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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민 94명 초중고 교사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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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교육청, 농기원 추천받아
‘학교텃밭정원 명예교사’ 위촉
수업외 교과로 편성
180개교에서 작물재배 수업
“땅과 친해지는 방법 가르칠 것”

“땅과 친해지고 식물을 잘 기르는 방법을 아이들에게 가르칠 겁니다.”

이미선(48)씨는 24일 충남도교육청 학교텃밭정원의 명예교사가 됐다. 이씨는 10여년째 식물을 재배하면서 상처난 마음을 치료해온 농민이자 원예치료사다. 그동안 천안지역 학교에서 식물 재배법을 가르치며 장애학생들과 소통해왔다. 불만 많던 아이들이 식물에게 애정을 쏟으면서 마음을 넓혀가는 모습은 꽃이 피어나는 것 같은 감동이라고 했다. 이씨는 “학교텃밭정원 사업이 체계적으로 추진돼 많은 아이들이 마음을 여는 체험을 할 수 있게 됐다”고 기뻐했다.

충남도교육청은 이날 홍성 충남교육연구정보원에서 이씨 등 94명을 학교텃밭정원 명예교사로 위촉했다. 학교텃밭정원은 스마트폰·컴퓨터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아이들이 식물을 키우면서 정서적인 안정을 찾게 하고, 식물과 흙에서 사는 곤충의 삶을 관찰해 자연과 먹거리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충남도교육청의 교육사업이다. 지난해 시범운영을 했는데 학생들의 관심이 높고 성과도 우수하자 올해는 수업외 교과로 편성했다. 교육청은 위촉식에 앞서 텃밭정원 명예교사들에게 1박2일 동안 ‘아이들과 대화하는 법’ 등을 강의했다.

텃밭정원 교사들은 농업기술원의 추천을 받아 선정됐으며, 다음달부터 1년 동안 충남지역 초중고 180곳의 텃밭정원에서 작물 재배 수업을 맡는다. 수업은 봄학기(4~5월), 가을학기(9~10월)로 나눠 일주일에 1~2차례씩 진행된다. 봄에는 쌈채소·꽃차·식용꽃, 가을에는 뿌리채소, 천연염색 재료, 허브 등 다양한 작물을 키울 예정이다.

학교텃밭정원의 작물이 식물에 한정되는 것은 아니다. 최승문(48) 명예교사는 충남 금산에서 곤충을 재배하는 농민이다. 그는 “아이들이 곤충을 호기심에 바라보지만 곧 곤충의 삶을 통해 곤충의 중요성과 자연 생태계를 이해하고 사람과의 관계도 생각한다. 애벌레가 장수풍뎅이가 되기도 하고 나비가 되기도 하듯 아이들이 미래를 꿈꾸는 학교텃밭정원을 일구겠다”고 다짐했다.

김지철 충남도교육감은 “학생들은 학교텃밭정원에서 스스로 농사를 지어 먹거리를 얻는 즐거움과 먹거리의 소중함, 농부의 고마움을 배우고 자연과 친해지는 행복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학생들이 정서적으로 친밀감과 동료애, 안정감을 갖도록 명예교사 여러분이 도와달라”고 당부했다.

송인걸 기자 ig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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