험학습은 월드비전에서 ‘세계 아동노동 철폐의 날’(6월12일)을 맞아 마련했다. 아이들이 같은 또래 다른 나라 어린이들이 겪고 있는 어려움을 간접적으로나마 체험하도록 하기 위해서다. 잠시 아동 노동을 체험해본 이석원군은 “20분 동안 종이 운동화를 만드는 것도 힘이 드는데 이걸 10시간씩 한다고 생각하니 정말 힘들 것 같다. 전세계 많은 아이들이 이런 노동 환경에 처해 있다는데, 너무 나만 생각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체험학습에는 인도에서 아동 노동 철폐를 위해 25년간 활동해온 레니 제이콥(57)도 참석했다. 그는 생생한 사례를 들어 인도의 아동 노동 실태를 학생들에게 알렸다. 담배공장에서 제때 먹지 못하고 쉬는 시간도 없이 매를 맞으며 일하는 ‘아지시’의 얘기에 아이들은 마치 자기 일인 듯 한숨짓기도 했다.

그가 한국에 와서 자기 나라의 아동 노동 실태를 알리는 이유는 분명했다. “아동 노동은 세계 여러 나라가 엮여 있는 문제입니다. 아동 노동이 우리가 쓰고 있는 물건 어딘가에 포함되어 있다고 생각하면 좋겠어요. 가령 한국 기업이 외국에 공장을 세울 때 거기에 살던 주민들이 강제 이주를 하게 되면 가난에 처할 수밖에 없어요. 우리 모두가 아동 노동에 책임에 있다는 생각을 해야 합니다.”

글·사진 서영지 기자 yj@hani.co.kr

(한겨레 신문 2014년 6월 11일자)

'이야기가 있는 도서관음악회' -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

[단신] 중부여성발전센터, 어린이집 클린서비스 전문가 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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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1. 서울시중부여성발전센터가 마포구와 함께 어린이집 안심보육환경 조성과 여성일자리 창출을 위한 어린이집 클린서비스 전문가 양성교육을 진행 한다 (2).jpg

 

서울시중부여성발전센터(수탁기관 사단법인 청년여성문화원)는 마포구와 함께 어린이집 안심보육환경 조성과 여성일자리 창출을 위한 ‘어린이집 클린서비스 전문가’ 양성 교육을 실시한다.

 

최근 맞벌이 부부가 늘어남에 따라 어린이집이 단순히 교육을 위한 공간뿐만 아니라 아이들이 오랜 시간을 보내는 생활 필수 공간으로 변하고 있다. 따라서 어린이집 위생 및 환경과 관련한 학부모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에 중부여성발전센터는 책임감 있는 클린서비스 전문가를 양성하고 마포구 내 어린이집에 파견하는 ‘어린이집 클린서비스’ 사업을 통해 안심보육환경 조성과 여성일자리 창출이라는 두 마리 토끼 잡기에 나설 계획이다.

 

어린이집 클린서비스 전문가는 파트타임 전문직이며, 나이의 제한이 없고 정년이 없다는 점에서 모든 연령층이 도전해볼 만하다.    

 

‘어린이집 클린서비스 양성과정’의 신청기간은 6월 19일까지이며 중부여성발전센터 홈페이지 ( http://jungbu.seoulwomen.or.kr )에서 신청서와 자기소개서를 다운로드 받은 후 작성하여 신분증 사본, 사진 1매, 주민등록등본과 함께 센터에 제출하면 된다.

 

합격자는 개별 통보하며, 합격자는 7월 8일부터 9월 5일까지(매주 화-금) 어린이집 클린서비스에 필요한 필수 친환경세제와 기초 장비 사용법, 상담에서 계약·서비스 종결까지의 클린사업 프로세스, 클린서비스 시장과 협동조합 창업 등의 교육 과정을 이수 하게 된다.

 

교육 과정 이수 후에는 어린이집 클린서비스 전문가로 마포구 내 어린이집에 직접 파견되어 어린이집 환경 관리 상담과 클린서비스를 진행하며 어린이집 클린서비스 전문가로 활동할 수 있다.

 

양선아 기자 anmadang@hani.co.kr 

초등 저학년 수업, 미디어가 망칠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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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4856194_P_0.JPG» 한겨레 신문 이미지



"교직에 20년째입니다. 최근 5-6년 사이 저에게 '신학기 증후군'이 새롭게 나타났습니다. 새 학기에 아이들과 익숙해지려면 약 두 달 정도 시달립니다. 올해는 그 강도가 더 높았습니다. 저희 반 3학년 학생수가 20명인데, 약 8명 정도 수업 시간에 집중을 못하며 잠시도 차분하게 앉아있지를 못합니다. 이 아이들의 외적 공통점은 수업시간에 바른 자세를 취하지 못합니다. 책상 위에 엎드려있거나 의자와 몸을 지속적으로 움직이며 안절부절 합니다.

지금까지 약 두 달 동안 거의 매일 강당에서 아이들과 다양한 놀이 시간을 하거나 운동장에서 줄넘기를 시키고 있습니다. 그리고 매주 금요일 가정통신문에 강조하여 당부합니다. 주말에 가정에서 미디어 노출을 자제해 달라고요! 부모님들이 얼마나 실천하고 계신지 의문이지만, 담임으로서 반복하여 하소연하고 있습니다. 놀랍게도 아이들이 요즘 수업시간에 많이 차분해졌어요. 동료교사들이 '교실 혁명'을 이루었다고 칭찬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교육의 질적 향상을 위해 교육과학기술부를 비롯하여 각 시도교육청은 끊임없이 새로운 교육 방침을 내세우며 현행 교육의 개선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최근 몇 년 사이 이른바 "혁신의 물결"부터 현재 강조되는 "창조 교육"의 흐름은 각 학교, 각 교실에서 다양한 모습으로 나타납니다. 이를테면 교과과정을 토대로 이른바 '재구성'을 시도하는 반면, 교과서의 내용을 담은 교안에 따라 '충실하게'수업을 진행하는 경우도 있고, 심지어 이미 만들어진 미디어교육 프로그램을 '잘'활용해서 화상 매체로 수업을 진행하는 현장도 상당수입니다.

 

그런데 교실 분위기나 학습 의욕에 대한 평가는 대부분 긍정적이지 못합니다. 이런 문제 현상들에 대한 진단이 분분하지만, 특히 저학년 교실의 주인공들에게 이미 취학 전부터 만들어진 주요 원인들에 대하여 주목해 보아야 합니다.

 

첫째, 유아기 취학을 대비한 때 이른 지적 노출입니다. 가정에서 입학을 위한 '학교 준비'를 착실하게 시켜놓으면, 교실에서의 학습 욕구는 당연히 줄어듭니다. 선행 학습이 아이에게 수업의 내적 참여도를 낮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결굴 부모가 인위적으로 취학을 준비시키는 것 보다 '성숙의 때'를 기다려주면, 입학 후 아이의 자발적 동기 유발 능력이 높아지므로 학습 태도가 안정적이게 됩니다.

 

둘째, 유아기의 성장 과정에서 미디어의 과도한 노출입니다. 요즘 아이들은 감각적 지각을 통해 세상을 직접 만나는 것 보다 컴퓨터 화면에 더 익숙해져 있습니다. 유아용 프로그램은 아이에게 가상의 붓과 인위적 가위를 주고, 마우스를 통해 예술 작업을 합니다. 아이들이 점점 실제와 가상 세계를 구분할 수 없게 만듭니다. 이렇게 세계와의 상호 작용이 아이에게 구체적으로 일어나지 않으면, 두뇌가 건강하고 세부적으로 발달할 수 없습니다. 그 결과 학교생활에서 아이는 실제 활동에 집중하는 능력이 떨어지므로 불안정한 학습 태도를 보일 수 밖에 없습니다.


이런 맥락에서 독일 뇌신경학자 만프레드 슈피쳐의 주장은 단호합니다. 컴퓨터를 포함한 미디어 기기는 어린 아이들 방에서, 유아교육기관에서, 그리고 저학년 교실에서 필요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학교에 컴퓨터를 설치하면 현대의 지적 깔대기로 지식을 집어넣을 수 있다고 열광하는 경우도 많지만, 좀 더 비판적이고 근본적으로 바라보아야한다"는 것입니다. [M. Spitzer: Lernen. Gehirnforschung und die Schule des Lebens, Heidelberg/Berlin 2000]


결론적으로 저학년 학생들이 교실 안에서 겪는 다양한 어려움을 극복하려면, 유아기 발달의 결핍 요소들을 보완해주어야 하며 합니다. 따라서 매체를 통한 수업 방식은 가능한 피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성장하는 아이들은 움직이는 존재임을 온전히 받아들이고, 가정과 학교 환경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쟝 피아제의 1940년대 연구결과는 우리에게 여전히 시사적입니다. 즉, 아이의 다양한 활동을 통해 인지적, 사회적, 정서적 발달을 위한 근본 토대가 만들어지며, 아이가 자신의 균형감각을 발달시키지 못하면 내적 균형에도 문제가 생긴다고 피아제는 설명합니다. [Jean Piaget: Meine Theorie der geistigen Entwicklung, Weinheim 2010]

 


Q.놀랍고 신기한 경험담입니다! 옆 반 선생님은 주로 미디어를 통한 수업을 하며, 아이들 집중도가 높다고 평가합니다. 음악시간에도 화면을 통해 수업이 이루어지므로 아이들이 쉽게 따라하고 빠르게 노래를 배운다고 전합니다. 이와 반대로 저희 반 수업은 미디어 자료를 전혀 사용하지 않습니다. 물론 음악 시간에도 제가 리코더로 음을 잡아주면서 노래 부르게 합니다. 한 곡을 소화하기 까지 두 주 정도 걸립니다.

그런데 얼마 전 강당에서 3학년 합반 수업이 이루어졌습니다. 마침 저는 다른 일로 참석하지 못했고, 옆 반 선생님이 수업을 진행했습니다. 그 선생님 스스로 놀라운 관찰을 했다고 전해주시더군요. 강당에서 미디어 사용 없이 함께 노래를 하는데 자기 반 아이들은 대부분 노래를 잘 못하는데 반하여 저희 반 아이들은 모두 신나게 노래하며 즐거워했답니다. 그래서 요즘 저희 학교 교무실에서는 미디어 수업의 찬반 토론이 뜨겁습니다.


A. 교사의 수업 방식에 따라 학습 성취도가 다르며 교실 분위기도 좌우되는 것이 당연합니다. 교사가 교과 내용을 '지식'으로 전달하는 것은 이미 생명력을 잃어버린 수업입니다. 게다가 수업 전개에서 미디어를 활용한 것은 더 위험합니다. 화상 매체를 앞에서 아이들이 조용해지는 것은 두뇌활동의 정지를 의미합니다.

화면을 보면서 노래 가사를 따라 부르는 것은 뇌의 자극 없이 '자동으로'이루어지는 수동적 활동이지만, 리코더에 맞추어 자신의 음정을 맞추며 노래를 익히는 것은 능동적 참여입니다. 결국 외형상 같은 행동을 하더라도 내적 참여에 따라 즐거움의 정도는 다르게 나타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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