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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해피뉴이어! 말라카에서 맞는 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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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12월 31일

말라카(Malacca, Melaka, 믈라카, 멜라카)
새벽, 어둠이 채 걷히지 않은, 낡고 오래된 도시는 어딘가 음험해 보였다. 인적이 드문 골목길은 우중충하고, 불에 타 버려진 건물과 그를 마주 보고 서 있는 우리의 숙소, 온천 여행지의 관광호텔처럼 특징 없는 시멘트 건물이 삭막하게 느껴졌다.

“엄마, 망고스틴! 과일 가게야!”
폐허가 된 건물을 배경으로 과일가게가 벌써 장사를 시작하고 있었다. 종류가 많아서 가게라기보다 전시장 같다. 밤 버스를 타고 예닐곱 시간을 달려온 터라 피곤했고 낯선 곳에 대한 경계심으로 긴장해 있었다. 아직 잠이 덜 깬 도시를 눈앞에 두고 막막한 기분에 사로잡혀 있을 때 어슴푸레한 불빛, 주렁주렁 매달아 놓은 열대 과일의 색채가 반갑게 느껴졌다.
‘메론 반 통’(한 자리에서 메론 반 통을 거뜬히 해치워서 붙여진), ‘과일 대장’, 별명에 맞게 아루가 과일가게로 달려들었고 망고스틴과 아침으로 먹을 바나나를 조금 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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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숨 자고 나오니 몸과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 바깥 풍경도 이른 아침과는 사뭇 달랐다. 미처 몰랐는데 우리 숙소는 시장통에 자리 잡고 있었다. 칙칙한 회색 건물들이 각종 생활 집기와 물건을 파는 가게로 변신해 있었고 차, 오토바이, 사람들이 무질서하게 흐르는 거리가 활기차 보였다.

 

숙소 옆 식당에서 점심을 먹고 사탕수수즙, 각종 과일 주스, 풀빵, 만두, 도넛처럼 보이는 음식을 파는 각종 노점을 둘러보다가 가장 북적거리는 노점 한켠에 플라스틱 테이블을 차지하고 앉았다. 언제나처럼 사람들이 먹는 것을 둘러보고 메뉴를 정한다. 얼음을 갈아 팥앙금과 시럽을 넣은 모양새가 딱 팥빙수인데 이름을 물었더니 ABC란다.(무슨 뜻인지는 모르겠는데 메뉴판에도 그렇게 써있었다.) 우리가 먹는 팥빙수와 거의 같은데 단맛을 내는 재료가 다른지 맛이 조금 다르고 무척 달았다. 찹쌀떡 대신 국수가 들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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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라카 강가로 나가다가 잭푸릇(Jack fruit)을 파는 사람을 만났다. 한 남자가 아루만한 딸아이를 데리고 조그만 승용차에 커다란 잭푸릇 세 덩이를 싣고 와서 막 장사를 시작하고 있었다. 커다란 과일을 자르는 것이 신기해서 한참 서서 구경했다.
칼로 반으로 자른 다음 가운데 심을 도려내고
자르지 않은 둥그런 잭푸릇 위에 올려놓으면 이렇게 저절로 한 덩이씩 나눠진다.

잭푸릇은 두리안과 비슷하게 생겼는데 겉표면에 가시인지 뿔인지(내가 가시라고 했더니 해람이가 뿔이라고!)가 나 있고 속도 다르게 생겼다. 두리안은 물컹해 보이는 큰 덩어리가 들어 있는데 잭푸릇은 가운데 심을 둘러싸고 조그만 덩어리들이 규칙적으로 다닥다닥 붙어 있는 모습이다. 두리안보다 식감이 쫄깃하고 무엇보다 냄새! 냄새가 나지 않아 훨씬 좋다.

 

다른 도시에서 과일가게를 지나며 잭푸릇을 종종 보았는데 큰 것은 해람이 몸통만한 것들도 있었다. “해람아, 옆에 서봐. 누가 더 큰지 재보자.” “해람아, 저 속에 뭐가 들어 있는지 알아? 저 속에 해람이만한 괴물이 들어 있을지도 몰라. 숨바꼭질 좋아하는 귀신이 숨어 있는 거 아닐까?” 우리에게 낯선 커다란 과일이 신기하고 재미있어 해람이에게 농담을 걸곤 했는데 그래서 잭푸릇을 살짝 두려워하고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잭푸릇 속에 괴물, 귀신이 아니라 달콤한 과일이 들어 있음을 확인하더니 예전에는 먹어보라고 권해도 싫다고 내빼던 아이가 오늘은 아주 맛있게 먹었다. ABC와 함께 해람이의 훼이보릿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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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은 한국 식당에서 먹기로 했다. 여행 중이라 실감이 안 나지만 오늘이 2012년의 마지막 날이라니 송년회를 해야지, 그래도 송년회인데 삼겹살이라도 구워야 하지않겠냐며. 여행 와서 보름이 넘도록 김치 한 조각 못 먹었으니 한 번쯤 가 줄 때도 되었다.

 

물어물어 찾아간 한국식당은 번화가 한가운데 있었다. 지도에서 볼 때 숙소에서 2킬로 정도 되는 거리였는데 길치, 방향치인 두 사람이 밧데리가 쉽게 충전되고 쉽게 방전되는 두 아이를 데리고 헤매고 헤매 식당에 도착할 무렵엔 모두가 기진맥진 상태가 되었다.

그냥 스마트폰의 구글맵을 믿고 따라왔으면 되는데 아무렴 기계보다야 사람의 감각이 낫지 않겠냐며 지름길이라고 가보면 언덕이 나오고 막다른 골목이 나와 다시 돌아오곤 했다. 헤매면서 얻은 소득도 있는데 말라카 시가지의 윤곽을 파악할 수 있게 되었고 대표적 볼거리인 역사적인 건물들도 대충 훑고 지나왔다.

 

한류열풍의 결과인가. 한국식당은 고급 호텔과 쇼핑몰 근처, 도시의 가장 화려한 구역에 있었다. 손님도 많았는데 주로 말레이시아 현지인이었다. 무척 깔끔하고 음식의 맛도 좋았다. 사람들의 옷차림도 세련되고, 이 동네에서 무척 ‘핫(hot)’한 고급레스토랑이라는 느낌이 팍팍 들었다. 다만, 가격이 후덜덜, (물론 한국의 물가에 비하면 비싼 건 아니지만 말레이시아 현지 물가에 비하면.) 그런데도 우리 옆 테이블의 말레이시아 가족은 삼겹살, 만두, 잡채, 부침개, 종류별로 시켜서 한 상 차려놓고 먹었다.

 

우리는 소박하게
삼겹살 2인분에 김치찌개, 공기밥, 그리고 소주 한 병.

캬~ 삼겹살에 소주를 조심스럽게!(가격이 비싸서) 털어 넣으며 추임새를 넣어 보지만, 기대했던 것처럼 무언가 뭉클한 느낌은 없었다. 너무 힘들게 걸어와서 그랬나, 그동안 현지 음식에 잘 적응한 탓인가, 혀끝의 감각도, 마음도 서운할 정도로 무덤덤했다.

 

사실 해람이를 생각해서 한국 식당에 한 번 가야겠다고 마음먹었다. 해람이는 맨밥에 김치를 잘 먹는 아이인데 여기서는 밥을 잘 먹지 않는다. 요즘 해람이가 즐겨 먹는 것은 닭튀김과 탕수육, 야채로는 볶음밥이나 볶음면에 들어 있는 숙주나물, 중국식으로 데치고 볶은 청경채 비슷한 채소들. 여기 음식이 짜고 기름진 편인데 해람이가 자꾸 튀긴 음식만 먹으려해서 마음이 쓰인다.

한국에서는 그렇게 맨밥을 좋아했는데. 내가 밥솥에 남은 밥을 덜어 놓으면 왔다 갔다 하면서 해람이가 다 먹기도 하고 “엄마, 배고파.” 그러는 걸 아직 때가 안 됐다고 밥을 안 주면 제가 밥솥을 열고 숟가락으로 막 퍼먹기도 하고. 주걱에 밥알 붙은 거 떼먹는 것도 해람이 몫이었는데... 주걱에 밥알 붙은 것을 ‘아이스크림’이라고 부르며 얼마나 맛있게 열심히 떼어 먹는지. 다 먹고 나면 밥풀 하나 남지 않고 주걱이 침으로 반들반들해진다.
그런데 여기 밥은 독특한 향 때문인지, 식감이 달라서인지 잘 먹지를 않는다.

 

페낭 조지타운에 있을 때 숙소 근처에 회전초밥집이 있었다. 고급 식당인 것 같아 눈길도 안 주다가 우연히 가게 문에 ‘저녁 10시 이후로는 모든 접시가 3링깃!’ 이라고 써있는 것을 발견했다. 10시가 되길 기다리고 기다려 초밥을 먹으러 갔는데 해람이가 예상과 달리 너무 잘 먹었다. 아루는 원래 초밥을 좋아하지만 해람이는 그리 즐기지 않는다. 탄중붕아의 푸드코트에서 아루가 초밥을 시킨 적이 있었는데 그때도 해람이는 겨우 하나 맛을 보는 정도였다.
해람이가 초밥을 왜 이렇게 잘 먹나, 가만 보니 쌀이 달랐다. 탄중 붕아에서는 초밥의 쌀이 조금 찰지긴해도 우리가 먹는 쌀만큼은 아니었는데 조지타운의 회전 초밥은 한국에서 먹는 바로 그 쌀이었던 것이다.

다음날 하루종일 초밥이 맛있어, 초밥 먹으러 가자, 노래 부르는 아이를 밤 열 시까지 기다리게 해서 데리고 갔는데 짜자잔, 금요일이었던 그날은 초밥이 다 팔리고 없어서 먹지를 못했다. 앙~ 울음보 터진 아이가 얼마나 서럽게 울던지. 좌린이 번쩍 안아 집까지 안고 왔다.

다음날 또 초밥을 찾으면 어떻게 할까? 아무 때나 순순히 먹으러 가줄까? 전날 울었다고 원하는 것을 눈앞에 바로 대령하는 것은 좀 그렇지 않나? 그럼 또 10시까지 기다리자고 할까, 토요일인데 그랬다가 또 다 팔리고 없으면 어쩌지? 머릿속으로 생각이 많았는데 어찌 된 일인지 해람이도, 아루도 더 이상 초밥을 찾지 않았다.

아이들이 찾지 않길래 나도 말은 안 했지만, 해람이가 간만에 입맛에 맞는 밥을 찾았는데 먹지 못한 것이 마음에 걸렸다. 그래서 한국식당에 한 번 데리고 가야겠다고 속으로 생각했던 것이다.

아이들이 좋아할 줄 알았는데, 아루는 뭐든 잘 먹으니까 특별히 더 잘 먹을 거라는 기대를 하지 않았지만, 해람이는 밥에 김치를 주면 엄청 좋아할 거라 생각했는데, 모처럼 밥을 잘 먹긴 했어도 기대만큼은 아니었다.

 

조지타운의 초밥집에서 상심하고나서 ‘너무 큰 기대를 하지 않는 게 좋아!’라는 깨달음을 얻은 것일까, 설마? 선심 쓰듯 한국 음식 먹여준다고 해놓고 너무 오래 걸려서 힘들었나? (그랬다면 미안, 그럴 의도는 아니었어. 우리라고 그렇게 헤매는 게 좋은 건 아니라구.)
어쩌면 자기에게 익숙한 음식과 냄새를 찾는 것은 어른들의 일이지, 아이들은, 아직 몸에 배인 습성이 오래되어 굳어 있지 않은 이 아이들은 그리워할 것도, 집착할 것도 없거나 덜한 게 아닐까, 그러니까 아루나 해람이가 우리보다 훨씬 자유로운 영혼을 지니고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간만에 생고기를 먹으니 맛있네.”
(말레이시아에서는 우리처럼 생고기를 그냥 구워먹지 않는다. 각종 소스로 요리하거나 커리에 곁들인 고기를 먹다가 생고기 구워 쌈장에 찍어 먹으니 맛있었다는 말씀)
여행 떠난 지 보름 지나 처음 먹은 한국 음식에 가장 만족도가 높았던 것은 역시 큰아들(?), 좌린이었다.

 

식당에서 말쑥하게 차려입은 직원들이 쉬지 않고 오가며 반찬을 채워주고 고기를 구워주는데 너무 황송했다. 사실 서울에서라면 그냥 일상적인 모습인데 말레이시아에서 보니 참 낯설게 느껴졌다. 우리가 다니던 말레이시아 현지 식당에서는 모든 게 매우 느리게 이루어졌다. 심드렁한 표정으로 메뉴판을 내놓고 음식을 가져다 주는 손길이며 발길에 여유가 넘쳤다. 주방에 주문이 제대로 전달되었는지, 음식이 언제 나오는지 몇 번이나 확인을 해야 하고 부족한 걸 알아서 채워주기는커녕 뭘 좀 더 달라는 요구가 종종 무시되기도 했다. 그러다 간만에 빠릿빠릿한 한국 식당의 서비스를 경험하니 황송할 수밖에. 사장이 한국사람이라지만, 직원들이 ‘빨리, 빨리’ 서두르고 분주히 움직이는 한국 사람의 모습을 체화해내는 것이 참 놀라웠다. 이렇게 바삐 고기 구워주고 밑반찬 리필 해주려면 다른 식당보다 임금도 잘 받아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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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을 먹고 나와 거대한 쇼핑몰을 지나 다시 강가를 따라 걸었다. 주말에만 열린다는, 차이나타운의 명소 존커워크 야시장, 신년 이브라서 오늘도 하나보다.
사람이 많아 시장 안으로 들어가지는 않고 밖에서 분위기만 봤다. 진기한 물건과 길거리 음식이 많다는데, 칼 던지고 불도 먹는 쿵푸 쇼도 볼만하다는데 배가 불러 포만감이 느껴진데다 다리가 뻐근하여 사람들을 비집고 들어갈 엄두가 나지 않았다.

 

“일 년 365일, 날마다 같은 날씨 속에 산다는 것 퍽 지루한 일이야. 매일매일이 똑같이 느껴져. 새해가 되고 나이를 먹는지도 까먹는다니까.”
쿠알라룸푸르에 회사 일로 파견 나와 있는 선배가 한 말이 떠오른다. 존커워크 시장은 사람들로 들썩였지만, 그들 대부분은 휴가를 맞아 다른 나라나 도시에서 여행 온 사람들일 것이다. 우리가 묵고 있는 숙소의 직원들, 낮에 들렀던 여행 정보센터의 직원, 시장통의 사람들에게서는 특별히 들뜬 감정이나 변화의 기대감을 찾아볼 수 없었다. “혹시 신년맞이 행사 같은 거 안 해요?” 하고 물으면 “아, 내일이 신년이군요.” 그제서야 생각났다는 듯 말하는 사람들, 선배의 말처럼 날마다 같은 더운 날씨 속에 살다 보니 시간의 변화에 무뎌진 걸까? 중국계가 많으니 음력설이 되면 어떨지 모르겠지만 일 년의 마지막 날, 조금 지나면 새해가 되는데 특별한 감흥이 느껴지지 않았다.

 

“제야의 종소리도 못 듣고, 뭐야, 그래도 해가 바뀌는데 여기는 왜 이렇게 잠잠한 거야? 폭죽이라도 팡팡 터뜨려주지.”
나는 시큰둥한 사람들의 모습이 못내 아쉬웠다.

그냥 또 하나의 하루일 뿐이지만 ‘새해 첫날’이라는 말은 습관적으로 나를 설레게 하고 들뜨게 한다. 게다가 마흔 살, 40대에 들어서니(그리 기뻐할 일만은 아닌 것 같지만), 내 인생에 또 하나의 중요한 시점을 맞고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따지고 보면, 해가 바뀐다고, 나이 한 살 더 먹는다고 크게 달라지는 건 없다. 살아가는 모습이 크게 달라지긴 했지만, 원래 마흔의 나이를 불혹, ‘사물의 이치를 터득하고 세상일에 흔들리지 않을 나이’라 하지 않던가. 변화를 꿈꾸고 막연한 동경을 품을 수 있는 건 이십 대, 삼십 대에나 가능한 일일 지도 모르겠다.

 

십 년 전, 서른 살을 목전에 두고 우리는 회사를 관두고 세계 일주를 떠난다고 한껏 취해 있었다. 삼십 대를 맞는 마음가짐은 어떠했을까? 남들과 조금 다르게 살고 싶었고 구체적으로 어딘지는 모르지만, 마음이 정하는 곳으로 한 번 가보자는 생각이었다. 어쩌다 일 년이 넘게 세상을 싸돌아다니게 되었는지, 일도 그만두고 집에서 아이들이랑 지지고 볶으며 살게 되었는지 잘 모르겠다. 하지만, 그것이 내 마음이 정한 자리가 아니었을까 싶다.

 

사십 대를 맞는 마음가짐은? 실은 잘 모르겠다. 실감이 안 나기도 하지만 막연히 핑크빛 미래를 설계하기에는 현실적이 되었고 가족, 아이들을 함께 고려해야 하니 내 멋대로 마음속에 무엇을 그리기도 쉽지 않다.
그래도 마흔 살 새해를 맞아 다짐을 해보자면 마음이 정하는 곳으로 ‘끝까지’ 가보자는 것, 지금 어디쯤 와 있는 것일까, 맞는 방향으로 가고 있는 것일까, 처음으로부터 얼마나 온 것일까, 하는 숱한 의심을 거두고서. 그리고 진부하긴 하지만 ‘나날이 기쁘게!’ 살자는 다짐, '삶이 나를 속일지라도 슬퍼하거나 노여워하지 않으며'!

 

새해라고 마음이 뒤숭숭한 것은 나 혼자만 그런가 보다. 밤늦게 숙소로 돌아와 좌린과 아이들 모두 쉽게 곯아떨어졌다.
어두침침한 방 안에서 침대 끝에 누워 천장을 바라보며 혼자 뒤척이고 있다.

마흔 살의 나, 다가오는 새해, 앞으로의 십 년은 또 어떻게 펼쳐질까?
‘해피 뉴이어!’ 내가 나에게 인사를 건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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